뺑소니의 기준이 뭘까요??

체리2013.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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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궁금해서 올립니다.  사건의 개요는 다음과 같습니다.

 

4월 8일 아침 8시 반경, 저는 아이를 등교시키느라 자전거에 태우고 학교를 향해 가고 있는데,

 

정차되어 있던 자동차 뒷문이 갑자기 열리면서 그 옆을 지나가는 저희 아이의 무릎을 강타했습니다.

 

물론 일부러 그런 것은 아니겠지요. 뒤에 탄 아이가 부주의하게 연 것 뿐이니까요.

 

무릎이 부딪치는 순간 저희 아이는 "악!!!" 비명을 질렀습니다. 저는 '턱'하고 부딪치는 소리와 거의 동시에 아이의 비명을 듣고 깜짝 놀라서 자전거를 세우고는 뒤를 돌아보았습니다.

 

아이는 자지러지게 울기 시작했고 저는 얼른 자전거를 옆의 인도에 세우고 아이의 상태를 살폈습니다.

 

자동차는 잠시 그대로 정차해 있더니(약 30초?) 제가 아이를 살피는 사이 얼른 출발하여 시야에서 사라졌습니다.

 

저는 당연히 아이가 비명도 질렀고 울음 소리도 컸으므로 운전자가 내려서 '무슨 일이냐, 다쳤냐? 미안하다.' 이런 정도 이야기를 할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그대로 차가 사라지는 걸 보니 정말 황당하더군요. 그리고 운이 좋게도 저는 차번호를 보았습니다.

 

아이를 데리고 정형외과에 가서 엑스레이를 찍은 결과 뼈는 이상이 없지만 동통과 약간의 부어오름, 찰과상이 관찰된다고 하였습니다. 그리고 일단 전치2주 진단을 내리시고 2주 후에또 추가 진료를 통해 치료가 연장될 수 있다 하였습니다.

 

저는 진단서를 끊어서 서울 은평 경찰서로 갔습니다. 사실, 사고가 일어나던 그 때 운전자가 내려서 사과라도 한마디 했으면 저는 '아니, 괜찮아요, 크게 다친 것도 아닌데요 뭘..' 하고 그냥 보낼 생각이었습니다.(교통사고는 후에 갈수록 더 아프다는 거 몰랐거든요.)

 

그래서 은평경찰서에 가서 교통사고신고를 했고 차량번호를 기입했고 이러이러한 뺑소니 사고라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며칠 후에 담당인 백형승 경위님의 전화가 와서, 차량번호를 확인하셨고(렉서스? 외제차량이라고 하더군요) 학교 앞 cctv도 확인하셨고 제가 말한 것이 맞다고 하셨습니다.

 

사고가 난지 약 2주가 되었는데 저희 아이는 아직도 물리치료를 받고 있고 멍자국은 아직도 좀 남아있고, 누르면 아프다고 합니다. 의사는 다음주에도 계속 치료를 해보자고 하셨습니다.

 

밑은 사고난 지 이틀 후의 사진입니다.

뺑소니의 기준이 뭘까요??

그리고 오늘 오전에 백형승 경위님의 전화가 왔습니다.

 

가해자를 조사한 결과 (가해자는 여성), "자동차 뒷문에 우리 아이가 살짝 부딪친 건 알았는데 별로 크게 다친 것 같지 않아 그냥 왔다,

 

학교 앞이고 cctv도 있다는 거 알고 있는데 내가 왜 뺑소니를 하겠느냐? 뺑소니는 아니고 실수다. 피해자를 만나 사과하고 싶다."는 말을 했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백 경위님이, "이건 뺑소니라기보다는 그냥 단순한 교통사고이므로 벌점 몇 점과 범칙금 3만원을 부과할 예정이다. 피해자분께 아무 말씀 안 드리고 이렇게 처분하면 피해자분이 기분 나쁠 수 있으므로 알려드리는 것이다.

 

저희는 가해자 편을 드는 것도 아니고, 결과에 불복하겠으면 검찰에 항소(정확히 항소라고 했는지는 잘 기억 안 남)해도 상관 없다."라고 하셨습니다.

 

범칙금 3만원이라... 우리 아이 치료비가 그것보다 열배는 더 나왔겠네요. 물론 그저께 삼성화재에서 전화 와서 그동안 낸 치료비는 환불받게 해주신다 했습니다만.

 

그리고, 만약 제가 차번호를 못 봤으면 치료비 보상도 못 받았겠지요. 저는 뺑소니 피해에다가 병원비도 제가 물고 그 가해자는 아무런 처벌도 받지 않았을 거 아닙니까? 이게 뺑소니가 아니고 무엇입니까???

 

저는 치료비 환불 안 받아도 상관 없습니다. 다만, 이것이 왜 뺑소니가 아닌가 하는 것이 궁금할 뿐입니다.

 

우리 아이가 크게 다치지 않아서? 그럼 똑같은 상황에서 우리 아이가 길바닥에 널부러지고 뼈가 부러지고 크게 다쳤는데 그 차가 그냥 가버렸다면 그건 뺑소니일까요?

 

크게 다치고 조금 다치고에 따라서 뺑소니의 기준이 달라지는 걸까요?

 

크게 안 다친 것 같아도 애가 비명을 지르고 크게 울기 시작했는데 운전자가 뒷문도 열린 상태에서 그걸 못 들었을 리가 없지 않습니까?

 

별로 안 다친 것 같아서 그냥 갔다? 그렇게 얘기하면 뺑소니가 아닌 범칙금 3만원만 무는 단순 교통사고가 되는 것입니까?

 

만약 그 가해자 분이 입장 바꿔 자기아이가 자전거 타고 가다 그렇게 차문에 부딪쳐 사고가 났다면, 그 차 운전자가 내려보지도 않고 그냥 가버렸다면 자신은 이걸 뺑소니라고 생각 안 하겠습니까?

 

가해자분은 당연히 '잘 몰랐다, 다친 줄 몰랐다' 이렇게 얘기하겠죠. 제가 같은 입장이어도 몰랐다고 하지, "네, 다친 거 알았는데 그냥 왔어요." 이렇게 말하지는 않겠죠.

 

저는 잘 이해가 안 되는 게 경찰측의 설명입니다. 뺑소니 전담반으로 오래 근무하셨다는데 이게 왜 뺑소니가 아닌지? 우리 아이가 많이 다쳤다면 뺑소니로 처리했을 것 같은데 말이죠.

 

크게 다쳤든 조금 다쳤든 피해자가 생긴 걸 알았다면 내려서 구호조치를 해야 하는 거죠. 근데 그냥 가버린 건 어쨌든 뺑소니의 의도 아닐까요?

 

저는 그 가해차주분을 뭐 감옥에 보내겠다 이런 생각이 아닙니다. 이렇게 전치 2주 이 정도로는 구속도 안 된다는 거 잘 알고 있어요.

 

하지만, 적어도 크든 작든 본인이 뺑소니를 했고 피해자가 생겼다면 자신이 한 일에 대한 댓가는 받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면허 정지든, 벌금 얼마든이요.

 

근데 그냥 벌점 몇 점과 범칙금 3만원이라고 하니까 저는 좀 억울한 면도 없지 않아 있네요.

 

운전자가 뒤에 오토바이나 자전거가 오는지 보고 뒷문을 열게 했어야 하는데 그 의무를 소홀히 했다 해서 3만원이라는데 저는 그건 그쪽 아이의 실수로 보고 충분히 이해합니다.

 

저는 다만 우리 아이가 다쳐서 크게 우는데도 내려보지 않고 잠시 후에 그 자리에서 도망간 것을 얘기하는 겁니다.

 

저는 교통법규를 잘 모르는 사람이고 이런 사고가 난 것도 처음입니다. 결과에 불복하겠으면 검찰에 항소하라는데 저는 그런 절차도 잘 모르고 생업 전선에서 하루하루 살기 바쁜 제가 뭐 여기저기 다니면서 하라면 그것도 잘 못 할 것입니다.

 

여러분들의 의견이 궁금합니다. 뺑소니라고 생각하는 제가 옳은 것인지, 틀린 것인지 의견을 내주시면 감사히 받아들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