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쎄요. 지금도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비가 오는 날이면 아직도 그 남자애가 떠올라요. 십여 년도 넘은 지금 저는 이제 성인이 되었지만 그때의 그 묘한 감정, 그 남자아이의 뜻모를 수줍음따위가 어쩌면 사랑이라는 감정이었을지도 모르죠. 네 . 제가 아마도 코찔찔이 아홉 살때 였을 겁니다. 엄마는 병원에 입원해 계시고, 아빠는 일하느라 바쁘셨어요 형편도 좋지 못했고, 어쩐지 초등학교에 들어가고 엄마 없이 혼자서 모든걸 해결하려니 점점 자신감도 없어져서 저는 결국 왕따가 되어버렸습니다. 원래 어린애들이 더 영악하고 일단 만만하거나 재밌어 보이겠다 싶은 조용한 친구들 있으면 잘 괴롭히잖아요 제가 마침 그런 표적이 되었는지 애들이 곧잘 괴롭히기도 하고 처음에는 장난처럼 시작된 놀림들이 어느새 저를 혼자로 만들어 버리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더 조용한 아이가 되었습니다. 원래는 유치원 에서도 여장부라 불리고 애들의 리더가 되어 놀이를 이끌기도하는 그런 씩씩한 여자아이였는데 말이죠. 그러던 어느 날, 비가 아주 거세게 오는 날이였습니다. 소풍을 마치고 관광 버스에 몸을 실어 집으로 가는 길이 였습니다. 제 옆 자리에는 같은 반 친구였던가? 싶은 남자 아이가 앉아 있었습니다. 어쩐지 낯이 익지 않은 얼굴이었는데 곰곰이 생각해보니 평소에도 선생님께 칭찬받고 조용히 자기 할일 잘 하는 그런 친구였습니다. 가까이서 보는 건 이번이 처음인것 같았는데 어린애가 벌써부터 멀쑥하니 잘 생겼더라고요. 어쩐지 새벽 같은 느낌의, 뭔가 아련한 분위기가 있는 친구였어요 아마 빗방울이 떨어져 내리는 김 서린 창 옆에서 그 친구 를 봐서 그런거일 수도 있겠지만 그땐 참 오묘한 느낌을 주는 친구였어요. 저는 그저 묵묵히 있었죠. 사실 자신도 없었고 그냥 집으로 갈 때까지는 조용히 있으려 했어요. 그리고 그 남자 아이는 창을 보고 있었고 잠시후 버스가 학교에 도착했죠. 우산없이 또 묵묵히 내려서는 터벅터벅 질척거리는 언덕을 걸었어요. 그때 뒤에서 그 친구가 쫓아오더라고요. 헉헉대며 뛰어오다가 야 나랑 문방구 갈래? 이러는거예요. 저는 어? 이러다가 그 친구가 무작정 씌워주는 우산을 얼떨결에 함께 쓰고 문구점에 같이 갔어요 정말 영문을 모르겠고 어안이 벙벙한데 그 친구 자기가 필요한 물건을 고르더니 저한테도 그러는거예요 너 사고싶은거 없어? 내가 사줄게! 저는 또 바보같이 아니야... 하고 도리도리하고 고개를 저었어요 그래도 그 친구 저한테 사주고 싶다고 고르라는거예요 결국 삼백원 짜리 향기나는 미니 형광펜을 골랐어요. 어쩐지 기분이 묘하고 이상했어요 기분이 좋은데 막 싱숭생숭하고ㅎㅎ.. 어렸을 땐 작은 거에도 벅차하잖아요. 그렇게 그 친구가 사준 형광펜을 손에 꽉 쥐고 나오는데 이 친구라면 어쩌면 나랑 앞으로도 잘 지낼 수 있겠다 싶고 그래서 막 들떠있는데 그러는 거예요 야 근데 나 내일 전학간다 ... 응? 저는 또 순간 어안이 벙벙해져서... 근데 그친구 저만 교실 안에서 웅크리고 있어서 몰랐던 거지 다른 애들은 거의 알고 있었나봐요 이제 막 정들 것 같고 왠지 이친구랑은 진짜 친한 친구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전학이라뇨.... 에휴.. 저는 그냥 응... 그래? 이러고 헤어졌어요 그런데 막상 그당시에는 지금처럼 아쉽다는 감정이 많이 크지는 않았는지 뭔지 .. 근데 그때 그남자 아이가 자기랑 놀러가자고 자기랑 집 같이 가자고 나 오늘이 마지막인데... 이러는 걸 전 그냥 바보같이 뒤돌아서 형광펜 고맙다하고 왔네요 지금 생각해보면 그 소년 저에게 좋은 감정이 있어서 마지막으로 용기내어 말한거일수도 있었는데.. 어쩐지 그 소년의 아쉬워하는 듯한 표정이 지금까지도 묵직하니 남아있네요. 그리고 그 형광펜... 봄꽃이 만개한 오늘... 목련 벚꽃 개나리가 예쁜 이 봄이 되어서 다시 찾았네요 그 친구 지금 뭐하고 있을까요 보고 싶네요..^^ ㅎㅎ 그냥 갑자기 생각나서 끄적여 봅니다. 좋은 하루되시길3
미니 형광펜
오는 날이면 아직도 그 남자애가 떠올라요.
십여 년도 넘은 지금 저는 이제 성인이 되었지만
그때의 그 묘한 감정, 그 남자아이의 뜻모를 수줍음따위가
어쩌면 사랑이라는 감정이었을지도 모르죠.
네 . 제가 아마도 코찔찔이 아홉 살때 였을 겁니다.
엄마는 병원에 입원해 계시고, 아빠는 일하느라 바쁘셨어요
형편도 좋지 못했고, 어쩐지 초등학교에 들어가고 엄마
없이 혼자서 모든걸 해결하려니 점점 자신감도 없어져서
저는 결국 왕따가 되어버렸습니다.
원래 어린애들이 더 영악하고 일단 만만하거나 재밌어
보이겠다 싶은 조용한 친구들 있으면 잘 괴롭히잖아요
제가 마침 그런 표적이 되었는지 애들이 곧잘 괴롭히기도
하고 처음에는 장난처럼 시작된 놀림들이 어느새 저를
혼자로 만들어 버리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더 조용한 아이가 되었습니다. 원래는 유치원
에서도 여장부라 불리고 애들의 리더가 되어 놀이를 이끌기도하는 그런 씩씩한 여자아이였는데 말이죠.
그러던 어느 날, 비가 아주 거세게 오는 날이였습니다.
소풍을 마치고 관광 버스에 몸을 실어 집으로 가는 길이
였습니다.
제 옆 자리에는 같은 반 친구였던가? 싶은 남자 아이가
앉아 있었습니다. 어쩐지 낯이 익지 않은 얼굴이었는데
곰곰이 생각해보니 평소에도 선생님께 칭찬받고 조용히
자기 할일 잘 하는 그런 친구였습니다.
가까이서 보는 건 이번이 처음인것 같았는데
어린애가 벌써부터 멀쑥하니 잘 생겼더라고요. 어쩐지
새벽 같은 느낌의, 뭔가 아련한 분위기가 있는 친구였어요
아마 빗방울이 떨어져 내리는 김 서린 창 옆에서 그 친구
를 봐서 그런거일 수도 있겠지만 그땐 참 오묘한 느낌을 주는
친구였어요.
저는 그저 묵묵히 있었죠. 사실 자신도 없었고 그냥
집으로 갈 때까지는 조용히 있으려 했어요.
그리고 그 남자 아이는 창을 보고 있었고
잠시후 버스가 학교에 도착했죠.
우산없이 또 묵묵히 내려서는 터벅터벅 질척거리는
언덕을 걸었어요. 그때 뒤에서 그 친구가 쫓아오더라고요.
헉헉대며 뛰어오다가 야 나랑 문방구 갈래?
이러는거예요. 저는 어? 이러다가 그 친구가 무작정
씌워주는 우산을 얼떨결에 함께 쓰고 문구점에 같이 갔어요
정말 영문을 모르겠고 어안이 벙벙한데 그 친구
자기가 필요한 물건을 고르더니 저한테도 그러는거예요
너 사고싶은거 없어? 내가 사줄게!
저는 또 바보같이 아니야... 하고 도리도리하고 고개를
저었어요
그래도 그 친구 저한테 사주고 싶다고 고르라는거예요
결국 삼백원 짜리 향기나는 미니 형광펜을 골랐어요.
어쩐지 기분이 묘하고 이상했어요 기분이 좋은데
막 싱숭생숭하고ㅎㅎ.. 어렸을 땐 작은 거에도 벅차하잖아요.
그렇게 그 친구가 사준 형광펜을 손에 꽉 쥐고 나오는데
이 친구라면 어쩌면 나랑 앞으로도 잘 지낼 수 있겠다 싶고
그래서 막 들떠있는데 그러는 거예요
야 근데 나 내일 전학간다 ...
응? 저는 또 순간 어안이 벙벙해져서...
근데 그친구 저만 교실 안에서 웅크리고 있어서 몰랐던
거지 다른 애들은 거의 알고 있었나봐요
이제 막 정들 것 같고 왠지 이친구랑은 진짜 친한 친구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전학이라뇨.... 에휴..
저는 그냥 응... 그래? 이러고 헤어졌어요
그런데 막상 그당시에는 지금처럼 아쉽다는 감정이 많이
크지는 않았는지 뭔지 .. 근데 그때 그남자 아이가
자기랑 놀러가자고 자기랑 집 같이 가자고
나 오늘이 마지막인데... 이러는 걸
전 그냥 바보같이 뒤돌아서 형광펜 고맙다하고 왔네요
지금 생각해보면 그 소년 저에게 좋은 감정이 있어서
마지막으로 용기내어 말한거일수도 있었는데..
어쩐지 그 소년의 아쉬워하는 듯한 표정이 지금까지도
묵직하니 남아있네요.
그리고 그 형광펜... 봄꽃이 만개한 오늘...
목련 벚꽃 개나리가 예쁜 이 봄이 되어서 다시 찾았네요
그 친구 지금 뭐하고 있을까요 보고 싶네요..^^ ㅎㅎ
그냥 갑자기 생각나서 끄적여 봅니다. 좋은 하루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