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아싸 탈출기

초년생2013.04.26
조회7,384

안녕하세요~ 판 가끔씩 보기만 하는 흔남입니다.

이제 저는 해당이 안되지만(직장인... 학교로 돌아가고파요)

 

대학교엔 항상 '아싸' 라고 분류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맨 처음 설레는 마음으로 들어간 대학. 중고등학교시절 하고싶은거 다 못해본 그 분노와 스트레스를

1학년때 모조리 풀었죠.

 

그 덕에 같이 다니는 친구들이 많았습니다. 매일 아지트(친구 자취방) 에서 만나

 

게임도 하고, 농구도 하고, 축구도 하고 술도 마셔가면서 정말 하고싶은대로 다 하고 살았죠.

 

심지어는 공업수학 과목 중간고사에 술을 마시고 들어가 얼굴이 벌~개진 채로 들어간 적도 있었습니다.

 

(교수님께 "자네 술 마셨나? 으휴 요즘애들이란" 라는 말까지 들었죠. 웃기는건 그 과목, 학기 끝나고 보니 학점이 A+... )

 

그렇게 1학기를 보냈는데, 부모님이 학점을 보시더니 "다음학기 등록금은 네가 벌어서 내라" 라고

 

하시네요... 결국 휴학후 알바를 하게 되었고, 코스모스가 싫었던 저는 1년여간 일하면서 등록금을

 

벌어놨습니다. 그리고 1학년 2학기에 복학했죠(1학년을 2년에 걸쳐 다닌거. 흔하지 않은 케이스죠)

 

근데 막상 돌아와보니, 친하던 친구들은 거의 99% 구...군대. 망했습니다. 공대라 여자애들은 적고,

 

또 그 몇 안 되는 여자들은 남친이랑 논다고 쪼르르 사라지고 ... 그래요 말로만듣던 아싸가된거죠 OTL

 

우리학교 1학년은 유독 조별과제가 많습니다. 실험도 조별이고, 설계과목은 죄다 조별과제입니다.

 

아... 실험은 그나마 자리를 정해줘서 그러려니 했는데, 설계과목, 그냥 4명 알아서 조 짜라는 겁니다.

 

헐 나같은 아싸는 어쩌라구요. 망했다 싶었는데, 가만둘러보니 뒤에 앉아있는 4명, 이 싸람들 보니

 

나랑 같은 류의 향기가 솔솔~ 대놓고 아싸로 낙인찍히고 싶지 않은 저는 그래서 정말 쪽팔림을 무릅쓰고

 

'복학생이세요? 그럼 저랑 같이 조별해요'

 

'네? 저 아는사람 있어요 죄송해요 ㅠㅠ'

 

아 고백했다 차였을때도 이렇게 쪽팔리진않았어요. 대한민국의 수많은 대학 아싸분들이

 

'그냥 아싸하는게 편해'

 

라고 말하는지 알거같은 기분이었어요.  그래도 그 사람 옆의 형에게 같은 말을 했더니, 바로 응낙해줘서

 

1명 성공했습니다. 그리고

 

전전긍긍해하는 복학생으로 보이는 두명, 잽싸게 통합해서 4명조 만드는데 성공! 조별과제 조 짜기 성공!

 

근데 조별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느낀게 있습니다. 저처럼 시기상 아싸인 분들도 많지만,

 

"아싸가 될 이유가 있는 사람" 도 상당수라는 겁니다. 처음 형 말고 2사람 데려온 사람 중에

 

당췌 "협력성" 이란게 없는건지, 역할에 대해 토의할때도 핸드폰만 보고있는 사람이 있는겁니다.

 

그래서 제일 쉬운 "인터넷 서핑해서 긁어오기" 를 맡겼죠...

 

중간중간 전화로 그 사람이 그걸 했는지 체크하는 것도 잊지 않았습니다. 발표 1시간전.

 

"안 해왔어요"

 

뭐? 어제까지 했다매요 ;;;;

 

"USB가 갑자기 고장나서..."

 

"그럼 지금이라도 빨리 찾으세요(제가했으면 20분이면 끝났을 일...)"

 

"에이 뭐 그냥 준비해온 만큼만 하죠~"

 

다행인지 불행인지, 그날 급 휴강나서 다음주로 연기되었습니다. 그래서 "담주엔 꼭 해오세요" 라고

 

넘어갔죠. 그렇게 다음주.

 

" 서핑 해 오셨어요?"

 

"아 맞다... 안했어요! 깜박했네"

 

허허허허 내 그대가 그럴줄 알고 그냥 내가 긁어 왔습니다. 혹시나 하셨을까 해서 물어봤죠 이 망할우라질

 

ㅇ나멂나ㅓ리ㅏㅓㄴㅇㄹㅈㄷㄹㅈㄷㅂㄹㅈㅂㄹ

 

발표까지 마무리 하자 교수가 잘 했다고 칭찬해주어 그나마 기분은 누그러졌습니다.

 

최종 보고서를 제출하라길래 그 뻔뻔이에게 "프린트가 고장나서 그러니 제가 만든거 인쇄만 해달라"

 

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다음주.

 

허허허허 역~시! 프린트 안 해오고는 "아 일이생겨서... "

 

아 그러셔요. 일이 생기셨으면 연락을 하셨어야죠 이 뻔뻔스런 거짓말쟁이야 ㅁㄴㅇㄹㅈㄷㅂㄹㅈㅂㄼ

 

전전날 술 진탕마시고 노래하면서 씐나게 뻗을 시간은 있고 프린트 할 시간은 없니?

 

그냥 제가 제본점에서 급 프린트 하면서, 한가지 수정을 했습니다.

 

쿨하게! 이름을 뺐습니다. 즉, 4명중 3명 이름만 썼지요. 교수님이 물어봅니다. 자네조는 왜 3명이냐

 

빡쳐있던 저는 당당하게 "xxx는 한게 정말 0.00001% 티끌만큼도 없어서 뺐습니다"

 

"그럼 자네 점수 역시, 팀 과제이기 때문에 깎일 수밖에 없는데"

"아 괜찮습니다. 대신 그 사람 최하점수를 주십시오"

 

이렇게 쇼부를 봤고, 그 사람, 나중에 학점을 봤는지 전화오더라구요. 과제때 단 1번도 연락온적 없던분이.

 

복학생이 학점이 빵구나니까 급하죠? 졸업은해야겠는데 미치겠죠 다시들어야 한다는 생각드니까?

 

전화 안 받았습니다. 어떻게 보면 제가 되게 까다로워 보이실수도 있지만, 조별과제에서 그저 묻어가려는

 

사람, 뻔뻔한 사람과 같이 과제 해 보신분은

 

공감할수 있을겁니다. 이 글에 쓰인 그 분의 행동들은 단 1%의 과장도 없는 실화거든요.

 

아무튼 잡설이 길어졌지만, 대학에서 아싸이신 분들, 내가 귀찮으면, 남도 귀찮은겁니다.

 

아 왜 나만 아싸일까 생각하기 전에, 혹시 내가

 

남에게 나도모르게 피해를 주고 있나, 평소 배려가 없이 행동하지 않았는가를 먼저 생각해 보는 것도,

 

아싸에서 벗어날 수 있는 첫 걸음이 될 거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한가지 더, 군 복학 이후, 동기들은 3학년인데 난 2학년, 수업시간에 있어 아싸위기에 처한(같이듣는 친구 2명...)

 

엠티도 예전식 술문화가 싫어 잘 가지 않았던 저.

 

제가 선택한 방법은 "랩실" 이었습니다. 동아리도 괜찮겠지만 전 주변사람부터 시작하는 편이라...

 

랩실에 들어가면, 일단 "선배" 들과 친해질수 있습니다. 랩실끼리 회식도 꽤 하고, 랩실 사람들은

 

학교에 오랜 시간 있기때문에, 서로 축구도 하고 농구도 하고 다른 랩실 선배들도 소개받을수 있거든요.

 

그렇다고 엠티때처럼 술퍼마시고 그러진 않아요~

 

그러다보면 정보에도 능해지고(선배 많이 아는분들은 공감할겁니다) 그 정보를 토대로 같은학년인데

 

학번이 다른 후배들과도 친해지기 편합니다. 시험때 특히 살살 꼬드기기 좋죠.

 

정보에 능하다는게 소문이 나면 찾아오는 사람도 많아집니다 물론 이용해먹으려는 사람도 늘죠.

 

그냥 슬쩍 와서 노트만 복사해 가는 사람들... 근데 저는 노트가 무조건 요약입니다.

 

4+6*2 = 16 이라고 적어놓고, 왜 16인지, 왜 6*2를 먼저하는지 설명 안 해놓는, 그런 케이스죠.

 

즉, 제가 설명안해주면 무슨내용인지 알수가 없다는게 함정. (대학시험은 결과도 맞아야 되지만

 

과정과 이유가 명확하지 않으면 답이 맞아도 틀리게 되는 경우가 많죠...)

 

그중 갠춘한 사람들하곤 과제도 같이 하고, 시험공부도 같이 밤새가며 하고, 시험끝나고 술도 마시고

 

(이때 같이 고생한 사람들이, 졸업 후에도 친구로 남을 가능성이 가장 큽니다)

 

하다보니 어느새 무리 속에서 '없어서는 안될' 사람이 되어 있었습니다.(사회에서도 일단 '능력' 이 좋으면

먹고 들어가죠.) 시험이 끝나도 안면몰수하지 않고 다들 친하게 지냈죠.

 

한가지 부작용은, 소문이 나면 계속나기 때문에, 느닷없이 얼굴한번 본적없는 2년 후배들도 그냥 막

 

찾아와서 도와달라고 하는 때가 많다는거에요. 특히 여자애들! 여우가트니라고. 내가 애교에 약한거 어찌

 

알고. 저도 조금은 속물기질이 있나봐요.

 

아 쓰고보니 마무리를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네.... 무튼

 

한때 거의 1년간의 아싸시절을 보낸 경험이 있는

 

(학식에서 혼자밥먹기, 공강시간 혼자 PC방 가기, 강의실에 혼자앉아있기, 휴강공지

 

나만못받아서 헛걸음하기, 행사때 나만 빼놓고 얘기하기 등 모두 겪어보았습니다.)

 

사회초년생의 대학시절 아싸탈출기였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하고, 대학생이건 직장인이건

 

아싸고민 안올라오고,

 

아싸 없이 모두 어울려 지내는 세상이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