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공원 E랜드에서 일하던 사람입니다

o_o;2013.05.03
조회5,836

 

 

 

안녕하세요 대한민국 3대 테마파크(놀이공원) 중 하나인

E랜드에서 저번주까지 근무했던 사람입니다.

 

전 이제 퇴사했지만 이제 성수기가 시작되고 E랜드 놀러가실 분들 많으시죠?

가족끼리 가시는 분들, 친구들끼리 가시는 분들, 단체로 소풍 가시는 분들

작은 부탁 좀 드리려고 이렇게 글을 쓰게 되었네요

 

저는 21살부터 약 1년 2개월 정도를 근무했습니다.

그 15개월 동안 '헐' 소리 날 만큼 충격적인 손님 또한 많이 봤죠

 

놀이공원 가시면 절대 빼 놓을 수 없는 스릴있는 놀이기구들..

내 아들, 딸, 동생 태워주고 싶은 마음 당연히 알아요

하지만 걸리적거리는게 '신장제한' 이라는 조건

저희들도 다 태워주고 싶습니다.

키가 안되서 못 타고 밖에서 울거나 타는 사람들을 부럽다는 듯이 쳐다보는

아이들을 보고 있으면 마치 제 자식, 동생인 것처럼 안타깝습니다.

 

저만 그런거 같나요?

이 곳에서 일하는 모든 사람들이 그렇습니다.

 

우는게 안쓰러워서 사탕 하나 주고싶고,

부러운듯 보고만 있는게 괜히 내 탓인것 마냥 미안해서 말 한 번 더 걸어보고 싶고

 

근데 이런 마음이 순식간에 사라져버릴 때가 있습니다.

 

보호자 분들 제발 우기지 마세요

당신의 아이들은 다른 놀이기구를 타면서 마음을 풀거나

맛있는 간식을 사먹으면서 잊어버리거나, 부모님의 따뜻한 말 한마디면 됩니다.

 

그런데 왜 우리 아이는 안되냐 하면서 육두문자 남발하시는 모습

상당히 보기 안 좋습니다.

물론 저희는 욕 먹을거 감수하면서 일해요, 서비스직이니까요.

하지만 부모의 옆에서 부모가 처음보는 누나,언니에게 욕설을 뱉는 모습

그 근무자가 신입이라면 눈물도 터지겠죠

그런 모습을 자식이 바로 옆에서 보고 있다는 걸 한번 더 자각해주세요.

 

물론 태워드릴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모든 안전장치가 그 신장을 최저기준으로 설치되어있습니다.

신장 미달의 아이가 놀이기구를 타다가 안전사고가 난다면

그 또한 저희에게 탓하실 것 아닌가요

 

어느 직원분이 손님께서 계속 태우라며 욕을 하자

"태워드리겠습니다. 단, 안전사고 발생시 책임은 보호자분께 있습니다. 각서 쓰시겠습니까?"

라고 하자 군 말 없이 갔다고 합니다. (그 직원분께 직접 들었습니다.)

제 아이를 책임질 수 없는 일을 근무자에게 떠 넘기지 말아주세요.

 

하나만 더 부탁드리겠습니다.

"바른 줄 서기 캠페인" 이라고 아시나요?

다른 테마파크는 잘 모르겠지만 E랜드와 L월드에서는 시행하고 있습니다.

 

일행 중 한 두명이 대표로 줄을 서시고 나머지 일행은 다른 놀이기구를 타고 옵니다.

그리고 일행이라는 핑계로 줄 서 있던 일행에게 껴서 입장하는 것,

근무자들 사이에서는 '중간입장' 이라고 합니다.

중간입장으로 피해를 보는 건 저희가 아닌데도 중간입장 때문에 제일 스트레스 받습니다.

 

많은 근무자들이 중간입장을 제재하다가

손님에게 쌍욕도 먹고 폭력도 당합니다. 

 

물론 적은 시간에 많은 놀이기구 타고 싶은 마음 모르는게 아닙니다.

하지만, 내가 중간에 껴서 탄다면 뒤에 줄 서 계신 분들의 입장은 생각해보셨나요?

나는 놀이기구를 타려고 다같이 줄을 서 있습니다.

그런데 내 앞에 있는 아줌마옆으로 할머니, 할아버지, 아저씨, 애기들 전부 끼어듭니다.

이거 새치기 아닌가요?

 

그리고 참 민망하게도... 한국인만 이런 행동을 합니다.

외국인 손님은 무조건 입장 전에 일행 다 모여서 줄로 들어갑니다.

솔직히 조금 많이 부끄럽습니다.

 

우리나라는 '손님이 왕이다' 라는 인식이 너무 강합니다.

틀린 말은 아닙니다.

손님은 돈을 지불하고 파크에 입장했고 저희는 손님의 만족을 위해 서비스하니까요.

하지만 당신만 왕이 아닙니다. 파크에 입장하신 모든 손님이 저희에게 왕입니다.

내 돈 내고 들어왔는데 넌 뭐야 라는 생각보다

손님과 손님, 근무자와 손님

조금만 더 서로 배려해주신다면 훨씬 즐겁게 시간을 보내실 수 있습니다.

부탁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