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컴한 하늘에서 드럼통 터지는 소리 들리고 거리에는 콜타르 같은 빗물이 흘러 넘쳤다 베드로는 저도 모르게 땅바닥에 떨어뜨린 생선을 다시 주워 안았다 바야흐로 탱크 같은 여름이 몰려오고 있었다 거대한 果物이 도시의 골목 골목에서 굵은 땀방울들을 체포하고 있었다 그는 닭이 울기 전에 세 번 부정했다 베드로는 점령지구로 나아가 입과 눈을 반납했다 평생을 바다에서 늙을 작정이었다 베드로는 이제 중년이 되었고 머리도 벗겨졌다 그동안 자식새끼와 마누라까지 두었다 인간이란 태어나면서 등허리에 과녁판을 짊어지고 태어난다는 사실 자식새끼와 마누라에게도 어김없이 창끝이 휘뚝 날아간다는 이 넌더리 나는 상식 그는 상식을 존중하기 위해 오늘도 더 멀리 바다로 나간다 그의 소원은 부둣가에 차려놓은 어물전이 더욱 번창하기를 기대하는 것뿐이다
베드로 1
조정권
컴컴한 하늘에서
드럼통 터지는 소리 들리고
거리에는
콜타르 같은 빗물이
흘러 넘쳤다
베드로는 저도 모르게
땅바닥에 떨어뜨린 생선을
다시 주워 안았다
바야흐로
탱크 같은 여름이 몰려오고 있었다
거대한 果物이
도시의 골목 골목에서
굵은 땀방울들을 체포하고 있었다
그는 닭이 울기 전에 세 번 부정했다
베드로는 점령지구로 나아가
입과 눈을
반납했다
평생을
바다에서 늙을 작정이었다
베드로는 이제 중년이 되었고
머리도 벗겨졌다
그동안 자식새끼와 마누라까지 두었다
인간이란 태어나면서
등허리에 과녁판을 짊어지고
태어난다는 사실
자식새끼와 마누라에게도
어김없이 창끝이 휘뚝 날아간다는
이 넌더리 나는 상식
그는 상식을 존중하기 위해
오늘도 더 멀리 바다로 나간다
그의 소원은 부둣가에 차려놓은 어물전이
더욱 번창하기를 기대하는 것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