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스케치북에 담긴 이야기들.8

25남2013.05.06
조회3,306

 

맨날 네이트판에다가 그림을 올리곤 했는데,


어쩌다가 전시건의뢰가 들어와서 커다란 캔버스에 그림을 그리게 되었다.


비전공자인 내가 전시를 해도 괜찮은 걸까, 약간 걱정되었지만


암튼 나에게는 좋은 기회이므로 승낙해버렸다. 




커다란 그림을 그리는건 고등학교 때 4절지 스케치북에 풍경화를 그렸던


적 빼고는 처음이다.


  그 뒤로는 글쎄, 커다란 수학문제집에 피보나치수열을 그린(?)


다던지 했었던 거 같은데.




'하고 싶은 걸 하는 거랑 먹고 사는 건 다른 거야'라는 생각때문이었을까,


 미술은 내 길이 아닐거 같다... 라는 막연한 두려움같은 게 나를 이과로 몰았던 것 같다.



그렇지만 결국은 예술의 한 축이라고 볼 수 있는 건축학과에 입학했고,


지금은 마치 고등학교 때 커다란 도화지에 무엇을 그릴까 두근두근하던 그때처럼,


커다란 캔버스를 사 와서 그림을 그리고 있다. 그림이랑은 참 징한 연인 거 같다.


 

그렇지만 캔버스에 수채색연필을 쓰는건 무척이나 번거로운 일. 

 

면봉과 손가락을 붓대신 써가면서 결국 완성은 시켰는데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나도 좋은 붓을 써서 그려보고싶고,

 

유화나 아크릴화로 그림을 그려보고싶은데 미술재료비는 참으로 비싸구나..

 

아- 더 잘 할수 있는데-

 

이렇게 스스로 욕심내서 그림그리고 싶은 기분은 참 오랜만이다.


간만의 욕심이 조금 기쁜 거 같기도 하고.


 



죽기살기로 노력하는 사람한테 
그 누가 말할 수 있었겠는가.

너는 재능이 없어.

그 너무도 잔혹하고 당연한 진실을.. 



Context.

 

맥락.

 

건물을 지을 때 고려해야할 중요한 요소중 하나.

 

그 건물이 주변환경과 어떻게 어울릴지를 꼭 생각해봐야 한다는 것이다.

 

 

캄보디아에서 본 5성급 호텔은 그 자체로 마치 성과 같이 으리으리했지만,

 

주변의 다 쓰러져가는 주민들의 민가 사이에 우뚝 솟아올라간 그 모습은, 뭐랄까, 폭력적이었다.

 

 

 

그럼 뭐야, 주변 건물이랑 비슷비슷하게 지어야 하는 건가.

 

 

생각해보면 치킨집 골목에 내 가게가 생기면

 

나도 치킨집을 차리는 것도 답이 될 수 있겠지만,

 

맥주 테이크아웃 가게를 차릴 수도 있는 것이고,

 

사람들이 치킨을 사 와서 먹을수 있는 곳을 만들어도 정답이다.

 

 

체코의 댄싱 하우스처럼

 

마치 여타 다른 유럽식 전통 주택들인 척 들어서서 혼자 춤을 추고 있는 건물도 

 

정답이 될 수 있는 것처럼...

 

 

-2년전 그림을 발견, 채색했다. 그러니-이것도 군대그림.

전공에 대한 부담이었던걸까, 군대에서는 건축물그림이 좀 많다. 


 

계절이 바뀌기 시작할 때 즈음에마다 느껴지는 공기의 냄새가 있다.

 

2월 말 즈음이 되면

 

 여기저기서 꿈틀꿈틀거리는 것들의

 

자취가 약간 따스해진 공기에 녹아들어가 있는 것을 느껴서

 

'이거 봐, 봄이 곧 올 것만 같아!'    라고 친구한테 외치곤 한다.

 

(그러나 사실 꽃샘추위 때문에 빗나가는 경우가 더 많고, 나는 결국 친구의 신뢰를 잃고 말았다.)

 

 

어제는  자전거를 타다가 

 

햇빛 아래에서 들어쉰 공기에 풍성하게 자란 여름의 초록을

 

느껴서,'아, 어서 반바지와 샌들을 꺼내놓지 않으면 안되겠다..!'

 

라고 느꼈는데, 정말 여름이 왔는지는 조금 더 두고 볼 일이다.

 

 

 

하지만 확실히, 

 

길을 걷다보면 자꾸 팥빙수가 생각나기 시작한 건 맞다.

 

이건 거의 확실한 여름의 징조 중 하나라니깐요.




ㅎㅎ 오랜만에 왔어요, 여기에 그림을 올리는것도 인생의 한 사이클이 되어버린거 같습니다 ~_~


http://blog.naver.com/hongly8919


블로그에요~

댓글 4

ㅎㅎ오래 전

우와..진짜대단하세요ㅜ 저맨위의고래그림 진짜..뭐라해야되지 환상적인느낌..

안녕오래 전

그동안 본 그림들중에 늘 고래 그림은 특히 인상적이네요!!

카토오오오옥오래 전

첨 보니까 엥? 이게 뭐야... 했는데 ... 계속 보니 빠져드네요 ;;;

멋지다오래 전

정말..예술적인 감성이 풍부하신거 같아요. 멋지네요 저도 미술하다가 본의아니게 건축으로 들어왔는데 심히 공감이 가요.. 현실의 벽으로부터도 굽히지 않는 열정..정말멋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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