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어느날갑자기(유일한님)제가읽었던 이야기들중 재미나게 본 이야기입니다.스크롤 압박이 있습니다.^^ 휴....그 오빠들을 발견한 것은 다음날 독서실 문을 연 주인 아저씨였어요. 전날 밤 무슨 일이 있었는지, 그 여자 독서실 방은 태풍이라도 지나간 것처럼 난장판이었고, 2명은 정신을 잃은 채로 있었고, 나머지 하나는 얼빠진 사람처럼 눈을 뜬 채로 멍하니 앉아 있더래요.벽에는 또 빨간 잉크인지 피로 쓰여진 숫자가 있더래요.주인 아저씨는 구급차를 부르고 난리를 쳤는데, 그 세 명에게는 상처라곤 넘어졌을 때 날만한 타박상이 전부 였어요. 몇 시간이 지나자, 정신을 잃었던 두 사람이 모두 깨어났지만, 그 전날밤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약속을 한 것처럼 기억이 안난다며 얘기를 안 했어요. 단지 전날 밤에 무시무시한 일을 경험한 사람들처럼 그 얘기만 하면 이성을 잃을 정도로 무서워했어요.그런데, 그 세 오빠에게 내려진 저주는 여기가 끝이 아니예요.얼이 빠진 채로 발견된 한 오빠는 나중에도 제 정신을 찾지 못하고 정신병원에 입원해서 치료를 받게 되었 어요. 담당 의사말로는 과도한 스트레스 또는 정신적 부담감이 이런 증상의 원인되었다고 얘기하면서도, 갑작스런 충격과 급격한 감정의 변화가 - 예를 들어 극도의 공포 - 이런 증상을 유발시킬 수도 있다고 말했을 뿐, 명쾌한 답을 내주지 못했데요.나머지 두 오빠들의 운명도 마찬가지였어요. 도대체 그날 밤 무슨 일이 있었는지, 독서실 근처에는 갈 생각도 않하고 공부도 하지 않았아요. 단지 둘이서 뭔가를 알아보러 다니는 것처럼 학교 수업도 빼먹고 어딜 갔다 오는 것이 일 수 였고..부모님들은 난리가 났죠. 수능이 며칠 안 남았는데, 아이들이 공부는 안하고 이상한 일에 심취해 있는 것 같고... 그러다 한 오빠의 부모님이 더 이상 참을 수 없어 무지하게 혼을 냈데요. 그런데 그 오빠는 '엄마, 아빠는 아무것도 몰라요! 공부를 아무리 잘해도 소용없다니까요!!!'라고 소리치고 집을 뛰쳐 나왔데요.그리고는...뺑소니 차에 치인 시체로 발견되었어요.사고를 낸 차가 뺑소니를 쳤기 때문에, 사고 경위에 대해서는 아무도 알 수 없었지만, 부모님에게 혼이 나서 달리는 차에 자살했을 거라는 소문도 나돌기 시작했어요. 물론 독서실에서 그날 밤 있었던 일 때문일지도 모른다는 얘기도 돌기 시작했고요. 끔찍한 일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어요.그 정신 병원에 입원한 오빠 역시 어느날 시체를 발견된 거예요.병원 커튼에 목을 멘 채로....죽기 전에 무슨 끔찍한 것을 목격한 사람처럼 무서움에 가득찬 눈빛을 한 채로 발견되었데요. 상황이 이렇게 돌아가니, 나머지 하나 남은 오빠가 공부가 될 리가 있었겠어요. 가장 친한 친구들이 그런 식으로 거의 동시에 죽음을 맞게 되니....공부는커녕, 뭔가에 쫓기는 미친 사람처럼 행동했어요.결국 부모님은 그런 애에게 수능시험을 보게하는 것은 무리라고 생각하고 아는 사람에 부탁해서 군대에 보냈어요. 집에 있다고 뾰족한 수가 날리도 없는데다고, 본인도 군대에 가길 원했어요, 거기가면 안전할 것 같았는지....그런 일이 있는지로, 이 독서실 여자방에는 악령이 깃들어져 있다는 소문이 퍼졌어요.. 거기서 밤을 지세우는 사람은 누구나 그 악령의 저주를 받게 된다는 얘기가 돌았죠..."믿고 안 믿고는 자유시지만, 이 얘기들은 다들 정말이예요..."은혜의 얘기를 듣고나니, 나도 모르게 소름이 돋아 있었다. 중고등학교 주변에 떠돌아 다닐 만한 괴담이었지만, 좀 상세해서 그런지 듣기에는 으시시했다. 아마 그 은혜라는 아이가 진지한 표정으로 얘기를 해서 더 실감났는지 몰랐다. 그렇지만, 솔직히 그 얘기를 그대로 믿을 수 없었다."그런데, 은혜야.. 그 얘기가 정말이라면, 애들이 왜 아직도 이 독서실을 다니지?나 같으면, 무서워서 얼씬 조차 안할텐데....""아직 잘 모르시나봐요.이 근처에는 이상하게도 독서실이 여기밖에 없어요.몇 달전에 새로운 독서실이 이 근처에 생겼지만, 문을 연지 며칠도 지나지 않아 원인 모를 불로 다 타바렸어요.집에서 하면 되지, 왜 독서실로 오냐고요?고등학교때 생각해봐요.. 숨이 탁탁 막히는데 집에 있으라고요?독서실 다닌다닌 핑계라도 있어야 밖에 좀 나올 수 있어요.애들보면, 독서실에 가방만 놓고 밖에 나가는 애들이 대부분 이잖아요.설사 공부한다고 하더라도 좀 일찍 나가면 아무 일도 없으니 괜찮아요."은혜의 얘기를 듣고 보니, 그럴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등학교 때 독서실은 공부하는 장소와 더불어, 합법적으로 그나마 작은 자유를 누릴 수 있던 장소의 역할 을 했던 것이 생각났다.시간을 보니 어느새 12시가 다되가고 있었다.은혜는 이제 갈 시간이라며 일어섰다. 아니나 다를까 역시 그 시간이 되니까 약속이라고 한 것처럼 공부하던 애들이 하나 둘 가방을 들고 나오기 시작했다.은혜는 가방을 들고 일어서면서 내게 또 한번 경고를 했다."안 믿을지도 모르겠지만, 아저씨도 일찍 나가세요...." 나는 아직도 믿을 수 없었기 때문에, 한번 더 물어보았다. 아마 호기심이 발동했을지도 모르겠다."그런데, 그 세 명의 얘기는 진짜야? 학교 주변을 떠도는 무서운 얘기아냐?진짜라면, 그 애들 직접 아는 애들도 있을 거 아냐? 그 애들에게 물어보면 더 자세한 얘기 들을 수 있겠지?"내 말에 은혜는 가만히 나를 올려다보며, 웬지 모를 슬픈 얼굴을 하고 담담하게 대답하고 독서실을 나갔다."그럴 필요 없어요.... 그 얘기는 진짜 있었던 얘기니까요.. 군대 갔다던 그 오빠가 바로 우리 친 오빠예요..."난 은혜의 그 얘기를 듣고, 뒷 통수를 얻어맞은 것 같은 충격을 느꼈다. 그 얘기가 정말 사실일 수도 있구나.... 입에서 입으로 퍼지는 평범한 괴담 정도로 생각했는데... 그런 얘기치고는 좀 상세하다고 느꼈는데, 진짜 은혜의 오빠 얘기인줄은 몰랐다.어느새 독서실 있던 애들은 모두 나갔다. 난 텅 빈 독서실을 바라보며, 혼란스러운 머리속을 정리하려 했다.이 모든 것이 사실인가.. 아니면 상상력 풍부한 여고생이 만들어낸 얘기인가... 내가 어제밤에 봉고의 백미러를 통해 봤던 그 여자애는?독서실에서 들었던 애들의 제잘거리는 소리는?오늘 아침 독서실 벽에서 발견된 그 빨간색의 숫자 낙서는?또 은혜의 얘기가 전부 사실이라면 그 날 밤, 그 3명에게는 도대체 어떤 일일 일어난 것일까?도무지 아무 것도 알 수가 없었다.단지 이제 독서실에 밤늦게 혼자 남아있는 것이 꺼려지는 것만은 확실했다. 더욱이 그 여자방에는 들어가기가 싫어졌다. 하지만 아무리 찝찝해도, 아직 일한지 이틀째 밖에 안되었는데 청소는 대충이라도 하고 나가야 할 것 같아 청소기를 들었다. 청소기를 들면서, 다시 생각했다. 괜히 아무 것도 아닌 떠도는 괴담을 듣고 쓸데없이 무서워하는 것 같았다. 그렇게 생각하니 좀 마음이 편했다. 피식하는 웃음까지 나왔다. 총무실에 음악을 크게 틀고 청소를 시작하려 했다. 그때였다.통 울리지 않았던 독서실 전화벨 소리가 울렸다.아마 자기 애 집으로 출발했는지 확인하는 부모의 전화로 생각하며 수화기를 들었다. 그런데, 수화기 너머로 술취한듯한 남자가 격한 목소리로 황당한 얘기를 하는 것이었다."이봐! 잔말 말고 내 말 대로 해! 오늘 보름달 뜨는 날이니까, 살고 싶으면 빨리 거기서 나가!" 너무 황당한 전화여서, 나는 처음에는 잘못 걸린 전화인줄 알았다."예? 뭐라고요?""전화로 길게 얘기할 수 없으니, 내 말 들어! 당장 나가라니까!""누구시죠? 무슨 말씀 하시는 것이죠?""이봐! 내 술김에 당신 구해주려고 전화하는 것이니까 쓸데없는 소리 말고, 거기서 당장 나와!멍청히 있다가 인생 종치지 말고!?그러고는 툭 전화를 끊어버리는 거였다.나는 수화기를 든 채, 잠시 멍하니 서 있었다. 도대체 무슨 얘기인지 이해할 수 없었다. 단지 알 수 있는 것은 어떤 남자가 다급한 목소리로 나보고 여기서 나가라는 것이었다. 여기 있다가는 무슨 나쁜 일을 당하다고 경고한 것이다. 그 남자는 술이 취한 목소리였지만, 장난 전화같지는 않았다. 무시하고 싶었지만, 내용이 내용인 만큼 그냥 넘어가기에는 꺼림직했다.시계을 보니 거의 1시가 다 되가고 있었다. 텅 빈 독서실에 나 혼자 있다는 생각이 드니, 왠지 모르게 등골이 오싹해지는 것이었다.전화건 사람이 누군지도 모르고, 이유도 모르고, 무슨 일이 일어날지도 몰랐지만, 그대로 독서실 있기는 암만 생각해도 찝찝했다. 정말 이대로 독서실에 남아 있다가는 무슨 일을 당할 것 같은 기분마저 들었다. 한참을 망설이고 있는데, 총무실 창밖으로 창백한 색의 보름달이 눈에 들어왔다. 평소에는 푸근하게 느껴자는 보름달이 그날따라 좀 음산하게 느껴졌다. 나는 애라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고 독서실을 나가기로 했다. 뒷정리는 내일 아침에 와서 할 생각으로, 허겁지겁 짐을 챙겨 독서실을 나섰다. 문을 잠그는데, 안에서 뭔가 또 웅성거리는 듯한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더 이상 신경쓰기가 귀찮았는지, 무서웠는지 그 소리를 무시하고 독서실에서 나왔다. 봉고에 올라타 시동을 건 후, 나도 모르게 독서실을 올려다봤다. 오늘은 아무도 없었다. 나는 한 숨을 내쉬고, 봉고를 출발시켰다. 아무 생각없이 독서실 건물을 뒤로 하고 가는데, 갑자기 백미러에 비친 독서실 창문에 쾡한 얼굴을 한 몇몇의 애들이 내쪽을 내려다 보는 것이 보이는 것이었다.온 몸에 소름이 쫙 돋고, 등골이 오싹해졌다.나도 급브레이크를 밟고, 뒤돌아 보았다.불 커진 4층에는 아무도 없었다.헛것을 본 것 같았다. 하지만, 너무 생생하고 무서운 광경이었다.집으로 돌아오는 길 내내, 그 애들의 창백한 얼굴들이 뇌리를 떠나지 않았다. 멀어서 자세히 보이지는 않았지만, 그 애들의 음산한 분위기와 쾡한 눈빛은 잊혀지지 않았다. 그날 밤, 냉장고에 사 두었던 소주 한 병을 비운 후에야 잠을 잘 수가 있었다... 다음날은 토요일이어서 평소보다 좀 일찍 독서실로 가야했다. 전날 밤의 숙취가 좀 남아있었지만, 화창한 날씨를 보니 어제의 나의 행동이 좀 우스꽝스럽게 느껴지기 까지 했다. 상상력 풍부한 여고생의 무서운 얘기를 듣고, 그렇게 무서워하다니...이제 더 이상 그런 이상한 생각은 그만하기로 결심하고, 독서실에 도착한 나는 어제 못한 청소를 하기 시작했다. 낮에 보는 독서실 안의 풍경은 밤의 독서실의 모습과는 전혀 달라 보였다. 밤에는 그렇게 음산해 보이더니, 낮에 보니 평화스럽고 고요해 보였다. 마음을 가볍게 하고 독서실 방 하나하나를 청소기로 청소해 나갔다. 그래도 왠일인지, 여자 독서실 청소는 나도 모르게 제일 마지막으로 미루게 되었다. 나머지 장소는 청소를 끝내고, 청소기를 끌고 여자 독서실 방으로 향했다.아무 생각없이 여자 독서실 문을 연 순간, 나는 경악할 수 밖에 없었다. 모든 독서실 의자가 책상위로 올라가 있는 것이었다. 그리고 어제 지워놓은 그 자리에 똑같은 낙서가 있는 것이었다. 어제 이 방에서 공부했던 애들이 나가면서, 의자를 올려놓고 나갔을 리가 없는데, 그런 일이 발생했던 것이다. 나는 그 광경을 믿을 수 없었다. 마치 독서실의 의자들이 살아 움직였던 것처럼 느껴졌다.하지만, 애써 어제 공부하던 애들이 나를 귀찮게 하려는 장난으로 이런 짓을 했을 거라고 생각하고, 스스로를 위안했다. 낙서도 '낙서금지'라고 써 붙여놓으니까, 더 장난친 것으로 생각하기로 했다. 기괴한 느낌을 애써 참으면서, 청소를 마쳤다.자리로 돌아온 나는 예전에 윤석이가 한번 읽어보라고 했던 심령과학에 대한 책을 읽기 시작했다. 사이비 책 같아 보였지만, 심령과학을 제대로 공부한 윤석이 말로는 게중 가장 객관적이고 사실적으로 현상을 바라본 책이라는 것이었다. 이 책은 다른 어려운 책들과는 달리, 불가사이한 사례를 하나씩 보여주며, 그것에 대한 학문적인 해설을 해 놓은 책이었다. 그 학문이라는 것도 냉철히 보면, 귀신 얘기가 대부분이었지만... 나는 혹시나 하는 생각으로 애들의 웅성거림, 도서관, 빨간 낙서 등등의 사례들을 찾아 읽어보기 시작했다. 사진까지 같이 있어 그 책을 읽다보니, 더 무서워지기 시작했다. 아이들의 웅성거림이 들렸던 경우들은 꽤 여러 종류의 사례로 정리되어 있었다. 마른 침을 삼키며 책을 읽고 있는데, 갑지기 은혜가 독서실로 들어왔다.시간을 보니, 12시 좀 넘은 시간이었다.토요일이라고는 하지만, 독서실 오기에는 좀 이른 시간처럼 느껴졌다. 그런데, 은혜는 상기된 표정으로 내게 다짜고짜 봉투하나를 건넸다."어제 제 얘기 믿기 힘들다고 했죠? 여기 그 증거가 있어요!" 12
독서실 - (5화)
출처 ; 어느날갑자기(유일한님)
제가읽었던 이야기들중 재미나게 본 이야기입니다.
스크롤 압박이 있습니다.^^
휴....
그 오빠들을 발견한 것은 다음날 독서실 문을 연 주인 아저씨였어요.
전날 밤 무슨 일이 있었는지, 그 여자 독서실 방은 태풍이라도 지나간 것처럼 난장판이었고, 2명은 정신을
잃은 채로 있었고, 나머지 하나는 얼빠진 사람처럼 눈을 뜬 채로 멍하니 앉아 있더래요.
벽에는 또 빨간 잉크인지 피로 쓰여진 숫자가 있더래요.
주인 아저씨는 구급차를 부르고 난리를 쳤는데, 그 세 명에게는 상처라곤 넘어졌을 때 날만한 타박상이
전부 였어요.
몇 시간이 지나자, 정신을 잃었던 두 사람이 모두 깨어났지만, 그 전날밤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약속을
한 것처럼 기억이 안난다며 얘기를 안 했어요.
단지 전날 밤에 무시무시한 일을 경험한 사람들처럼 그 얘기만 하면 이성을 잃을 정도로 무서워했어요.
그런데, 그 세 오빠에게 내려진 저주는 여기가 끝이 아니예요.
얼이 빠진 채로 발견된 한 오빠는 나중에도 제 정신을 찾지 못하고 정신병원에 입원해서 치료를 받게 되었
어요.
담당 의사말로는 과도한 스트레스 또는 정신적 부담감이 이런 증상의 원인되었다고 얘기하면서도,
갑작스런 충격과 급격한 감정의 변화가 - 예를 들어 극도의 공포 - 이런 증상을 유발시킬 수도 있다고
말했을 뿐, 명쾌한 답을 내주지 못했데요.
나머지 두 오빠들의 운명도 마찬가지였어요.
도대체 그날 밤 무슨 일이 있었는지, 독서실 근처에는 갈 생각도 않하고 공부도 하지 않았아요.
단지 둘이서 뭔가를 알아보러 다니는 것처럼 학교 수업도 빼먹고 어딜 갔다 오는 것이 일 수 였고..
부모님들은 난리가 났죠.
수능이 며칠 안 남았는데, 아이들이 공부는 안하고 이상한 일에 심취해 있는 것 같고...
그러다 한 오빠의 부모님이 더 이상 참을 수 없어 무지하게 혼을 냈데요.
그런데 그 오빠는 '엄마, 아빠는 아무것도 몰라요! 공부를 아무리 잘해도 소용없다니까요!!!'
라고 소리치고 집을 뛰쳐 나왔데요.
그리고는...
뺑소니 차에 치인 시체로 발견되었어요.
사고를 낸 차가 뺑소니를 쳤기 때문에, 사고 경위에 대해서는 아무도 알 수 없었지만,
부모님에게 혼이 나서 달리는 차에 자살했을 거라는 소문도 나돌기 시작했어요.
물론 독서실에서 그날 밤 있었던 일 때문일지도 모른다는 얘기도 돌기 시작했고요.
끔찍한 일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어요.
그 정신 병원에 입원한 오빠 역시 어느날 시체를 발견된 거예요.
병원 커튼에 목을 멘 채로....
죽기 전에 무슨 끔찍한 것을 목격한 사람처럼 무서움에 가득찬 눈빛을 한 채로 발견되었데요.
상황이 이렇게 돌아가니, 나머지 하나 남은 오빠가 공부가 될 리가 있었겠어요.
가장 친한 친구들이 그런 식으로 거의 동시에 죽음을 맞게 되니....
공부는커녕, 뭔가에 쫓기는 미친 사람처럼 행동했어요.
결국 부모님은 그런 애에게 수능시험을 보게하는 것은 무리라고 생각하고 아는 사람에 부탁해서
군대에 보냈어요.
집에 있다고 뾰족한 수가 날리도 없는데다고, 본인도 군대에 가길 원했어요,
거기가면 안전할 것 같았는지....
그런 일이 있는지로, 이 독서실 여자방에는 악령이 깃들어져 있다는 소문이 퍼졌어요..
거기서 밤을 지세우는 사람은 누구나 그 악령의 저주를 받게 된다는 얘기가 돌았죠...
"믿고 안 믿고는 자유시지만, 이 얘기들은 다들 정말이예요..."
은혜의 얘기를 듣고나니, 나도 모르게 소름이 돋아 있었다.
중고등학교 주변에 떠돌아 다닐 만한 괴담이었지만, 좀 상세해서 그런지 듣기에는 으시시했다.
아마 그 은혜라는 아이가 진지한 표정으로 얘기를 해서 더 실감났는지 몰랐다.
그렇지만, 솔직히 그 얘기를 그대로 믿을 수 없었다.
"그런데, 은혜야.. 그 얘기가 정말이라면, 애들이 왜 아직도 이 독서실을 다니지?
나 같으면, 무서워서 얼씬 조차 안할텐데...."
"아직 잘 모르시나봐요.
이 근처에는 이상하게도 독서실이 여기밖에 없어요.
몇 달전에 새로운 독서실이 이 근처에 생겼지만, 문을 연지 며칠도 지나지 않아 원인 모를 불로
다 타바렸어요.
집에서 하면 되지, 왜 독서실로 오냐고요?
고등학교때 생각해봐요.. 숨이 탁탁 막히는데 집에 있으라고요?
독서실 다닌다닌 핑계라도 있어야 밖에 좀 나올 수 있어요.
애들보면, 독서실에 가방만 놓고 밖에 나가는 애들이 대부분 이잖아요.
설사 공부한다고 하더라도 좀 일찍 나가면 아무 일도 없으니 괜찮아요."
은혜의 얘기를 듣고 보니, 그럴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등학교 때 독서실은 공부하는 장소와 더불어, 합법적으로 그나마 작은 자유를 누릴 수 있던 장소의 역할
을 했던 것이 생각났다.
시간을 보니 어느새 12시가 다되가고 있었다.
은혜는 이제 갈 시간이라며 일어섰다.
아니나 다를까 역시 그 시간이 되니까 약속이라고 한 것처럼 공부하던 애들이 하나 둘 가방을 들고 나오기
시작했다.
은혜는 가방을 들고 일어서면서 내게 또 한번 경고를 했다.
"안 믿을지도 모르겠지만, 아저씨도 일찍 나가세요...."
나는 아직도 믿을 수 없었기 때문에, 한번 더 물어보았다. 아마 호기심이 발동했을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그 세 명의 얘기는 진짜야? 학교 주변을 떠도는 무서운 얘기아냐?
진짜라면, 그 애들 직접 아는 애들도 있을 거 아냐?
그 애들에게 물어보면 더 자세한 얘기 들을 수 있겠지?"
내 말에 은혜는 가만히 나를 올려다보며, 웬지 모를 슬픈 얼굴을 하고 담담하게 대답하고 독서실을
나갔다.
"그럴 필요 없어요.... 그 얘기는 진짜 있었던 얘기니까요..
군대 갔다던 그 오빠가 바로 우리 친 오빠예요..."
난 은혜의 그 얘기를 듣고, 뒷 통수를 얻어맞은 것 같은 충격을 느꼈다.
그 얘기가 정말 사실일 수도 있구나.... 입에서 입으로 퍼지는 평범한 괴담 정도로 생각했는데...
그런 얘기치고는 좀 상세하다고 느꼈는데, 진짜 은혜의 오빠 얘기인줄은 몰랐다.
어느새 독서실 있던 애들은 모두 나갔다. 난 텅 빈 독서실을 바라보며,
혼란스러운 머리속을 정리하려 했다.
이 모든 것이 사실인가.. 아니면 상상력 풍부한 여고생이 만들어낸 얘기인가...
내가 어제밤에 봉고의 백미러를 통해 봤던 그 여자애는?
독서실에서 들었던 애들의 제잘거리는 소리는?
오늘 아침 독서실 벽에서 발견된 그 빨간색의 숫자 낙서는?
또 은혜의 얘기가 전부 사실이라면 그 날 밤, 그 3명에게는 도대체 어떤 일일 일어난 것일까?
도무지 아무 것도 알 수가 없었다.
단지 이제 독서실에 밤늦게 혼자 남아있는 것이 꺼려지는 것만은 확실했다.
더욱이 그 여자방에는 들어가기가 싫어졌다.
하지만 아무리 찝찝해도, 아직 일한지 이틀째 밖에 안되었는데 청소는 대충이라도 하고 나가야 할 것
같아 청소기를 들었다.
청소기를 들면서, 다시 생각했다.
괜히 아무 것도 아닌 떠도는 괴담을 듣고 쓸데없이 무서워하는 것 같았다.
그렇게 생각하니 좀 마음이 편했다. 피식하는 웃음까지 나왔다.
총무실에 음악을 크게 틀고 청소를 시작하려 했다. 그때였다.
통 울리지 않았던 독서실 전화벨 소리가 울렸다.
아마 자기 애 집으로 출발했는지 확인하는 부모의 전화로 생각하며 수화기를 들었다.
그런데, 수화기 너머로 술취한듯한 남자가 격한 목소리로 황당한 얘기를 하는 것이었다.
"이봐! 잔말 말고 내 말 대로 해! 오늘 보름달 뜨는 날이니까, 살고 싶으면 빨리 거기서 나가!"
너무 황당한 전화여서, 나는 처음에는 잘못 걸린 전화인줄 알았다.
"예? 뭐라고요?"
"전화로 길게 얘기할 수 없으니, 내 말 들어! 당장 나가라니까!"
"누구시죠? 무슨 말씀 하시는 것이죠?"
"이봐! 내 술김에 당신 구해주려고 전화하는 것이니까 쓸데없는 소리 말고, 거기서 당장 나와!
멍청히 있다가 인생 종치지 말고!?
그러고는 툭 전화를 끊어버리는 거였다.
나는 수화기를 든 채, 잠시 멍하니 서 있었다.
도대체 무슨 얘기인지 이해할 수 없었다.
단지 알 수 있는 것은 어떤 남자가 다급한 목소리로 나보고 여기서 나가라는 것이었다.
여기 있다가는 무슨 나쁜 일을 당하다고 경고한 것이다.
그 남자는 술이 취한 목소리였지만, 장난 전화같지는 않았다.
무시하고 싶었지만, 내용이 내용인 만큼 그냥 넘어가기에는 꺼림직했다.
시계을 보니 거의 1시가 다 되가고 있었다.
텅 빈 독서실에 나 혼자 있다는 생각이 드니, 왠지 모르게 등골이 오싹해지는 것이었다.
전화건 사람이 누군지도 모르고, 이유도 모르고, 무슨 일이 일어날지도 몰랐지만, 그대로 독서실 있기는
암만 생각해도 찝찝했다.
정말 이대로 독서실에 남아 있다가는 무슨 일을 당할 것 같은 기분마저 들었다.
한참을 망설이고 있는데, 총무실 창밖으로 창백한 색의 보름달이 눈에 들어왔다.
평소에는 푸근하게 느껴자는 보름달이 그날따라 좀 음산하게 느껴졌다.
나는 애라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고 독서실을 나가기로 했다.
뒷정리는 내일 아침에 와서 할 생각으로, 허겁지겁 짐을 챙겨 독서실을 나섰다.
문을 잠그는데, 안에서 뭔가 또 웅성거리는 듯한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
더 이상 신경쓰기가 귀찮았는지, 무서웠는지 그 소리를 무시하고 독서실에서 나왔다.
봉고에 올라타 시동을 건 후, 나도 모르게 독서실을 올려다봤다. 오늘은 아무도 없었다.
나는 한 숨을 내쉬고, 봉고를 출발시켰다.
아무 생각없이 독서실 건물을 뒤로 하고 가는데, 갑자기 백미러에 비친 독서실 창문에 쾡한 얼굴을 한
몇몇의 애들이 내쪽을 내려다 보는 것이 보이는 것이었다.
온 몸에 소름이 쫙 돋고, 등골이 오싹해졌다.
나도 급브레이크를 밟고, 뒤돌아 보았다.
불 커진 4층에는 아무도 없었다.
헛것을 본 것 같았다. 하지만, 너무 생생하고 무서운 광경이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내내, 그 애들의 창백한 얼굴들이 뇌리를 떠나지 않았다.
멀어서 자세히 보이지는 않았지만, 그 애들의 음산한 분위기와 쾡한 눈빛은 잊혀지지 않았다.
그날 밤, 냉장고에 사 두었던 소주 한 병을 비운 후에야 잠을 잘 수가 있었다...
다음날은 토요일이어서 평소보다 좀 일찍 독서실로 가야했다.
전날 밤의 숙취가 좀 남아있었지만,
화창한 날씨를 보니 어제의 나의 행동이 좀 우스꽝스럽게 느껴지기 까지 했다.
상상력 풍부한 여고생의 무서운 얘기를 듣고, 그렇게 무서워하다니...
이제 더 이상 그런 이상한 생각은 그만하기로 결심하고,
독서실에 도착한 나는 어제 못한 청소를 하기 시작했다.
낮에 보는 독서실 안의 풍경은 밤의 독서실의 모습과는 전혀 달라 보였다.
밤에는 그렇게 음산해 보이더니, 낮에 보니 평화스럽고 고요해 보였다.
마음을 가볍게 하고 독서실 방 하나하나를 청소기로 청소해 나갔다.
그래도 왠일인지, 여자 독서실 청소는 나도 모르게 제일 마지막으로 미루게 되었다.
나머지 장소는 청소를 끝내고, 청소기를 끌고 여자 독서실 방으로 향했다.
아무 생각없이 여자 독서실 문을 연 순간, 나는 경악할 수 밖에 없었다.
모든 독서실 의자가 책상위로 올라가 있는 것이었다.
그리고 어제 지워놓은 그 자리에 똑같은 낙서가 있는 것이었다.
어제 이 방에서 공부했던 애들이 나가면서, 의자를 올려놓고 나갔을 리가 없는데,
그런 일이 발생했던 것이다.
나는 그 광경을 믿을 수 없었다.
마치 독서실의 의자들이 살아 움직였던 것처럼 느껴졌다.
하지만, 애써 어제 공부하던 애들이 나를 귀찮게 하려는 장난으로 이런 짓을 했을 거라고 생각하고,
스스로를 위안했다. 낙서도 '낙서금지'라고 써 붙여놓으니까, 더 장난친 것으로 생각하기로 했다.
기괴한 느낌을 애써 참으면서, 청소를 마쳤다.
자리로 돌아온 나는 예전에 윤석이가 한번 읽어보라고 했던 심령과학에 대한 책을 읽기 시작했다.
사이비 책 같아 보였지만, 심령과학을 제대로 공부한 윤석이 말로는 게중 가장 객관적이고 사실적으로
현상을 바라본 책이라는 것이었다.
이 책은 다른 어려운 책들과는 달리, 불가사이한 사례를 하나씩 보여주며,
그것에 대한 학문적인 해설을 해 놓은 책이었다.
그 학문이라는 것도 냉철히 보면, 귀신 얘기가 대부분이었지만...
나는 혹시나 하는 생각으로 애들의 웅성거림, 도서관, 빨간 낙서 등등의 사례들을 찾아 읽어보기 시작했다.
사진까지 같이 있어 그 책을 읽다보니, 더 무서워지기 시작했다.
아이들의 웅성거림이 들렸던 경우들은 꽤 여러 종류의 사례로 정리되어 있었다.
마른 침을 삼키며 책을 읽고 있는데, 갑지기 은혜가 독서실로 들어왔다.
시간을 보니, 12시 좀 넘은 시간이었다.
토요일이라고는 하지만, 독서실 오기에는 좀 이른 시간처럼 느껴졌다. 그런데, 은혜는 상기된 표정으로
내게 다짜고짜 봉투하나를 건넸다.
"어제 제 얘기 믿기 힘들다고 했죠? 여기 그 증거가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