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의 비명소리와 검은 생물들의 포효소리가 섞여 내 귀를 괴롭게한다. 이곳에 오래 있고 싶지가 않다. 피비린내 나는 이곳이 너무 낯설다. 빠르게 걸어 비상 계단을 통해 밖으로 나온다.
“....”
처음 나를 이곳에 데려다 주던 2명의 건장한 남자 둘의 모습은 이미 고깃덩어리로 변해 있었다. 으적대며 게걸스럽게 먹어대는 검은 생물들을 물끄러미 바라본다. 곧 시선을 느낀 검은 생물들은 고깃덩어리를 뺏기기 싫은지 몸을 둥글게 말아 정신 없이 입에 처넣기 시작한다.
“....”
구역질이 날 것 같다. 아무렇지도 않게 검은 생물들 곁을 지나친다. 넓게 퍼진 풀숲을 가만히 보다가 천천히 걸음을 옮긴다. 난 대체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인가. 이들과 어울려야만 하는 것인가. 사람으로는 역시.. 이런 몰골로 사람들에게 다가갈 수는 없는 노릇이다.
으적으적.
저들처럼 먹어대고.
“크아오우!”
저들처럼 울부짖고. 생활해야하는 것인가. 정녕 나는 괴물의 삶을 살아가야만 하는 것인가.
“어이.”
뒤를 돌아보니 그가 검은 생물들을 이끌고 서있었다. 그의 양손에는 진한 녹색의 혈액팩이 있었는데 아주 소량 남은 것이 보였다. 그는 혈액팩을 흔들거리며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말했다.
“이게 꽤 중요한 물건 같더라구. 끝까지 이걸 갖고 도망치려던 놈을 간신히 잡긴 했지만 영 찜찜하군.”
달랑 거릴 때 마다 소량의 녹색 액체가 넘실거린다. 그 작은 행동에 검은 생물들은 배고픔을 달래기 위해서인지 조심스럽게 혈액팩에 손을 뻗는다. 조심스러운 행동을 뻔히 지켜보던 그는 이내 결심했는지 혈액팩에 작은 구멍을 뚫고는 녹색 액체를 입에 넣기 시작한다. 꼴깍대며 완전히 삼킨 그는 별 볼일 없는 표정으로 비어버린 팩을 휙 던져버린다.
“크아우!”
저마다 떨어진 팩을 줍겠다고 몸 싸움을 한다. 그는 그 광경을 보고 피식 웃고는 곧장 내게로 걸어왔다.
“이제 앞으로 나아가기만 하면 돼. 조금만 더 가면 민가가 나올..?”
그는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하고 거친 기침을 하기 시작했다. 쿨럭대며 검은 색의 피를 토하던 그가 비틀거리며 내 팔목을 강하게 움켜잡았다. 콰악. 날카로운 손톱이 살갗을 파고드는 고통은 쉽게 무시할 수 없었다.
“제길.. 쿨럭. 쿨럭.”
그러나 그의 고통스러운 표정에 절박함이 담겨 있기 때문에 나는 좀 더 지켜보기로 했다. 줄줄. 흐르는 내 피가 그의 왼손 팔 전체를 덮기 시작할 때쯤, 그의 모습에 작은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살랑거리며 두터운 털들이 연하게 날리기 시작한 것이다. 그와 검은 생물들은 처음 보는 광경에 바보처럼 눈을 동그랗게 뜨고서 그것을 가만히 지켜보기만 한다. 사라락. 그렇게 몇 분이나 지났을까. 처음 패기가 넘치던 그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었다.
“으.. 으?”
두터운 털 가죽을 벗어버린 설인처럼 그의 모습은 원래의 모습. 사람으로 돌아와 있었다. 그 놀라운 광경에 난 할 말을 잃어버렸지만 뒤에 있는 검은 생물들은 아니었다.
“크아아!”
괴성을 지르며 두 손으로 땅을 쳐댄다. 명백한 공격 의사 표현이었다. 그는 완전히 바뀌어버린 자신의 몸을 믿을 수 없다는 듯 바라보고 또 바라봤다. 점차 거세지는 괴성 소리에 현실 파악이 된 그는 나를 조심스럽게 올려다보았다.
두근. 두근. 그 처량한 모습에 내 심장이 점차 빨리 뛰기 시작했다. 화가 나지 않지만 뭔가 풀고 싶어진다. 그것보다 더 원초적인.. ‘배고픔’이었다. 허기를 인식한 몸이 제멋대로 움직인다. 버둥거리며 나에게 벗어나려는 남자의 허리를 꽈악 움켜진 두 손에 제멋대로 힘이 들어간다.
“으아아악!”
거칠게 반항하며 비명을 지르는 사람. 쩌억. 커다란 내 입이 크게 벌어진다. 두려움 가득한 눈으로 나를 보는 사람이 살려달라고 애원한다. 하지만 내 몸은 통제를 벗어나 있었다. 순식간에 그의 머리통을 뜯어버린 내 입은 그대로 그것을 씹어대기 시작했다.
“끄..끄..끅.”
연약하게 들리는 소리와 입안 가득 퍼지는 쇠의 맛. 구더기를 씹는 듯한 느낌에 금방이라도 토악질을 해대고 싶지만 곧 삼켜버리고는 남은 팔을 뜯어 내고는 크게 베어문다. 으적 대며 순식간에 팔의 반을 해치운 나는 부르르 떨고 있는 고깃덩어리를 검은 생물들에게 던져주었다.
그것을 시작으로 저마다 먹고 살겠다고 버둥거리는 검은 생물들의 포효 소리가 온 대지를 뒤흔들었다. 그것과 상관없이 남은 살점들을 다 먹어치운 나는 멀리 보이는 민가 쪽으로 걷기 시작한다. 한 걸음 내딛을 때마다 풀숲이 푹푹 꺼진다. 그만큼 내 몸무게가 육중해진 것인가.
“크으우.” “크아!”
얼마 가지 않아 식사를 마친 검은 생물들이 내 뒤를 따른다. 가야할 곳을 본능적으로 알고 있는 것 같다. 그들을 보며 낯선 목소리가 가슴에서 울린다.
“크아아아!”
거대하고 낯선 소리에 나 자신도 놀란다. 하지만 검은 생물들에게는 큰 자극제였는지 소리를 들은 검은 생물들이 빠르게 앞으로 뛰어간다. 이대로 있으면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민가가 쑥대밭이 되는 것은 시간문제다. 멈추고 싶지만 내 몸이 말을 듣지 않는다. 도대체 왜 이런 것일까.
으드득. 힘을 줘서라도 발 걸음을 더디게 해본다. 허나, 이미 내 몸은 한참 통제를 벗어나 있었다. 방금 전 먹어치운 고기들을 게워내고 싶지만 그럴 수가 없다. 대체 왜.. 내 몸이 말을 듣지 않는거지? 나의 본능이 이렇게 강했었나? 이미 본능에 지배당하고 있는 것인가?
순식간에 점이 되어버린 검은 생물들. 어떻게든 멈추게 하고 싶다. 마지막 힘을 다해 큰 소리를 낸다.
“크아아아아!”
그 거대한 소리에 일제히 멈춰서는 검은 생물들. 다행이다. 그제야 몸도 제 말을 듣기 시작한다. 일단 저 생물들을 한데 모아야 한다. 이런 말을 하면 웃길지도 모르겠지만 더 이상 인간들을 해치고 싶지 않다.
“크아악!”
하지만 검은 생물들이 다시 빠르게 움직이는데에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소란스러운 소리에 궁금함을 참지 못하고 밖으로 나온 주민 몇몇이 검은 생물들의 눈에 걸린 것이다. 낭패였다. 이 거리라면 아무리 빨리 간다고 해도 검은 생물들을 완전히 막지 못할 것이다.
“괴, 괴물이다!” “도망쳐!”
살기 위해 젖먹던 힘까지 도주하는 사람들. 하지만 검은 생물들의 속도에는 미치지 못했다. 빠른 속도로 뛰어가 주민들의 뒤를 덮친 검은 생물들은 곧 바로 척수를 뜯고 내고는 게걸스럽게 삼키기 시작했다.
순식간에 초토화가 된 민가. 고통스러운 사람의 비명소리와 검은 생물들이 내는 포효소리가 귀를 벙벙하게 한다. 당장에 달려가 막고 싶지만 그럴 수가 없다. 스멀스멀 올라오는 무언가가 감지된다. 이건 분명.. 아까와 같은 사람 육체를 원하는 본능이 분명했다.
“큭..”
이를 악물고 서둘러 자리에서 벗어난다. 민가와는 정 반대 방향인 숲 밖에 보이지 않는 곳으로 이동한다.
밖에나가지마시오2 11화
출처 - 웃대 삶이무의미함 님 -
사람들의 비명소리와 검은 생물들의 포효소리가 섞여 내 귀를 괴롭게한다. 이곳에 오래 있고 싶지가 않다. 피비린내 나는 이곳이 너무 낯설다. 빠르게 걸어 비상 계단을 통해 밖으로 나온다.
“....”
처음 나를 이곳에 데려다 주던 2명의 건장한 남자 둘의 모습은 이미 고깃덩어리로 변해 있었다. 으적대며 게걸스럽게 먹어대는 검은 생물들을 물끄러미 바라본다. 곧 시선을 느낀 검은 생물들은 고깃덩어리를 뺏기기 싫은지 몸을 둥글게 말아 정신 없이 입에 처넣기 시작한다.
“....”
구역질이 날 것 같다. 아무렇지도 않게 검은 생물들 곁을 지나친다. 넓게 퍼진 풀숲을 가만히 보다가 천천히 걸음을 옮긴다. 난 대체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인가. 이들과 어울려야만 하는 것인가. 사람으로는 역시.. 이런 몰골로 사람들에게 다가갈 수는 없는 노릇이다.
으적으적.
저들처럼 먹어대고.
“크아오우!”
저들처럼 울부짖고. 생활해야하는 것인가. 정녕 나는 괴물의 삶을 살아가야만 하는 것인가.
“어이.”
뒤를 돌아보니 그가 검은 생물들을 이끌고 서있었다. 그의 양손에는 진한 녹색의 혈액팩이 있었는데 아주 소량 남은 것이 보였다. 그는 혈액팩을 흔들거리며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말했다.
“이게 꽤 중요한 물건 같더라구. 끝까지 이걸 갖고 도망치려던 놈을 간신히 잡긴 했지만 영 찜찜하군.”
달랑 거릴 때 마다 소량의 녹색 액체가 넘실거린다. 그 작은 행동에 검은 생물들은 배고픔을 달래기 위해서인지 조심스럽게 혈액팩에 손을 뻗는다. 조심스러운 행동을 뻔히 지켜보던 그는 이내 결심했는지 혈액팩에 작은 구멍을 뚫고는 녹색 액체를 입에 넣기 시작한다. 꼴깍대며 완전히 삼킨 그는 별 볼일 없는 표정으로 비어버린 팩을 휙 던져버린다.
“크아우!”
저마다 떨어진 팩을 줍겠다고 몸 싸움을 한다. 그는 그 광경을 보고 피식 웃고는 곧장 내게로 걸어왔다.
“이제 앞으로 나아가기만 하면 돼. 조금만 더 가면 민가가 나올..?”
그는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하고 거친 기침을 하기 시작했다. 쿨럭대며 검은 색의 피를 토하던 그가 비틀거리며 내 팔목을 강하게 움켜잡았다. 콰악. 날카로운 손톱이 살갗을 파고드는 고통은 쉽게 무시할 수 없었다.
“제길.. 쿨럭. 쿨럭.”
그러나 그의 고통스러운 표정에 절박함이 담겨 있기 때문에 나는 좀 더 지켜보기로 했다. 줄줄. 흐르는 내 피가 그의 왼손 팔 전체를 덮기 시작할 때쯤, 그의 모습에 작은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살랑거리며 두터운 털들이 연하게 날리기 시작한 것이다. 그와 검은 생물들은 처음 보는 광경에 바보처럼 눈을 동그랗게 뜨고서 그것을 가만히 지켜보기만 한다. 사라락. 그렇게 몇 분이나 지났을까. 처음 패기가 넘치던 그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었다.
“으.. 으?”
두터운 털 가죽을 벗어버린 설인처럼 그의 모습은 원래의 모습. 사람으로 돌아와 있었다. 그 놀라운 광경에 난 할 말을 잃어버렸지만 뒤에 있는 검은 생물들은 아니었다.
“크아아!”
괴성을 지르며 두 손으로 땅을 쳐댄다. 명백한 공격 의사 표현이었다. 그는 완전히 바뀌어버린 자신의 몸을 믿을 수 없다는 듯 바라보고 또 바라봤다. 점차 거세지는 괴성 소리에 현실 파악이 된 그는 나를 조심스럽게 올려다보았다.
두근. 두근. 그 처량한 모습에 내 심장이 점차 빨리 뛰기 시작했다. 화가 나지 않지만 뭔가 풀고 싶어진다. 그것보다 더 원초적인.. ‘배고픔’이었다. 허기를 인식한 몸이 제멋대로 움직인다. 버둥거리며 나에게 벗어나려는 남자의 허리를 꽈악 움켜진 두 손에 제멋대로 힘이 들어간다.
“으아아악!”
거칠게 반항하며 비명을 지르는 사람. 쩌억. 커다란 내 입이 크게 벌어진다. 두려움 가득한 눈으로 나를 보는 사람이 살려달라고 애원한다. 하지만 내 몸은 통제를 벗어나 있었다. 순식간에 그의 머리통을 뜯어버린 내 입은 그대로 그것을 씹어대기 시작했다.
“끄..끄..끅.”
연약하게 들리는 소리와 입안 가득 퍼지는 쇠의 맛. 구더기를 씹는 듯한 느낌에 금방이라도 토악질을 해대고 싶지만 곧 삼켜버리고는 남은 팔을 뜯어 내고는 크게 베어문다. 으적 대며 순식간에 팔의 반을 해치운 나는 부르르 떨고 있는 고깃덩어리를 검은 생물들에게 던져주었다.
그것을 시작으로 저마다 먹고 살겠다고 버둥거리는 검은 생물들의 포효 소리가 온 대지를 뒤흔들었다. 그것과 상관없이 남은 살점들을 다 먹어치운 나는 멀리 보이는 민가 쪽으로 걷기 시작한다. 한 걸음 내딛을 때마다 풀숲이 푹푹 꺼진다. 그만큼 내 몸무게가 육중해진 것인가.
“크으우.”
“크아!”
얼마 가지 않아 식사를 마친 검은 생물들이 내 뒤를 따른다. 가야할 곳을 본능적으로 알고 있는 것 같다. 그들을 보며 낯선 목소리가 가슴에서 울린다.
“크아아아!”
거대하고 낯선 소리에 나 자신도 놀란다. 하지만 검은 생물들에게는 큰 자극제였는지 소리를 들은 검은 생물들이 빠르게 앞으로 뛰어간다. 이대로 있으면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민가가 쑥대밭이 되는 것은 시간문제다. 멈추고 싶지만 내 몸이 말을 듣지 않는다. 도대체 왜 이런 것일까.
으드득. 힘을 줘서라도 발 걸음을 더디게 해본다. 허나, 이미 내 몸은 한참 통제를 벗어나 있었다. 방금 전 먹어치운 고기들을 게워내고 싶지만 그럴 수가 없다. 대체 왜.. 내 몸이 말을 듣지 않는거지? 나의 본능이 이렇게 강했었나? 이미 본능에 지배당하고 있는 것인가?
순식간에 점이 되어버린 검은 생물들. 어떻게든 멈추게 하고 싶다. 마지막 힘을 다해 큰 소리를 낸다.
“크아아아아!”
그 거대한 소리에 일제히 멈춰서는 검은 생물들. 다행이다. 그제야 몸도 제 말을 듣기 시작한다. 일단 저 생물들을 한데 모아야 한다. 이런 말을 하면 웃길지도 모르겠지만 더 이상 인간들을 해치고 싶지 않다.
“크아악!”
하지만 검은 생물들이 다시 빠르게 움직이는데에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소란스러운 소리에 궁금함을 참지 못하고 밖으로 나온 주민 몇몇이 검은 생물들의 눈에 걸린 것이다. 낭패였다. 이 거리라면 아무리 빨리 간다고 해도 검은 생물들을 완전히 막지 못할 것이다.
“괴, 괴물이다!”
“도망쳐!”
살기 위해 젖먹던 힘까지 도주하는 사람들. 하지만 검은 생물들의 속도에는 미치지 못했다. 빠른 속도로 뛰어가 주민들의 뒤를 덮친 검은 생물들은 곧 바로 척수를 뜯고 내고는 게걸스럽게 삼키기 시작했다.
순식간에 초토화가 된 민가. 고통스러운 사람의 비명소리와 검은 생물들이 내는 포효소리가 귀를 벙벙하게 한다. 당장에 달려가 막고 싶지만 그럴 수가 없다. 스멀스멀 올라오는 무언가가 감지된다. 이건 분명.. 아까와 같은 사람 육체를 원하는 본능이 분명했다.
“큭..”
이를 악물고 서둘러 자리에서 벗어난다. 민가와는 정 반대 방향인 숲 밖에 보이지 않는 곳으로 이동한다.
“크아아아아!”
뒤에서 들려오는 포효소리에 살짝 멈추는 몸. 안돼. 다시 힘을 주고 몸을 이끈다.
“크아아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