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21살 여자취준생으로, 익명의 힘을 빌려 친가와의 대립을 털어놓고자 몇 자 적어봅니다.
지금 심적, 정신적으로 상태가 좋지 않아 내용이 뒤죽박죽이어도 이해해주시고, 제가 지금까지 당한 수모를 생각하며 쓰는 이야기라 길고 지루하시겠지만 넘기지 않고 끝까지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친가
저희 집 친가는 남아선호사상이 깊이 박혀있는 집안입니다.
잠깐 저만 할머니댁에서 살았을 적, 6~7살의 어린 아이였을 때 부터 빨래널고 개는건 당연한 것이며, 집안 청소와 설거지 또한 여자의 의무이고 나중을 위해 빨리 익혀야 한다고 배웠습니다.
그렇게 전 그게 일상이듯 그렇게 지내왔고, 몇 주 후에 다시 저희 부모님 품에 안겨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할머니
시간이 흐르고 초등학교 저학년 시절엔 일 년 정도 친가와 같이 살았습니다.
한창 비가 쏟아지는 여름, 학교에 가려고 가방을 챙기고 일기예보에서 당일 비가 오고 서늘하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그런데 할머니께선 오늘 더우니 반팔만 입고 가라셨습니다. 제가 일기예보가 생각나서 할머니께
"할머니~ 오늘 비오고 쌀쌀하댔어요~ 잠바입어야할 것 같은데~??" 했더니 갑자기 눈을 치켜 뜨시고는 제 뺨을 철썩 소리가 나게 치시더군요. 무슨 생각을 하기도 전에 같은 곳을 또 맞았습니다. 눈물이 글썽이니까 하시는 말씀,
"니가 뭘잘했다고 울어!! 어딜 감히 할머니 말에 토를 달어!!!! 버르장머리 없는 년이!!!" 하시면서 점퍼를 제 얼굴에 집어던지시며 어디 입고 가보라고, 한 번 쪄죽어 보라시더군요. 전 우산없이 반팔을 입은 채로 학교에 갔고 그 날, 비를 쫄딱 맞아가며 집에 돌아갔습니다.
#오빠
제 위로 두 살 터울 오빠가 있는데, 사촌 언니 오빠들(고모쪽)이 놀러와서 치킨이나 피자같은걸 시켜 먹을때마다
"글쓴이 오빠가 착해서 너희들이 이런것도 먹는거야. 글쓴이 오빠한테 잘해야 해~~"
사촌들이 더 나이가 많은데 뭘 잘하라는 건지 아직도 모르겠지만 외손자가 있어도 어쨌든 할머니, 고모들껜 친손자가 최고입니다.
식사를 할 때엔 언제나 주방에 있어야 합니다. 상차림 세팅은 필수니까요.
옵션으로 다 먹은 후, 그 무거운 상을 접고 옮기는 것까지 제가 합니다.
#막내고모
막내고모(지체장애가 있어 지능이 초등학생 정도)와의 트러블이 몇 번 있었습니다.
아직도 기억이 나는 사건으로 첫 번째, 딱 10살 때 방과 후 집에서 티비를 보고 있는데 갑자기 셋째고모가 돈 3만원이 없어졌다며 펄쩍 뛰었습니다. 오빠와 제게 얼른 찾아보라고 하셔서 티비 옆, 메모지 등등 찾아보고 있는데 막내고모가 제 가방 지퍼를 열더니
"언니~~!! 돈 찾았어~!!" 하더군요.
순간 어이없어서 벙쪄있는데 할머니와 셋째고모가 바로 저를 방으로 끌고 들어가, 나무효자손 손잡이 부분으로 엉덩이를 마구 때렸습니다. 제가 아니라고 소리치고 울고불고 했더니 할머니가 제 입을 틀어막았다는게 맞는 말이군요. 정말 한 손으로는 제 뒷통수를 잡고, 다른 한 손으로는 제 입을 틀어막고는
"누가 알면 너 잡는 줄 알겄다 이년아! 조용히 못해?!" 하셨습니다. 그 후로 아니라고 했지만 결국 제가 울고 맞는 것에 지쳐 제가 했다고 거짓말을 했습니다. 저녁에 부모님이 돌아오시자마자 바로 안방으로 부모님을 부르시고는 다 말하고 전 또 부모님께 파리채 손잡이 부분으로 팔과 허벅지를 맞았습니다.
여기서, 막내고모는 그 돈이 제 가방에 있다는걸 어떻게 알고 제일 처음으로 뒤적였을까요?
#막내고모 2.
비슷한 사건 두 번째, 이번엔 목걸이입니다. 셋째고모의 귀금속으로 귀걸이, 목걸이, 반지 한 세트였는데, 이번엔 목걸이가 없어졌다고 하십니다. 심장이 덜컹했습니다. 설마. 설마. 아니나 다를까 셋째고모의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제 가방을 뒤적이더군요. 황당했습니다.
"고모 뭐하는거야, 지금?" 하고 물어보니 가만히 있어보랍니다. 드디어 목걸이가 제 가방 속을 탈출했네요. 이번엔 자로 손바닥을 맞았습니다. 자가 부러지도록 맞았네요. 또 전과 같이 부모님께 또 맞았습니다.
뒷 이야기를 말씀드리면, 이 두 사건을 아직도 제가 훔쳤다고 알고 있고 사촌들한테 그걸 다 말했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아직도 모르다니ㅎㅎ
작년 추석때였습니다. 그 해 설 때 8시 좀 넘어서 가서 왜 이렇게 늦게 왔냐며 6시까진 와야하는 거 아니냐며 당일 내내 저희 가족에게 모든 일 하나하나에 꼬투리를 잡고 짜증을 내셨습니다. 물론 세 명의 고모들도 같이요. 평소엔 제사때도 8~9시에 지냈는데 말이에요.
어쨌든 추석때에도 늦기만 해봐라 하시길래 추석 전 날 6시까지 오라는 통보를 받고 6시 반에 도착하니 아직 다들 일어나지도 않았더군요. 엿 잘먹었습니다.
제가 몸이 약해서 몸살이 잘 나는 편이었는데 추석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몸이 아파서 전을 못했는데 다음 날 엄청 뭐라하더군요. 너는 만들지도 않았으면서 왜 먹냐부터 시작해서, 그 시간에 오란다고 진짜오냐 하셨습니다. 상을 치우고 난 후, 둘째고모는
"글쓴이 뭐해? 과일 안깎을거야? 내가 깎을까?" 하시더군요. 몸은 몸대로 아프고 열은 계속 오르고.. 일단 다 깎은 후 할아버지, 아빠께 드리고 아빠옆에 앉아있는데 눈물이 글썽여지더군요. 옆에서 할아버지와 티비보시던 아빠가 저한테 슬쩍 "갈까..?" 하시더군요. 바로 엘리베이터 잡고 내려왔습니다. 가는 중에 계속 말없이 울면서 외할머니댁 갔습니다. 외가에선 저를 워낙 아껴주시는 분들이라 다정한 손길에 눈물이 날 뻔 했지만 웃었습니다.
이 글을 쓴 계기입니다.
#어버이날
제가 바로 어제, 어버이날 조부모님께 전화를 못드렸습니다. 아빠께 엄청 혼나고 울면서 잠든 후, 오늘 할아버지께 먼저 전화를 드렸습니다.(언제부터인진 모르겠지만 제가 태어나고 자랐을땐 이미 할아버지 혼자 타지에서 생활하고 계셨습니다.) 할아버지께선 반갑게 전화를 맞이해주시더군요. 정말 죄송하고 감사했습니다. 바로 할머니께 전화했는데 꽤 오랫동안 안받으시다가 "어." 하시며 받았습니다. 나름 살갑게 말한다고
"할머니~ 어제 어버이날인데 전화 못드러셔 지금 전ㅎ..."
"어제 전화 안했으면서 지금 뭣하러 하냐?!" 제 말을 끊고 저렇게 말씀하시더군요. 한동안 침묵이 이어졌습니다. 당황스럽더군요. 할머니께서 침묵을 깨고 똑같은 말만 되풀이 하셨습니다. 어제가 어버이날이면 어제했어야지 오늘 왜 하냐고.. 죄송하다고 했더니 그냥 뚝. 끊어버리시더군요. 끊고 나서 엉엉 울었습니다. 눈물이 계속 나더군요.
아빠께 전화가 와서 마음을 추스리고 받았습니다. 조부모님께 다 전화했다, 이젠 외할머니댁에 간다고 했더니 목소리가 왜 그러냐길래 울컥해서 목메인 목소리로 할머니하고 했던 통화가 이러이러했다 하니 제 잘못이라더군요. 네 제 잘못 압니다. 하지만 제가 바라던 말은 이게 아니었지만...
아무튼 외할머니댁에 꽃 작은 바구니 세 개를 들고 갔습니다. (외할머니, 이모, 외삼촌 이렇게 세 분이 사십니다.) 왠일이냐며 반갑게 지금 마침 감자 찌고 있었다고 웃으면서 먹고 가라시더군요. 나 이거 가져왔다고 보여드리니 어머나 세상에~ 하시며 보통 부모님 것만 챙기는데 할머니 것까지 챙겼다며 기특해 하시더라구요. 정말 기뻤습니다. 더 못해드리는게 아쉽고 죄송하고.. 집이 가까워서 자주 가긴 했지만 그래도 항상 기쁘게 맞이해주셔서 감사할 따름이에요ㅎㅎ 그날 저녁먹고 커피마시고 함께 티비보다가 5시쯤 갔다가 8시 조금 넘어서 집에 들어왔습니다.
사건은 아직 끝나지 않았네요. 들어와서 얼마 안있다가 셋째고모한테 전화가 왔습니다. "야. 너 지금 너네 아빠한테 뭐라고 했어? 할머니가 너한테 듣기싫은 소리했다고 했어? 니가 할머니한테 잘해드려야지 할머니가 너한테 잘해야하냐?! 엉?! 어쩜 이렇게 싹바가지가 없어!!!" 하시더니 아빠께도 우리는 우리대로 살테니 너희도 너희끼리 살고 얼굴보지 말자고 하더군요. 찾아오기만 해봐라고, 죽여버린다네요. 그리고 또 끊어버립니다. 고모가 할머니께 잘 배우셨네요.
또 엉엉 울었습니다. 엄마가 퇴근하셨는데 오늘 있었던 일들을 다 말하니 "이쪽에서 좋다. 할 수만 있다면 제발 그러고싶다." 하시더군요.
여담이지만 할머니께서 저 태어나기 전에 도박에 빠지셨었는데 엄마가 말리니까 그때부터 시집살이를 엄청 시키셨거든요.
위에 여러 에피소드를 적은 이유는 저희 모녀와 친가쪽의 이야기들을 풀어봐야 할 것 같아서 입니다.
어버이날 전화 안했다고 싹바가지 없는 년 됐습니다.
안녕하세요. 21살 여자취준생으로, 익명의 힘을 빌려 친가와의 대립을 털어놓고자 몇 자 적어봅니다.
지금 심적, 정신적으로 상태가 좋지 않아 내용이 뒤죽박죽이어도 이해해주시고, 제가 지금까지 당한 수모를 생각하며 쓰는 이야기라 길고 지루하시겠지만 넘기지 않고 끝까지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친가
저희 집 친가는 남아선호사상이 깊이 박혀있는 집안입니다.
잠깐 저만 할머니댁에서 살았을 적, 6~7살의 어린 아이였을 때 부터 빨래널고 개는건 당연한 것이며, 집안 청소와 설거지 또한 여자의 의무이고 나중을 위해 빨리 익혀야 한다고 배웠습니다.
그렇게 전 그게 일상이듯 그렇게 지내왔고, 몇 주 후에 다시 저희 부모님 품에 안겨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할머니
시간이 흐르고 초등학교 저학년 시절엔 일 년 정도 친가와 같이 살았습니다.
한창 비가 쏟아지는 여름, 학교에 가려고 가방을 챙기고 일기예보에서 당일 비가 오고 서늘하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그런데 할머니께선 오늘 더우니 반팔만 입고 가라셨습니다. 제가 일기예보가 생각나서 할머니께
"할머니~ 오늘 비오고 쌀쌀하댔어요~ 잠바입어야할 것 같은데~??" 했더니 갑자기 눈을 치켜 뜨시고는 제 뺨을 철썩 소리가 나게 치시더군요. 무슨 생각을 하기도 전에 같은 곳을 또 맞았습니다. 눈물이 글썽이니까 하시는 말씀,
"니가 뭘잘했다고 울어!! 어딜 감히 할머니 말에 토를 달어!!!! 버르장머리 없는 년이!!!" 하시면서 점퍼를 제 얼굴에 집어던지시며 어디 입고 가보라고, 한 번 쪄죽어 보라시더군요. 전 우산없이 반팔을 입은 채로 학교에 갔고 그 날, 비를 쫄딱 맞아가며 집에 돌아갔습니다.
#오빠
제 위로 두 살 터울 오빠가 있는데, 사촌 언니 오빠들(고모쪽)이 놀러와서 치킨이나 피자같은걸 시켜 먹을때마다
"글쓴이 오빠가 착해서 너희들이 이런것도 먹는거야. 글쓴이 오빠한테 잘해야 해~~"
사촌들이 더 나이가 많은데 뭘 잘하라는 건지 아직도 모르겠지만 외손자가 있어도 어쨌든 할머니, 고모들껜 친손자가 최고입니다.
식사를 할 때엔 언제나 주방에 있어야 합니다. 상차림 세팅은 필수니까요.
옵션으로 다 먹은 후, 그 무거운 상을 접고 옮기는 것까지 제가 합니다.
#막내고모
막내고모(지체장애가 있어 지능이 초등학생 정도)와의 트러블이 몇 번 있었습니다.
아직도 기억이 나는 사건으로 첫 번째, 딱 10살 때 방과 후 집에서 티비를 보고 있는데 갑자기 셋째고모가 돈 3만원이 없어졌다며 펄쩍 뛰었습니다. 오빠와 제게 얼른 찾아보라고 하셔서 티비 옆, 메모지 등등 찾아보고 있는데 막내고모가 제 가방 지퍼를 열더니
"언니~~!! 돈 찾았어~!!" 하더군요.
순간 어이없어서 벙쪄있는데 할머니와 셋째고모가 바로 저를 방으로 끌고 들어가, 나무효자손 손잡이 부분으로 엉덩이를 마구 때렸습니다. 제가 아니라고 소리치고 울고불고 했더니 할머니가 제 입을 틀어막았다는게 맞는 말이군요. 정말 한 손으로는 제 뒷통수를 잡고, 다른 한 손으로는 제 입을 틀어막고는
"누가 알면 너 잡는 줄 알겄다 이년아! 조용히 못해?!" 하셨습니다. 그 후로 아니라고 했지만 결국 제가 울고 맞는 것에 지쳐 제가 했다고 거짓말을 했습니다. 저녁에 부모님이 돌아오시자마자 바로 안방으로 부모님을 부르시고는 다 말하고 전 또 부모님께 파리채 손잡이 부분으로 팔과 허벅지를 맞았습니다.
여기서, 막내고모는 그 돈이 제 가방에 있다는걸 어떻게 알고 제일 처음으로 뒤적였을까요?
#막내고모 2.
비슷한 사건 두 번째, 이번엔 목걸이입니다. 셋째고모의 귀금속으로 귀걸이, 목걸이, 반지 한 세트였는데, 이번엔 목걸이가 없어졌다고 하십니다. 심장이 덜컹했습니다. 설마. 설마. 아니나 다를까 셋째고모의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제 가방을 뒤적이더군요. 황당했습니다.
"고모 뭐하는거야, 지금?" 하고 물어보니 가만히 있어보랍니다. 드디어 목걸이가 제 가방 속을 탈출했네요. 이번엔 자로 손바닥을 맞았습니다. 자가 부러지도록 맞았네요. 또 전과 같이 부모님께 또 맞았습니다.
뒷 이야기를 말씀드리면, 이 두 사건을 아직도 제가 훔쳤다고 알고 있고 사촌들한테 그걸 다 말했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아직도 모르다니ㅎㅎ
#사소한 기념일
할머니는 발렌타인 데이, 화이트 데이, 로즈 데이, 빼뻬로 데이 등등 방문해서 안드리면 큰일납니다. 손주 있어봤자 소용없다고. 늙은게 죄라더군요. 이번 발렌타인 데이땐 쿠키를 구워갔는데 이걸 누구 코에 붙이라고 가져왔냐며 되려 화를 내시더군요.
#추석
작년 추석때였습니다. 그 해 설 때 8시 좀 넘어서 가서 왜 이렇게 늦게 왔냐며 6시까진 와야하는 거 아니냐며 당일 내내 저희 가족에게 모든 일 하나하나에 꼬투리를 잡고 짜증을 내셨습니다. 물론 세 명의 고모들도 같이요. 평소엔 제사때도 8~9시에 지냈는데 말이에요.
어쨌든 추석때에도 늦기만 해봐라 하시길래 추석 전 날 6시까지 오라는 통보를 받고 6시 반에 도착하니 아직 다들 일어나지도 않았더군요. 엿 잘먹었습니다.
제가 몸이 약해서 몸살이 잘 나는 편이었는데 추석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몸이 아파서 전을 못했는데 다음 날 엄청 뭐라하더군요. 너는 만들지도 않았으면서 왜 먹냐부터 시작해서, 그 시간에 오란다고 진짜오냐 하셨습니다. 상을 치우고 난 후, 둘째고모는
"글쓴이 뭐해? 과일 안깎을거야? 내가 깎을까?" 하시더군요. 몸은 몸대로 아프고 열은 계속 오르고.. 일단 다 깎은 후 할아버지, 아빠께 드리고 아빠옆에 앉아있는데 눈물이 글썽여지더군요. 옆에서 할아버지와 티비보시던 아빠가 저한테 슬쩍 "갈까..?" 하시더군요. 바로 엘리베이터 잡고 내려왔습니다. 가는 중에 계속 말없이 울면서 외할머니댁 갔습니다. 외가에선 저를 워낙 아껴주시는 분들이라 다정한 손길에 눈물이 날 뻔 했지만 웃었습니다.
이 글을 쓴 계기입니다.
#어버이날
제가 바로 어제, 어버이날 조부모님께 전화를 못드렸습니다. 아빠께 엄청 혼나고 울면서 잠든 후, 오늘 할아버지께 먼저 전화를 드렸습니다.(언제부터인진 모르겠지만 제가 태어나고 자랐을땐 이미 할아버지 혼자 타지에서 생활하고 계셨습니다.) 할아버지께선 반갑게 전화를 맞이해주시더군요. 정말 죄송하고 감사했습니다. 바로 할머니께 전화했는데 꽤 오랫동안 안받으시다가 "어." 하시며 받았습니다. 나름 살갑게 말한다고
"할머니~ 어제 어버이날인데 전화 못드러셔 지금 전ㅎ..."
"어제 전화 안했으면서 지금 뭣하러 하냐?!" 제 말을 끊고 저렇게 말씀하시더군요. 한동안 침묵이 이어졌습니다. 당황스럽더군요. 할머니께서 침묵을 깨고 똑같은 말만 되풀이 하셨습니다. 어제가 어버이날이면 어제했어야지 오늘 왜 하냐고.. 죄송하다고 했더니 그냥 뚝. 끊어버리시더군요. 끊고 나서 엉엉 울었습니다. 눈물이 계속 나더군요.
아빠께 전화가 와서 마음을 추스리고 받았습니다. 조부모님께 다 전화했다, 이젠 외할머니댁에 간다고 했더니 목소리가 왜 그러냐길래 울컥해서 목메인 목소리로 할머니하고 했던 통화가 이러이러했다 하니 제 잘못이라더군요. 네 제 잘못 압니다. 하지만 제가 바라던 말은 이게 아니었지만...
아무튼 외할머니댁에 꽃 작은 바구니 세 개를 들고 갔습니다. (외할머니, 이모, 외삼촌 이렇게 세 분이 사십니다.) 왠일이냐며 반갑게 지금 마침 감자 찌고 있었다고 웃으면서 먹고 가라시더군요. 나 이거 가져왔다고 보여드리니 어머나 세상에~ 하시며 보통 부모님 것만 챙기는데 할머니 것까지 챙겼다며 기특해 하시더라구요. 정말 기뻤습니다. 더 못해드리는게 아쉽고 죄송하고.. 집이 가까워서 자주 가긴 했지만 그래도 항상 기쁘게 맞이해주셔서 감사할 따름이에요ㅎㅎ 그날 저녁먹고 커피마시고 함께 티비보다가 5시쯤 갔다가 8시 조금 넘어서 집에 들어왔습니다.
사건은 아직 끝나지 않았네요. 들어와서 얼마 안있다가 셋째고모한테 전화가 왔습니다. "야. 너 지금 너네 아빠한테 뭐라고 했어? 할머니가 너한테 듣기싫은 소리했다고 했어? 니가 할머니한테 잘해드려야지 할머니가 너한테 잘해야하냐?! 엉?! 어쩜 이렇게 싹바가지가 없어!!!" 하시더니 아빠께도 우리는 우리대로 살테니 너희도 너희끼리 살고 얼굴보지 말자고 하더군요. 찾아오기만 해봐라고, 죽여버린다네요. 그리고 또 끊어버립니다. 고모가 할머니께 잘 배우셨네요.
또 엉엉 울었습니다. 엄마가 퇴근하셨는데 오늘 있었던 일들을 다 말하니 "이쪽에서 좋다. 할 수만 있다면 제발 그러고싶다." 하시더군요.
여담이지만 할머니께서 저 태어나기 전에 도박에 빠지셨었는데 엄마가 말리니까 그때부터 시집살이를 엄청 시키셨거든요.
위에 여러 에피소드를 적은 이유는 저희 모녀와 친가쪽의 이야기들을 풀어봐야 할 것 같아서 입니다.
아무튼 쓰다보니 욱해서 엄청 길어졌네요. 죄송합니다. 예전부터 쌓였던게 여기서 터졌네요.
진짜 당하고만 살아서 인연을 끊고싶지만.. 어찌될진 모르겠네요.
현명한 조언이 있으면 좋겠지만ㅎㅎ 읽어주신 것만으로도 감사드려요.
정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