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 3 사건을 비롯한, 여러 건의 兒童幽靈出沒 사건을 종합 분석한결과 다음과 같은 결론을 얻을 수 있다. 1) 아동유령(兒童幽靈)은 희생 장소 근처에서 출몰 2) 피해자들의 모습으로 봐서, 인간에 대한 물리적 영향력 미비. 다만 목격자에게 강한 심리적 충격을 유발시키는 것으로 추정됨 3) 출몰시 노래 소리나 특징적인 소리를 발생 4) 퇴치 방법 및 해결 방법 입증된 것 없음.........>
이 것을 다 일고 나는 한동안 멍하니 있을 수 밖에 없었다.
우연 치곤 독서실에서 생겼던 괴기한 일들과 유사한 점들이 너무많았다.
그 기분 나쁜 소리하며, 아이들의 유령, 그리고 만약 주인 아저씨말대로 이 근처에 묘지가 있었다면 나름대로 이야기가 되는 것 같았다.
그런데 책의 결론 중에 아이들의 유령들은 '물리적인 영향력' 이 없다는 것이 마음에 걸렸다.
만약 독서실에 일어나는 기괴한 일들의 원인이 아이들의 유령 때문이라면,
그리고 윤석이가 준 책에 쓰여진 글이 사실이라면, 그 유령들은 사람들을 때릴 수도 건들일수도 없다는 얘기였다.
사실 내가 경험한 것들이나, 은혜가 주었던 테잎을 들어봐도 그것들이 사람의 몸을 직접 공격한 경우가 한번도 없었다.
단...
어디선가 그것들에게 직접 공격을 받았다는 얘기를 들었다는 생각이 났다.
그것을 생각해 내기 위해 한참을 고민했다.
바로 서경기라는 전 총무가 얘기해 준 것이 생각났다.
아이들의 유령을 피해 창고문을 여는 순간 뒤통수에 강한 충격을받고 기절했다는 얘기였다.
나중에 정신을 차려보니, 뒤통수에 피가흐를 정도의 상처를 입었다는 얘기였다.
이상하게도 그 부분이 자꾸 마음에 걸렸다.
정말 이 독서실에 아이들의 유령이 있다면, 나는 어째서 그런 공격을 받지 않은 것일까...
그 사람이 정말 지어낸 거짓말이란 얘기인가...
한참을 생각해 봐도 답을 찾아낼 수가 없었다.
그러다 그 사람이 공부하런 간 곳의 전화번호를 내가 가지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그까짓 것 가지고 공부하러 절에 들어간 사람에게 전화한다는 것이 너무한 것 같아서 망설이게 되었다.
하지만, 그 사람과 통화하면 뭔가 더 많은 것을 알아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더구나 지금처럼 은혜도 실종되고, 내가 의심받는 상황에서는 그런 것에 마음 쓸 여유가 없었다.
수화기를 들고 그 전화번호를 눌렀다.
늙그수래한 목소리가 수화기 저편에서 들려왔다. 아마 그 절에 기거하는 스님같았다.
서경기라는 학생을 바꿔달라는 말에 전화 받는 사람의 목소리가 온화하게 들리던 목소리가 갑자기 긴장된 것처럼 바뀌는 것이었다.
"서 경기 학생과 전화받으시는 분은 어떤 관계신데요?"
"아니... 그냥 친구데요.."
"그 학생 여기 없어요."
나는 잠시 자리를 비웠나라는 생각에 물어봤다.
"어디 갔나요? 집에 내려갔나요?"
수화기에서 들려오는 굳은 목소리의 대답을 듣는 순간 나는 충격으로 머리가 윙하고 울리는 것 같았다.
"그 학생 사흘 전에 실종되었소. 안 그래도 오늘 경찰에 신고해서, 조사중이란 말이요!..."
수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얘기를 도저히 믿을 수 없었다.
서 경기마저 실종되다니...
난 떨리는 목소리로 어떻게 된 일이냐고 물었다.
"그 학생은 이번에는 죽을 각오를 했는지, 눈빛부터 달랐어요.
아니, 풍기는 분위기가 좀 이상했지요.
뭐랄까... 사지에서 빠져 나온 사람처럼 보였죠.
내가 무슨 번뇌가 있으면 털어놓으라고 몇 번 권했지만, 아무 것도 아니라면서 대답을 안 했소.
내 생각 같아서는 그 학생 뭔가에 괴롭힘당하는 것 같았지만, 본인이 도움을 청해야지...
여하튼 그 학생이 암자에 올라와서 한 일이라곤 공부와 밥 먹는일이 전부였소.
자기 방에 틀여 박혀 식사할 때만 얼굴 볼 수 있는 정도 였으니까.
내 경험상 그렇게 공부하는 사람들은 꼭 시험에 붙길래, 그 학생도 좋은 결과가 있을 줄 알았는데...
그런데 밤에 어쩌다 그 학생이 묵고 있는 방을 지나다 보면, 방안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어요.
찢어질듯한 비명소리가 들려 놀라 뛰어가 보면, 학생이 먼저 방안에서 나오며,
달려간 우리들에게 악몽을 꿨다며 걱정말라고 하기도 했어요.
하지만 그 학생의 그 때 모습은 악몽을 꿨다보다는 지옥을 목격한 사람의 모습이었어요.
우리는 좀 걱정을 했지만, 시험의 스트레스를 받아 그런가 넘어갔죠.
어느날 밤은 방안에서 뭔가 중얼중얼 거리는 소리가 들려왔어요.
불경을 읽는 소리 같기도 하고, 무슨 주문을 외우는 소리 같기도 했어요.
밤 늦게까지 그 이상한 소리는 들려올때도 있었어요.
다음 날 물어보니, 법전을 소리내서 외웠다고 대답하더군요.
좀 이상하긴 했어요. 내가 대충 들은 그 소리는 의미 있는 소리라기 보다는 무슨 주문같은 생각이 들었거든요..
하지만, 자기 나름대로 공부하는 비법이 있겠구나라는 생각이들어, 그 일도 가볍게 흘러보냈죠..
그 학생은 그런 식으로 생활했죠.
그 일이 발생한 것은 바로 사흘 전이었소.
저녁 식사 때부터 그 학생이 안절부절 해 보였어요.
마치 무슨 일이 일어나기 기다리는 사람 같아 보였어요.
그러더니 무슨 일이 있어도 식사 후에는 반드시 하던 경내 산책도 안하고 곧장 자기 방안으로 들어가는 거요.
난 그 모습이 좀 마음에 걸렸지만, 공부 때문이겠지라고 생각했어요.
밤 11시 쯤 되었을 때였을까...
달도 밝길래 암자 근처를 산책하게 되었어요.
그 학생은 그때까지도 공부하고 있는지, 방안에 불은 켜져 있었어요.
잠깐 말동무가 되 줄 생각으로 방 밖에 서서 그 학생을 불렀소.
몇번을 불러봤지만, 대답이 없는 거였소.
혹시나 하고, 문을 열어봤지만, 책상에 책은 펴놓은 채로 없어진거요.
쓰고 있던 싸이펜의 뚜껑이 열려진 채로 있는 걸로 봐서는 화장실이나 잠 깨려고 가까운 곳에 산책 간 걸로 생각했어요.
잠시 기다릴 생각으로 방에 들어가 앉아있었어요.
한참을 기다려도 멀리 갔는지 오지 않는 거예요.
좀 멀리 산책갔으려니 하고, 일어서려는데 그 학생이 공부하던 책들이 눈이 띠었어요.
법전이나 참고서 같은 것이 아니라, 이상한 기호와 문자들이 뒤죽박죽되어 있는 책들이었어요.
남의 물건을 허락없이 만지면 안 되는 것이었지만, 걱정되는 마음에 책을 들어보았지요.
그런데, 그 책은 무슨 일본책 같은데, 한문제목을 읽어보니 심령학관련 책이었어요.
혹시나 하고 그 학생이 가져온 책들을 살펴보니.
전부 유령, 살인, 악마, 등등 불경한 내용의 책들이었어요.
학생의 눈이 그렇게 불안해 보이던 이유를 알겠더라고요.
돌아오면, 당장 주지 스님께 설법을 들어보라고 얘기할 생각으로 그 방에서 기다리기로 했어요.
다음 날 아침이 밝어도, 그 학생은 돌아오지 않는 거예요.
주지 스님께 곧장 그 학생이 없어진 것에 대해 보고 드렸죠.
스님께서는 그 학생이 답답한 마음에 마을로 내려가 술 한잔했을지도 모른다며 하루만 더 기다려 보자고 하셨죠.
하루를 더 기다리고 아무 소식이 없기에, 오늘 경찰에 신고했어요.
경찰 말로는 그 학생이 어디로 갔는지는 가족도 모른다는 거예요.
덕분에, 조용하던 우리 절이 경찰들로 북적거리게 되었지만...
그런데, 그 일에 대해 꼬치 꼬치 캐묻는 분은 누구시죠?"
한참을 수다스럽게 얘기하고 난 그 스님은 갑자기 내가 의심스러운지, 친구라고 밝힌 내게 다시 정체를 물어보는 것이었다.
순간 당황했지만, 최대한 침착하게 대답했다.
"같이 공부하던 친군데요.. 이 친구 요즘 공부 잘 하고 있나해서 전화해봤어요..."
갑자기 수화기 저편에서 침묵이 흘렀다.
아무 소리가 안 들렸지만, 그 스님이 이제 나를 좀 이상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은 확실했다.
그 스님의 언성이 높아졌다.
"잠깐! 당신 누구요?
서경기 학생이 우리 암자에 올라왔을 때, 자기가 여기 온 것은 가족도 모른다고 얘기했소.
한 동안 속세를 끊고 살고 싶다며...
그런데, 친구인 당신이 그 학생이 여기 있는 것을 어떻게 아느냐 말이요?"
순간적으로 당황한 나는 더듬거리며 뭔가 대답할 말을 생각해내려했다.
"그...저...저는..요....친구가.. 아니라...."
하지만, 그럴듯한 거짓말을 생각해낼 수 없어 그냥 전화를 끊어버렸다.
그 스님은 분명히 나와의 통화 내용을 경찰에 신고할 것이고,
가뜩이나 은혜 실종 사건으로 경찰의 주목을 받고 있는 나로써는 나쁘게 작용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걱정도 잠시뿐, 서 경기가 실종되었다는 사실이 더욱 큰 충격으로 느껴졌다.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인지 감을 잡을 수도 없었다.
단지 이 독서실에 대해 뭔가 의심하고 이상한 경험을 한 사람들은 모두 실종되거나 죽는 것 같았다.
슬슬 겁이 나기도 했다.
잠시 담배를 꺼내 물고 생각에 잠겼다.
그런데 갑자기 다른 가능성이 생각났다.
만약에 그 서 경기라는 전 총무가 실종된 것이 아니라, 자기 스스로 자취를 감추었다면....
그 사람이 한 얘기가 지어낸 것이었다면...
그렇다면 은혜는 납치당한 것인가, 그냥 사라진 것인가, 아니면 그 애 역시 스스로 어딘가 숨어버린 것인가...
독서실 - (16화)
출처 ; 어느날갑자기(유일한님)
제가읽었던 이야기들중 재미나게 본 이야기입니다.
독서실 이야기가 어느새 중반부로 접어들었네요..^^
독서실 1화 ; http://pann.nate.com/b318278798
독서실 2화 ; http://pann.nate.com/b318295512
독서실 3화 ; http://pann.nate.com/b318295668
독서실 4화 ; http://pann.nate.com/b318297045
독서실 5화 ; http://pann.nate.com/b318297090
독서실 6화 ; http://pann.nate.com/b318300900
독서실 7화 ; http://pann.nate.com/b318300935
독서실 8화 ; http://pann.nate.com/b318300989
독서실 9화 ; http://pann.nate.com/b318302476
독서실 10화 ; http://pann.nate.com/b318302542
* 위 3 사건을 비롯한, 여러 건의 兒童幽靈出沒 사건을 종합 분석한결과 다음과 같은 결론을 얻을 수 있다.
1) 아동유령(兒童幽靈)은 희생 장소 근처에서 출몰
2) 피해자들의 모습으로 봐서, 인간에 대한 물리적 영향력
미비. 다만 목격자에게 강한 심리적 충격을 유발시키는 것으로 추정됨
3) 출몰시 노래 소리나 특징적인 소리를 발생
4) 퇴치 방법 및 해결 방법 입증된 것 없음.........>
이 것을 다 일고 나는 한동안 멍하니 있을 수 밖에 없었다.
우연 치곤 독서실에서 생겼던 괴기한 일들과 유사한 점들이 너무많았다.
그 기분 나쁜 소리하며, 아이들의 유령, 그리고 만약 주인 아저씨말대로 이 근처에 묘지가 있었다면 나름대로 이야기가 되는 것 같았다.
그런데 책의 결론 중에 아이들의 유령들은 '물리적인 영향력' 이 없다는 것이 마음에 걸렸다.
만약 독서실에 일어나는 기괴한 일들의 원인이 아이들의 유령 때문이라면,
그리고 윤석이가 준 책에 쓰여진 글이 사실이라면, 그 유령들은 사람들을 때릴 수도 건들일수도 없다는 얘기였다.
사실 내가 경험한 것들이나, 은혜가 주었던 테잎을 들어봐도 그것들이 사람의 몸을 직접 공격한 경우가 한번도 없었다.
단...
어디선가 그것들에게 직접 공격을 받았다는 얘기를 들었다는 생각이 났다.
그것을 생각해 내기 위해 한참을 고민했다.
바로 서경기라는 전 총무가 얘기해 준 것이 생각났다.
아이들의 유령을 피해 창고문을 여는 순간 뒤통수에 강한 충격을받고 기절했다는 얘기였다.
나중에 정신을 차려보니, 뒤통수에 피가흐를 정도의 상처를 입었다는 얘기였다.
이상하게도 그 부분이 자꾸 마음에 걸렸다.
정말 이 독서실에 아이들의 유령이 있다면, 나는 어째서 그런 공격을 받지 않은 것일까...
그 사람이 정말 지어낸 거짓말이란 얘기인가...
한참을 생각해 봐도 답을 찾아낼 수가 없었다.
그러다 그 사람이 공부하런 간 곳의 전화번호를 내가 가지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그까짓 것 가지고 공부하러 절에 들어간 사람에게 전화한다는 것이 너무한 것 같아서 망설이게 되었다.
하지만, 그 사람과 통화하면 뭔가 더 많은 것을 알아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더구나 지금처럼 은혜도 실종되고, 내가 의심받는 상황에서는 그런 것에 마음 쓸 여유가 없었다.
수화기를 들고 그 전화번호를 눌렀다.
늙그수래한 목소리가 수화기 저편에서 들려왔다. 아마 그 절에 기거하는 스님같았다.
서경기라는 학생을 바꿔달라는 말에 전화 받는 사람의 목소리가 온화하게 들리던 목소리가 갑자기 긴장된 것처럼 바뀌는 것이었다.
"서 경기 학생과 전화받으시는 분은 어떤 관계신데요?"
"아니... 그냥 친구데요.."
"그 학생 여기 없어요."
나는 잠시 자리를 비웠나라는 생각에 물어봤다.
"어디 갔나요? 집에 내려갔나요?"
수화기에서 들려오는 굳은 목소리의 대답을 듣는 순간 나는 충격으로 머리가 윙하고 울리는 것 같았다.
"그 학생 사흘 전에 실종되었소. 안 그래도 오늘 경찰에 신고해서, 조사중이란 말이요!..."
수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얘기를 도저히 믿을 수 없었다.
서 경기마저 실종되다니...
난 떨리는 목소리로 어떻게 된 일이냐고 물었다.
"그 학생은 이번에는 죽을 각오를 했는지, 눈빛부터 달랐어요.
아니, 풍기는 분위기가 좀 이상했지요.
뭐랄까... 사지에서 빠져 나온 사람처럼 보였죠.
내가 무슨 번뇌가 있으면 털어놓으라고 몇 번 권했지만, 아무 것도 아니라면서 대답을 안 했소.
내 생각 같아서는 그 학생 뭔가에 괴롭힘당하는 것 같았지만, 본인이 도움을 청해야지...
여하튼 그 학생이 암자에 올라와서 한 일이라곤 공부와 밥 먹는일이 전부였소.
자기 방에 틀여 박혀 식사할 때만 얼굴 볼 수 있는 정도 였으니까.
내 경험상 그렇게 공부하는 사람들은 꼭 시험에 붙길래, 그 학생도 좋은 결과가 있을 줄 알았는데...
그런데 밤에 어쩌다 그 학생이 묵고 있는 방을 지나다 보면, 방안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어요.
찢어질듯한 비명소리가 들려 놀라 뛰어가 보면, 학생이 먼저 방안에서 나오며,
달려간 우리들에게 악몽을 꿨다며 걱정말라고 하기도 했어요.
하지만 그 학생의 그 때 모습은 악몽을 꿨다보다는 지옥을 목격한 사람의 모습이었어요.
우리는 좀 걱정을 했지만, 시험의 스트레스를 받아 그런가 넘어갔죠.
어느날 밤은 방안에서 뭔가 중얼중얼 거리는 소리가 들려왔어요.
불경을 읽는 소리 같기도 하고, 무슨 주문을 외우는 소리 같기도 했어요.
밤 늦게까지 그 이상한 소리는 들려올때도 있었어요.
다음 날 물어보니, 법전을 소리내서 외웠다고 대답하더군요.
좀 이상하긴 했어요. 내가 대충 들은 그 소리는 의미 있는 소리라기 보다는 무슨 주문같은 생각이 들었거든요..
하지만, 자기 나름대로 공부하는 비법이 있겠구나라는 생각이들어, 그 일도 가볍게 흘러보냈죠..
그 학생은 그런 식으로 생활했죠.
그 일이 발생한 것은 바로 사흘 전이었소.
저녁 식사 때부터 그 학생이 안절부절 해 보였어요.
마치 무슨 일이 일어나기 기다리는 사람 같아 보였어요.
그러더니 무슨 일이 있어도 식사 후에는 반드시 하던 경내 산책도 안하고 곧장 자기 방안으로 들어가는 거요.
난 그 모습이 좀 마음에 걸렸지만, 공부 때문이겠지라고 생각했어요.
밤 11시 쯤 되었을 때였을까...
달도 밝길래 암자 근처를 산책하게 되었어요.
그 학생은 그때까지도 공부하고 있는지, 방안에 불은 켜져 있었어요.
잠깐 말동무가 되 줄 생각으로 방 밖에 서서 그 학생을 불렀소.
몇번을 불러봤지만, 대답이 없는 거였소.
혹시나 하고, 문을 열어봤지만, 책상에 책은 펴놓은 채로 없어진거요.
쓰고 있던 싸이펜의 뚜껑이 열려진 채로 있는 걸로 봐서는 화장실이나 잠 깨려고 가까운 곳에 산책 간 걸로 생각했어요.
잠시 기다릴 생각으로 방에 들어가 앉아있었어요.
한참을 기다려도 멀리 갔는지 오지 않는 거예요.
좀 멀리 산책갔으려니 하고, 일어서려는데 그 학생이 공부하던 책들이 눈이 띠었어요.
법전이나 참고서 같은 것이 아니라, 이상한 기호와 문자들이 뒤죽박죽되어 있는 책들이었어요.
남의 물건을 허락없이 만지면 안 되는 것이었지만, 걱정되는 마음에 책을 들어보았지요.
그런데, 그 책은 무슨 일본책 같은데, 한문제목을 읽어보니 심령학관련 책이었어요.
혹시나 하고 그 학생이 가져온 책들을 살펴보니.
전부 유령, 살인, 악마, 등등 불경한 내용의 책들이었어요.
학생의 눈이 그렇게 불안해 보이던 이유를 알겠더라고요.
돌아오면, 당장 주지 스님께 설법을 들어보라고 얘기할 생각으로 그 방에서 기다리기로 했어요.
다음 날 아침이 밝어도, 그 학생은 돌아오지 않는 거예요.
주지 스님께 곧장 그 학생이 없어진 것에 대해 보고 드렸죠.
스님께서는 그 학생이 답답한 마음에 마을로 내려가 술 한잔했을지도 모른다며 하루만 더 기다려 보자고 하셨죠.
하루를 더 기다리고 아무 소식이 없기에, 오늘 경찰에 신고했어요.
경찰 말로는 그 학생이 어디로 갔는지는 가족도 모른다는 거예요.
덕분에, 조용하던 우리 절이 경찰들로 북적거리게 되었지만...
그런데, 그 일에 대해 꼬치 꼬치 캐묻는 분은 누구시죠?"
한참을 수다스럽게 얘기하고 난 그 스님은 갑자기 내가 의심스러운지, 친구라고 밝힌 내게 다시 정체를 물어보는 것이었다.
순간 당황했지만, 최대한 침착하게 대답했다.
"같이 공부하던 친군데요.. 이 친구 요즘 공부 잘 하고 있나해서 전화해봤어요..."
갑자기 수화기 저편에서 침묵이 흘렀다.
아무 소리가 안 들렸지만, 그 스님이 이제 나를 좀 이상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은 확실했다.
그 스님의 언성이 높아졌다.
"잠깐! 당신 누구요?
서경기 학생이 우리 암자에 올라왔을 때, 자기가 여기 온 것은 가족도 모른다고 얘기했소.
한 동안 속세를 끊고 살고 싶다며...
그런데, 친구인 당신이 그 학생이 여기 있는 것을 어떻게 아느냐 말이요?"
순간적으로 당황한 나는 더듬거리며 뭔가 대답할 말을 생각해내려했다.
"그...저...저는..요....친구가.. 아니라...."
하지만, 그럴듯한 거짓말을 생각해낼 수 없어 그냥 전화를 끊어버렸다.
그 스님은 분명히 나와의 통화 내용을 경찰에 신고할 것이고,
가뜩이나 은혜 실종 사건으로 경찰의 주목을 받고 있는 나로써는 나쁘게 작용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걱정도 잠시뿐, 서 경기가 실종되었다는 사실이 더욱 큰 충격으로 느껴졌다.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인지 감을 잡을 수도 없었다.
단지 이 독서실에 대해 뭔가 의심하고 이상한 경험을 한 사람들은 모두 실종되거나 죽는 것 같았다.
슬슬 겁이 나기도 했다.
잠시 담배를 꺼내 물고 생각에 잠겼다.
그런데 갑자기 다른 가능성이 생각났다.
만약에 그 서 경기라는 전 총무가 실종된 것이 아니라, 자기 스스로 자취를 감추었다면....
그 사람이 한 얘기가 지어낸 것이었다면...
그렇다면 은혜는 납치당한 것인가, 그냥 사라진 것인가, 아니면 그 애 역시 스스로 어딘가 숨어버린 것인가...
머리가 터질 것 같이 복잡해 졌다.
어디까지가 진실이고, 어디까지가 허구인지 알 수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