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를 죽이고 싶습니다
저희 엄마는 정신병자같아요
정신병자가 아니고서 제정신인 사람이 할 짓은 아니라고 봅니다
저희 엄마는 저를 무척아끼셨습니다
그만큼 기대도 많고, 기대한 만큼 실망도 크셨겠죠
어릴때부터, 저는 사람이 아닌 취급을 받았습니다
그게 사랑의 한 방식이라고 엄마는 생각할지 모르지만 저는 그게 사랑이아니라고 봅니다
티브이에 나오는 학대문제만큼 심각한건아니지만 저에게 있어서는 정신적인 고통이나 육체적인 고통이나 하나같이 다 큽니다,
엄마의 생각은 단하나, 엄마니까 떄리고 욕한다,
내가 엄마니까, 엄마니까 너를 욕할수 있고 때릴수있다, 하지만 너는 그럴수없다,
세월속에 무뎌져서인지 별로 심하게 느껴지지는 않지만 한겨울이든 한여름이든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으면 저는 집밖으로 쫓겨났습니다, 한겨울이든 한여름이든 내다 버리듯 쫓아내는 수준이어서 신발도 제대로 못신고 쫓겨납니다, 여름이면 낫습니다, 겨울이면 추운발을 꽁꽁감싸고 비상계단에서 쭈그려 앉습니다
비참한기분아시나요?
여덟살때부터 비참한 기분에 뼈가사무치는 느낌, 느껴보셨나요?
잠이올틈도 없습니다. 꽁꽁얼어붙은 손발을 감싸쥐고 비상계단에 쪼그려앉습니다. 이따금 바람부는소리가 나면 귀신소리같아서 한번씩놀랍니다.
아직 어려서 어두운곳을 무서워하는데도 방안에 가두고 불을 끕니다, 이유는 공부를 다 하지 않아서, 불을 다시켜는데도 다시 쫓아와 끕니다, 지금생각하면 별일이 아닌데도 그때는 많이 충격적이었는지 아직까지 기억에 남습니다,
어렸을때나 지금이나 하시는 말은 항상같습니다
꼴보기 싫으니 나가 뒤져버리라고, 내눈앞에 띄지말고 나가 죽어버리라고
쓰레기 같은게 꼭 쓰레기같은 짓만한다고
쓰레기
네, 저는 쓰레기입니다
할공부를 다 하지않고 잠이와서 잠을자서 쓰레기입니다
잠을 자서 죽어야합니다
네, 죽어야죠
하나하나 사사건건 트집을 잡고, 물건이나 돈, 학용품같은게 사라지면 전부 제탓입니다
집안에 엄마가 저를 칭하는 말은 여러개입니다
인간말종. 쓰레기. 미친년. 시발년.. 수도 없이 많습니다
네. 저는 인간말종입니다,
아무리 제가 아니라고 발버둥을 쳐도. 스스로 목을조르고 자해해도. 머리를 쥐어뜯으며 정신병자같이 울어재껴도 저를 믿지 않습니다
자신의 주장만 고고하게 지키는게 우리 엄마입니다
무슨 말을 할라치면 자신이 먼저 막아버립니다, 물론욕이죠
제가 답답해서, 내 가슴을 째서 보여주기라도 해야하냐고 울부짖으니까 그러라고 합디다
목을조르며 답답해하니까 직접졸라주십니다
보너스로 뺨도 몇번 쳐주시고 머리채도 직접잡아주십니다
자를들어서 내리쳐 피멍도 들게 해주십니다
목을 조른 자국은 다음날까지 남아있었습니다.
얻어맞은 입술은 터져있습니다
이마윗쪽에 손톱에 긁혔는지 어느세 딱지가앉아있습니다
몸의 상처는 별거아닙니다
시간이지나면 몸이알아서 치유해주기마련이죠
하지만 가슴의 상처는 시간이지나면 오히려 곪아터져 더 상처가 커집니다
정말 가슴을 째서 제 심장을 낱낱이 사람들에게 까발리고 싶습니다
솔직히 초등학교 6년 내내 이런건 아니지만 일년에 수십번, 팔년째 다되어가고있는 수십번은
저를 죽이고있습니다
한마디라고 하려고하면 시끄럽다고, 쓰레기야, 인간말종아, 시발년아,
뭐라고 대꾸만 해도 이러니까 니가 쓰레기라는거다, 개년아,
하루는 가만히 앉아있던 저에게 이럽니다
" 너 커서 뭐해먹고살래?"
" 니가 얼굴이예쁜것도, 몸매가잘난것도아니고"
" 공부를잘하는것도아니고"
"머리가좋아서어디취직도못하고"
" 기술이있어서 공장에서 일할수있는것도아니고"
" 몸팔래?"
" 하긴, 몸도 얼굴이 이뻐야 팔지"
아, 예, 저는 얼굴이 예쁘지 않아서 몸을 팔지못합니다
예. 그렇군요
엄마가 딸에게 할수있는 소린지 궁금합니다
톡커님들, 제가 이상한건가요?
제가 엄마말대로 정신병자고, 미친년이고, 인간말종이고, 짐승보다 못하고, 쓰레기고, 시발년이라서 이상하게 듣는건가요?
" 개도 몇번말하면 알아들어"
" 개보다도 못한년"
이젠 이런말은 심장에 와닿지도 않습니다
면역이 생성된것같습니다
개보다도 못한년,
안그래도 저 열아홉에 자살할겁니다
근데 그런 내 명을 조금더 빨리, 빨리 재촉을 해댑니다
아, 좀더 일찍 세상을 떠나야됩니까?
제 이런점을 알고있는 유일한 친구가 하루는 저에게 묻습니다
" 너 엄마한테 그러고 있을때 니 동생은 뭐하고, 아빠는 뭐하시는데"
아, 동생은 나를 정신병자보듯하고 아빠는 시끄럽다는듯이 티브이 볼륨을 올리고 안방문을 닫아
그리고 나는 엄마와 둘만 남아서 끔찍한 시간을 보내지
묵념
때로는 입다물어주는게 한사람에게는 죽음으로 다가올 수도 있습니다
그런 일이, 저에게는 십오년의 인생안에 일어났습니다
죽어야할까요?
살아봤자뭐하죠?
값싼동정심을 얻고자하는게 아닙니다
입닥치고 앉아있어라는 식의 엄마를 보자면 제 심장이 썩어들어갑니다
죽어가요
아. 죽어야합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