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친구아들놈29

엄친딸2013.05.14
조회1,240
일주일 넘게 코감기 달고 살았어요.
약을 이리 오래 먹어도 좋은게 아닐 것 같은데ㅡ

월욜은 멀쩡했던 사람도 시름시름 앓게 만드는 그런 날이잖아요. 이번 월욜은 더 날 힘들게 했어요 ㅠ
회사에서 계속, 코 팽팽 풀기 챙피해서 화장실 들락날락 거리고, 기침 해대고,
전화 목소리 완전 부담스러워서 옆 사람들이 알아서 대기 대주네요;; ㅎ

아픈건 아닌데ㅡ 다만 코 막히고 목이 아퍼서ㅡ 되게 아파 보일뿐; 암튼 다들 지나가는 말이라도 절 염려해주는 분위기;; ㅋㅋㅋ
나이 들어서 이런 관심 .... 부담스럽지 않아요 ㅎ


유학파 ... (내가 이사람 별명을 뭐라 했던가...) 장폴씨라고 할게요.
회사 유일한 연하훈남이라죠? ㅋㅋㅋ
암튼 오늘 장폴씨님도 (극존칭) 걱정어린 표정으로 절 걱정해주더라구요.
입사한지 반년이 다 되어가는데ㅡ 서로 말 몇 마디 안 나눠서 엄청 어색해요;;

장폴: 요즘 감기 오래간다던데 그러네요
나: 저야 어른이니까 금방 나을거에요^^
장폴: 애들은 잘 안씻고 그래서 몸 자체가 더럽지만, 성인은 워낙 깨끗한 상태라 더 쉽게 감염이 된다더라구요.
나: 아ㅡ 네ㅡ^^

훈훈한게 아는것도 많네ㅡ 라는 말은 ... 잘 참았습니다. ㅎ

점심 먹고 난 뒤에 목캔디 올려져있길래 일단 입에 넣고, 미성씨한테 나 준거냐고 고맙다 하려 했는데
대각선 맞은편 장폴씨님.

장폴: 그거 맛있죠 (초록색이 아닌 약간 자주색 목캔디)
나: .... 네
장폴: 코 빵 뚫리죠 ^^
나: 네 ㅎ

.... 전에 화이트데이 때 받은 춥파춥스는 단체라서 씁쓸히 버렸지만, 이번엔 특별하군 ㅡ 생각하며 빈 껍데기를 고이 접을 찰나
미성씌 ㅠ

미성씌: 나도 줘봐 장폴씨
장폴: 여기요 ^^

... 특별하긴 개뿔.

이 얘기를 퇴근하면서 전화로, 윤지훈에게 말해줬어요.
일부러는 아니고, 여차여차 회사 얘기 하다가요.


놈: 그래서 깨끗한 성인 서제윤씨는 지금 안 아픈가? ㅎ
나: 응. 그 캔디가 약인가벼ㅡ 신통해~

놈: 헐 ㅡ 어린놈이 주는 사탕 받고 황홀해? ㅋ
나: ㅋㅋㅋ 질툰가? 얼~ 윤지훈 질투 맞아??
놈: 질투 작전으로 말한거였음? ㅎ
나: 하다보니 그렇게 되네? ㅋ
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내 질투는 둘째치고, 일단 들어보니 저쪽은 서제윤한테 관심 없는 것 같은데? ㅋㅋㅋ
나: 흐흐흐흐 니가 뭘 알어!

윤지훈 말이, 상황을 들어보면, 같은 상황이래도 여자는 좀 오버해서 세세하게 분해(?)하듯 설명한다고 하네요.
반에 남자는 별거 없이 딱 치고 나가구요.
그런걸로 봐서 장폴씨의 목캔디는 아무것도 아닌거라며ㅡ 늙은 누나 왜 맘을 흔드냐며ㅡ 혼내주겠대요 ;;
남의 여자 바람 들게 했다며 ㅠ

나: 난 니가 좀 목캔디라도 사갖구 왔음 좋겠다ㅡ 생각이 들더라. 너가 줬으면 진짜 딱 나을텐데.

집 다와서도 날씨가 안 추워서 오랫동안 통화했어요. 놀이터 시소에 앉아서.
아프니까 땡깡만 늘었다며 윤지훈도 웃네요.

나: 근데 오라고 하진 않을거야ㅡ
놈: 왜? 오라고 해보지ㅡ 목캔디 들고ㅡ
나: 싫어
놈: ...
나: 오라고 했는데 니가 안올까봐ㅡ 그러면 더 속상해.

말하는데, 진짜 목이 메이는거 있죠. 갑자기 센치해지더라구요.

놈: 오라고 해봐ㅡ 갈지 누가 알아.

윤지훈, 이런 말투 잘 써요. 사람 헷갈리게 능글능글 하는거.

나: 올 거였음, 오라고 하기 전에 왔겠지..
놈: 오라고 해야 가는 맛이 있지. ㅎ 갈까?
나: 아냐ㅡ
놈: 진짜? 오라고 하면 갈게. 택시타면 한 시간?
나: 아니라구ㅡ 뭘 와ㅡ 아프지도 않은데
놈: 목캔디 들고 왔음 좋겠다며ㅡ ㅎ
나: 그냥 하는 소리지ㅡ 주절주절 넋두리지

그리고 지금 출발하면 또 언제 도착하냐ㅡ 그런거 따지기 시작하니까 더 골치 아프더라구요.
역시 드라마가 사람 버려놓는 것 같아요.
여자주인공 아플 때 어쩜 그리 신통방통하게 짠짠 잘 나타나서 마음 흔들어 주시는지 ㅋㅋㅋ

그러면서도 ....

저는 미친뇬처럼 ㅋㅋㅋㅋ 설마ㅡ 지금 근처 어디라도 와서 저러는건가? 싶어서 살짝살짝 주위를 둘러 봤다랬죠 ㅋ

미쳤죠, 저 .... ㅎㅎㅎㅎㅎ

자꾸 윤지훈이 끝까지 오라고 해봐ㅡ 라길래 짜증도 나고, 그리 사내놈이 얼마나 배짱 있는지 볼까 해서, 막판에!

나: 아, 그래! 지금 와라 와! 좀 와서 아프냐고 토닥토닥 좀 안아주고 그래! 사람이 일주일동안 아프고 그러는데 남자친구란놈이 와서 챙겨주는 맛이 읎어! 택시타구 올거?!

소리 좀 높이며 타박했어요.
그랬더니 윤지훈 ...

놈: 응- 못 가. ㅎㅎㅎㅎ 갈거면 벌써 갔지 ㅋㅋ 미안해. 그리 보고 싶으면 내일 갈게~ ㅎ

썩을;;;;

나: 야 그럴거면 왜 오라고 말하랬어! 장난해?
놈: 누나 좀 애타라고 ㅎ
나: 허허허


이런 싸이코 같은짓을 오랜만에 하나ㅡ 싶었어요. 회사 들어가면서 철드나 했는데...


놈: 이제야 내가 좀 그리워? ㅎ 보고 싶어? 어?
나: 보고 싶지 않아. 죽이고 싶을뿐이야. -_-+
놈: ㅋㅋㅋㅋㅋ 좀 만 참아. 내일이야.
나: 그래. 내일 꼭 와~
놈: 흐흐흐흐 누나가 오라고 부탁하긴 또 처음이네 ㅎㅎㅎ 기분 묘하다 ㅎㅎㅎ 내가 막 거부하고 그러니까 좀 간질거려, 나 ㅎㅎㅎㅎ
나: 으응. 니가 변태라 그래, 그건.


앞으로 뭔가 좀 부탁을 자주 해보라느니, 자기 좀 불러달라느니ㅡ 시궁창 같은 소리를 하면서 웃길래
아파트 사람들의 편안한 잠자리를 위해
조용히 아무말도 하지 않고 끊었어요. ㅎㅎㅎ

내일 ... 아니, 오늘이네요.

어떻게 이놈을 죽일까ㅡ 생각중이에요.
흠.

그리고 장폴씨님은, 정말, 사소하지만. 누구에게도 말은 못하지만,
그래도 유부녀와 다름없는 저에겐 그냥 비타민같은 끼워 맞추기식의 애피소드에요 ㅠ
임금님 귀는 당나귀귀 !!!!!!! ㅋㅋㅋㅋㅋ


아ㅡ 윤지훈. 저러고 끊어도 카톡 하나 없죠, 저 놈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