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편의점 알바 이야기

공상가2013.05.15
조회698

이렇게 시작하는 건가요. 26살의 어떤 여자입니다.

톡에 편의점 이야기가 올라왔길래... 나의 경험담이 더 웃긴 것 같아 올리기로 했습니다.


나는 지금 알바를 할 수 음스므로 음슴체.



나는 고등학생 때부터 '너는 대학 알아서 다녀라'를 귀에 딱지 앉도록 들었음

그래서 나는 '알바의 신'... 까지는 아니고 '알바의 노예' 정도가 되었음 ㅋㅋㅋ

그 중에 대학 1학년 겨울방학(2007년에서 2008년이 되던 그 시기) 때 했던

편의점 알바의 몇 이야기를 풀어 놓겠음.


참고로 그 편의점은 최저임금도 안 줬는데 시간 때가 맞는다고 했었음... ㅠㅠ 그 때 나는 멍청이 였지...

나의 편의점 알바시간 = 아침 7시 ~ 오후 1시(야간 대타도 가끔 뜀)

본격적으로 음슴체로 가겄음.


1. 다 노무현 탓이다.

일주일에 한 번 이상은 아침 8시 쯤에 오시는 할아버지가 있었음

맨날 무슨 꿀물 같은 걸 사 드시는데... 어느날은 봉투를 달라고 하시더라고?

우리 편의점은 봉투값 20원을 받았음.


할 - 봉투 좀 줘봐

나 - 할아버님 저희는 봉투값 20원을 따로 내셔야 합니다~

할 - 뭐? 세상이 뭐 이렇게 지X 맞아서 봉투값을 받아!? 물가도 엄청 오르고! 이게 다 노무현 때문이지... 암...

나 - 으아니 할아버지. 그게 왜 노무현대통령 때문이예요? 원래 대통령 바뀌는 시기는 물가도 잘 오르고 그래요. 그리고 노무현이 봉투값 받으라고 시킨 것도 아니고, 왜 그 사람 때문이라고 그러세요?


이러면서 할아버지한테 바락바락 대듬. 내가 잘한 건 아니지만 ㅋㅋㅋ 

갑자기 할아버지가 정색하심. 그러드니....


할 - 학생 저기 베지X 하나 꺼내봐 따뜻한걸로 다가


나는 살짝 삐쳐서 말없이 그걸 꺼내들음. 그리고 할아버지는 계산하심. 둘 다 말이 없었음


근데 할아버지가 그 것을 안 가지고 가시는 것이 아니겠음?


나 - 할아버지 이거 가지고 가셔야죠!


라고 하니... 할아버지는 차가운 도시의 남자 마냥 뒤도 돌아보지 않으신체 손을 번쩍 들어올리시더니


"그건 학생 먹으라고 산 거야" 라고 하고 가심. 개 쿨하심...



2. 싸게 먹을 거야!


내가 있는 편의점은 정문에 있음. 무려 공대 주변임.

어느 날 저녁 대타를 뛰는데 공대 학생 3명이 술도 안 마신 멀쩡한 채로 아이스크림을 사러옴.

그 때는 큰 아이스크림 하나 사면 작은 거 하나 주는 행사가 성행하고 있었음.

근데 이 세 명 중에 2명은 작은 게 먹고 싶었고, 1명은 큰게 먹고 싶었나봄.

셋이서 이렇다 저렇다 말 많이하면서 짱구를 굴리더니 큰 거 2개, 작은 거 2개를 집어왔음.

그럼 가격은 2,500원이었음. 

2명은 작은 아이스크림 잡고, 1명은 큰 아이스크림을 잡고나니 큰 아이스크림은 1개 남지 않음?

얘들이 막 고민하는 척(!) 하더니 "이건 알바생 드세요" 하고 가셨음. 참고로 내가 먹은 아이스크림이 제일 비싼거였음.

지들 먹고 싶은 것만 먹었으면 2,000원에 먹었을 것을... 나만 호강했음.



3. 사탕...


아침 결에 광합성 하고 있는데 애들 2명이 들어왔음.

여자아이는 사탕을 집고, 남자아니는 초콜렛을 집었는데 돈이 부족했음.(초콜렛이 무~지 큰거였음)

나는 마음 속으로 '너희들이 버찌라도 가지고 오면 맘 착한 사탕가게 아저씨처럼 내 돈으로 매꿔줄 수 있을텐데...' 라고 생각했음.

근데 얘들은 그냥 나를 멀뚱히 쳐다보고만 있었음. 나도 쳐다볼 수 밖에 없었음. ㅜㅜ

조금 이따가 밖에서 차가 빵빵거리기 시작했음. 아 애들은 부모였나봄.


나 - 얘들아 이거 사려면 돈이 조금 부족하거든... 엄마한테 이거랑 똑같이 생긴거(천원) 하나만 더 달라고 할래?


라고 했더니 여자아이가 쪼로록 달려나감.

잠시 뒤에 여자아이가 밖에서 남자아이를 막 부르는 것이 아니겠음? 남자 아이는 카운터에 둔 천원을 홀랑 집고 나갔음.

나는 어쩔 수 없지 하고 카운터에 올려져 있던 물품을 정리하려고 했는데... 아뿔싸................... 사탕 없음. 엄슴. 엄똬...

그랬던 거임... 그 아이들은 이 일대에서 유명한 아이들이었음... 난 당했음... ㅠㅠ 차는 그냥 빵빵거린거였음.

결국 내 돈으로 사탕값 매꿈. 생각해보니 그냥 천원 받고 사탕이랑 초콜렛 다 줄걸 그랬음.



4. 진상녀


아이스크림을 사 먹으려면 허리를 구부려야 함. 무진장 구부려야함.

꽐라가 된 어떤 여자가 편의점에 나타남. 아이스크림을 사 먹으려는 모양이었음.

근데 힐이 아팠는지 힐을 벗었음. 거기까지는 좋았음. 

갑자기 아이스크림통에 다리를 올렸음. 나는 번개와 같은 속도로 달려가서 그 여자를 말렸음.


나 - 손님 여기서 이러시면 안됩니다.


진상 - 아... 여기가 시원해서 그런단 말이예요...


그 때는 한 겨울이었음. 이 여자는 무슨 한겨울에 냉장고에, 그것도 아이스크림 냉장고에 시원하다고 들어감?

근데 나는 키가 작음... 이 여자는 힐을 벗었는데도 컸음. 감당이 안 되는 거임...

그 긴 다리를 냉장고에 넣고 바둥거리는데 어떻게 할 방법이 없었음.

나는 그 여자의 힐을 가지런히 집어 냉장고에 넣어버림. 왜 그랬는지 지금도 잘 모르겠음.

그랬더니 이 여자가


"어? 아이스크림이 내 신발이랑 똑같네~?" 하더니 두 짝을 들고 카운터로 와서 계산해 주세요~ 하는 거 아님?

??????????????????????????????????????????????


나는 그냥 그거 무료라고 했음. 그냥 가져가시면 된다고 했음. 그랬더니 자기 그렇게 파렴치한 사람 아니라면서 5천원 주고 감.



5. 시조남


우리 편의점은 아침결에는 할아버지들이 많이 옴.

어느날은 또 다른 할아버지가 왔음. 이번 할아버지도 꿀물 혹은 자양강장제 매니아임. 완전 잘 드심.

그 때가 1월 2일 이었음. 나는 1월 1일부터 손님들에게 새해 복 많이 받으시라는 인사를 했음.

여느 날과 같이 자양강장제를 사셔서 새해 복 많이 받으시라고 인사를 하자 할아버지 왈


"자네 새해가 왜 새해인 줄 아는가" 라고 하심


나는 대답이고 뭐고 말도 띄기 전에 할아버지는 시조를 읊기 시작함.

발음도 좋지 않아서 뭐라고 하시는 지 하나도 모르겠었음. 

그렇게..... 30분을 시조를 읊고 가심. 아마 누군가 왔으면 멈췄을 수도 있지만 30분동안 아무도 안 온 것이 함정....



6. 원 샷

아침 7시 교대를 하자마자 어떤 여자가 들어옴. 빨간색 하이힐에 검은색 짧은 원피스를 입고 있었음. 그리고 눈은 팬더...

마스카라가 엄청 번져 있었음. 솔직히 좀 걱정되었음. 근데 이 여자.... 술 코너로 가더니 소주를 한 병 들고 오는 것이 아님?

더 무서워지기 시작했음. 이 언니 왜 이러지 ㅠㅠㅠㅠㅠㅠㅠㅠ

소주를 계산했음. 그러더니 과자코너로 갔음. 근데 이 언니가 사라진 거임.

편의점 알바해본 언니들은 알겠지만 편의점은 여기저기 구석을 볼 수있는 거울이 있음. 근데 거기도 안 보임.

혹시 몰라서 과자 코너로 살짝 가 봤는데....

뙇!!!!!!!!!!!!!!!!!!!!!!!!!!!!!!!!!!!!!!!!!!!!!!!!!!!!!!

이 언니.... 쭈구려 앉아서 소주를 원샷 때림. 정말 원샷 벌컥벌컥 마시고 있었음. 무서움.

나의 기척을 느꼈는지 벌떡 일어나서 라면 먹는 코너로 갔음.

그러더니 또 펑펑 우는거임..... 나는 어찌할지 몰랐음.... 안절부절 못했음....

초콜렛이라도 하나사서 주면서 '우울할 때는 단게 최고예요'라고 할까... 생각했음.

그리고 초콜렛을 하나 계산하고 그 언니에게 다가가는데.. 어떤 남자가 들어옴.

그 시점 이 언니는 울음을 그치고 화장을 고치고 있었음.

남자가 담배를 삼. 난 담배를 계산해줌.

근데 남자가 그 언니한테 다가가는 게 아님?


"야~ OO이 아니냐~?"


라면서 이야기를 시작함. 헉.... 아는 사이였나봄. 근데... 이 언니... 웃고 있었음.

나는  살짝 멘붕상태에 빠짐. 둘이 한 5분쯤 얘기한 듯 했음.

남자가 나감. 여자도 곧바로 나감. 근데 이 언니 비틀거리지도 않음. 술 쎈가봄.

그래도 난 걱정되서 이 언니를 조금 따라나감.........

이 언니 아까 그 남자랑 팔짱끼고 어디론가 가고 있었음...........


그날 나는 하루 종일 멘붕상태였음. 지금 생각해보면 그 언니의 직업이.. 혹시.. 하는 생각도 있는데...


아! 그 초콜렛은 내가 먹었음...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되게 많은데 쓸라고 하다보니 생각이 안남.... 더 열받는 건 쓰고나니까 재미가 없음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엄슴.... 엄똬.....  ㅠㅠ 


혹시 반응이 좀 좋으면 나중에 다른 알바 특히 '보드게임방' 알바 때 있었던 에피도 올리겠음 ㅋㅋㅋㅋ



+추가

편의점 알바하면서 담배이름 줄임말 어렵지 않아요?

나는 처음에 '말라' '마세' '마세팩' '빨던' 이라는 데 뭐라는지 어렸웠는데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