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수년만에 나타난 엄마와 키워준 고모

답답하다.2013.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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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답답해서 이렇게 익명의 힘을 빌려 글을 써봅니다. 긴 이야기가 될 수도 있습니다. 차근차근 들어주시고 현명하게 답을 내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복잡한 심정에 쓴 글이여서 맞춤법이 많이 틀릴 수도 있습니다. 부디 이해해주시길 바라겠습니다....

 

십 수 년 가슴에 응어리로 남은 이야기입니다... 그래서 어디서부터 이야기를 시작해야 될지 모르겠습니다. 가까운 친구에게도 말을 하지 못한 부끄럽고, 암울했던 제 과거여서요.....

제 어린기억 속에 아버지는 자상하신 분이셨습니다. 팔베개를 해주시며 제가 잠이 들 때까지 동화책을 읽어주셨거든요 저는 그런 아버지 품에서 잠이 들곤 했습니다. 어머니도 부엌이 참 잘 어울리시는 분이셨습니다. 뒷모습으로 보이는 앞치마와 보글보글 끓는 냄새에 언제나 식탁위에서 제가 방긋방긋 웃었거든요. 남들이 부러워하는 그 화목한 가정, 풍경, 저에게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아버지 생신날이였던걸로 기억합니다. 어머니는 아버지 생일이라며 새우를 찌고 있었습니다. 저는 회색 새우가 빨갛게 달아 익는 모습을 보며 침을 흘리곤 했습니다. 하지만 아버지는 밤늦도록 돌아오시지 않았고, 저는 식탁위에서 딱딱하게 식어버린 새우를 콕콕 찌르곤 했습니다. 돌아오지 않는 아버지를 기다리며 어머니는 자다가 몇 번이고 집 앞 골목을 나가곤 했습니다. 끄끝내 아버지는 집으로 돌아오시지 않았고, 며칠 지나지 않아 아버지가 술집 창녀와 도망이 갔다는 사실을 안 어머니는 쓰러지셨고, 저는 마냥 울고만 있었습니다. 그 후 어머니는 제가 알던 어머니가 아니었습니다. 부엌과 앞치마가 잘 어울리던 수수했던 어머니의 모습에서 지금까지 기억나는 어머니는 빨간 립스틱에 밤늦게 들어오는 또깍또깍 구두소리 뿐이었습니다. 저는 그런 어머니가 무서웠고 항상 밤늦게 들어오는 어머니를 기다리며 배를 곪다 잠들었습니다. 그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어머니는 한 아저씨를 집에 데리고 왔습니다. 제 나이 8살 때 였습니다. 아저씨는 흡사 만삭의 임산부처럼 뚱뚱한 배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아저씨는 계속 저를 내려다보며 자신의 허리춤에 있는 벨트를 추켜올리곤 했습니다. 저는 그런 아저씨의 모습이 싫어 자꾸만 엄마의 뒤로 숨었으나 엄마는 어디서 낯을 가리냐며 제 등짝을 쎄개 때리곤 했습니다. 빠르게 아저씨와 엄마의 재혼이 진행됐고, 아저씨가 저를 내려다보는 눈빛은 더욱 이상해졌습니다. 식탁에서도 슬쩍슬쩍 제 엉덩이와 가슴을 만졌고, 엄마가 없을 때는 옷 속으로 손을 넣어 가슴을 만지기도 했습니다. 저는 두려움에 바로 어머니께 이 사실을 말하자, 어머니는 아빠가 딸래미 만지는 게 무슨 죄냐며 오히려 저에게 이상한 애라며 나무랐습니다. 어머니의 말을 들은 아저씨는 그 후 로 더욱 저를 만지는 것이 심해졌습니다. 제가 화장실에 있을 때 문을 못 닫게 했으며, 샤워를 할 때도 문을 못 잠그고 샤워를 하게 시켰습니다. 9살 되던 해 저의 침대로 들어오는 아저씨를 보고 비명을 지르고 달아나야됬습니다. 저는 공중전화로 울면서 고모께 전화했고 고모는 그 사실을 듣고 바로 저희 집으로 달려왔습니다. 고모와 아저씨는 크게 싸웠고, 고모가 아저씨의 뺨을 때리고 저의 손을 잡고 당신의 집으로 데리고 왔습니다. 그렇게 저는 고모 집에서 경제적으로 넉넉하진 않지만 화목한 가정에서 살 게 되었습니다. 자연스럽게 한 살 많은 언니가 생겼고, 저는 고모집 둘째딸이 되었습니다. 착하디착한 언니는 친동생처럼 저를 너무나 아껴주었고, 자신이 모자라도 저에게 더 보태주었습니다. 저는 중학생이 되자마자 정말 이 악물고 공부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배가 고파서 공부를 했고, 보일러가 안 들어오는 집에서 언니와 등을 맞대고 공부를 했습니다. 중고등학교 학창 시절 내내 제가 매점을 간 적은 손에 꼽을 정도로 돈을 아꼈고, 고등학생이 되고는 각종 알바를 하며 등록금을 마련하기 시작했습니다. 정말 이 악물고 공부를 했는지, 저는 동네에서 공부 잘하는 아이라고 소문이 났고, 서울에 좋은 대학에 진학하여 장학금을 받고 졸업을 마쳤습니다. 그리고 현재 제 나이에는 과분한 연봉을 받으며 회사를 다니고 있습니다. 월세로 살던 반지하방에서 얼마 전 전세로 2층으로 이사를 갔고, 언니와 저는 각자의 방이 생긴다는 신기함과 기쁨에 이사가기전 얼마나 설렘을 느꼈는지 모릅니다. 소소하게 고모와 고모부 언니와 여행을 다니며 8월 달에는 해외여행도 계획해 나가며 너무너무 행복했습니다. 그런데 엊그제 온 전화로 저는 산산이 부서졌습니다.

네, 엄마였습니다. 그 구둣소리, 빨간 립스틱 그 엄마였습니다.

저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습니다. 내 전화번호는 어떻게 알았냐고 윽박을 질러야 했을까요..? 아니면 엉엉 울어야 했을까요..

엄마는 정말 쉰 소리가 나실 정도로 우셨습니다. 미안하다 미안하다 미안하다... 내가 정말 미안하다.... 듣고 싶지 않았습니다. 종료버튼에서 머무는 손을 모질게 눌를까도 생각을 했습니다만,,, 정말 미치도록 듣고 싶었던 그 엄마 목소리였습니다. 십수년 만에 듣는 꿈에서 백만 번을 불러본 그 엄마 목소리였습니다. 엄마는 3개월 전 아저씨와 이혼을 하고 지금은 혼자라고 했습니다. 제가 너무나도 보고 싶다고 하시구요. 얼마남지 않은 생 미안한 만큼 같이 살자고 하십니다... 아직 고모께 말씀도 드리지 못했습니다. 착하고 순한 고모는 당연히 철륜을 끊을 수 없다며 저를 어머니께 보내시겠지요.......

제 머릿속은 복잡합니다. 미치게 보고 싶은 엄마, 미치게 증오하는 엄마 . 이 두 생각이 제 머릿속에서 싸웁니다. .

살려주세요. 저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한풀이 하 듯이 제 이야기를 풀어내니 카테고리랑은 안 맞는것 같지만,,, 부디 현명항 답을 내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제가 키워준 정도 모르고 미친 것인지요.. 정신차리게 혼 좀 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