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어느날갑자기(유일한님)제가읽었던 이야기들중 재미나게 본 이야기입니다.스크롤 압박이 있어요..^^ ..인석이는 믿을 수 없는 얘기를 계속했다."다음날 정신을 차려 보니, 침대 위였어. 전날 밤 본 것이 또 꿈인지 진짜였는지 헷갈리는 거야. 그래도 그 찜찜한 느낌은 지울 수 없더라고.. 더욱이 그 여자의 그 무표정한 얼굴은 꿈이 아니고 사실처럼 뇌리속에서 지워지지 않고 생생하게 떠올랐어. 하지만 내가 귀신을 보았다는 것을 인정하기가 싫었는지, 자꾸 악몽을 꾼 것을 뿐이라고 스스로를 합리화 시켰어. 요즘 일 때문에 피곤하고, 하고 있는 일이 그런 쪽이니 이상한 꿈을 꿀 수도 있을 것이라고... 무섭긴 했지만, 부모님 반대를 무릎쓰고 간신히 독립한지 며칠도 채 되지 않아 다시 집으로 들어간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이잖아. 아무 일도 아니겠지라고 생각하기로 했어. 지금 생각하면 얼마나 어리석은 생각이었는지... 그날도 일이 있어 밖에 나가게 되었어. 생각보다 일이 늦어져 오피스텔로 밤 12시정도에 돌아오게 되었지. 밤에 돌아오게 되자, 아무리 생각을 안 하려고 해도 그 여자의 얼굴이 떠오르는 거야. 더구나 몇 개 불이 안 켜진 오피스텔 빌딩을 바라보니 더욱 으시시해지더라고... 남자가 꿈에서 본 것으로 떨고 있다는 것이 너무 한심하게 생각되기도 했어. 에라 모르겠다는 생각으로 오피스텔로 걸어 들어갔어. 현관 앞에 있던 경비 아저씨는 TV를 보고 있다가 내가 들어오는 모습을 힐끗 쳐다봤어. 그런데, 갑자기 그 아저씨가 갑자기 겁에 질린 표정을 짓는 거야. 가뜩이나 긴장상태였던 나는 경비 아저씨의 이상할 모습을 그냥 지나칠 수 없었어. 무슨 일이냐고 묻는 내 질문에, 경비 아저씨는 당황한 듯이 아무 것도 아니고 자기가 잘못 봤다고 하는 거야. 더욱 이상해진 나는 도대체 뭐를 잘못 봤냐고 물었지. 그런데 그 아저씨는 어색한 변명을 늘어놓기만 했어.'예.. 내가 졸다가 잠깐 헛것을 봤나봐요...신경쓰지들 마시고 들어가세요...' 이상했지만, 별 수 없어 엘리베이터를 향했지. 엘리베이터는 짜증나게도 15층에 서 있었어. 버튼을 누르고 한참을 기다렸지. 어두침침한 복도에 서서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려니 괜히 누가 내 뒤에 서 있는 것 같고, 기분이 이상했어. 이윽고 엘리베이터는 도착했고, 나는 재빨리 올라탔어. 하지만 전기를 절약하려고, 닫힘 버튼을 막아놨기 때문에, 문이 닫힐 때 까지 한참을 기다려야 했어. 문이 닫힐 때까지 몇초동안 괜히 기분이 이상해지더라. 문이 닫히고, 나는 엘리베이터 벽에 기대어 층수가 올라가는 것을 보고 있었어. 그런데, 엘리베이터가 누르지도 않은 4층에서 멈추는 거야. 누가 타려니 했는데, 엘리베이터 문이 열렸는데도 아무도 타지 않는 거야. 문이 닫힐 때까지 몇초동안 어두컴컴한 복도를 보고 있으려니 괜히 겁이 나는거야. 더구나 누가 타는 듯한 느낌까지 들고.. 그럴 때 닫힘 버튼이 안 되는 것이 그렇게 답답하더라고.. 엘리베이터 문이 닫히는 데 걸리는 시간은 실제 불과 몇초간이었을꺼야.. 하지만, 늦은 시간, 그것도 기괴한 악몽에 시달리고 있던 나에게는 정말 무섭도록 길게 느껴졌어. 이윽고 문이 닫혔지, 좀 마음이 놓이더라.. 엘리베이터가 천천히 다음 층으로 올라가는데, 5층이라는 불빛이 깜빡거리기가 무섭게 '땡'하는 소리와 함께 엘리베이터가 멈추는 거야. 엘리베이터가 멈추자마자, 이상할 정도로 두려움이 느껴졌어. 설마하는 생각을 하고 있는데, 문이 열렸어. 아니나 다를까 역시 문 앞에는 아무도 서 있지 않았어. 또 저절로 열린 것이었지. 열려진 엘리베이터 문을 통해 보여지는 어두운 복도의 모습이 왜 그렇게 무섭게 느껴지는지... 죽을 것 만 같았어. 필사적으로 닫힘 버튼을 눌렀지만, 문은 한참 있다 천천히 닫히는 거야.. 엘리베이터는 다시 올라가기 시작했어. 다음층으로 올라가는 동안, 불길한 예감이 느껴지기 시작했어. 솔직히 무서웠어. 너희들은 웃겠지만, 밤에 혼자 엘리베이터 타고 나같은 경험을 해보면 그 웃음이 사라질걸... 엘리베이터는 나의 희망을 여지없이 무너뜨리고, 다음 층인 6층에서도 섰어. 나도 모르게 문 반대편으로 뒷걸음질쳤어. 육중한 소리를 내며 엘리베이터는 멈추고, 죽음과 같은 적막이 잠시 흐른 후, 문이 스스르 하고 열렸어. 숨이 들이켜 지고, 문이 열려지는 것을 노려보고 있었어. 제기랄! 역시 아무도 없는 거야. 어둠만이 보일 뿐이었어. 물론 그 어둠 속에는 무엇이 있는지 알 수 없었고... 박동수가 빨라지는 것이 느껴졌지만, 내 힘으로는 진정시킬 수 없었어. 그냥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계단으로 올라갈까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어두운 복도로 선뜻 나갈 용기가 나지 않아 좀 망설이게 되었어. 하지만 3층 정도야 뛰어가면 얼마 안 걸릴거 같아, 계단으로 올라가가로 마음을 먹었어... 그런데, 엘리베이터가 나를 내보내지 않기로 마음을 먹은 것처럼, 순식간에 문이 닫히는 거야. 아무 것도 아닌 우연이었지만, 그때만은 엄청 섬뜩하더라.. 처음에는 엘리베이터 고장이나, 누군가의 장난으로 생각했어. 하지만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때 마다 어둠속에서 뭔가 튀어나올 것 같은 두려움은 견디기 어려웠어. 더구나 엘리베이터가 멈출 때마다 누군가가 올라타는 느낌도 들고... 여하튼 무서웠어. 그러고 보니 어느 순간부터, 엘리베이터 안에 나말고 누가 있는 것 같은 느낌마저 들기 시작한 거야. 자꾸 누군가가 내 바로 뒤에 서 있는 것 같은 서늘함 기운마저 느껴지는 거야. 돌아 봤지만, 아무도 없었어. 벽에 등을 붙힌 채, 엘리베이터 안을 둘러 보았지만, 역시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어. 하지만, 누군가가 같이 있는 것 같은 느낌은 지울 수 없었어. 7층에서도 역시 엘리베이터는 멈추었어. 이번에야말로 내려서 계단으로 가야겠다는 생각으로 문이 열리기가 무섭게 엘리베이터에 내렸어. 그런데 내려서 복도 저쪽 끝에 있는 계단을 보니, 휴... 전등이 나갔는지 완전히 암흑 그 자체였어. 아직 7층에는 입주자가 하나도 없는지, 복도에는 불빛 한 점 없는 거야.. 단지 저쪽 끝에 비상구라고 쓰여 있는 파란불만 보일뿐, 바로 앞도 안 보일 정도로 깜깜한 거야. 에라 모르겠다하고 가볼까 했지만, 역시 사람이 아무것도 안 보이는 곳을 간다는 것은 극도의 공포심이 유발된다는 말이 맞는 것 같더라... 도저히 그 어둠속으로 발을 때놓을 수가 없더군... 어쩔 수 없이, 그 기분 나쁜 엘리베이터로 다시 올라탔어. 엘리베이터는 나를 기다리고 있다는 듯이 올라가지 않고있었어. 내가 엘리베이터에 올라타자, 괴물이 자기 입안으로 들어온 먹이를 삼키듯이 문이 닫혔어. 엘리베이터 안에는 분명히 나 혼자 였지만, 숨이 답답한 것이 마치 사람들로 꽉찬 엘리베이터를 탄 기분이었어. 엘리베이터는 다시 올라가기 시작했고, 나는 거의 체념한 상태로 벽에 기대고 있었어. 역시 엘리베이터는 8층에도 섰어. 그때는 이미 진이 빠질대로 빠졌고, 두려움에 머리가 멍해져 있을 때였어. 그러니 문이 열리는 것을 우두커니 바라볼 수 밖에 없었어. 문은 열렸다 역시 한참 있다가 닫히는 거야. 이제 다음에 내리면 되겠구나라는 생각에 그래도 좀 안심이 되는 순간이었어. 갑자기 닫히던 문이 다시 열리더니 엘리베이터에서 삐 소리가 나는 거야. 나는 처음에 이게 무슨 소린지 알 수가 없었어. 영문을 몰라 주위를 둘러보는데, 엘리베이터 계기판에 뭔가 빨간 글짜가 보이는 거야. 처음에는 무심코 지나갔지만, 자세히 보니 바로 그것 때문에 소리가 나는 것 이였어. 소리나는 원인을 이해했지만, 처음에는 그것이 의미하는 것이 정말 무엇인지를 깨닫지 못했어. 그 글자의 의미를 깨닫는 순간, 나는 충격으로 온 몸이 얼어붙는 것 같았어. 소름이 쫙 끼치고 몸을 움직일 수 없었어.그 게기판에는 바로, '정원초과'라는 글짜에 빨간불이 들어와 있는 것이었어. 혼자 탄 엘리베이터에 정원초과라는 거야!!! 너무 무서워서 주위를 둘러보았어. 분명히 아무도 안 보였지만, 내 느낌에는 뭔가가 타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어. 엘리베이터에서 뛰쳐 나가려는데, 갑자기 문이 닫혔어. 정원초과라는 불빛에 켜진채 문이 닫힌 거야. 열림버튼을 누르고 문을 두들겼지만, 문은 닫힌 채 꼼짝도 안 했어. 나는 미친 듯이 발버둥 쳤지만, 엘리베이터는 아랑곳하지 않고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했어. 아무도 안보였지만, 그때 나는 확신했어. 무언가가 분명히 이 엘리베이터에 있다는 것을... 공포에 짓눌려 그때는 아무 생각도 제대로 할 수 없었어. 단지 이 지옥같은 엘리베이터에서 빨리 나가야된다는 것밖에. 무서워서 기절할 것 같아 엘리베이터가 어디로 움직이는지 알 수도 없었어. 그냥 벽에 붙어, 이 안 어디선가 나를 노려보고 있을 무언가를 필사적으로 찾아보는 것이 전부였어. 그런데 갑자기 엘리베이터가 서는 것이었어. 층수를 보니, 9층이었어. 겨우 한 층을 올라왔는데, 한 십년은 걸린 것 같았어. 제발 문이 열리기를 바랬어. 다행히 엘리베이터 문은 열렸어. 나는 쓰러지듯 엘리베이터에서 튕겨 나가듯이, 뛰쳐 나왔어. 얼마나 급하게 뛰어나왔는지, 엘리베이터 앞에서 중심을 잃고 쓰러졌지. 그 무서운 엘리베이터에서 나오니까 좀 살 것 같더라... 쓰러진 채로 문이 닫히는 엘리베이터를 돌아봤어. 엘리베이터를 돌아본 순간, 나는 내 눈을 믿을 수 없었어. 온 몸에 소름이 쫙 끼치고, 맥이 풀릴 정도로 큰 충격을 받았지. 분명히 아무도 없던 그 엘리베이터 안에는 그 여자가 보이는 거야. 그 여자 뒤로는 형체가 뚜렷하진 않지만, 사람모양의 희미한 것들이 엘리베이터 안에 가득차 보였어. 문이 닫히는 짧은 순간이었지만, 쾡한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는 것은 바로 그 여자였어. 그 여자와 눈이 마주치는 순간, 나는 온몸이 얼어붙는 듯한 두려움을 느꼈고, 무서움으로 정신이 희미해지는 것 같았어. 그리고는 복도에 넘어져 있는 채로 정신을 잃어갔어. 내가 정신을 잃기 전에 마지막으로 본 것은, 닫히던 엘리베이터 문이 다시 열리고, 기괴한 웃음을 짓던 그 여자의 얼굴 점점 내게 다가오는 것이었어........성준은 인석의 말을 도저히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하면서 인석의 말을 막았다."너 이 자식, 무슨 거짓말을 그렇게 하니? 그 정원초과 얘기 들어도 수백번 들었던 얘기다... 좀 지어내려면 잘 지어내지..그걸 우리보고 믿으란 말야? 응?"인석이는 성준의 추궁에 무슨 생각인지 아무 대답도 안하고 가만히 있었다. 나도 인석의 말이 너무 뻔해 보여 한마디 거들었다."그 얘기 나도 여러번 들은 적 있다. 어떻게 된 것이 이번에 니가 들려주는 얘기는 다 뻔한 얘기냐? 새로 이사간 방에 나타나는 귀신이며, 한 밤중에 혼자탄 엘리베이터가 정원초과를 울리는 것 하며.. 아무리 믿으려고 해도, 너무 흔한 얘기 아니냐?"우리의 미심적인 어조에 인석이는 맥주 한잔을 단숨에 들이키더니, 갑자기 눈에 광기를 띠며 언성을 높였다."믿고 안 믿고는 너희들 자유야! 나도 알아! 내가 보고 경험한 것이 얼마나 흔하고 뻔한 얘기인지! 그런데 어떡하니? 나는 정말 경험한 것인데.... 너희들 잘 생각해봐.. 그런 떠도는 무서운 얘기들이 다 지어내는 것일까? 아니면 혹시 누군가가 경험한 얘기가 퍼지고 퍼져 사람들이 흔히 알게 되는 얘기가 될 수도 있잖아.. 나도 처음에는 고민을 많이 했어. 너희들과 똑같은 생각을 했지. 내가 생각해도 정말, 해도 해도 너무 뻔한 귀신 얘기를 경험하고 있는 거야. 마치 무슨 얘기 속의 주인공처럼 관습적인 귀신 얘기를 경험해 나가고 있던 거야..그래서 미칠 것 같았어...."소리를 높이며 얘기를 시작했던 인석의 목소리는 얘기를 마치면서 힘없이 작아졌다. 마치 뭔가를 체념한 사람의 모습처럼... 그런 인석이를 보고 있으려니, 딱한 생각마저 들었다. 하지만 인석이가 하는 뻔한 얘기를 듣고있으려다 보니 약간 화가 치미는 것이 느껴졌다. 어떻게 생각해 보면 흔하디 흔한 얘기를 마치 자기 얘기처럼 떠벌이고 있는 것이었다. 성준이도 같은 생각이었는지 인석이를 더욱 몰아붙였다."야! 더 이상 쓸데없는 뻥치지 말고.. 솔직히 얘기해봐! 뭐가 문제인지? 너 우리에게 비밀스런 벤처기업인가 뭐 하다가 사고 낸거아냐? 그래서 맛이 갔는데, 우리가 자꾸 물어보니까 엉뚱한귀신 얘기 지어낸 것이고..그렇지?" "하긴 그래 너 우리에게 아직 말 안하고 있는데, 도대체 어떤 사업을 시작한거야?그것과 관련있는 일 아냐?얘기 좀 해봐! 응?"우리가 계속 떠들어대자, 고개를 숙이고 있던 인석은 담배를 하나빼물며, 불을 붙였다. 고민 있는 사람처럼 담배를 깊게 들이마신다음 내쉰 인석은 천천히 입을 땠다."너희들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다 알아.. 그래, 난 좀 이상한 일을 시작했어.. 이렇게 된 것은 그것 때문일 거야.. 어쩌면... 어짜피 너희들은 믿지 않을테지만, 다 얘기해 줄게.. 얘기하다보면 내가 어떤 일로 돈을 벌어볼까 했는지도 알 수 있을테니... 처음에는 이렇게 될 줄 꿈에도 상상 못했는데... 휴... 그날 그렇게 엘리베이터 앞에서 정신을 잃고 쓰러진 나를 발견한 것은, 다음날 아침 경비 아저씨에 의해서였어. 누가 나를 흔들어 깨었어. 눈을 떠보니, 이미 아침이 왔는지 환한 엘리베이터 앞 복도가 눈에 들어오고 경비 아저씨의 걱정스런 얼굴이 보이는 거야. 한 동안 내가 왜 여기 있나 멍해있었지만, 곧 기억이 나는거야. 경비 아저씨는 무슨 일이 있었냐고 물어보는 거야. 나는 간신히 몸을 일으키며, 술을 많이 마셔 그냥 여기서 쓰러져 잤다고 얼버무리며 거짓말로 대답했어. 그런데 왠일이지 나의 대답에 경비아저씨가 좀 이상하게 생각하는 것 같았어 나는 몸에 먼지를 털며 자연스럽게 어젯밤에 혹시 엘리베이터가 고장나지 않았냐고 물어보았어. 경비 아저씨 말로는 아무런 고장도 없었다는 거야. 그 말을 들으니, 내가 어제 경험한 그 기괴한 일이 진짜였는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더라. 갑자기 그 창백한 여자의 얼굴이 떠오르면서 오싹하고 소름이 쫙 끼치는 거야.. 이상할 정도로 나를 유심히 살펴보던 경비 아저씨는 괜찮다며 방으로 향하는 나에게 충격적인 얘기를 했어.'이봐요, 그런데 어젯밤에 같이 들어가던 그 아가씨는 어디갔소?오늘 아침까지 나가는 것 본 적이 없는데...'처음에는 그 아저씨가 무슨 소리하는지 알아차릴 수 없었어. 그런데 나의 멍한 표정을 보고 경비 아저씨가 한마디 덧붙이는 거야.'왜 어젯밤 늦게 같이 엘리베이터에 올라 탔잖소? 그 얼굴이 기분 나쁠 정도로 창백했던 여자.. 당신 뒤에 바로 붙어 있던데, 일행 아니었소? 나도 어젯밤에 그 여자 얼굴 보고, 깜짝 놀랐어요.산 사람의 얼굴이 그렇게 하얗다니...'그제서야, 그 경비 아저씨가 무슨 얘기를 하는지 알아차릴 수 있었어. 전날 밤 그 경비 아저씨 눈에는 내가 그 여자와 같이 엘리베이터를 타는 것이 보였던 거야! 경비 아저씨 말대로라면 내가 경험한 것이 바로 사실이라는 거야. 갑자기 몸이 덜덜 떨리며 무서워지는 거야. 나는 경비 아저씨의 걱정 스러운 말에 대답도 않고, 내 방을 뛰어 들어갔어. 방에 들어가자마자, 문을 걸어잠그고 내 주변에 일어나고 있는 이상한 사건에 대해서 생각해 봤어. 도대체 그 여자가 누구일까, 왜 내 주변에 나타나는 것일까, 그 여자가 귀신이라면 어떻게 해야만 하는가... 이런 저런 생각이 얽힌 실타래처럼 머리속에 엉켜 있었지만, 어느 하나 답을 찾아낼 수 없었어. 그러다가 그 소름끼치는 그 여자의 얼굴이 떠올랐어. 역시 무서웠지.. 그런데 이번에는 떠오른 그 여자의 얼굴이 어디서 본듯한 생각이 들기 시작하는 거야.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분명히 어디선가 본 얼굴로 생각되는 거야. 필시적으로 생각해 봤지. 하지만 어디서 봤으며, 누구였는지는 전혀 생각이 나지 않는거야. 왜 있잖아? 입에 맴돌며 나오지 않는 이름처럼, 알것도 같으면서 생각이 나지 않는거야.. 이번에 무섭기보다는 답답해 죽겠더라. 단지 그 여자가 내게 인상적으로 기억되었다는 것 밖에 생각이 나지 않았어. 한참을 고민했지만, 전혀 감을 잡을 수 없는 거야.. 침대에 누워, 생각을 해봤어. 천장을 보니 그 여자가 나를 내려다 보는 것 같은 기분이 들고 으시시했어. 사실 그 소름끼치는 얼굴을 필사적으로 떠올리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냐. 그리고 바로 얼마전까지만 해도 기억에서 지워버리려고 애쓰던 그 얼굴을 좀더 선명하게 떠올리려는 내 모습이 갑자기 우습게 느껴지기도 했어. 그 여자의 얼굴을 떠올리다가 어느새 잠이 들었어. 꿈에서도 그 여자의 머리가 수십개나 내 주위를 맴돌다가 다가가면 연기처럼 사라지는 모습이 보였어. 그러다가 그 여자의 얼굴을 두 손으로 잡으니 빠지직 터지더니 새빨간 피가 사방으로 튀는 거야. 너무 끔찍한 모습이었어. 놀라서 비명을 지르고 보니, 꿈이었어. 온 몸은 식은땀으로 완전히 젖어 있었어. 몇 시간이나 잤는지 밖은 벌써 깜깜해 졌어. 시계를 보니, 벌써 밤 10시가 다 된거야. 어떻게 된건지 수면제를 먹은 것처럼 거의 12시간을 내쳐 잔 셈이야. 침대에 일어나니 주위가 어지럽게 느껴질 정도였어. 방의 불을 켜고, 책상을 보니 밀린 일거리들이 보이는 거야. 일 좀 열심히 해보겠다고 집을 나왔지만, 여기 들어온 이후로 일의 진행이 전혀 안되고 있는 것을 보니 내 자신이 한심해졌어. 하지만 내가 당한 일 때문인지, 그 일거리들을 보기도 싫어졌어. e-mail에 예상보다 많은 주문이 와 있었지만, 그런 상태로는 아무 것도 하기 싫었어. 특히 그런 일은.. 하루 종일 아무 것도 안 먹었기 때문에, 배가 고팠어. 뭐 좀 먹으러 나갈 생각으로, 겉옷을 걸쳤어. 아예 이 길로 나가서 집으로 돌아갈까라는 생각이 들었어. 무시무시한 경험을 한 이 방으로 다시 돌아오기가 싫어졌어. 그것도 밤에 그 엘리베이터를 탄다는 것도 싫었어. 집으로 갈까 말까 망설이고 있는데, 갑자기 복도 저편에서 쥐어짜는 듯한 비명 소리가 들리는 거야. 너무 처절한 비명 소리여서, 듣는 순간 등골이 오싹해 졌어. 처음에는 내가 잘못 들었나 했어. 하지만, 그 끔찍한 비명소리가 연이어 울려퍼지는 거야. 문을 열고 복도에 나와 봤어. 비명 소리는 복도 반대편 끝에서 들려 오는 거야. 무시무시한 고문이라도 당하는 것처럼 정말 고통스러운 남자의비명 소리였어. 그 소리는 계속 이어졌어. 어두 침침한 복도 저편에서 울려퍼지는 끔찍한 비명소리는 정말 섬뜩했어. 아직도 우리 층에는 아무도 입주 안했는지, 아니면 그 비명 소리를 못 들었는지 아무도 복도로 나오지 않았어. 비명 소리는 멈추지 않았어. 나는 어쩔 수 없어, 인터폰으로 경비 아저씨를 불렀어. 졸고 있던 것 같은 경비 아저씨는 내 얘기를 듣고 곧 올라가보겠다고 했어. 그냥 앉아서 경비 아저씨가 올라오는 것을 기다릴까도 했지만, 계속되는 비명소리는 듣기에도 고통스러웠어. 나는 그 비명소리에 홀리듯이 복도로 나와 그 소리가 들리는 쪽으로 향했어. 천천히 어두운 복도를 지나가는데, 그 소리가 나는 쪽으로 다가갈수록, 그 쥐어짜는 듯한 비명 소리는 나를 미치게 하는 것 같았어. 이어졌다 끊어졌다 하는 비명소리는 계속 울려퍼졌어. 복도는 마치 유령의 집의 복도처럼 음산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어. 어떻게 보면 비명소리와 그 괴기한 분위기는 그럴듯한 조화였지. 그만큼 그 복도로 지나고 있던 나에게는 공포로 다가왔고.. 발걸음을 옮겨 양옆에 있는 방문들을 지날 때 마다, 누군가가 어둠속에서 튀어나올 것 같아 무서웠어. 사방에서 무언가가 나를 노려보는 것 같기도 했어. 그냥 내 방으로 돌아가 경비 아저씨를 기다릴 까도 했지만, 비명 소리는 더 심해졌어. 에라 모르겠다는 생각으로 그 비명소리가 들리는 방 앞으로 다가갔어. 왠일 인지 그 방의 문은 잠겨 있지 않았어. 문틈 사이로 불빛이 새어나오고 있었고, 비명소리도 그 문틈을 타고 나와 복도 전체에 울려 퍼지는 것 같았어. 내가 방앞에 서자, 그 비명소리는 내가 다가오는 것을 알아차렸다는 듯이 갑자기 뚝 멈추었어. 죽음과 같은 적막이 흘렀어. 문을 열까말까 망설이다가, 손잡이를 향해 손을 뻗었어. 그때였어. 적막을 깨고 단말마의 처절한 비명소리가 방안에서 짧게 울려 퍼졌어. 그 비명 소리는 가뜩이나 겁을 집어먹고 있던 나를 깜짝 놀라게 했어. 그 짧은 비명 소리가 울려 퍼진 후, 복도 전체는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이 다시 침묵 속으로 잠겼어. 어느새 문고리를 향했던 내 손이 덜덜 떨리고 있었어. 복도 저편 엘리베이터를 봤지만, 경비 아저씨는 아직 보이지 않았어. 인간은 정말 호기심의 동물인지, 그렇게 무서운 상황에서 나는 그 문을 열었어. 내가 왜 그랬느지 지금도 잘 모르겠어. 문을 열자마자 나는 그 끔찍한 광경에 큰 충격을 받고 얼이 빠졌어. 환한 방안에는 사방이 새빨간 피로 범벅이 되었어. 그리고 침대에 피투성이가 된 남자 한 명이 사지가 묶인 채로 누워 있었어. 나는 너무 충격적인 모습에 멍하니 그 침대로 다가갔어. 발 밑에는 끈적거리는 핏물이 밟혔지.. 침대에 다가가서 그 남자의 시체를 내려다 봤을 때, 나는진정한 공포를 느끼게 되었어. 사지가 묶인 그 시체의 마디란 마디는 다 잘려있던 거야. 누군가가 그 사람을 묶은채, 손가락, 발가락, 손목, 발목, 팔뚝, 어깨, 무릎, 다리 등을 차례로 다 잘라놓고, 그대로 붙여 놨던거야....... 나는 그 끔직한 시체를 보고 몸을 움직일 수 없었어. 사실 끔직한 사진 같은 것은 수 천장이 넘게 봐왔던 나였지만, 실제로 그런 모습을 보니 너무 무섭더라.. 사진들은 이런 실제의 시체 모습에 비하면, 정말 장난같아..그런데... 그런데 말야.. 그 끔찍한 광경이 이상하게 눈에 익더라고...침대에 묶인채 토막나 있는 시체라... 어디선가 본 듯한 장면이었어.. 그런 생각이 들자 더 겁이 나더구나.. 그때 누군가가 방으로 뛰어 들어오는 소리와 함께 '헉'하는 소리가 들렸어. 돌아보니, 경비 아저씨가 흙빛이 된 얼굴로 서 있는 거야. 아저씨 역시 충격을 받은 듯 '이럴수가.. 이럴수가...'라는 말만 중얼거리고 멍하니 서 있는 거야. 나는 아저씨에게 경찰에게 신고하자고 얘기했는데, 그 아저씨는 내 말을 제대로 알아듣지 못하는 듯이 그냥 일그러진 얼굴로 서 있기만 하는거야. 내가 다가가서 팔을 잡고 흔들고 나서야, 정신이 돌아온 사람처럼 나를 바라보는 거야. 생각해 보니, 경비 아저씨는 그 시체를 보고 이상할 정도로 놀랐던 것 같아. 나중에 알고 보니, 월남전에도 참전한 적이 있던 상사 출신이었다는 경비 아저씨인데 시체를 보고 그럴 정도로 놀랄지도 몰랐어. 여하튼 우리는 방에서 나와 경찰에 신고했지. 경찰이 올때까지 우리는 경비실에 있었어. 그런데 그 경비 아저씨는 뭐가 그렇게 두려운지, 담배를 피는데도 손을 덜덜 떨고 있는거야. 시체를 처음 발견한 나보다도 훨씬 무서워하는 것 같다라고... 괜찮냐고 내가 물어보니까, 고개는 끄덕였지만 얼굴모습은 완전히 겁에 질린 모습이었어. 시체로 발견된 사람이 아는 사람이냐고 물어보자, 이상할 정도로 화를 버럭 내면서 전혀 알지 못하는 사람이라는 거야. 그때는 좀 이상하더라. 화를 낸 것도 이상하고, 몇 안되는 입주자도 모르는 것도 좀 이상해 보였고.. 너무 끔찍한 시체를 봐서 그러려니 하고 더 이상 경비 아저씨에게 말을 건네지 않고 경찰 오기만을 기다렸어. 경찰을 기다리면서, 그 방에 참혹했던 장면을 생각해 봤어. 그 여자의 얼굴처럼, 왠지 눈에 익은 것 같은 거야... 이번에 좀더 구체적으로 떠오르는 거야. 내가 어디서 그 여자와 그 살인 장면을 봤는지가 대충 짐작이 가기 시작했어. 그럴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자, 소름이 쫙 끼치고 겁나기 시작하는 거야. 내 생각이 맞나 알아보기 위해, 내 방으로 올라가려는 순간 경찰이 들이닥쳤어. 어쩔 수 없이 나는 경찰들을 이끌고 시체가 있던 방으로 갔지. 그리고는 지겨울 정도로 계속 내가 봤던 일들을 말하고 또 말하고 했어. 나중에는 그 끔직한 장면을 묘사하는 것이 짜증이 다 나더라... 더구나 경찰은 처음 발견한 나를 범인 취급하듯이 심문하는 거야. 나중에 알고보니 하긴 경찰도 나를 의심할 수 밖에 없었던 것 같아. 나와 경비 아저씨 발자국을 제외하곤, 그 방을 드나든 사람의 자취를 찾아볼 수 없었다는 거야. 그렇게 잔인하게 살해당한 피해자는 30대 초반의 컴퓨터 프로그래머 였대. 경비 아저씨의 말로는 요즘 일거리가 없는지, 오피스텔에서 나가는 일을 거의 보지 못했다는 거야. 내 진술을 듣던 형사의 말로는 그 남자를 살해한 살인범은 잔인하게도, 피해자를 산채로 묶어놓고 사지를 잘랐다는 거야. 묶어놓은 줄에 남겨진 핏자국과 살점 등을 보면, 피해자가 얼마나 고통스럽게 몸부림쳤다는 것을 알 수 있다는 거야. 그 얘기를 들으니, 소름이 끼치더라고... 도대체 어떤 살인자이길래, 그런식으로 사람을 죽이는지... 그 얘기를 듣고 나니, 자꾸만 신경쓰이는 일이 떠올랐어. 그 여자 귀신과 살해 현장이 눈에 익었던 이유가... 경찰의 조사는 대충 밤 2시가 넘어서야 끝났어. 나는 내 연락처를 남겨주고, 내 방으로 돌아왔어. 복도는 사건 관계자로 아직도 북적이고 있었어. 나는 방으로 돌아오자 마자, 침대에 쓰러지듯 누웠어. 그러다가, 내 자료들이 생각났어. 만약 경찰들이 나를 더 의심해, 내 방까지 수색한다면 문제 될 것 같은 자료들이.... 그런 생각이 들자, 갑자기 불안해 지기 시작했어. 지금이라도 당장 경찰들이 문을 열고 들어와 내 방을 뒤질 것 같았어. 피곤한 몸을 이끌고 책상 위에 앉았어. 그리고 모아놓은 자료들을 꺼냈어. 컴퓨터도 켰지... 자, 이제 너희들이 궁금해 하던 내가 시작한 사업에 대해 이야기하게 되었구나... 솔직히 말하기 좀 이상한 일이었어. 쉽게 말하면 인터넷을 통해, 사람들이 원하는 것들 중에 좀 희귀한 것들을 대리 구매해 주거나, 그런 자료들을 보여주는 거야. 일종에 매니아 층을 겨냥한 것이지...좀 이상하지? 그런 정도의 매니아들이 자기들이 직접 그런 자료를 구하지, 나 같은 놈을 통해서 구지 돈을 내면서 구입하는지... 답은 간단해..대 놓고 구하기 좀 이상한 것들인지...뭔지 알겠어? 너희들은 끽해야 포르노 싸이트나 포르노 테잎 정도를 생각하겠지.. 그런 것은 절대 아냐... 어쩌면 인간의 호기심을 충족시키는 것과 모두들 감추고 싶어하는 욕망을 자극한다 것에는 공통점이 있을지 모르지만.. 얼마전에 통신 게시판에서 시체 사진 사이트니, 뭐 잔혹한 살해 장면의 사진을 볼 수 있다는 사이트들이 난리였어. 많은 사람들이 폭발적인 관심을 가졌어. 그것을 보고 난 이 사업을 생각했어. 바로 그런 사람들이 보고 싶어하는 시체 사진들이나 잔혹한 사진들을 구해주는 거야. 보고 싶지만, 구할 수 없는 자료들이지. 사실 요즘 포르노나 야한 사진들은 누구든 쉽게 접할 수 있잖아. 하지만, 이런 잔혹 사진들은 쉽게 구할 수 있는 것이 아니거든. 그래서 그 만큼 그것을 보고 싶어하는 억눌려진 욕구들이 있지. 나는 그것을 충족 시켜주기로 결심한 거야. 별로 떳떳하지 못하지만, 잘만 되면 짧은 기간에 꽤 많은 돈을 벌 수 있을 것 같았어. 시험삼아, 각 통신망의 공포물 게시판에 짧게 '시체 사진과 잔혹 사진을 봤는데, 너무 끔찍했다..' 정도의 감상을 올려놨지. 결과는 예상했던 것 이상이었어. 그 사이트를 가르켜 달라기도 하고, 그 사진들을 보내 달라기도 하고 해서 한 200통이 넘는 메일을 받은거야. 그때부터 이 사업에 자신이 생겼어. 이 세상에는 진짜 별놈이 많아. 나야 돈벌려고 이런 짓 하지만, 그런 사진들을 좋아하는 놈들도 있다니.. 하긴 그런 잔혹 사진을 찾는 대부분의 애들은 어린애들이야.순수한 호기심으로 찾곤 하지. 하지만, 정말 매니아처럼 그런 사진 모으고, 즐기는 사람들이 꽤 있더라.. 여하튼 공포 관련 IP를 하나 개설하고, 겉으로는 평범하게 이런 저런 공포물 게시판을 만들고, 매니아들만을 위한 회원제 게시판을 하나 만들었지. 바로 그런 사진들을 구매할 수 있는 게시판이었지.. 처음에는 뜸하더니, 입소문이 퍼졌는지 많은 사람들이 그런 사진 구입을 요청했어. 나는 그 만큼 양질의 사진들을 제공했어. 그런 것을 어디서 구했냐고?뻔하지.. 인터넷. 한 일주일만 검색하고 다니면, 그런 것을 전문하는 싸이트, 그런 사진의 매니아 개인 홈 페이지, 그런 사람들과 메일 좀 교환하다보면 무궁무진한 자료들을 구할 수 있어. 솔직히 외국에는 그런 것만 보면 환장하는 변태들이 많거든.. 그네들을 좀 치켜세우면서 나도 공감하다는 듯한 메일을 쓰면 금세 자랑하듯이 자기 수집 사진들을 보내주거든... 그러면 나는 그것을 엄선된 수요자들에게 공급하고.. 이런 사업이 다 그렇듯이, 절대적으로 구매자의 신원을 보장해주었어. 그래서 결재는 온라인 송금 위주로 했고, 그 이외의 개인 신상 정보에 대해서는 묻지도 않았어. 물건 배달도, 원하는 방식으로 해 주었지. 파일 전송, 소포, 편지, 배달까지... 꽤 짭짤한 일 거리였어.... 주문이 생각보다 많아져, 도저히 집에서는 일할 수 없겠더라고.. 피범벅이 된 사진들을 집에 널여놓을 수도 없고..그래서 집을 나와 오피스텔을 얻은 것이고..."여기까지 듣던 성준은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인석의 말을 가로막고 쏘아 붙였다."야, 너 임마,그거 불법 아냐?내가 듣기에는 포르노 테잎 파는 것과 다를 바 없는데..그러다가 걸리면 어떡하려고?"나도 한마디 거들었다."니네 방에서 본 잡지들이 그런 자료들이었구나..어쩐지.. 여하튼 내 생각에도 좀 위험한 사업 같은데.. 지금이야 아는 사람이 별로 없어서 그렇지.. 좀 알려지기 시작하면, 곧장 구속일걸...안 그래도 요즘 통신이나 인터넷을 통해 하는 불법 거래 때문에 난린데.."인석이는 우리들의 걱정이 아무렇지도 않은 듯이 대답했다."나도 알아..그래서 이 장사 오래 할 생각은 아니였어.한 서너달 해서 돈 좀 벌고, 다른 사업할 자금이나 마련할 생각으로 시작한 거니까.."나는 인석이 얘기를 듣고 있다가, 갑자기 불길한 생각이 뇌리를 스치는 것을 느꼈다."인석아...너 혹시 스너프 같은 것도 취급하니?그리고 그런게 정말 있기나 해?"스너프란 말에 인석의 표정은 굳어졌다. 성준은 그 말을 처음 듣는다는 듯이 물어보았다. "스너프란 것은 사실 그것을 다룬 영화들 때문에 대중들에게 알려지기 시작한 거야. 실제로 사람을 폭행하고 죽이는 장면을 찍은 비디오 테잎인데,비밀리에 고가로 거래가 된다는 거야.. 사실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스너프에 대한 영화는 , , 최근의 등등 꽤 되는 편이야. 그래서 사람들은 스너프가 정말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고있고.. 실제로 스너프라는 것이 진짜로 있다면, 내 생각에는 인간의 야만성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것이 바로 그 스너프야. 쾌락을 위해 사람을 죽이고, 그 장면을 보고 즐기는.. 정말 인간이 아닌 새끼들 얘기지.. 뭐.. 여하튼 그래서, 인석이 너도 설마 스너프 필름같은 거 취급한 것 아니겠지? 엉?" 인석이는 나의 추궁하는 질문에 오히려 얼굴이 벌개지며 부인했다. "무슨 말도 안되는 소리야! 내가 그런 개같은 물건을 취급할 사람같냐?아무리 돈에 환장했다 하더라도 그런 것은 손도 안대!"스너프가 뭔지 감을 잡은 성준이는 인석이를 계속 몰아붙였다."야, 임마, 돈을 벌려면 좀 깨끗하게 벌어라.그게 뭐냐?이상한 사진이나 자료 팔아서.. 내가 보기에는 청량리에서 포르노 파는 거랑 똑같이 보인다.그리고, 니 말대로 니가 상대하는 사람들은 전부 이상한 똘아이라며? 그런 애들도 스머프인지 스너프인지 알거 아냐.너한테 그런 것 부탁한적 없냐고?있지? 그래서 너도 구해보려고 했고?솔직히 말해봐!"몰아부치는 듯한 성준의 얘기에 인석이는 머뭇거리고 대답을 제대로 못했다. 우리들 사이에는 어색한 침묵이 흘렀다. 인석이는 뭔가 두려운 생각이 떠오르는 듯이 갑자기 손을 덜덜 떨며 담배불을 붙이려고 했다. 내가 손을 뻣어 라이터를 켜주었다. 라이터 불빛에 반사되는 인석이의 눈동자는 지옥을 들여다 본 사람처럼 겁에 질려 있었다. 인석이는 담배 연기를 한숨을 쉬듯이 뿜어내고, 우리의 의문에 대답을 해주었다."스너프라...아마 악마가 인간에게 준 파멸의 선물일거야.. 내가 경험한 모든 괴기한 일들이 이것과 관련 있을지도 모르지..그 참혹한 시체를 발견한 밤으로 돌아가자.. 아까 얘기한 것처럼 내가 모아둔 자료나 사진들을 경찰들이 보면 나를 의심할 것 같아 그것을 빨리 치울 생각을 했지.. 그런데, 인터넷에서 캡춰해 프린터해 놓은 사진을 정리하다가 뭔가 불길할 정도로 나의 시선을 끄는 사진을 발견했어. 그 사진을 보는 순간, 몇 주전에 내게 이상한 주문을 하던 어떤 미친놈이 생각났어. 정말 생각지도 못한 괴상한 주문이었지...."101
창밖의여자 - (4화)
출처 ; 어느날갑자기(유일한님)
제가읽었던 이야기들중 재미나게 본 이야기입니다.
스크롤 압박이 있어요..^^
..인석이는 믿을 수 없는 얘기를 계속했다.
"다음날 정신을 차려 보니, 침대 위였어. 전날 밤 본 것이 또 꿈인지 진짜였는지 헷갈리는 거야.
그래도 그 찜찜한 느낌은 지울 수 없더라고..
더욱이 그 여자의 그 무표정한 얼굴은 꿈이 아니고 사실처럼 뇌리속에서 지워지지 않고 생생하게 떠올랐어.
하지만 내가 귀신을 보았다는 것을 인정하기가 싫었는지, 자꾸 악몽을 꾼 것을 뿐이라고 스스로를 합리화 시켰어.
요즘 일 때문에 피곤하고, 하고 있는 일이 그런 쪽이니 이상한 꿈을 꿀 수도 있을 것이라고...
무섭긴 했지만, 부모님 반대를 무릎쓰고 간신히 독립한지 며칠도 채 되지 않아 다시 집으로 들어간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이잖아.
아무 일도 아니겠지라고 생각하기로 했어.
지금 생각하면 얼마나 어리석은 생각이었는지...
그날도 일이 있어 밖에 나가게 되었어.
생각보다 일이 늦어져 오피스텔로 밤 12시정도에 돌아오게 되었지.
밤에 돌아오게 되자, 아무리 생각을 안 하려고 해도 그 여자의 얼굴이 떠오르는 거야. 더구나 몇 개 불이
안 켜진 오피스텔 빌딩을 바라보니 더욱 으시시해지더라고...
남자가 꿈에서 본 것으로 떨고 있다는 것이 너무 한심하게 생각되기도 했어.
에라 모르겠다는 생각으로 오피스텔로 걸어 들어갔어.
현관 앞에 있던 경비 아저씨는 TV를 보고 있다가 내가 들어오는 모습을 힐끗 쳐다봤어.
그런데, 갑자기 그 아저씨가 갑자기 겁에 질린 표정을 짓는 거야.
가뜩이나 긴장상태였던 나는 경비 아저씨의 이상할 모습을 그냥 지나칠 수 없었어.
무슨 일이냐고 묻는 내 질문에, 경비 아저씨는 당황한 듯이 아무 것도 아니고 자기가 잘못 봤다고 하는 거야.
더욱 이상해진 나는 도대체 뭐를 잘못 봤냐고 물었지.
그런데 그 아저씨는 어색한 변명을 늘어놓기만 했어.
'예.. 내가 졸다가 잠깐 헛것을 봤나봐요...신경쓰지들 마시고 들어가세요...'
이상했지만, 별 수 없어 엘리베이터를 향했지.
엘리베이터는 짜증나게도 15층에 서 있었어.
버튼을 누르고 한참을 기다렸지.
어두침침한 복도에 서서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려니 괜히 누가 내 뒤에 서 있는 것 같고, 기분이 이상했어.
이윽고 엘리베이터는 도착했고, 나는 재빨리 올라탔어.
하지만 전기를 절약하려고, 닫힘 버튼을 막아놨기 때문에, 문이 닫힐 때 까지 한참을 기다려야 했어.
문이 닫힐 때까지 몇초동안 괜히 기분이 이상해지더라.
문이 닫히고, 나는 엘리베이터 벽에 기대어 층수가 올라가는 것을 보고 있었어.
그런데, 엘리베이터가 누르지도 않은 4층에서 멈추는 거야.
누가 타려니 했는데, 엘리베이터 문이 열렸는데도 아무도 타지 않는 거야.
문이 닫힐 때까지 몇초동안 어두컴컴한 복도를 보고 있으려니 괜히 겁이 나는거야. 더구나 누가 타는 듯한 느낌까지 들고..
그럴 때 닫힘 버튼이 안 되는 것이 그렇게 답답하더라고..
엘리베이터 문이 닫히는 데 걸리는 시간은 실제 불과 몇초간이었을꺼야..
하지만, 늦은 시간, 그것도 기괴한 악몽에 시달리고 있던 나에게는 정말 무섭도록 길게 느껴졌어.
이윽고 문이 닫혔지, 좀 마음이 놓이더라..
엘리베이터가 천천히 다음 층으로 올라가는데, 5층이라는 불빛이 깜빡거리기가 무섭게 '땡'하는 소리와 함께 엘리베이터가 멈추는 거야.
엘리베이터가 멈추자마자, 이상할 정도로 두려움이 느껴졌어.
설마하는 생각을 하고 있는데, 문이 열렸어.
아니나 다를까 역시 문 앞에는 아무도 서 있지 않았어.
또 저절로 열린 것이었지.
열려진 엘리베이터 문을 통해 보여지는 어두운 복도의 모습이 왜 그렇게 무섭게 느껴지는지...
죽을 것 만 같았어.
필사적으로 닫힘 버튼을 눌렀지만, 문은 한참 있다 천천히 닫히는 거야..
엘리베이터는 다시 올라가기 시작했어.
다음층으로 올라가는 동안, 불길한 예감이 느껴지기 시작했어.
솔직히 무서웠어.
너희들은 웃겠지만, 밤에 혼자 엘리베이터 타고 나같은 경험을 해보면 그 웃음이 사라질걸...
엘리베이터는 나의 희망을 여지없이 무너뜨리고, 다음 층인 6층에서도 섰어.
나도 모르게 문 반대편으로 뒷걸음질쳤어.
육중한 소리를 내며 엘리베이터는 멈추고, 죽음과 같은 적막이 잠시 흐른 후, 문이 스스르 하고 열렸어.
숨이 들이켜 지고, 문이 열려지는 것을 노려보고 있었어.
제기랄! 역시 아무도 없는 거야. 어둠만이 보일 뿐이었어.
물론 그 어둠 속에는 무엇이 있는지 알 수 없었고...
박동수가 빨라지는 것이 느껴졌지만, 내 힘으로는 진정시킬 수 없었어.
그냥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계단으로 올라갈까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어두운 복도로 선뜻 나갈 용기가 나지 않아 좀 망설이게 되었어.
하지만 3층 정도야 뛰어가면 얼마 안 걸릴거 같아, 계단으로 올라가가로 마음을 먹었어...
그런데, 엘리베이터가 나를 내보내지 않기로 마음을 먹은 것처럼, 순식간에 문이 닫히는 거야.
아무 것도 아닌 우연이었지만, 그때만은 엄청 섬뜩하더라..
처음에는 엘리베이터 고장이나, 누군가의 장난으로 생각했어.
하지만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때 마다 어둠속에서 뭔가 튀어나올 것 같은 두려움은 견디기 어려웠어.
더구나 엘리베이터가 멈출 때마다 누군가가 올라타는 느낌도 들고... 여하튼 무서웠어.
그러고 보니 어느 순간부터, 엘리베이터 안에 나말고 누가 있는 것 같은 느낌마저 들기 시작한 거야.
자꾸 누군가가 내 바로 뒤에 서 있는 것 같은 서늘함 기운마저 느껴지는 거야.
돌아 봤지만, 아무도 없었어.
벽에 등을 붙힌 채, 엘리베이터 안을 둘러 보았지만, 역시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어.
하지만, 누군가가 같이 있는 것 같은 느낌은 지울 수 없었어.
7층에서도 역시 엘리베이터는 멈추었어.
이번에야말로 내려서 계단으로 가야겠다는 생각으로 문이 열리기가 무섭게 엘리베이터에 내렸어.
그런데 내려서 복도 저쪽 끝에 있는 계단을 보니, 휴...
전등이 나갔는지 완전히 암흑 그 자체였어.
아직 7층에는 입주자가 하나도 없는지, 복도에는 불빛 한 점 없는 거야..
단지 저쪽 끝에 비상구라고 쓰여 있는 파란불만 보일뿐, 바로 앞도 안 보일 정도로 깜깜한 거야.
에라 모르겠다하고 가볼까 했지만, 역시 사람이 아무것도 안 보이는 곳을 간다는 것은 극도의 공포심이 유발된다는 말이 맞는 것 같더라...
도저히 그 어둠속으로 발을 때놓을 수가 없더군...
어쩔 수 없이, 그 기분 나쁜 엘리베이터로 다시 올라탔어.
엘리베이터는 나를 기다리고 있다는 듯이 올라가지 않고있었어.
내가 엘리베이터에 올라타자, 괴물이 자기 입안으로 들어온 먹이를 삼키듯이 문이 닫혔어.
엘리베이터 안에는 분명히 나 혼자 였지만, 숨이 답답한 것이 마치 사람들로 꽉찬 엘리베이터를 탄 기분이었어.
엘리베이터는 다시 올라가기 시작했고, 나는 거의 체념한 상태로 벽에 기대고 있었어.
역시 엘리베이터는 8층에도 섰어.
그때는 이미 진이 빠질대로 빠졌고, 두려움에 머리가 멍해져 있을 때였어.
그러니 문이 열리는 것을 우두커니 바라볼 수 밖에 없었어.
문은 열렸다 역시 한참 있다가 닫히는 거야.
이제 다음에 내리면 되겠구나라는 생각에 그래도 좀 안심이 되는 순간이었어.
갑자기 닫히던 문이 다시 열리더니 엘리베이터에서 삐 소리가 나는 거야.
나는 처음에 이게 무슨 소린지 알 수가 없었어.
영문을 몰라 주위를 둘러보는데, 엘리베이터 계기판에 뭔가 빨간 글짜가 보이는 거야.
처음에는 무심코 지나갔지만, 자세히 보니 바로 그것 때문에 소리가 나는 것 이였어.
소리나는 원인을 이해했지만, 처음에는 그것이 의미하는 것이 정말 무엇인지를 깨닫지 못했어.
그 글자의 의미를 깨닫는 순간, 나는 충격으로 온 몸이 얼어붙는 것 같았어.
소름이 쫙 끼치고 몸을 움직일 수 없었어.그 게기판에는 바로, '정원초과'라는 글짜에 빨간불이 들어와 있는 것이었어.
혼자 탄 엘리베이터에 정원초과라는 거야!!!
너무 무서워서 주위를 둘러보았어. 분명히 아무도 안 보였지만, 내 느낌에는 뭔가가 타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어.
엘리베이터에서 뛰쳐 나가려는데, 갑자기 문이 닫혔어.
정원초과라는 불빛에 켜진채 문이 닫힌 거야.
열림버튼을 누르고 문을 두들겼지만, 문은 닫힌 채 꼼짝도 안 했어.
나는 미친 듯이 발버둥 쳤지만, 엘리베이터는 아랑곳하지 않고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했어.
아무도 안보였지만, 그때 나는 확신했어.
무언가가 분명히 이 엘리베이터에 있다는 것을...
공포에 짓눌려 그때는 아무 생각도 제대로 할 수 없었어.
단지 이 지옥같은 엘리베이터에서 빨리 나가야된다는 것밖에.
무서워서 기절할 것 같아 엘리베이터가 어디로 움직이는지 알 수도 없었어.
그냥 벽에 붙어, 이 안 어디선가 나를 노려보고 있을 무언가를 필사적으로 찾아보는 것이 전부였어.
그런데 갑자기 엘리베이터가 서는 것이었어.
층수를 보니, 9층이었어.
겨우 한 층을 올라왔는데, 한 십년은 걸린 것 같았어.
제발 문이 열리기를 바랬어.
다행히 엘리베이터 문은 열렸어.
나는 쓰러지듯 엘리베이터에서 튕겨 나가듯이, 뛰쳐 나왔어.
얼마나 급하게 뛰어나왔는지, 엘리베이터 앞에서 중심을 잃고 쓰러졌지.
그 무서운 엘리베이터에서 나오니까 좀 살 것 같더라...
쓰러진 채로 문이 닫히는 엘리베이터를 돌아봤어.
엘리베이터를 돌아본 순간, 나는 내 눈을 믿을 수 없었어.
온 몸에 소름이 쫙 끼치고, 맥이 풀릴 정도로 큰 충격을 받았지.
분명히 아무도 없던 그 엘리베이터 안에는 그 여자가 보이는 거야.
그 여자 뒤로는 형체가 뚜렷하진 않지만, 사람모양의 희미한 것들이 엘리베이터 안에 가득차 보였어.
문이 닫히는 짧은 순간이었지만, 쾡한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는 것은 바로 그 여자였어.
그 여자와 눈이 마주치는 순간, 나는 온몸이 얼어붙는 듯한 두려움을 느꼈고, 무서움으로 정신이 희미해지는 것 같았어.
그리고는 복도에 넘어져 있는 채로 정신을 잃어갔어.
내가 정신을 잃기 전에 마지막으로 본 것은, 닫히던 엘리베이터 문이 다시 열리고, 기괴한 웃음을 짓던 그 여자의 얼굴 점점 내게 다가오는 것이었어.....
...성준은 인석의 말을 도저히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하면서 인석의 말을 막았다.
"너 이 자식, 무슨 거짓말을 그렇게 하니? 그 정원초과 얘기 들어도 수백번 들었던 얘기다...
좀 지어내려면 잘 지어내지..그걸 우리보고 믿으란 말야? 응?"
인석이는 성준의 추궁에 무슨 생각인지 아무 대답도 안하고 가만히 있었다.
나도 인석의 말이 너무 뻔해 보여 한마디 거들었다.
"그 얘기 나도 여러번 들은 적 있다. 어떻게 된 것이 이번에 니가 들려주는 얘기는 다 뻔한 얘기냐?
새로 이사간 방에 나타나는 귀신이며, 한 밤중에 혼자탄 엘리베이터가 정원초과를 울리는 것 하며..
아무리 믿으려고 해도, 너무 흔한 얘기 아니냐?"
우리의 미심적인 어조에 인석이는 맥주 한잔을 단숨에 들이키더니, 갑자기 눈에 광기를 띠며 언성을 높였다.
"믿고 안 믿고는 너희들 자유야! 나도 알아! 내가 보고 경험한 것이 얼마나 흔하고 뻔한 얘기인지!
그런데 어떡하니? 나는 정말 경험한 것인데.... 너희들 잘 생각해봐.. 그런 떠도는 무서운 얘기들이 다 지어내는 것일까?
아니면 혹시 누군가가 경험한 얘기가 퍼지고 퍼져 사람들이 흔히 알게 되는 얘기가 될 수도 있잖아..
나도 처음에는 고민을 많이 했어. 너희들과 똑같은 생각을 했지. 내가 생각해도 정말, 해도 해도 너무 뻔한 귀신 얘기를 경험하고 있는 거야.
마치 무슨 얘기 속의 주인공처럼 관습적인 귀신 얘기를 경험해 나가고 있던 거야..그래서 미칠 것 같았어...."
소리를 높이며 얘기를 시작했던 인석의 목소리는 얘기를 마치면서 힘없이 작아졌다.
마치 뭔가를 체념한 사람의 모습처럼...
그런 인석이를 보고 있으려니, 딱한 생각마저 들었다.
하지만 인석이가 하는 뻔한 얘기를 듣고있으려다 보니 약간 화가 치미는 것이 느껴졌다.
어떻게 생각해 보면 흔하디 흔한 얘기를 마치 자기 얘기처럼 떠벌이고 있는 것이었다.
성준이도 같은 생각이었는지 인석이를 더욱 몰아붙였다.
"야! 더 이상 쓸데없는 뻥치지 말고.. 솔직히 얘기해봐! 뭐가 문제인지?
너 우리에게 비밀스런 벤처기업인가 뭐 하다가 사고 낸거아냐? 그래서 맛이 갔는데, 우리가 자꾸 물어보니까 엉뚱한귀신 얘기 지어낸 것이고..그렇지?"
"하긴 그래 너 우리에게 아직 말 안하고 있는데, 도대체 어떤 사업을 시작한거야?그것과 관련있는 일 아냐?얘기 좀 해봐! 응?"
우리가 계속 떠들어대자, 고개를 숙이고 있던 인석은 담배를 하나빼물며, 불을 붙였다.
고민 있는 사람처럼 담배를 깊게 들이마신다음 내쉰 인석은 천천히 입을 땠다.
"너희들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다 알아.. 그래, 난 좀 이상한 일을 시작했어..
이렇게 된 것은 그것 때문일 거야.. 어쩌면... 어짜피 너희들은 믿지 않을테지만, 다 얘기해 줄게..
얘기하다보면 내가 어떤 일로 돈을 벌어볼까 했는지도 알 수 있을테니...
처음에는 이렇게 될 줄 꿈에도 상상 못했는데... 휴...
그날 그렇게 엘리베이터 앞에서 정신을 잃고 쓰러진 나를 발견한 것은, 다음날 아침 경비 아저씨에 의해서였어.
누가 나를 흔들어 깨었어.
눈을 떠보니, 이미 아침이 왔는지 환한 엘리베이터 앞 복도가 눈에 들어오고 경비 아저씨의 걱정스런 얼굴이 보이는 거야.
한 동안 내가 왜 여기 있나 멍해있었지만, 곧 기억이 나는거야.
경비 아저씨는 무슨 일이 있었냐고 물어보는 거야.
나는 간신히 몸을 일으키며, 술을 많이 마셔 그냥 여기서 쓰러져 잤다고 얼버무리며 거짓말로 대답했어.
그런데 왠일이지 나의 대답에 경비아저씨가 좀 이상하게 생각하는 것 같았어
나는 몸에 먼지를 털며 자연스럽게 어젯밤에 혹시 엘리베이터가 고장나지 않았냐고 물어보았어.
경비 아저씨 말로는 아무런 고장도 없었다는 거야.
그 말을 들으니, 내가 어제 경험한 그 기괴한 일이 진짜였는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더라.
갑자기 그 창백한 여자의 얼굴이 떠오르면서 오싹하고 소름이 쫙 끼치는 거야..
이상할 정도로 나를 유심히 살펴보던 경비 아저씨는 괜찮다며 방으로 향하는 나에게 충격적인 얘기를 했어.
'이봐요, 그런데 어젯밤에 같이 들어가던 그 아가씨는 어디갔소?오늘 아침까지 나가는 것 본 적이 없는데...'
처음에는 그 아저씨가 무슨 소리하는지 알아차릴 수 없었어.
그런데 나의 멍한 표정을 보고 경비 아저씨가 한마디 덧붙이는 거야.
'왜 어젯밤 늦게 같이 엘리베이터에 올라 탔잖소? 그 얼굴이 기분 나쁠 정도로 창백했던 여자..
당신 뒤에 바로 붙어 있던데, 일행 아니었소? 나도 어젯밤에 그 여자 얼굴 보고, 깜짝 놀랐어요.
산 사람의 얼굴이 그렇게 하얗다니...'
그제서야, 그 경비 아저씨가 무슨 얘기를 하는지 알아차릴 수 있었어.
전날 밤 그 경비 아저씨 눈에는 내가 그 여자와 같이 엘리베이터를 타는 것이 보였던 거야!
경비 아저씨 말대로라면 내가 경험한 것이 바로 사실이라는 거야.
갑자기 몸이 덜덜 떨리며 무서워지는 거야.
나는 경비 아저씨의 걱정 스러운 말에 대답도 않고, 내 방을 뛰어 들어갔어.
방에 들어가자마자, 문을 걸어잠그고 내 주변에 일어나고 있는 이상한 사건에 대해서 생각해 봤어.
도대체 그 여자가 누구일까, 왜 내 주변에 나타나는 것일까, 그 여자가 귀신이라면 어떻게 해야만 하는가...
이런 저런 생각이 얽힌 실타래처럼 머리속에 엉켜 있었지만, 어느 하나 답을 찾아낼 수 없었어.
그러다가 그 소름끼치는 그 여자의 얼굴이 떠올랐어.
역시 무서웠지.. 그런데 이번에는 떠오른 그 여자의 얼굴이 어디서 본듯한 생각이 들기 시작하는 거야.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분명히 어디선가 본 얼굴로 생각되는 거야.
필시적으로 생각해 봤지.
하지만 어디서 봤으며, 누구였는지는 전혀 생각이 나지 않는거야.
왜 있잖아?
입에 맴돌며 나오지 않는 이름처럼, 알것도 같으면서 생각이 나지 않는거야..
이번에 무섭기보다는 답답해 죽겠더라.
단지 그 여자가 내게 인상적으로 기억되었다는 것 밖에 생각이 나지 않았어.
한참을 고민했지만, 전혀 감을 잡을 수 없는 거야..
침대에 누워, 생각을 해봤어.
천장을 보니 그 여자가 나를 내려다 보는 것 같은 기분이 들고 으시시했어.
사실 그 소름끼치는 얼굴을 필사적으로 떠올리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냐.
그리고 바로 얼마전까지만 해도 기억에서 지워버리려고 애쓰던 그 얼굴을 좀더 선명하게 떠올리려는 내
모습이 갑자기 우습게 느껴지기도 했어.
그 여자의 얼굴을 떠올리다가 어느새 잠이 들었어.
꿈에서도 그 여자의 머리가 수십개나 내 주위를 맴돌다가 다가가면 연기처럼 사라지는 모습이 보였어.
그러다가 그 여자의 얼굴을 두 손으로 잡으니 빠지직 터지더니 새빨간 피가 사방으로 튀는 거야.
너무 끔찍한 모습이었어. 놀라서 비명을 지르고 보니, 꿈이었어.
온 몸은 식은땀으로 완전히 젖어 있었어. 몇 시간이나 잤는지 밖은 벌써 깜깜해 졌어.
시계를 보니, 벌써 밤 10시가 다 된거야.
어떻게 된건지 수면제를 먹은 것처럼 거의 12시간을 내쳐 잔 셈이야.
침대에 일어나니 주위가 어지럽게 느껴질 정도였어.
방의 불을 켜고, 책상을 보니 밀린 일거리들이 보이는 거야.
일 좀 열심히 해보겠다고 집을 나왔지만, 여기 들어온 이후로 일의 진행이 전혀 안되고 있는 것을 보니 내 자신이 한심해졌어.
하지만 내가 당한 일 때문인지, 그 일거리들을 보기도 싫어졌어.
e-mail에 예상보다 많은 주문이 와 있었지만, 그런 상태로는 아무 것도 하기 싫었어. 특히 그런 일은..
하루 종일 아무 것도 안 먹었기 때문에, 배가 고팠어.
뭐 좀 먹으러 나갈 생각으로, 겉옷을 걸쳤어.
아예 이 길로 나가서 집으로 돌아갈까라는 생각이 들었어.
무시무시한 경험을 한 이 방으로 다시 돌아오기가 싫어졌어.
그것도 밤에 그 엘리베이터를 탄다는 것도 싫었어.
집으로 갈까 말까 망설이고 있는데, 갑자기 복도 저편에서 쥐어짜는 듯한 비명 소리가 들리는 거야.
너무 처절한 비명 소리여서, 듣는 순간 등골이 오싹해 졌어.
처음에는 내가 잘못 들었나 했어.
하지만, 그 끔찍한 비명소리가 연이어 울려퍼지는 거야.
문을 열고 복도에 나와 봤어.
비명 소리는 복도 반대편 끝에서 들려 오는 거야.
무시무시한 고문이라도 당하는 것처럼 정말 고통스러운 남자의비명 소리였어.
그 소리는 계속 이어졌어.
어두 침침한 복도 저편에서 울려퍼지는 끔찍한 비명소리는 정말 섬뜩했어.
아직도 우리 층에는 아무도 입주 안했는지, 아니면 그 비명 소리를 못 들었는지 아무도 복도로 나오지 않았어.
비명 소리는 멈추지 않았어.
나는 어쩔 수 없어, 인터폰으로 경비 아저씨를 불렀어.
졸고 있던 것 같은 경비 아저씨는 내 얘기를 듣고 곧 올라가보겠다고 했어.
그냥 앉아서 경비 아저씨가 올라오는 것을 기다릴까도 했지만, 계속되는 비명소리는 듣기에도 고통스러웠어.
나는 그 비명소리에 홀리듯이 복도로 나와 그 소리가 들리는 쪽으로 향했어.
천천히 어두운 복도를 지나가는데, 그 소리가 나는 쪽으로 다가갈수록, 그 쥐어짜는 듯한 비명 소리는 나를 미치게 하는 것 같았어.
이어졌다 끊어졌다 하는 비명소리는 계속 울려퍼졌어.
복도는 마치 유령의 집의 복도처럼 음산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어.
어떻게 보면 비명소리와 그 괴기한 분위기는 그럴듯한 조화였지.
그만큼 그 복도로 지나고 있던 나에게는 공포로 다가왔고..
발걸음을 옮겨 양옆에 있는 방문들을 지날 때 마다, 누군가가 어둠속에서 튀어나올 것 같아 무서웠어.
사방에서 무언가가 나를 노려보는 것 같기도 했어.
그냥 내 방으로 돌아가 경비 아저씨를 기다릴 까도 했지만, 비명 소리는 더 심해졌어.
에라 모르겠다는 생각으로 그 비명소리가 들리는 방 앞으로 다가갔어.
왠일 인지 그 방의 문은 잠겨 있지 않았어.
문틈 사이로 불빛이 새어나오고 있었고, 비명소리도 그 문틈을 타고 나와 복도 전체에 울려 퍼지는 것 같았어.
내가 방앞에 서자, 그 비명소리는 내가 다가오는 것을 알아차렸다는 듯이 갑자기 뚝 멈추었어.
죽음과 같은 적막이 흘렀어.
문을 열까말까 망설이다가, 손잡이를 향해 손을 뻗었어.
그때였어.
적막을 깨고 단말마의 처절한 비명소리가 방안에서 짧게 울려 퍼졌어.
그 비명 소리는 가뜩이나 겁을 집어먹고 있던 나를 깜짝 놀라게 했어.
그 짧은 비명 소리가 울려 퍼진 후, 복도 전체는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이 다시 침묵 속으로 잠겼어.
어느새 문고리를 향했던 내 손이 덜덜 떨리고 있었어.
복도 저편 엘리베이터를 봤지만, 경비 아저씨는 아직 보이지 않았어.
인간은 정말 호기심의 동물인지, 그렇게 무서운 상황에서 나는 그 문을 열었어.
내가 왜 그랬느지 지금도 잘 모르겠어.
문을 열자마자 나는 그 끔찍한 광경에 큰 충격을 받고 얼이 빠졌어.
환한 방안에는 사방이 새빨간 피로 범벅이 되었어.
그리고 침대에 피투성이가 된 남자 한 명이 사지가 묶인 채로 누워 있었어.
나는 너무 충격적인 모습에 멍하니 그 침대로 다가갔어.
발 밑에는 끈적거리는 핏물이 밟혔지..
침대에 다가가서 그 남자의 시체를 내려다 봤을 때, 나는진정한 공포를 느끼게 되었어.
사지가 묶인 그 시체의 마디란 마디는 다 잘려있던 거야.
누군가가 그 사람을 묶은채, 손가락, 발가락, 손목, 발목, 팔뚝, 어깨, 무릎, 다리 등을 차례로 다 잘라놓고, 그대로 붙여 놨던거야....
... 나는 그 끔직한 시체를 보고 몸을 움직일 수 없었어.
사실 끔직한 사진 같은 것은 수 천장이 넘게 봐왔던 나였지만, 실제로 그런 모습을 보니 너무 무섭더라..
사진들은 이런 실제의 시체 모습에 비하면, 정말 장난같아..그런데... 그런데 말야..
그 끔찍한 광경이 이상하게 눈에 익더라고...침대에 묶인채 토막나 있는 시체라...
어디선가 본 듯한 장면이었어.. 그런 생각이 들자 더 겁이 나더구나..
그때 누군가가 방으로 뛰어 들어오는 소리와 함께 '헉'하는 소리가 들렸어.
돌아보니, 경비 아저씨가 흙빛이 된 얼굴로 서 있는 거야.
아저씨 역시 충격을 받은 듯 '이럴수가.. 이럴수가...'라는 말만 중얼거리고 멍하니 서 있는 거야.
나는 아저씨에게 경찰에게 신고하자고 얘기했는데, 그 아저씨는 내 말을 제대로 알아듣지 못하는 듯이 그냥 일그러진 얼굴로 서 있기만 하는거야.
내가 다가가서 팔을 잡고 흔들고 나서야, 정신이 돌아온 사람처럼 나를 바라보는 거야.
생각해 보니, 경비 아저씨는 그 시체를 보고 이상할 정도로 놀랐던 것 같아.
나중에 알고 보니, 월남전에도 참전한 적이 있던 상사 출신이었다는 경비 아저씨인데 시체를 보고 그럴 정도로 놀랄지도 몰랐어.
여하튼 우리는 방에서 나와 경찰에 신고했지.
경찰이 올때까지 우리는 경비실에 있었어.
그런데 그 경비 아저씨는 뭐가 그렇게 두려운지, 담배를 피는데도 손을 덜덜 떨고 있는거야.
시체를 처음 발견한 나보다도 훨씬 무서워하는 것 같다라고...
괜찮냐고 내가 물어보니까, 고개는 끄덕였지만 얼굴모습은 완전히 겁에 질린 모습이었어.
시체로 발견된 사람이 아는 사람이냐고 물어보자, 이상할 정도로 화를 버럭 내면서 전혀 알지 못하는 사람이라는 거야.
그때는 좀 이상하더라.
화를 낸 것도 이상하고, 몇 안되는 입주자도 모르는 것도 좀 이상해 보였고..
너무 끔찍한 시체를 봐서 그러려니 하고 더 이상 경비 아저씨에게 말을 건네지 않고 경찰 오기만을 기다렸어.
경찰을 기다리면서, 그 방에 참혹했던 장면을 생각해 봤어.
그 여자의 얼굴처럼, 왠지 눈에 익은 것 같은 거야...
이번에 좀더 구체적으로 떠오르는 거야.
내가 어디서 그 여자와 그 살인 장면을 봤는지가 대충 짐작이 가기 시작했어.
그럴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자, 소름이 쫙 끼치고 겁나기 시작하는 거야.
내 생각이 맞나 알아보기 위해, 내 방으로 올라가려는 순간 경찰이 들이닥쳤어.
어쩔 수 없이 나는 경찰들을 이끌고 시체가 있던 방으로 갔지.
그리고는 지겨울 정도로 계속 내가 봤던 일들을 말하고 또 말하고 했어.
나중에는 그 끔직한 장면을 묘사하는 것이 짜증이 다 나더라...
더구나 경찰은 처음 발견한 나를 범인 취급하듯이 심문하는 거야.
나중에 알고보니 하긴 경찰도 나를 의심할 수 밖에 없었던 것 같아.
나와 경비 아저씨 발자국을 제외하곤, 그 방을 드나든 사람의 자취를 찾아볼 수 없었다는 거야.
그렇게 잔인하게 살해당한 피해자는 30대 초반의 컴퓨터 프로그래머 였대.
경비 아저씨의 말로는 요즘 일거리가 없는지, 오피스텔에서 나가는 일을 거의 보지 못했다는 거야.
내 진술을 듣던 형사의 말로는 그 남자를 살해한 살인범은 잔인하게도, 피해자를 산채로 묶어놓고 사지를 잘랐다는 거야.
묶어놓은 줄에 남겨진 핏자국과 살점 등을 보면, 피해자가 얼마나 고통스럽게 몸부림쳤다는 것을 알 수 있다는 거야.
그 얘기를 들으니, 소름이 끼치더라고...
도대체 어떤 살인자이길래, 그런식으로 사람을 죽이는지...
그 얘기를 듣고 나니, 자꾸만 신경쓰이는 일이 떠올랐어.
그 여자 귀신과 살해 현장이 눈에 익었던 이유가...
경찰의 조사는 대충 밤 2시가 넘어서야 끝났어.
나는 내 연락처를 남겨주고, 내 방으로 돌아왔어.
복도는 사건 관계자로 아직도 북적이고 있었어.
나는 방으로 돌아오자 마자, 침대에 쓰러지듯 누웠어.
그러다가, 내 자료들이 생각났어.
만약 경찰들이 나를 더 의심해, 내 방까지 수색한다면 문제 될 것 같은 자료들이....
그런 생각이 들자, 갑자기 불안해 지기 시작했어.
지금이라도 당장 경찰들이 문을 열고 들어와 내 방을 뒤질 것 같았어.
피곤한 몸을 이끌고 책상 위에 앉았어.
그리고 모아놓은 자료들을 꺼냈어.
컴퓨터도 켰지...
자, 이제 너희들이 궁금해 하던 내가 시작한 사업에 대해 이야기하게 되었구나...
솔직히 말하기 좀 이상한 일이었어.
쉽게 말하면 인터넷을 통해, 사람들이 원하는 것들 중에 좀 희귀한 것들을 대리 구매해 주거나, 그런 자료들을 보여주는 거야.
일종에 매니아 층을 겨냥한 것이지...좀 이상하지?
그런 정도의 매니아들이 자기들이 직접 그런 자료를 구하지, 나 같은 놈을 통해서 구지 돈을 내면서 구입하는지...
답은 간단해..대 놓고 구하기 좀 이상한 것들인지...뭔지 알겠어?
너희들은 끽해야 포르노 싸이트나 포르노 테잎 정도를 생각하겠지.. 그런 것은 절대 아냐...
어쩌면 인간의 호기심을 충족시키는 것과 모두들 감추고 싶어하는 욕망을 자극한다 것에는 공통점이 있을지 모르지만..
얼마전에 통신 게시판에서 시체 사진 사이트니, 뭐 잔혹한 살해 장면의 사진을 볼 수 있다는 사이트들이 난리였어.
많은 사람들이 폭발적인 관심을 가졌어.
그것을 보고 난 이 사업을 생각했어.
바로 그런 사람들이 보고 싶어하는 시체 사진들이나 잔혹한 사진들을 구해주는 거야.
보고 싶지만, 구할 수 없는 자료들이지.
사실 요즘 포르노나 야한 사진들은 누구든 쉽게 접할 수 있잖아.
하지만, 이런 잔혹 사진들은 쉽게 구할 수 있는 것이 아니거든.
그래서 그 만큼 그것을 보고 싶어하는 억눌려진 욕구들이 있지.
나는 그것을 충족 시켜주기로 결심한 거야.
별로 떳떳하지 못하지만, 잘만 되면 짧은 기간에 꽤 많은 돈을 벌 수 있을 것 같았어.
시험삼아, 각 통신망의 공포물 게시판에 짧게 '시체 사진과 잔혹 사진을 봤는데, 너무 끔찍했다..' 정도의 감상을 올려놨지.
결과는 예상했던 것 이상이었어.
그 사이트를 가르켜 달라기도 하고, 그 사진들을 보내 달라기도 하고 해서 한 200통이 넘는 메일을 받은거야.
그때부터 이 사업에 자신이 생겼어.
이 세상에는 진짜 별놈이 많아. 나야 돈벌려고 이런 짓 하지만,
그런 사진들을 좋아하는 놈들도 있다니..
하긴 그런 잔혹 사진을 찾는 대부분의 애들은 어린애들이야.순수한 호기심으로 찾곤 하지.
하지만, 정말 매니아처럼 그런 사진 모으고, 즐기는 사람들이 꽤 있더라..
여하튼 공포 관련 IP를 하나 개설하고, 겉으로는 평범하게 이런 저런 공포물 게시판을 만들고, 매니아들만을 위한 회원제 게시판을 하나 만들었지.
바로 그런 사진들을 구매할 수 있는 게시판이었지..
처음에는 뜸하더니, 입소문이 퍼졌는지 많은 사람들이 그런 사진 구입을 요청했어.
나는 그 만큼 양질의 사진들을 제공했어.
그런 것을 어디서 구했냐고?뻔하지.. 인터넷.
한 일주일만 검색하고 다니면, 그런 것을 전문하는 싸이트, 그런 사진의 매니아 개인 홈 페이지, 그런 사람들과 메일 좀 교환하다보면 무궁무진한 자료들을 구할 수 있어.
솔직히 외국에는 그런 것만 보면 환장하는 변태들이 많거든..
그네들을 좀 치켜세우면서 나도 공감하다는 듯한 메일을 쓰면 금세 자랑하듯이 자기 수집 사진들을 보내주거든...
그러면 나는 그것을 엄선된 수요자들에게 공급하고..
이런 사업이 다 그렇듯이, 절대적으로 구매자의 신원을 보장해주었어.
그래서 결재는 온라인 송금 위주로 했고, 그 이외의 개인 신상 정보에 대해서는 묻지도 않았어.
물건 배달도, 원하는 방식으로 해 주었지.
파일 전송, 소포, 편지, 배달까지...
꽤 짭짤한 일 거리였어....
주문이 생각보다 많아져, 도저히 집에서는 일할 수 없겠더라고..
피범벅이 된 사진들을 집에 널여놓을 수도 없고..그래서 집을 나와 오피스텔을 얻은 것이고..."
여기까지 듣던 성준은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인석의 말을 가로막고 쏘아 붙였다.
"야, 너 임마,그거 불법 아냐?내가 듣기에는 포르노 테잎 파는 것과 다를 바 없는데..그러다가 걸리면 어떡하려고?"
나도 한마디 거들었다.
"니네 방에서 본 잡지들이 그런 자료들이었구나..어쩐지..
여하튼 내 생각에도 좀 위험한 사업 같은데..
지금이야 아는 사람이 별로 없어서 그렇지..
좀 알려지기 시작하면, 곧장 구속일걸...안 그래도 요즘 통신이나 인터넷을 통해 하는 불법 거래 때문에
난린데.."
인석이는 우리들의 걱정이 아무렇지도 않은 듯이 대답했다.
"나도 알아..그래서 이 장사 오래 할 생각은 아니였어.한 서너달 해서 돈 좀 벌고, 다른 사업할 자금이나 마련할 생각으로 시작한 거니까.."
나는 인석이 얘기를 듣고 있다가, 갑자기 불길한 생각이 뇌리를 스치는 것을 느꼈다.
"인석아...너 혹시 스너프 같은 것도 취급하니?그리고 그런게 정말 있기나 해?"
스너프란 말에 인석의 표정은 굳어졌다.
성준은 그 말을 처음 듣는다는 듯이 물어보았다.
"스너프란 것은 사실 그것을 다룬 영화들 때문에 대중들에게 알려지기 시작한 거야.
실제로 사람을 폭행하고 죽이는 장면을 찍은 비디오 테잎인데,비밀리에 고가로 거래가 된다는 거야..
사실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스너프에 대한 영화는 , , 최근의 등등 꽤 되는 편이야.
그래서 사람들은 스너프가 정말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고있고..
실제로 스너프라는 것이 진짜로 있다면, 내 생각에는 인간의 야만성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것이 바로 그 스너프야.
쾌락을 위해 사람을 죽이고, 그 장면을 보고 즐기는.. 정말 인간이 아닌 새끼들 얘기지.. 뭐..
여하튼 그래서, 인석이 너도 설마 스너프 필름같은 거 취급한 것 아니겠지? 엉?"
인석이는 나의 추궁하는 질문에 오히려 얼굴이 벌개지며 부인했다.
"무슨 말도 안되는 소리야! 내가 그런 개같은 물건을 취급할 사람같냐?아무리 돈에 환장했다 하더라도 그런 것은 손도 안대!"
스너프가 뭔지 감을 잡은 성준이는 인석이를 계속 몰아붙였다.
"야, 임마, 돈을 벌려면 좀 깨끗하게 벌어라.그게 뭐냐?이상한 사진이나 자료 팔아서..
내가 보기에는 청량리에서 포르노 파는 거랑 똑같이 보인다.그리고, 니 말대로 니가 상대하는 사람들은 전부 이상한 똘아이라며?
그런 애들도 스머프인지 스너프인지 알거 아냐.너한테 그런 것 부탁한적 없냐고?있지? 그래서 너도 구해보려고 했고?솔직히 말해봐!"
몰아부치는 듯한 성준의 얘기에 인석이는 머뭇거리고 대답을 제대로 못했다.
우리들 사이에는 어색한 침묵이 흘렀다.
인석이는 뭔가 두려운 생각이 떠오르는 듯이 갑자기 손을 덜덜 떨며 담배불을 붙이려고 했다.
내가 손을 뻣어 라이터를 켜주었다.
라이터 불빛에 반사되는 인석이의 눈동자는 지옥을 들여다 본 사람처럼 겁에 질려 있었다.
인석이는 담배 연기를 한숨을 쉬듯이 뿜어내고, 우리의 의문에 대답을 해주었다.
"스너프라...아마 악마가 인간에게 준 파멸의 선물일거야..
내가 경험한 모든 괴기한 일들이 이것과 관련 있을지도 모르지..그 참혹한 시체를 발견한 밤으로 돌아가자..
아까 얘기한 것처럼 내가 모아둔 자료나 사진들을 경찰들이 보면 나를 의심할 것 같아 그것을 빨리 치울 생각을 했지..
그런데, 인터넷에서 캡춰해 프린터해 놓은 사진을 정리하다가 뭔가 불길할 정도로 나의 시선을 끄는 사진을 발견했어.
그 사진을 보는 순간, 몇 주전에 내게 이상한 주문을 하던 어떤 미친놈이 생각났어.
정말 생각지도 못한 괴상한 주문이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