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부모님이 한 말들이 하나하나 다 가슴에 남아 쌓이네요.

어허2013.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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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이제 백이십일 넘긴 아가를 키우고 있는 초보맘입니다.

여전히 너무 힘드네요. 백일의 기적 따위는 나한테 없는건지 아침마다 백일의 기절을 맛보고 있습니다.

 

아가를 낳고 힘들어서 일까요?

왜 이렇게 시부모님께 서운한 것들이 점점 생기고 예전 일까지 기억이 날까요

우리 시부모님 전반적으로 좋으신 분들 같긴 합니다.

시댁 가서 수저 놓는 일 말고는 아직 일 한 번 제대로 해 본 적 없고 맛있고 좋은거 있음 항상 챙겨주시고 좋으십니다.

그런데 아가나 남편에 관한 것들에 말을 하시는 걸 듣다보면 이래서 아무리 좋아도 시댁은 시댁이구나 싶네요.

 

저 결혼해서 두달 째 되던 때에 어머님 아버님 좋은 소식 없냐 물으셨었죠.

석달 째 되던 때에는 피임하냐? 하지 말아라 하셨습니다.

넉달 째 되던 때에 소식 없으면 병원가라 하셨고요.

피임을 했음에도 아가가 생겨서 결혼 4달만에 임신을 했습니다.

항상 잘 챙겨주셨지만 임신한 후에는 더 챙겨주셨습니다.

6개월 쯤에 산부인과 의사선생님이 분홍으로 옷을 준비하면 되겠다 해주셔서 딸 이구나 했고

어른들께 말씀드리니 둘째네가 딸 낳았으니 니들은 아들이길 바랐는데...하시네요.

서운했지만 흘려들으려 했습니다. 후기가 되어 갈 수록 둘째 말씀을 하시며 아들아들 하시네요.

 

아니 첫 아가도 아직 낳지 않은 며느리한테 둘째는 아들이여야 할텐데 하는 말을 하는게 정상인가 싶었고 서운했지만 그냥 입 다물고 자기 부모와 언성높이는 남편만 맘 속으로 응원했습니다.

 

아가가 나오지 않아 제왕절개로 낳고 회복하느라 몸을 덜덜 떨고 있는 내 병실에 와서 둘째 낳아야하는데 왜 수술을 했냐라고 말하는 시어머니보며 평생 내 도리만 하겠다 다짐하며 듣고 말았습니다.

아기 키우는 백일 동안 남편이 출산 한달 전에 다른 회사로 옮긴 덕에 바빠져서 항상 늦다보니 막달부터 산후조리 백일 된 아가 돌보기는 저만의 몫이 되었고요.

 

그런데 시부모님 내 남편 아침 먹고 가냐고 여쭈시네요.

못챙긴다 말씀드렸습니다. 아가 낳기 전까지는 항상 챙겼습니다.

지금은 챙기고 싶어도 제 몸이 로봇이 아니니 어떻게 할 수가 없네요.

저 어디가서도 부지런하다란 말 안들어 본 적 없을 정도로 부지런하고 잠도 적지만 지금은 어떻게 못하겠네요. 남편 아침 못챙긴다는 말에 시부모님 표정이 일그러지는게 보입니다.

 

요즘은 연달아 아가 낳아버리고 키우는게 차라리 편하다고 노래를하십니다.

너무 힘든 요즘 저런 이야기 들으면 소리지르고 뭐라도 던져버릴까 하는 생각마저 듭니다.

 

친정어머니 한살 터울로 나와 여동생을 낳아 키워보셔서 절대 안된다고 손사레 치십니다. 니 몸 망가진다며 말도 안되는 소리 듣지도 말고 둘을 낳고 싶으면 니 몸도 좀 추스르고 지금 아가나 좀 키워두고 생각해도 늦지 않다 말해주십니다.

 

친정어머니 제 학벌 경력이 아가 때문에 끊기는거 너무 안타까워하십니다.

남편은 건설회사 플랜트관련 일을 하는 탓에 앞으로 해외로 출장을 가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시기만 모르지 확실히 가게 되긴 합니다, 그런데 아가를 연달아 낳으라니 저는 사람 아니고 아기 낳고 키우며 남편 챙기라고 들인 며느리임에 틀림이 없다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하니 여태 챙겨주시고 한 것들이 날 위한게 아니라 아가와 남편을 위해 하신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저 어렸을 때 동생이 태어나고 동생이 계속 아파서 저 혼자 항상 집을 지키고 무서워 울고 했던게 기억이 나서 내 딸은 그렇게 외롭고 무섭게 만들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이렇게 그냥 아가만 보며 내가 살 수 있을까 싶으면서도 자고 있는 딸을 보면 너무 사랑스러우면서도 눈물이 납니다.

내 아가가 잘못될까 싶어 걱정이 되서 불안하면서도 이렇게 평생 살게 될 나를 생각하면 이렇게 살자고 그렇게 치열하게 공부하고 살지 않았는데 싶습니다.

 

그냥 제가 느끼고 생각하는 것들이 우울증인가요? 아님 산후에 다들 이렇게 느끼는 것들일까요?

둘째는 자신이 없는데 시댁에서 둘째 이야기 하시면 그냥 입 다물고 있으면 앞으로 그냥 지나가게 될까요? 남편은 시부모님들이 둘째 이야기 하시면 하나도 힘들다고 싸웁니다.

그러고 절 토닥여주긴하네요. 내가 더 중요하다고...고맙지만 눈물이 납니다.

시부모님들이 서운하게 하는건데 괜스레 남편도 미워질 때가 있습니다.

아가를 보면 후회되는 것들이 하나도 없지만 지금 제 모습을 보면 모르겠네요.

그냥 답답함 마음에 이곳에 글을 써 봅니다...

뒤죽박죽 엉망인 글이 되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