룸메이트 - (12화)

윙윙2013.05.23
조회3,233

출처 ; 웃대(인생사프리님)

제가읽었던 이야기들중 재미나게 본 이야기입니다.

스크롤 압박이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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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생각하고 있을 시간이 없었다. 나는 전화를 하기 위해서 주머니에 있던 핸드폰을 꺼내들었다.



-알바년



피식. 이와중에 웃음이 났다.

 

 

서주희가 나를 xx편의점이라고 저장한걸 보고 어이없어 했는데, 만약 그녀가 이걸 봤다면 방금 했던 고백은 취소라고 외치며 하이힐로 내 정강이를 찍어버렸을 것이다.

 

 

나는 일단 웃음을 거두고 통화 버튼을 눌렀다.



-뚜....뚜....



신호음이 흘러나왔고, 빨리 받을 줄 알았던 나는 초조해지기 시작했다.



-뚜... 뚜...


“좀 받아라 이년아 뭐하길래...”


-지금은 전화를 받을 수 없어...


“이런 신발!”



나는 욕을 뱉으며 종료를 거칠게 눌렀다. 벌써 끝나버린건 아닌가 싶었다.

 

 

후드새끼정도의 정신력이라면, 버스안의 승객을 모두 죽이고 버스를 탈취하여 청와대로 갈 수도 있을 것 같았다.

 

 

나는 다시 전화를 걸었다.



-뚜... 여보세요...?


“야!! 왜 전화를 이제 받어!”


-아.. 죄송해요 한번만 튕기고 받으려고...”


“장난해?! 당장 내려 어서!”


-벌써 대답하시려구... 전 마음에 준비가 아직...



이런 이런럴 개같은 년아 니 뒤에 연쇄살인범이 있다고


나는 목구멍까지 밀고올라온 욕을 애써 씹어 삼키며 침착하게 말했다.



“시끄럽고, 대답하지 말고 내가 하는말만 듣고 있어”


-네? 아... 죄송해요


“대답하지 말라니까!!”


-죄송.. 으익....



이런 둔탱이년을 봤나? 이대로 딱 1분만 통화 했다간 분통이 터져 내가 먼저 죽을 것 같았다.

 

 

난 속으로 참을 인자를 수없이 그리며 말했다.



“뒤에 누구 앉아있을거야 봐봐.”


-.......


“의심받지 않게 조용히 내려”


-.... 없는데요...


“야! 대답하지 말........ 없다구??”


-네, 아무도 없어요...


“그럼 버스에 후드 쓴 새끼 있나봐봐”


-........후드티는 있어도 쓴 사람은 없는데...


“검은색! 검은색 후드티야!”


-요즘 촌스럽게 누가 검은색 후드를.......어?


“있지! 지금 당장...”


-없지롱!


“이런 늼.......!!”



정말 욕을 안할래야 안할 수가 없었다.

 

 

그래도 한글자만 내뱉고 멈출 수 있었던 내 자신이 정말 대단한 것 같았다.

 

 

나는 전화기를 던져버리고 싶은 욕망을 억눌렀다.

 

 

그리고 마음을 진정시키기 위해 심호흡을 깊게 내쉬었다.

 

 

아무말도 안하자 서주희의 걱정스러운 목소리가 들렸다.



-무슨 일 있어요...?


“후.... 아냐. 잘가라.”


-잠, 잠깐만!


“....?”


-대답... 대답해주세요...


“대답? 무슨....... 아...”



제기랄, 뒈지든 말든 전화를 걸지 말았어야 했다.

 

 

이렇게 고백 받아버린적이 없어서 갑자기 생각하자 당황스러웠다.

 

 

대체 왜 나를 좋아하게 된건가? 20대 중반까지 살면서 이런 경험은 처음이었다.



“아... 그게...”



전혀 준비를 못한 상태에서 대답을 하려니 심장이 쿵쿵 뛰기 시작했다.

 

 

지금 이 상황에서 만나는게 좋을까? 내 상황에?


자신의 처지를 생각하게 되자 대답은 의외로 쉽게 나왔다.




“좋아... 잘해보자...”


-아....... 고.. 고마워요...흑...


“응? 왜 울어?”


-흑흑... 방금까진 화나신 줄 알고... 흑흑...


“아, 아냐 안 났어 전혀...”



나는 겨우겨우 서주희를 달래주고 복잡한 마음으로 집으로 돌아왔다.

 

 

냉정하게 생각해 보니 지금은 목격자인 그녀를 내 수중에 두는게 중요했다.

 

 

지금까지 그녀의 성격을 봐서는, 만약 진술을 할 마음이 생겼다고 하더라도, 나에게 충분한 상의를 하고 행동에 옮길 것이다.



“그나저나 후드새끼는 대체 뭐지...”



서주희는 서주희고, 지금은 왜 후드가 그 버스를 타고 있는지가 궁금했다.

 

 

분명히 지하철이나 다리 밑에서 살고 있다고 했는데, 버스를 타고 다른 곳으로 이동을 한다? 생각하기 쉽지 않았다.



“혹시 아줌마를 죽이려고 간건가?”



고시원 주인 아줌마는 고시원에서 머물고 있지만, 집은 따로 있었다.

 

 

다만, 나는 그곳이 어딘지 몰랐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보니, 원룸에 도착했다.

 

 

컴컴한 원룸에 불을 켜자, 박지혜가 수갑 때문에 불편한 자세로 자고 있었다.

 

 

그녀의 팔목의 멍자국이 더욱 심해져있었다.



“쯧쯧...”



나는 불쌍한 마음이 들어 좀 더 움직이기 쉬운곳에 수갑을 다시 채웠고, 팔목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좀 풀어주었다.

 

 

그리고 피곤해진 나도, 옷을 아무렇게나 내팽개치고 잠들었다.
.
.
.
.
.


-띠리리리리, 띠리리리리



“으음....”



이놈의 알람이 시끄럽게 울려댔다.

 

 

게슴츠레한 눈으로 시계를 쳐다보니, 알람 울릴 시간이 아닌데 휴대폰이 울리고 있었다.

 

 

무슨 영문인가 싶어서 핸드폰을 봤다.



-알바년



아직 바꾸지 않았던가? 나는 피식 웃으며 전화를 받았다



“어, 왜?”


-아직도 자? 나 심심한데...


“알바시간이지 않아? 그리고 왜 반말을...”


-여자친구가 그럼 존댓말 써주는게 좋아? 아직 우리사이가 뭔지 모르는거 아냐?



서주희의 목소리가 조금 삐진 어투로 변했다.



“아,아, 알았어 하고 싶은 대로 해.”


-헤헤... 오빠 어디야? 어디살아?


“원룸.”


-응? 고시원 아니었어? 고시원인걸로 알고 있었는데.


“얼마전에 나왔어.”


-그렇구나... 사실 우리 엄마가 거기 고시원 운영하시거든.


“그래....... 뭐?!”


-어제 간만에 집에 오셨어. 오빠얘기 하려고 했는데 쑥스러워서 헤헤...


“잠깐.. 고시원 주인이시라구? YY고시원?”


-응 맞아. 요즘 바쁘셨어.

 

 

그 사건 목격자로 경찰에서 자주 부르나봐, 사실 그거 우리 엄마가 현상금 노리고 거짓말 하는거야. 요즘 너무 귀찮게 해서 잘못본거라고 하고 관두긴했지만...






“아.......”





젠장. 일이 이렇게 꼬일 순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