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맹이 같던 그 애가 남자로 보인다.

ㅋㅎ2013.05.29
조회116

"여보세요?"

 

'한수연.'

 

"뭐야. 술먹었어?"

 

'보고싶어.'

 

"주정부리지 말고 자."

 

'누나.'

 

"아침에 들려. 콩나물국 끓여줄께."

 

'지금 갈께.'

 

"이창주. 지금 새벽 두시 넘었어."

 

'알아. 십분만 기다려.'

 

"싫어."

 

'그럼 오분?'

 

"미쳤어."

 

'정답. 나 너한테 미쳤잖아. 기다려 금방갈께.'

 

 

자기 멋대로다.

자기 멋대로 내 세상에 끼어들어 자리 잡은 당찬 꼬맹이 일곱살 이창주.

쑥쑥 자라 열여덟살이 된 이창주는 이젠 내 세상의 반 이상을 차지하고있다.

 


"띵동 띵똥띵동."

 

"띵동띵동"

 

저 바보는 벨도 안누르고 입으로 저러고 있다.

꼬맹이땐 정말 귀여웠다.

지금은 변성기가 지나서 저음에 살짝 허스키한 목소리로 저러고 있으니 정말 동네바보가 따로없다.

 


"띵동띵동. 한수연 문열어라 띵동띵동."

 


문을 열자 달큰한 술냄새와 씁쓸한 담배냄새가 훅 밀려온다.

인상을 쓰고 쳐다보니 배시시 웃으며 안아달라며 팔을 뻗는다.

커다란 키와 넓은 어깨로 내게 달라붙는 창주.

내 허리를 끌어안은 팔은 왜이렇게 단단한지 풀려고 할수록 더욱 강하게 조여온다.

 

"무거워 이거 놔."

 

"싫어."

 

창주를 떼어놓으려 애쓰는 동안 현관의 자동센서가 수 없이 작동했다.

힘으로는 이 등치 큰 바보를 도저히 이길 수 없어 포기하고 넓은 가슴에 얼굴을 묻었다.

 

"담배 피지 말라고 했지?"

 

"전화 꼭 받으라고 했지?"

 

"내가 먼저 물었어."

 

"담배 안폈어."

 

"진짜?"

 

"당연하지. 니가 피지 말랬잖아."

 

"정민이랑 동훈이도 담배 끊으라 그래."

 

"그새끼들은 사랑하는 여자가 없어서 못 끊어."

 

"정민이 여자친구 있잖아."

 

"응."

 

"안사랑한대?"

 

"응."

 

"정민이 혼나야겠다."

 

"안돼."

 

"친구라고 편드는거야?"

 

"니가 다른 사람 혼 내는거 싫어."

 

대화를 하며 조금씩 몸을 이끄니 순순히 따라오는 창주를 쇼파에 앉히자 내 팔을 끌어당겨 마주보는 자세로 자기 무릎위에 앉히고는 씨익 미소 짓는다.

어릴때부터 같은 침대에서 함께 자던 우리.

내가 중학생이 되고 생리가 시작 된 후로는 스킨쉽이 거의 없었던 때도 있었다.

몸의 변화가 생긴건 난데 얼굴이 빨개지는건 창주였지.

창주도 곧 중학생이 됬고 남자아이의 성장속도는 정말 무지막지 했다.

그 시기의 창주는 내 손끝이 스치기만 해도 빨갛게 익어버렸다.

고등학생이 된 지금은 창주의 스킨쉽에 내가 가끔 빨게지곤 한다.

 

"불편해."

 

"뽀뽀해주면 풀어줄께."

 

입술을 쭉 내밀며 말하자 어릴때의 개구진 얼굴이 살짝 나타난다.

귀여워서 입술을 꼬집으니 꼬집은 손가락을 잽싸게 물어 버린다.

 

"아아~ 아퍼."

 

"아파?"

 

"아니. 하나도 안아프지롱."

 

살짝 깨문 손가락이 아플리가 없지.

쇼파에서 일어나 주방으로 가 냄비에 적당히 물을 붇고 콩나물 국 만들 준비를 했다.

콩나물 국을 끓이는 동안 창주는 간식 기다리는 강아지마냥 내 뒤를 쫄래쫄래 따라 다녔다.

계란을 꺼내려고 냉장고로 가자 냉장고 앞을 가로막고 선 칭얼거리는게 등치만 크지 아직 애기다.

 

"빨리줘 배고파."

 

"가서 앉아있어. 커다란게 자꾸 따라다니니까 불편하잖아."

 

"알겠어요."

 

먹을거 앞에선 말을 꽤 잘듣기 때문에 한결 편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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