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다른 사랑으로 잊혀진다는 말.
한번쯤은 누구나 들어봤을법한 유명한 노래가사.
꽤 편리하고 합리적인 방법인것도 맞고, 사람의 속성을 한문장으로 정확히 집어낸 말인것도 맞는데, 되뇌이다보면 참 슬픈 말이다.
가장 슬픈 일은, 상대에게 크나큰 상처를 준 사람이 얼마 지나지 않아 저 노래가사를 보란듯이 실행에 옮기는 일.
상처에 소금뿌리고 그것도 모자라 푹푹 난도질하는 격이다.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
그 허무함과 분노와 비참함을.
이별에 예의가 어디있냐는 말.
헤어지면 끝이고 남이라는 말.
재회의 가능성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미련이나 기준을 말하는 것도 아니다.
헤어진다고 모든게 없던일이 되어버리면, 사랑해선 안될일이다. 결코 사라지지않을 지난 시간과 기억이 고스란히 남아있는데, 그게 어떻게 한순간에 없던일이 되는가.
이별의 모습이 추하거나 슬프거나 아름답지 못한건 몇세기전부터 당연했던 일.
하지만 이별도 결국 인연의 연속선상에 있는 일. 사람과 사람사이의 일이라는 것.
지나간날들이 짧건 길건 진심이었고 상대로 인해 행복했었다면
적어도 스스로에 대한 예의는 지켜야하지 않을까.
자기자신에 대해서도 돌이켜보고 상대와 자신의 잘못을 곱씹어도보고, 이렇게 될수밖에 없던 상황을 받아들이려 노력해보고,
잘못된것은 고칠수 있도록, 더 나은 사람으로 커갈수 있도록.
무엇보다도.....
시간이 지나 그 시절을 추억할수 있는 권리.
사랑한 사람으로써 마땅히 가질수 있는 그 권한조차 주지않는 잔인한 사람들이 있다.
없던 일, 없던 사람이 되는 것.
자존감은 사정없이 무너지고 열패감과 배신감에 상대를 증오할수밖에 없게 되는 일.
모든 추억이 부정당하는 일.
미화될 추억마저 없어지게 만드는 일.
아무런 준비도 되지 않았는데.
눈에 보이지 않을뿐 정말 '총맞은 것처럼'.
그게 얼마나 치명적인 상처가 될지, 한번쯤은 다시 생각하고 행동에 옮기는 것.
예의라고해서 대단한게 아니다.
참 당연하고 별거 아닌 일 같은데, 이것마저 하지못해 어느 한쪽은 그냥 상처도 아닌 트라우마로까지 남는 경우가 허다하다.
기준이 어디 있을까
일년을 사랑했으면 한달이면 충분하고, 짧게 사랑했으면 다음날에라도 바로 새로운 사랑을 시작할수 있는가에 대한 문제가 아니다.
그런 기준은 없고, 결국 두 사람만이 아는 시간과 상황이므로, 제 삼자가 섣불리 비난해서는 안될일이다.
단지,
얼만큼의 시간이 지나가야 떳떳하게 다른 사랑을 시작할수 있는 자격이 생기는지는
어차피 본인들이 가장 잘 알것이다.
유명한 노래가사의 일부처럼
사랑이 다른 사랑으로 잊혀진다는 말은 어느정도 맞다.
하지만 지난 사랑을 없던일로 만들어도 상관없다는 말은 아니다.
그걸 말하고싶었다면, 하림은 이런 노래를 만들지도 부르지도 않았을거다.
시간이 가고, 사람이 변할수도 있다는 것을 온전히 받아들일 수 있게된 때, 다른 인연을 사랑하며 가끔씩 옛애인이 떠올라도, 후회나 죄책감이 드는 마음이 아니라 진정으로 행복을 빌어줄 수 있을때.
그때 사랑을 다른 사랑으로 잊는다는 말을 할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속전속결인 세상.페이스북이다 카카오톡이다 한사람의 말이 곧바로 다른 사람은 말로 업데이트되어 밀려 내려가는 세상. 일초단위로 눈에 보이지도 않는 사람과 메세지를 주고받고 마음을 표현하는 세상.
서로의 일부였고 세상의 중심이었던 하나의 존재가, 완전히 다른 존재로 순식간에 잊혀지는 세상. 사람은 몸도 마음도 '따뜻'해야 하는데, '쿨함'을 남발하는 세상. 사람이 벤츠니 똥차니 기계로 비유되는 세상. 지하철 환승하듯, 종점이 어디로 향하는지도 모른채 급히 갈아타는 사람들.
겉으로 보여지는 것이 전부가 아닌데 열심히 포장하기에 급급한 사람들. 어떻게든 합리화해서 자기 자신까지 속이려하고 그게 진실이라 믿는 사람들. 조건따라 상황따라 오로지 호르몬의 영향에 충실한 사람들.
......을 보면...
진정한 사랑이 무엇인지, 그 끝의 의미가 무엇인지, 생각해보면....
어쩐지 서글퍼진다.
이곳에 글을 쓰는건 처음이고 아마 다신 쓸일이 없겠지만,
이 지루하고 신랄한 글을 끝까지 읽어주실 사람이 있으려나 싶지만
너무 마음아픈 사람들이 많아서,
너무 잔인한 사람들이 많아서,
그리고 그런 고통을 겪어본 사람으로서,
안간힘을 다해 다시 일어섰던 사람으로서,
아주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쓰고가요.
영영 돌아올수 없는 시간이고
어찌할수 없는 끝이라도
적어도 내가 사랑했고 나를 사랑했던 사람으로써,서로에게 상처주고 미워할지라도..
적어도,언젠가라도, 자기자신을 사랑할수 있게는 해주었으면...
그러할 기회마저 짓밟고가진 않았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