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리 양보해준 고마운 아가씨...

의병전역자2013.05.29
조회1,355

정말...너무 감사한 일이 있어서 이렇게 톡에 처음으로 글을 씁니다.

 

제 닉네임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저는 의병전역자입니다.

 

상병 4호봉때 훈련중 2.5톤 군용 트럭에 치여 전신 복합 골절을 당했죠.

 

상처는 나았지만 아직까지 후유증으로 고생하고 있구요.

 

1시 30분쯤에 급한 볼일을 마치고 집에 가는 버스를 탔습니다.

 

전 광주에 살아요. 아시다시피 광주 버스 노선이 좀 복잡하기 때문에 곧장 가면

 

20분 거리가 두배가 될수도 있습니다. 하필 자리가 없어서 서서 가게 됬어요.

 

한 10분쯤 지나니 죽을것 같더군요. 자리에 앉아계신 분들은

 

대부분 저보다 연세가 많으신 아주머니와 어르신들...

 

그중 젊어보이는 여자도 몇 있었으나 차마 비켜달라는 말도 못꺼냈습니다.

 

게다가 오늘 날이 너무 안좋아서 온몸이 쑤셨는데 흔들리는 버스 안에서 계속 서있으려니

 

더욱 힘들더군요. 나올때도 금방 오겠지~ 라는 생각으로 하필 진통제도 집에 두고온지라

 

이를 악물고 식은땀을 줄줄 흘려대며 겨우겨우 참아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서있던 좌석의 뒷자리에 앉아 계시던 아가씨가 절 부르시더라구요.

 

어디 안좋냐고......의자 손잡이를 잡고 얼굴을 일그러뜨리고 식은땀을 줄줄 흘리고 있는 제가

 

좀 이상해보였나봐요. 그래도 남한테 티내기는 싫어서 아무것도 아니라고, 괜찮다고 말은 했죠.

 

그렇게 한 3분 지났을까요. 전 거의 반쯤 죽어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그 아가씨가 벌떡 일어나더니 제 손목을 잡고 자신이 앉았던 자리에

 

절 강제로 앉히더군요. 순간 어안이 벙벙했습니다.

 

그리고 그 아가씨가 제게 이렇게 말하더군요.

 

"몸 상태가 너무 안좋아 보이는데 앉아서 가세요."

 

순간 진짜....뭐라고 해야할까요, 울컥하면서도 고마운 기분이 들더군요.

 

다른때는 좀 편하게 앉아서 가려고 하면 어르신들이 버스에 타셔서 눈치를 주시니

 

어쩔수 없이 일어났고 남자라는 생각에 일단 양보부터 했어요.

 

작년 겨울 눈오는날에는 한번 앉아서 가다가 젊은 남자놈이 뭐가 안좋아서 어른들한테 자리 양보도

 

안하냐고 호통도 들은적이 있었거든요.

 

그런데 이렇게 절 신경써주는 아가씨를 만나다니....진짜로 그 자리에서 울뻔 했습니다.

 

정말 감사하다고 연신 인사하고 그 아가씨는 15분정도 더 제 옆에 서있다가 내리시더군요.

 

1시 30분경 광주광역시 문흥 1동 주민센터에서 버스를 탔구요.

 

그때 운전석에서 뒤로 두번째 자리 앉아있던 아가씨.

 

정말 감사했습니다. 까딱 잘못했으면 그자리에서 쓰러질뻔 했네요.

 

톡을 하실지는 모르겠지만...정말로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