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야 말할 수 있는 3년전 첫사랑 썰

고수2013.05.29
조회13,142

이제는 말할 수 있지만 왠지 무서워서 익명으로.

 

지금 그 아이가 어떻게 지내는지 알 수 음슴으로 음슴체.


벌써 2010년 여름의 일임.

나는 소집해제를 한지 얼마 안 돼 복학준비를 하고 있을 때였고 나에겐 친한 여자 후배가 있었음.

나는 07학번 그 아이는 08학번.

아이가 우리 동아리에 온 뒤로 집 방향도 같았고 성격도 유머도 잘맞아 우리는 친해졌음. 

아마 동아리에서 제일 친한 사람을 뽑으라면 서로를 뽑았을 거임.

맞음ㅋ 이 아이가 내 첫사랑 이야기의 주인공임.

참 아이가 착하고 맑고 순수했음. 게다가 성격이 4차원이라 조용하면서도 웃기는 말을 자주하고 했었음.

나는 이 아이가 좋았고..음. 그냥 좋았음. 사실 사건이 없었으면 주욱 친했을 지도 모른다고 생각함. 그냥 그 때 그대로.


이야기로 넘어가서

학기는 끝나고 방학이 된 여름이었음.

이 아이는 전과를 한지 이제 한학기가 지난 시점이었고 나는 이제 복학을 하려고 준비할 때였음.

우리 동아리는 엠티를 가게 되었고 평소 집안 때문에 잘 안 가던 이 아이도 가겠다고 말을 한터라 난 기대를 하고 있었음.

근데 이럴수가.

이 아이가 전과를 하고 그 과의 한 소학회에 들었는데 그 소학회와 우리 동아리가 같은 날 엠티를 가게 된 거임.

그래서 이 아이는 아직은 친해져야 하는 소학회 엠티를 갈까, 아니면 가면 즐거울 거 같은 동아리 엠티를 갈까 고민을 했었음.

소학회 사람들이랑은 아직 서먹한 터라 고민을 많이 했었음.

그 중 소학회 한 사내 후배놈이랑 내 첫사랑 아이랑 나랑 어떻게 셋이 아는 사이였음.

그래서 소학회 후배놈은 첫사랑 아이를 자기네 엠티에 데려가려 하고

나는 이 아이를 우리 동아리 엠티에 데려가려 했음.

셋이 네이트온 한 방에 오며 그렇게 서로 이야기를 했고 이 아이는 정말 많이 고심을 했음.

그리고 선택을 했음.


소학회를.

우리 동아리가 아닌.


그럴수도 있었음. 전과를 해서 아직 낯설고 더 친해져야 하고, 우리랑은 이미 친하니까. 또 소학회 엠티엔 교수님도 온다고 하셨으니.

그럴 수 있었지만.

충분히 그럴 수 있었지만.


난 서운했음.


그냥 친한 선후배 사이. 알고 있었는데

아 겨우 그정도 사이였구나. 라는 생각이 드는 거임.

나만큼 얘는 기대하지 않았구나. 그런 생각.


그리고 결심했음.

앞으로는 거리를 둬야겠다.

이제까지 아무사이도 아닌데 너무 친했던 것 같으니, 거리를 두기 시작해야겠다.

라고 생각하고 그리고 얘가 네이트온에서 말을 걸어도 리엑션을 약하게 하기 시작했음. 쪼잔하게.


뭐하냐고 말을 걸어도 

그냥 있어 ㅋㅋ

정도.


재밌는 거 없어요?

없는데 ㅎ

정도.


재밌는 걸 보여줘도

재밌네 ㅋ

정도.


그냥 이 정도였음.

이 아이도 눈치 챘겠지.

만 그래도 결국


우리 엠티에 그 애는 오지 않았음.


그런데 우리끼리 간 동아리 엠티에 사건이 벌어진 것임.

 

그 아이한테 전화가 왔었음.
"여기는 XX, 여기 엠티는 재미가 없습니다. 거기는 어떻습니까?"
농담식으로 걸려온 전화. 하지만 나는 농담을 받아주지 않았음.

"재밌어. OO바꿔줄게-"
하고 OO에게 바꾸어 주었음.

그런데 사건이 벌어진 거임.
그러면서 즐겁게 놀던 도중에 ㅁㅁ라는 선배가 있었음.
중간에 갑자기 축구를 하고 싶었던 나는 다같이 나가서 축구를 하자고 했었고 ㅁㅁ 선배가 반대함
나는 설득력있게 언제까지 시간이 남고 어쩌구 저쩌구 하니 축구를 하자, 했고 결국 내 말대로 축구를 다같이 가게 됨.
근데 그 때부터 선배가 나한테 까칠함.

축구하러 가서도 말이 없고
담배피러 갈 때 나만 빼고 피고 막 그러는 거임.

그리고 엠티에서 돌아옴.
엠티에서 돌아오자 같이 엠티갔던 친구한테 전화가 왔음.
"ㅁㅁ형이 엠티에서 미안했다고 전해달래"
"그래? 뭐 다잊었고 상관은 없는데 그 형 왜그랬던 거래?"
"형이 말하지 말랬는데.... 너랑은 관련된거니까 너한텐 말해야겠다."
"뭔데?"
"그형 며칠전에 ㅇㅇ(첫사랑)한테 고백했었대...근데 엠티날 너한톄 걔가 전화한 걸 형이 본 거지"
"아..."

그 이야기를 듣고. 내 심정은 어땠을 거 같음?
그 때 그형에 대한 생각은 없었음 이미.

그 아이가 엠티 안 온게 그 형 때문이었을 수도 있었겠구나.
내가 괜히 소심하게 서운해할 필요가 없었을 수도 있었겠구나.
라고 생각했음.

그아이의 자석은 맨 끝자리 양 옆은 우연히도 그 형과 내가 앉게 됨ㅋㅋ
정말 어색했음.

1차가 끝나고 2차가 끝날 때도
평소 친했던 우리는 거짓말 처럼 거의 말을 안 함.

그리고 3차로 노래방으로 간다니 그 아이가 집에 가겠다고 함.
당시 동아리 회장이 데려다 준다고 하니 나는 노래방에 갔음.

노래방에 있을 때 생각했음.

고백을 해야겠다.

그러던 중 회장이 노래방으로 들어오는 걸 보고, 그 아이가 집으로 출발했겠지라는 생각과 함께
가방을 노래방에 납두고 나는 노래방을 나감.

우리는 친했지만 같이 여러곳을 다니긴 했지만 단 둘이 간적은 없었음.
내가 공익을 한 장소에 많이 놀러오고 학교에서, 공익한 장소에서 사람 한 명 더 껴서 자주 만났지만 그 외 따로 둘이 보진 않았음.
처음으로 둘이 영화를 보러 가자고 할 생각으로 노래방을 나왔음.

긴장이 돼서 ㅋㅋ
9시 반이 되면 문자를 보내야지! 라는 생각으로 걔가 버스를 탔을 그 정류장으로 감.
그곳에서 문자를 보내려고 했는데.
그래서 그 정류장에 앉아서 문자를 보내려고 했는데

그 아이가 아직 집에 안가고 커피를 들고 나를 발견한 거임
그리고 나를 보며 그 아이가 외쳤음

 

 

"왜 이렇게 어색해요!"
나는 당황해서
"어색하긴 뭐가 어색해! 하나도 안 어색해!"
라고 어색하게 말했음ㅋㅋㅋ
그리고는 그 아이가 물었음.
"왜 나왔어요?"
너한테 문자보내려고, 라는 말은 할 수가 없어서.
"노래부르기 싫어서 혼자 동방가려고 나왔어."
가방이랑 다 노래방에 있으면서 ㅋㅋ 그리고는 난 동방으로 향하니까 이 아이가
"따라갈거야."
하면서 따라왔음.

그리고 오랜만에.
평소처럼 이야기를 했음. 동방 갈 때까지.
엠티때 있었던 이야기들 이런저런.
동방에 도착하니 내가 말했음
"야 근데 너 집에 가야되잖아. 정류장 가자 데려다줄게"
하고 정류장으로 돌아갔음.
다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며.

 

그리고 그 아이를 보내고
정확히 10분 뒤 나는 보내기버튼에 확인을 눌렀음

-우리 토요일날에 슈렉보러 갈래?

 

토요일날에 슈렉을 보기로 한날.
표를 구매해 놓고 팝콘을 사려고 하는데 얘가 안 먹겠다고 하는 거임.
평소에 그렇게 잘 먹던 애가.
그래도 콜라라도 마시라며 세트를 삼ㅋ

재밌게 보고.
스파게티집에 갔음.

그 뒤가 긴장이 됨.
여기서 나와서 얘네집이 정자역에서 가게를 하는데 가게에 가라고 종용을 하고
서현에서 정자까지 걸어가는 거임.
그 거리가 사람없이 적막하고 좋음.

그 8차선도로 인도길을 걸어가며 고백해야지 생각했음.
그런데 스파게티아 집에서 나가자는 말이 안 나오는 거임.
나가면 고백해야 되니까 ㅋㅋ

결국 사람이 2명 남았을 때
이 아이가 먼저 우리 일어나야되지 않을까요?라고 말함ㅋㅋ
그러게 하며 나도 일어남.
그리고 너 가게로 가라 내가 데려다줄게 하면서
계획을 시전함.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꽤 먼거리임. 서현에서 정자

지하철 두정거장? 정도 거리인데
거기를 걸어감.

걸으면서 고백을 하려고 하는데
고백이 안 되는 거임.

저 길을 넘으면 고백해야지.
그 길 넘음.

저 신호등을 건너면 얘기해야지
그 신호등 넘음.

아아아아.
말을 못함.
이유없이 신한은행 들려서 돈이나 뽑고 ㅜ
그러다가 저 끝 정자역이 보임.

진짜 말을 해야됨.

정말 저 신호등이 지났을 때
그래서 준비해온 말을 꺼내기 시작했음.

-내가 전에 잘될뻔 했던 여자애 얘기 해줄까?

 

그리고 말을 꺼냇음.
잘될뻔 했던 여자애 이야기
이런 저런 사정이 있었고, 이렇게 해서 잘 될뻔 했었으나
잘 될뻔 했을 때 내가 도망감.
이런 얘기를 한 후.

"그 땐 내가 용기가 없었던 것 같아. 이번에는 용기를 한 번 내볼게.
너 나랑 만나볼래?"

 

 

난 계획을 했었음.
만나볼래?
했는데
얘가 여기서 우물쭈물 하고 있으면

'네가 나를 그냥 선배라고만 느껴진다면 아니라고 말해도 돼.
하지만 내 네이트온과 휴대폰에 네 이름은 사라지겠지...'
라고 말하려 했었음ㅋㅋ

그리고 실전에서
너 나랑 만나볼래?
하니까 이 아이가 바로 대답을 함.

"네."

ㅁㅇ라ㅓ마ㅣㅇ러ㅏ어ㅏㅣㅁㅇ람니
아니 뭐 이렇게 빨라...

그리고는 이 아이가 하는 말이.
"아, 우리 어디 좀 앉아요.."
하고 같이 탄천으로 가는 계단에 앉았음.
허심탄회하게 얘기를 시작했음ㅋㅋㅋ
  난 전혀 몰랐는데 얘는 예상을 했었음 고백할 거란 걸.
몇번 안 해봐서 모르는데 남자들 원래 이런 분위기에서 고백하는 듯ㅋ

여튼 고백한다고 생각하니까 긴장돼서 속이 안 좋고 팝콘도 안 들어갔던 거.

그리고 계속 질질 끌길래 먼저 말할까 생각도 했었다고..
여튼 서로 긴장했다가 탁 풀리니까

손발이 되게 저림.
그리고 머리도 저림.

왜그런진 모르겠는데 손발 머리가 저림.

그래서 앉아서 너도 그래? 나도 그런데? ㅋㅋ

라며 이야기를 했음.

그리고 왤케 빨리 고백받냐고 하니까
만약 질질 끌었는데 내가 발을 빼버리면 그러면 안 되니까

그런 식으로 이야기 했었던 것으로 기억ㅋㅋ   근데 그 만남이 길지 않았음.

그 때 방학중이라 알바중이었는데 아침에 담배를 챙기는데 아버지가 봄
너 담배피냐며 머라고 하심
난 혼나며 아르바이트를 감.
그리고 돌아왔는데 집안이 어색함.

그래서 그래! 난 여자친구가 있지. 하고
그 아이를 만나러 감.


그 아이는  선릉 역에서 해커스 토익을 다니고 있었음.
나는 무작정 연락도 안 하고 그 아이를 만나러 해커스 토익을 찾아갔음.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해커스토익은 본관과 별관이 있음.
어디서 기다릴까 하다가 본관을 선택함.

그 아이 줄 샌드위치와 바나나우유를 들고.

그리고 나의 선택은, 잘못된 거였음.
시간이 지나도 그 아이는 나타나지 않음.

전화도 받지 않고
나올 시간이 30분 정도 지난 후에 별관이었나보구나, 하고
집에 샌드위치와 바나나 우유를 혼자 우걱우걱 먹으며 집으로 감.
 다음 날 알고보니 그 아이는 역시 해커스토익 별관에서 수업을 받았었고..
사실 좀 그런 게 있었음.

우리는 재밌었지만 연인같지는 않았음.
그저 전처럼 친한 선후배 같았고, 그 아이는 그 정도를 원하는 것 같았음.

그 아이의 생각과 나의 기대가 맞지 않았었음.
어쩌면 아니 사실은 나만큼 그아이는 나에게 마음이 없었음.

그저 헤어지기 싫어서 만난 것 같았음.
  며칠 전부터 주말에 경마공원 놀러가자! 고 말했었는데

그 아이가 그 전날에 말함.

저 못갈 거 같아요..

왜?
하니

성적표가 집에 날아왔어요..

나는 기대하고 있었기에 너무 실망했음.
하지만 여기서 멈출 순 없어서

그럼 우리 같이 도서관 가자!
너희집 쪽에 있는 도서관에 가자! 해서

내가 어거지로 10시까지 도서관에서 만나기로 약속을 잡음
 나와 그 아이 집은 한 시간 거리.
늦잠을 좋아하는 날은 만나기로 한 날 8시부터 일어나 씻고 밥먹고 옷입고
9시에 내 방에 휴대폰을 가지고 출발하려 하는데

그 아이에게 문자가 와있음.

저 지금 일어났어요ㅜ
오늘 못 만날 거 같아요ㅜ
 나는 출발하며 문자를 보냄

나 이미 출발했어!
너도 그냥 나와!

그리고 그냥 난 출발해 버림.
여름이었음.
폭우가 내리는 날이었음.
진짜로 걷지도 못할만큼 비가 많이 내리는 날이었음.
 어쩌면 그 아이는 그만큼 비가와서 귀찮았을 수도 있음.
지금은 이해할 수 있음.
나도 비올 때 신발젖고 옷 젖어서 나가기 싫으니까

하지만 그 땐 그 아이에 대한 마음이 더 컸기에
나혼자 그걸 신경 안 썼었음.
 가는 내내 답장이 안 옴.

그리고 그 아파트 앞에 도착함.
집이 어딘진 모르고 그냥 아파트 단지 앞에서 기다림.

답장도 문자도 없이 하염없이 기다렸음.

10시에 만나기로 했는데 10시 20분이 되었음.
 전화였나 문자였나
그 때 옴.
문자를 지금확인했다고 나가겠다고.

그리고 10분뒤에 그 아이가 나타남.
미안한 표정으로.

나는 아무말도 안 하고 그냥.

가자.
고만 말했음.

그 아이는 미안해서 아무말도 못함.
  그 때 지갑을 잃어버렸을 때라 병신같이 걔가 버스비를 내게 하고
도서관까지 감.

우리는 따로 있었음 나는 돌아다니며 컴퓨터를 하고 책을 읽고.

걔는 아무말도 못하고 그냥 책을 읽었음.

다섯시인가 여섯시인가 구내식당에서 같이 밥을 먹고
내가 나가자고 함.

비오는데 같이 나감.

그리고 도서관에서 나와 대로변에서
물어봄.

부끄러워하지 말고 미안해하지 말고
솔직하게 말해줘

너 나 좋아해?
  잘 모르겠어요...

음, 그래서, 나는 그냥

우리 그만 만나자.

고 말해버림 사귄지 이주가 되었을 때임.
  저는 누굴 만나도 이럴 거 같아요.

헤어지자는 말에 그 아이의 답변이었음.
나에게 위로를 하려고 한 말이었겠지만.

그럼 가자,

나 갈게. 하고 헤어짐.
그냥 그렇게 헤어짐.
꽤 인기가 있는 아이였음.
동아리 내에서

얼굴은 하얗고 착하고 순수했음.
조용하지만 말도 독특하게 웃기게 잘했음.

걔랑 나랑 많은 부분이 맞았음.
좋아하는 만화 예능 커뮤니티 뭐 등등등..
 지금 생각해보면 나의 자격지심으로 인해 헤어지자고 한 게 아니었을까 싶음.
너무 좋은 애라 나에게 실망할지도 몰라.
내가 부족하게 느껴질 날이 올지도 몰라.

그래서 자존심으로 헤어지자고 말한 게 아닌가.
   버스를 타고 집으로 향했음.

버스에서 잠이 들었음.
잠에서 깨니 내가 내려야 할 역을 지나고 있었음.

그래서 부랴부랴 벨을 누르고 다음 정거장에서 내림.

내가 수진역 사는데 신흥역에서 내림.
신흥역과 수진역은 지하상가로 연결이 되어있음.

비가 오는 날 우산을 쓰며 걷기 귀찮았던 나는 지하상가로 수진역을 향함.

지하상가를 걷다가 문득 깨달음.
내가 지하상가를 우산을 쓰고 걷고 있었던 것임.
 
 여자친구 생겼다니까 누나들이 같이 빕스가라고 상품권도 줬었는데 쓰지도 못하고 헤어짐 ㅎ

그리고.
그냥 그럭저럭 나는 힘내며 살았음.
헤어지고 다음 주에는 학교에 놀러가 친구들이랑 신나게 놀며 친구집에서 자기로 함.

그 친구집에 친구뿐만아니라 후배도 있었는데 내 첫사랑의 소학회 후배이기도 한 아이였음.
같이 이런저런 얘기하면서 자려다가 후배가 문득 물어봄

XX누나 요즘 뭐해요?
그 누나 연락이 안되던데...
 잠수를 탔다는 것임.
설마하는 마음으로 혹시 나 때문인가? 라는 생각을 함.

설마...
라는 마음이 잊혀지지 않고

결국 돌아오는 월요일 헤어진지 일주일 좀 넘어서
알바가 끝난 뒤 다시 헤커스 토익에 감.
이번엔 별관에 제대로 찾아감ㅋ
 무작정 간 거기 때문에 만나서 뭐라고 할지 뭔 말을 할지 계획이 없었음.

그리고 그 아이가 학원 별관에서 나오는 걸 확인함.
건물에서 나와 지하철역을 가는 걸 보는데 결국 말을 못걸음.

그냥  스토커같이 뒤에서 쫓아감ㅎ

그러면서 어떻게 말을 걸까 기회만 보았음.
 결국 같은 지하철까지 탐.

같은 칸이지만 걔는 나를 못보고 나는 멀리서 걔를 보고.
나는 앉아서 어떻게 말을 걸까, 무릎만 비비며 고민을 했음.

그러다가 좋은 아이디어를 떠올려 냄
  그 아이집은 미금역.
거기에는 우리 둘째누나도 살고 있음.

우리집은 수진역
미금역에가기위해서 모란역에서 갈아타야함.

지하철이 모란역에 도착했을 때 나는 일단 지하철에서 내리고
걔가 있는 쪽에서 갈아탐.
그리고 마치 우연히 만난 양 말을 걸었음.

어? XX야.
  어떻게 지냈어?

그냥 전자기기랑 인연을 끄고 지냈어요.
휴대폰이나 네이트온이나.

그러면서
나는 말을 돌리며 전처럼 평소 있었던 이야기들 하면서
지하철을 같이 타고감.
미금역까지.
  그리고 미금역에서 그 아이집까지 가는 길에서 헤어진 이야기를 언급하기 시작함.

우리 누가 먼저 헤어지자고 말했다고 사람들한테 말할까, 네가 한 걸로 할래?

그냥 나는 농담삼아, 그렇게도 말하고.

우리 같이 동방에 있으면 어색할 수 있겠다. 그렇다고 한명오자마자 다른 한명이 바로 나가면 어색하니까
10분뒤에 나가자!

그렇게 농담삼아 말하기도 하고.

동방에 자주와도 돼! 이번에 나도 복학하는데 이제 공부해야지!

라고 말하기도 하고.
  그 아이는 전처럼 지내고 싶어했던 것 같음.
하지만 나는 농담처럼

전처럼은 안 지낼거라고 말했음.

왜냐면 나에겐 남아있었으니까
그러기 싫었음.
 이 아이도 할 말이 많았던 것 같음.

할 말 많았는데, 보니까 생각 안난다. 좀 적어둘걸.

이라고 말했던 게 기억남.

평소에 그렇게 잘 웃던 애가 그 날 표정이 어두워서

야 네가 왜 그렇게 지내. 그렇게 지내야 될 사람은 난데, 하며.

너 집에 갈 때 한발에 두번씩 뛰면서 가! 그래야 내 맘이 편할 거 같아!

라고 장난처럼 말함.

하지만 얘는 집에 못가고 있다가 다시는 전처럼 안 지낼 거라는 나의 확신에 결국 그냥 들어감.
  그리고 몇 달이 지나 개강을 하고
개강 첫날 나는 캐쥬얼 옷을 후줄근 하게 입고 운동화가 젖어서 아빠 구두를 신고
버스 앞바퀴 뒷자리에서 바퀴에 발을 뻗고 잠이 들며 학교에 갔음.

그리고 학교앞에서 내리려고 일어났는데
걔가 같이 타고 있었음.

쪽팔려 죽는 줄 알았음.
  학교에 가는 버스가 같다보니
이주에 한번은 마주침.

그리고 매번 모른척 하다가 어느날 내가 너무 힘들어
그 아이가 버스 타는 걸 보고 내가 먼저 말을 검.

말 섞기 싫다고 하며 그냥 학교 까지 말없이 감.

다음에 마주쳤을 때 또 말을 걸려고 옆자리에 앉음.

그 아이는 그냥 버스에서 내려버림.
지금 내리면 지각일텐데..
  그 뒤로 한 번도 말을 안 검.
그리고 그 아이는 동아리에 오지 않음.

내가 못됐었음.
내가 나쁜 놈.

남자가 다수인 동아리에서 나랑 제일 친했었는데
소수 여자애들 보다 나랑 친했었는데 내가 없으면 동아리에서 말할 사람이 없어짐.
공강시간에 갈 곳이 얘는 사라진 거임. 나때문에.
그냥 그렇게 시간이 지남.

복학한 첫학기, 그리고 그 다음학기도 같이 학교를 다님

한달에 한 두번 버스에서 마주쳐도 서로 모른 척 말을 안 검.

그리고 내가 세번째 다닌 학기 그러니까 일년즈음 지났을 때 그아이는 휴학을 하고(학교에서 이름으로 확인 가능)
네번째 학기가 되었을 때 그 아이가 복학함. 그리고 난 그 학기를 끝으로 휴학을 결심.

이 아이는 4학년으로 다음학기 까진 다니겠지만 난 휴학을 하므로 이번학기가 만나는 마지막 이라는 생각이 듦
 그리고 내가 마지막이라고 생각한 그 학기에 5월까지 몇번 마주치고
어느날부터 얘가 보이지 않음.

내가 보기 싫어서 다른 버스를 탔나,
라고 생각했음. 다른 버스 루트도 있나, 뭐 타려면 탈 수 있을 것 같았음.
여튼 어느날 부터 얘를 버스에서 만나지 못함.

그리고 그 학기가 끝나감.
  그 학기의 끝 기말고사 이주전에 난 마지막으로 얘를 만나야겠다 결심함.
마지막으로 허심탄회하게 말하고 끝내고 싶다.

그 때의 생각, 감정, 그리고 그 아이가 나가고 동아리에서 있었던 일을 전처럼 웃으며 말하고 싶었음.

그래서 나는 그 아이를 버스에서 만났던 그 시간을 기억해 그 아이가 등교할 시간에 그 아이집 아파트단지 앞 버스 정류장으로 찾아감.
내가 그 아이와 헤어지고 썼던 소설과 함께.
  헤어지고 반학기정도 뒤에 썼던 소설이었음.

우리의 이야기가 담긴 소설은 아니었음.
하지만 많은 사람이 그렇겠지만 글을 쓰다보면 경험담이 많이 들어감.

그리고 그 소설에서 여주인공은 나도 모르게 그 아이를 닮게 썼었음.
그 아이가 말했던 말도 그 소설안에 함께 담겨있었고.

이 소설을 선물로 주자! 라고 생각해서 버스정류장에서 그 아이를 기다림.
그 아이가 등교할 시간에..
 하지만 등교시간이 되도 가야할 버스를 몇번을 보내도 그 아이는 나타나지 않음.
예전에 해커스토익 본관처럼.

나는 인연이 아닌가보다. 그냥 이렇게 끝인가보다, 하고 버스를 탐.
다시는 대화를 못할 줄 알았음.
  그 다음주.
기말 전 주.

월수 학원 알바를 가는데 그 날 알바가 취소됨.
시간이 빈 나는 아는 후배를 불러 노래방에 갔음.

후배와 나는 노래를 부르다가
후배가 버스 끝길 시간이라는 거임.

아직 노래부를 시간이 남았는데.

쫌만 더 부르자고 우겼지만 후배는 가야한다기에
알았다며 노래방에서 나옴.

후배는 판교에서 살아서 내가 평소 타는 버스랑은 다른 버스를 탐.
하지만 후배가 타는 버스도 판교 통해서 야탑까지 가기에 나는 후배와 같은 직행버스를 타려고 했음.

노래방에서 나오자 후배는 화장실이 가고싶다며 다시 노래방 화장실로 갔고 그 사이 버스가 도착함.
나는 잡을까 말까 하다가 후배가 뒤에서 뛰어와 결국 같이 버스를 탔음.

버스에 자리는 띄엄띄엄 있었음.
같이 앉을 자리는 없고 중간에 길을 두고 같이 앉을 수 밖에 없겠다 싶어

중간에 길을 두고 넌 저기 앉아 난 여기 앉을게 했음.
그리고 앉으려는데 후배 옆자리에 익숙한 여자 아이가 보임.

첫사랑 그 아이였음.
      그 아이는 이 버스를 타면 집에 못감.
왜 이 버스를 탔지?

하고 나는 모르는 척 후배와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함.
그러면서 그 아이를 슬금 쳐다 봄.

그 아이는 창문을 보고나 가끔 휴대폰을 만지작 거림.

그리고 판교 어느 지역에서 그 아이가 벨을 누르더니 내림.
나는 그 아이가 자리에서 나오자

후배에게
니 옆자리 앉았던 아이가 내가 저번에 말했던 그 아이라며

따라 내림
후배는 재밌을 것 같았는지 웃으며 따라 내림.
그 아이는 육교를 올라 일부러인지 빨리 가고 있고.
나는 말을 걸까 말까 결정을 못함.
그런데 후배가 답답했는지 뭐해요, 하며 자기가 말걸어주겠다고 나댐.

그건 예의가 아닌 거 같아서 후배에게 가방을 맡기고
가방에서 내가 썼던 소설을 뺀 후 그 아이에게 달려감.

그리고 뒤에서 건들면서 말을 걸음.
XX야.
  그 아이는 나를 봄.
그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음.

그냥 쳐다만 봄.
아무 말 없이 쳐다 본 시간이 5분은 되었던 것 같음.

5분이라고 말하면 짧아보이지만 실제로 가만히 있기에 상당히 긴 시간.
 그리고 시간을 보더니.
우리 11시까지만 얘기해요. 하고 옆에 벤치로 데려가서 이야기를 했음.

근데 여기서는 많이 할 말이 없음.

나도 계획한 게 아니고 갑작스러운 거라 뭔말을 한지 기억이 안나고 그럼. 그래도 기억나는 건왜 이 버스에서 보이냐고 말하니5월에 이사를 왔고 했음. 그리고 기억나는 건
내가 미안했다고 말한 거와
걔가 미안했다고 말한 거.

사실 난 쭉 얘가 나를 미워하고 있을 거라 생각했음.
나때문에 동아리도 나가고 헤어지자고 한 것도 나였고.

그런데 미안했다고 말을 했음.

전에 만날 기회가 없어 얘한테 네이트온 쪽지를 길게 써서 보낸 적이 있었음.
1쪽지로 안돼서 세개로 나눠서 보냈던 게 기억남.

정말 하고 싶은 말 다 했던 거였음.
만나면 하고 싶었던 말들.

그거 읽어봤냐고 물어 봤는데
온 건 봤는데 안 읽었다고 함.

읽지 않았다고.
후에 읽으려고 했는데 그 때는 지워진 뒤였다고 말함.(네톤 쪽지는 온라인에 보관되며 6개월이 지나면 지워짐. 저장하지 않는 이상)
  전처럼 인사라도 하면서 지내는 게 어떻겠냐고 물어봄.

못하겠다고 말함.
왜 그런진 자기도 모르겠는데 아직은 못하겠다고 말함.

2년이 지났다고 말해도

그래도 시간이 더 지나야 될 것같다고 말함.

그렇게 말함.
 그리고 그 아이에게 소설을 주고,
열한시를 좀 넘겨서 그 아이가 가봐야겠다며 가버림.
아쉬운 나는 집까지 따라감.

중간에 몇번이나 나를 보내려 했지만 마지막인 것 같아서 따라감.
그리고 집에 들어가는 걸 보고

나도 후배가 기다리는 곳으로 향함.
후배가 뭔 일 있었냐고 물어봐도 할 말이 없음.
  나 보기가 싫어서 과제를 핑계로 간 줄 알았음.

그런데 다음 날 동아리 아는 형이 첫사랑 절친이랑 아는 사이인 거임.
둘은 또 우연히 매점에서 공부하다가 만났고 첫사랑 아이 이야기가 나옴.

그러면서 전날 전 남친을 만났다고 문자가 왔었다고 함.

버스타면서 휴대폰 만지작 거리던 게 그 절친한테 보낸 거였던 것 같음.
그리고 정말 12시까지 과제가 두 개 있었다고, 이 얘기 전 남친한테 말하지 말랬는데
그 형이 나한테 다 말함 ㅎ

허무하게 그게 마지막이었음.
 나는 휴학을 했고
그 아이는 저번학기가 마지막 학기였음.

그렇게 생각했음.

그리고 며칠전 학교홈페이지 가서 그 아이 이름을 쳐봤는데
재학중으로 이름이 뜨는 거임.
졸업이 아니라..
 재학 중이라는 걸 보고 한 편으로는 다행이다싶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무척 아쉬움.

그 아이가 졸업을 함으로써 내 마음속 미련도 사라질 거라 생각했음.
어쩔 수 없이 보냄으로써 끝날 거라 생각했음.
하지만 졸업이 아닌 걸 보고 아직도 아주 조금은 남아있는게 아쉬움.


요즘도 가끔 학교에 사람들 만나러 놀러가는데 그럴 때면 그 아이를 만날까 둘러 볼 때가 있음.
만약 한 번 더 만난다면
그래서 대화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진지하게 말구

정말 예전처럼 편하게 이야기를 나눴으면 좋겠음.
내 주변사람들에게 무슨 일이 생겼는지 다 얘기해주고 함께 즐겁게 대화하고
다시는 만나지 않았으면 좋겠음.
 그렇게 끝입니다.
이제껏 읽어주셨던 분들 감사합니다.

끝이 너무 허무해서 죄송하네요.
근데 뭐 그런 거 같아요. 꾸며서 말할 수도 없는 거고.

한번은 글로 남기고 싶었어요.
읽어주신 분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