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회사에서 보고할 때마다 가장 많이 듣는 말이 "결론부터 빨리빨리 이야기 해라."입니다.
여기에도 일단 결론부터 써야겠네요... ㅎㅎ
저의 여자친구, 그리고 아내가 될 사람.
너무나도 사랑하고 생각만해도 가슴이 벅차고 행복한 사람.
무슨 일이 눈 앞에 닥치더라도 절대 놓지 않고 이 세상 끝날 때까지 사랑하며 살렵니다.
격려해주시고 응원해주세요.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제 여자친구는 저보다 나이가 4살 많습니다.
제가 올해 30살이니 여자친구는 34살이죠.
외모만 따지면 여자친구가 워낙 이쁜데다 동안이라 20대 중후반으로 보여서 밖에 나가면 다 제가 오빠인줄 알지만요.
우리는 4년 전에 처음 만났습니다.
아는 사람이 불러서 간 술자리에 처음 봤던 그녀,
보자마자 첫 눈에 반해 술자리 끝나고 저도 모르게 졸졸 따라가서 말 걸고
어떻게 하다보니 연락처 알게 되었어요.
그 당시 저는 대학생이었고 이 사람은 회사원이었습니다.
보통 이 상황되면 남자가 정말 돈이 많거나 아니면 잘생기지 않는 이상 여자 눈에는 잘 안들어오잖아요.
우리 상황도 같았습니다. 이 사람 입장에서는 제가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죠.
연락은 종종했지만 만나지는 못했었는데 어느날 갑자기 먼저 만나자고 연락이 오더라구요.
파워포인트 잘 다루냐고. 잘 다루면 좀 도와달라고.
저도 그다지 잘 하지는 않았지만 어쨌든 일단 보자고 해서 삼성역 PC방에서 둘이 파워포인트 하던게
기억나네요. 지금도 둘이서 그때 이야기하면 "우린 마이크로소프트가 맺어준 인연"이라고 우스갯소리를 하곤 합니다.
그 이후로 좀 친해져서 종종 만나다가 제가 고백했어요. 우리가 사귀고 나서 예전 이야기하다가 알게 된 사실인데 이 사람은 그때 "뭐야 얘는... 주제를 알아야지." 이런 심정이었다더군요 ㅋㅋㅋㅋ
그리고 연락이 뜸해졌습니다. 뭐 거의 끊겼다고 봐야죠. 제가 솔직히 말을 걸 수 있는 용기도 안났던데다가 26살이란 나이에 뒤늦게 군복무(솔직히 말하면 공익 ㅠㅠ)을 하느라 뭐 만나자 이런 얘기도 하기 힘들었거든요. 아무튼 병역을 마치고 나머지 학기도 마무리하고 졸업을 하고 작년에 모 대기업에 취업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이 사람이 생각이 안났다면 거짓말이겠죠. 계속 마음속에 남아있었고 스마트폰 시대가 되며 카톡을 하게된 이후로는 계속 바뀌어가는 프로필 사진을 보며 마음을 달랬습니다. 다른 여자친구 사귄 적도 없구요. 그러다가 어느날 사진이 애기 사진으로 바뀌고 계속 그상태로 있더군요. 아, 이 사람이 지금쯤이면 33살이겠고 결혼해서 애까지 있겠구나... 생각했습니다.
그러던 작년 겨울, 아는 형이 불러서 간 술자리에 나갔습니다. 분위기가 무르익어갈 무렵 이쁜 여자분이 들어오시더군요. 낯이 익었습니다. 그 사람이랑 정말 닮았었거든요. 솔직히 동일 인물일거란 생각은 전혀 할 수가 없었기에 정말 닮았구나... 라는 생각만 했습니다. 그런데 계속 제 쪽을 쳐다보더라구요. 목소리도 비슷하구요. 그래서 대놓고 물어습니다.
"혹시 성이 x 씨 아니에요?"
- 아닌데요.
그러자 옆에 형이 하는 말
"음? 너 x 씨 맞잖아."
순간, 제가 생각하는 그 사람이 맞다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oo누나 맞죠?"
- 얼른 이리와서 내 옆에 앉아봐. ㅋㅋㅋㅋ 그동안 뭐하고 지냈는지 이야기나 들어보자.
진짜 그날 밤은 잊혀지지가 않습니다.
영화나 드라마도 아니고... ㅎㅎㅎ
저는 그동안 뭐 병역을 마치고 대학도 졸업하고 이제 취직도 하고 이렇게 지내고 있다고 이야기했습니다. 그리고 이 사람은 제가 연락이 뜸하게 된 이후로 회사를 그만두고 늦은 나이에 모 명문대 약대를 다니고 있다고 하던군요.
아무튼 우리는 다시 만나게 되었고 저는 다시 고백했습니다.
예전에는 난 미래도 불명확한 대학생이었지만 이제는 당당하게 수입도 있고 나이도 30살을 앞둔 직장인이라고. 아직도 내가 남자로 보이지 않느냐고. 정식으로 사귀자고.
그 사람은 이제는 내가 남자로 보이기 시작했다고 하고 고백을 받아들였습니다.
그런데 사귀고 나서 우리의 관계가 그렇게 순탄치는 않았습니다.
4년전이나 그때나 이 사람은 여전히 성격이 까칠하고 뭐랄까... 나쁜 여자 스타일? 그랬거든요.
그런데 사귀고 나서 저에게 유독 그런 성격이 더 심한 겁니다. 처음에는 다 받아줬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더 심해지고 이건 뭐 남친이 아니라 거의 남자 노예 수준이 되다보니 저도 조금씩 생각이 변하기 시작하더군요. 첨에는 말대꾸로 시작했다가 나중에는 화도 내고 말이죠. 그러면 그럴수록 여자친구는 더 심해져서 나중에는 우린 정말 안맞다 이런 말도 자주 나오게 되었습니다.
결국 만난지 4개월만에 우린 헤어졌습니다. 헤어지고 나니 뭔가 통쾌한 감정도 들고 그러더군요. 내가 이리 자유로워졌는데. 더이상 구박도 안받아도 되고.
그런데 하루 이틀이 지나면서 자꾸만 가슴이 아프고 생각이 나는 겁니다. 저는 이게 그냥 정들어서 그런가보다 했습니다. 어떻게든 잊혀지겠지 생각하며 친구들이 해주는 소개팅도 하고 그랬습니다.
한달 쯤 지나고 소개팅에서 만난 분과 2번째 만남으로 영화를 보러 갔습니다. 그런데 영화 속에서 두 주인공이 싸우고 헤어지고 그러다 다시 만나는 장면을 보며 이 사람 생각이 정말 미칠듯이 나는 겁니다. 스크린을 봐도 앞에 이 사람밖에 떠오르지 않고 옆에 앉은 사람을 봐도 이 사람 얼굴이 떠오르더군요.
영화가 끝나고 여자분이 맥주나 한잔 하자고 하는데 저는 그냥 본의는 아니지만 죄송하다고 하고 그 길로 이 사람 집으로 달려갔습니다. 잠깐이라도 만나 달라고. 의외로 순순히 알았다고 하더군요.
한달만에 본 얼굴은 여전히, 아니 더 예뻤습니다. 새침한 표정까지. 그리고 솔직하게 우리 이야기하자고 했습니다. 지금 감정이 어떤지. 그리고 제 감정을 솔직하게 말했습니다. 내가 뭔가 잘못 생각하고 있었다는 것을. 내가 먼저 좋아하고 사귀자고 했는데 당신이 내 맘에 들지 않게 행동한다 해서 그걸 못받아주고 싸운 것 자체가 잘못한 거라고. 뭘 해도 화내지 않고 뭘 해도 받아줄 자신 있다고. 사랑한다고.
이 사람도 말했습니다. 헤어진 후로 첨에는 어이도 없고 해서 그냥 멍하다가 저와 헤어지고 나서 주변에 알고 지내던 사람들이 자꾸 만나자고 해서 만나고 그랬는데 잘해주면서 얼마전에 고백까지 하더라고. 하지만 자기를 진심으로 좋아한다는 감정은 저 밖에는 들지 않더라고.
다시 고백했습니다. 앞으로 누굴 만나더라도 나만큼 당신을 좋아하고 사랑하는 사람은 만나지 못할 거라고 확신한다고. 사랑하고 다시는 놓치지 않을거라고.
여기서 우리 만남의 최대의 고비가 왔습니다.
이 사람은 대답을 하기 전에 먼저 제가 들어야 할 이야기가 있다고 했습니다. 거짓말을 한게 있다면서요.
현재 모 명문대 약대생이라고 했던 이야기, 거짓말이었다고 고백했습니다. 예전에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병원에서 일을 하다가 저를 다시 만나기 직전에 사정이 있어 그만두게 되었고 쉬고 있는 상태라고 했습니다. 왜 그런 거짓말을 하게 되었느냐고 물었더니 저를 다시 만났을 때 제가 S대생이고 또 은근히 그걸 자부심을 내비쳐서(사실 좀 그러기는 했습니다. 취직도 하고 뭔가 자신감이 한창 붙을 때라...ㅡㅡ;) 그냥 자존심에 한 거짓말이었고 그 당시에는 설마 사귈거라는 생각은 하지도 않아서 걱정도 안했었는데 저와 이렇게까지 관계가 지속되자 언제 털어놔야할지 계속 걱정하고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나중에는 그것 때문에 스트레스까지 받아 사실을 털어놓고 헤어지게 되느니 그냥 비밀로 하고 헤어져야겠다는 생각에 일부러 저에게 못되게 굴고 그랬다더군요.
하지만 헤어지고 나서 홀가분해지기는 커녕 오히려 제 생각이 계속 나고 이미 자기도 마음이 열렸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다시 시작하게 된다면 우리 나이도 있고 결혼을 생각해야하기에 지금 그동안 숨긴 사실 전부 털어놓고 솔직하게 처음부터 시작하고 싶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제가 충격을 안받았다면 거짓말이겠죠. 하지만 그 짧은 순간에 저는 제가 이 사람을 왜 좋아하고 왜 이렇게 다시 고백하는지 생각했습니다. 저는 이 사람의 배경 이런 것을 좋아한게 전혀 아니었거든요. 같이 있으면 재미있고, 술 한잔을 마셔도 둘이 마시는게 제일 재미있고, 놀러가도 둘이 놀러가면 뭔가 더 좋고, 둘이 붙어있을 때가 가장 좋으니까. 이 사람이 전에 하던 말 중에 가장 이해가 안갔던 말이 있었습니다. 제가 왜 날 만나냐고 물으면 "니가 편하니까."라고 항상 대답했습니다. 전 기분이 솔직히 나빴습니다. 내가 편해서 만나나? 라는 생각을 했거든요. 하지만 그 기분을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누군가를 만났을 때 아무 거리낌없이 편할 수 있다는 건 정말 쉽지 않은 일이라는 것을 뒤늦게 알았기 때문입니다. 평소에 표현을 잘 못하던 이 사람에게 "니가 편하니까."라는 말은 저에게 할 수 있는 최고의 표현이었던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저는 그런거 다 상관없다고 하고 다시 시작하자고 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이렇게 다시 시작해서 2달째 너무 행복하게 사랑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결혼 얘기도 하고 있죠. 여자친구 쪽 부모님께는 인사도 드리고 절 너무나 이쁘게 봐주셔서 감사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저희 어머니입니다. 원래부터 저에게 워낙 간섭과 잔소리가 심하시고 특히 저의 여자친구에 대해서는 더욱 간섭이 심하십니다. 학벌도 좋아야하고 여자쪽 집안도 좋아야하고 등등 드라마에 나오는 전형적인 잘사는 집 어머니죠.(저희집이 그렇게 잘살지도 않지만..) 저희 어머니께서는 원래부터 여자친구가 나이가 많다고 우리 만남을 처음부터 반대하셨습니다. 제가 헤어졌을 때에는 당신께서 직접 선을 주선해주시겠다고 물색까지 하셨죠. 제가 저희의 만남이 다시 시작되었음을 말씀드리고 어차피 나중에는 해야할 말, 여자친구의 거짓말에 대해 이야기를 하자 펄펄뛰며 결혼은 절대 반대라고 하셨습니다. 안그대로 마음에 안드는데 거짓말까지 했으니 앞으로 평생 얼굴 볼 일 없을 거라고. 제가 결혼하면 들어가서 살라고 해놓으신 제 명의로 된 집 다시 다 팔거고 니 능력있으니 결혼은 니 마음대로 하되 난 절대 결혼식 안간다고.
저희 부모님께서는 제가 중학교 때 이혼하셨고 그동안 혼자 힘들게 저 키워서 명문대 보내시고 그런지라 어머니의 그런 마음은 충분히 이해하고 있습니다. 어머니 마음에 드는 며느리감 데려오지 못해 죄송스럽기도 하지만 전 제 여자친구가 저에게 부족한 사람이라고는 절대로 생각하지 않습니다. 제가 좋아하고 사랑한다는 이유 하나만으로도 저에게는 최고의 신부감이니까요.
아직 여자친구쪽 부모님에게는 이런 사실 말씀 안드렸고 여자친구에게는 그냥 대충 찬성은 안하신다는 정도로만 이야기했습니다. 앞으로 어머니 마음도 돌리고 설령 끝까지 반대하시더라도 제가 스스로 할 수 있게 이것저것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여자친구도 지금은 다시 병원에서 일을 하고 있으니 결혼을 하게 된다면 초반에는 작은 집에서 고생을 하겠지만 몇년만 고생한다면 제가 회사일 외에 주말에 부업도 하고 있으니 금방 나아질 수 있다고 자신감을 가지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전에 사귈때에는 못되게 굴었던 여자친구가 다시 사귄 이후에는 180도 사람이 변해서 너무나 착하고 사랑스러운 말만 골라서 하고 저를 정말로 사랑한다는게 느껴질 정도입니다.
만약 저희 어머니께서 반대할 경우에는 제가 집을 대출받아서 해야하기 때문에 고생할거라고 미리 이야기를 했는데도 그런거 다 상관없다고, 어머니께서 반대하시는 그 사실 자체가 가슴아프고 힘들지 돈때문에 힘들고 그런건 없다고 말합니다.
제가 여자친구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잠깐 표현을 하자면, 방금 만나고 왔는데도 집에가는 길에 너무 보고 싶어서 다시 차를 돌려서 만나러 가기도 하고 눈앞에 있는 순간에도 너무 예뻐서 주변에 있는 여자들이 오징어(?)로 보일 정도입니다. 여자친구 손을 잡고 있는 시간이 제일 행복하고 가끔 안아줄때 느껴지는 여자친구의 체취가 제일 향기롭습니다. 지금도 여자친구 생각을 잠깐 했는데 가슴이 터질것 같을 정도로 말이죠.
축복받는 결혼은 못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결혼은 둘이 하는거고, 정말로 좋아서 하는거라면 누가 반대하든 그게 중요하냐는 주변 사람들의 조언이 정말 와닿기에 저는 절대 포기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지금까지 어머니가 정말로 반대하는 것을 결국 끝까지 꺾어본 적은 없지만 이번에는 제 결혼과 인생이 달린 문제이기에 이겨내려고 합니다.
저의 사랑과 결혼, 응원해주세요
요즘 회사에서 보고할 때마다 가장 많이 듣는 말이 "결론부터 빨리빨리 이야기 해라."입니다.
여기에도 일단 결론부터 써야겠네요... ㅎㅎ
저의 여자친구, 그리고 아내가 될 사람.
너무나도 사랑하고 생각만해도 가슴이 벅차고 행복한 사람.
무슨 일이 눈 앞에 닥치더라도 절대 놓지 않고 이 세상 끝날 때까지 사랑하며 살렵니다.
격려해주시고 응원해주세요.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제 여자친구는 저보다 나이가 4살 많습니다.
제가 올해 30살이니 여자친구는 34살이죠.
외모만 따지면 여자친구가 워낙 이쁜데다 동안이라 20대 중후반으로 보여서 밖에 나가면 다 제가 오빠인줄 알지만요.
우리는 4년 전에 처음 만났습니다.
아는 사람이 불러서 간 술자리에 처음 봤던 그녀,
보자마자 첫 눈에 반해 술자리 끝나고 저도 모르게 졸졸 따라가서 말 걸고
어떻게 하다보니 연락처 알게 되었어요.
그 당시 저는 대학생이었고 이 사람은 회사원이었습니다.
보통 이 상황되면 남자가 정말 돈이 많거나 아니면 잘생기지 않는 이상 여자 눈에는 잘 안들어오잖아요.
우리 상황도 같았습니다. 이 사람 입장에서는 제가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죠.
연락은 종종했지만 만나지는 못했었는데 어느날 갑자기 먼저 만나자고 연락이 오더라구요.
파워포인트 잘 다루냐고. 잘 다루면 좀 도와달라고.
저도 그다지 잘 하지는 않았지만 어쨌든 일단 보자고 해서 삼성역 PC방에서 둘이 파워포인트 하던게
기억나네요. 지금도 둘이서 그때 이야기하면 "우린 마이크로소프트가 맺어준 인연"이라고 우스갯소리를 하곤 합니다.
그 이후로 좀 친해져서 종종 만나다가 제가 고백했어요. 우리가 사귀고 나서 예전 이야기하다가 알게 된 사실인데 이 사람은 그때 "뭐야 얘는... 주제를 알아야지." 이런 심정이었다더군요 ㅋㅋㅋㅋ
그리고 연락이 뜸해졌습니다. 뭐 거의 끊겼다고 봐야죠. 제가 솔직히 말을 걸 수 있는 용기도 안났던데다가 26살이란 나이에 뒤늦게 군복무(솔직히 말하면 공익 ㅠㅠ)을 하느라 뭐 만나자 이런 얘기도 하기 힘들었거든요. 아무튼 병역을 마치고 나머지 학기도 마무리하고 졸업을 하고 작년에 모 대기업에 취업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이 사람이 생각이 안났다면 거짓말이겠죠. 계속 마음속에 남아있었고 스마트폰 시대가 되며 카톡을 하게된 이후로는 계속 바뀌어가는 프로필 사진을 보며 마음을 달랬습니다. 다른 여자친구 사귄 적도 없구요. 그러다가 어느날 사진이 애기 사진으로 바뀌고 계속 그상태로 있더군요. 아, 이 사람이 지금쯤이면 33살이겠고 결혼해서 애까지 있겠구나... 생각했습니다.
그러던 작년 겨울, 아는 형이 불러서 간 술자리에 나갔습니다. 분위기가 무르익어갈 무렵 이쁜 여자분이 들어오시더군요. 낯이 익었습니다. 그 사람이랑 정말 닮았었거든요. 솔직히 동일 인물일거란 생각은 전혀 할 수가 없었기에 정말 닮았구나... 라는 생각만 했습니다. 그런데 계속 제 쪽을 쳐다보더라구요. 목소리도 비슷하구요. 그래서 대놓고 물어습니다.
"혹시 성이 x 씨 아니에요?"
- 아닌데요.
그러자 옆에 형이 하는 말
"음? 너 x 씨 맞잖아."
순간, 제가 생각하는 그 사람이 맞다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oo누나 맞죠?"
- 얼른 이리와서 내 옆에 앉아봐. ㅋㅋㅋㅋ 그동안 뭐하고 지냈는지 이야기나 들어보자.
진짜 그날 밤은 잊혀지지가 않습니다.
영화나 드라마도 아니고... ㅎㅎㅎ
저는 그동안 뭐 병역을 마치고 대학도 졸업하고 이제 취직도 하고 이렇게 지내고 있다고 이야기했습니다. 그리고 이 사람은 제가 연락이 뜸하게 된 이후로 회사를 그만두고 늦은 나이에 모 명문대 약대를 다니고 있다고 하던군요.
아무튼 우리는 다시 만나게 되었고 저는 다시 고백했습니다.
예전에는 난 미래도 불명확한 대학생이었지만 이제는 당당하게 수입도 있고 나이도 30살을 앞둔 직장인이라고. 아직도 내가 남자로 보이지 않느냐고. 정식으로 사귀자고.
그 사람은 이제는 내가 남자로 보이기 시작했다고 하고 고백을 받아들였습니다.
그런데 사귀고 나서 우리의 관계가 그렇게 순탄치는 않았습니다.
4년전이나 그때나 이 사람은 여전히 성격이 까칠하고 뭐랄까... 나쁜 여자 스타일? 그랬거든요.
그런데 사귀고 나서 저에게 유독 그런 성격이 더 심한 겁니다. 처음에는 다 받아줬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더 심해지고 이건 뭐 남친이 아니라 거의 남자 노예 수준이 되다보니 저도 조금씩 생각이 변하기 시작하더군요. 첨에는 말대꾸로 시작했다가 나중에는 화도 내고 말이죠. 그러면 그럴수록 여자친구는 더 심해져서 나중에는 우린 정말 안맞다 이런 말도 자주 나오게 되었습니다.
결국 만난지 4개월만에 우린 헤어졌습니다. 헤어지고 나니 뭔가 통쾌한 감정도 들고 그러더군요. 내가 이리 자유로워졌는데. 더이상 구박도 안받아도 되고.
그런데 하루 이틀이 지나면서 자꾸만 가슴이 아프고 생각이 나는 겁니다. 저는 이게 그냥 정들어서 그런가보다 했습니다. 어떻게든 잊혀지겠지 생각하며 친구들이 해주는 소개팅도 하고 그랬습니다.
한달 쯤 지나고 소개팅에서 만난 분과 2번째 만남으로 영화를 보러 갔습니다. 그런데 영화 속에서 두 주인공이 싸우고 헤어지고 그러다 다시 만나는 장면을 보며 이 사람 생각이 정말 미칠듯이 나는 겁니다. 스크린을 봐도 앞에 이 사람밖에 떠오르지 않고 옆에 앉은 사람을 봐도 이 사람 얼굴이 떠오르더군요.
영화가 끝나고 여자분이 맥주나 한잔 하자고 하는데 저는 그냥 본의는 아니지만 죄송하다고 하고 그 길로 이 사람 집으로 달려갔습니다. 잠깐이라도 만나 달라고. 의외로 순순히 알았다고 하더군요.
한달만에 본 얼굴은 여전히, 아니 더 예뻤습니다. 새침한 표정까지. 그리고 솔직하게 우리 이야기하자고 했습니다. 지금 감정이 어떤지. 그리고 제 감정을 솔직하게 말했습니다. 내가 뭔가 잘못 생각하고 있었다는 것을. 내가 먼저 좋아하고 사귀자고 했는데 당신이 내 맘에 들지 않게 행동한다 해서 그걸 못받아주고 싸운 것 자체가 잘못한 거라고. 뭘 해도 화내지 않고 뭘 해도 받아줄 자신 있다고. 사랑한다고.
이 사람도 말했습니다. 헤어진 후로 첨에는 어이도 없고 해서 그냥 멍하다가 저와 헤어지고 나서 주변에 알고 지내던 사람들이 자꾸 만나자고 해서 만나고 그랬는데 잘해주면서 얼마전에 고백까지 하더라고. 하지만 자기를 진심으로 좋아한다는 감정은 저 밖에는 들지 않더라고.
다시 고백했습니다. 앞으로 누굴 만나더라도 나만큼 당신을 좋아하고 사랑하는 사람은 만나지 못할 거라고 확신한다고. 사랑하고 다시는 놓치지 않을거라고.
여기서 우리 만남의 최대의 고비가 왔습니다.
이 사람은 대답을 하기 전에 먼저 제가 들어야 할 이야기가 있다고 했습니다. 거짓말을 한게 있다면서요.
현재 모 명문대 약대생이라고 했던 이야기, 거짓말이었다고 고백했습니다. 예전에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병원에서 일을 하다가 저를 다시 만나기 직전에 사정이 있어 그만두게 되었고 쉬고 있는 상태라고 했습니다. 왜 그런 거짓말을 하게 되었느냐고 물었더니 저를 다시 만났을 때 제가 S대생이고 또 은근히 그걸 자부심을 내비쳐서(사실 좀 그러기는 했습니다. 취직도 하고 뭔가 자신감이 한창 붙을 때라...ㅡㅡ;) 그냥 자존심에 한 거짓말이었고 그 당시에는 설마 사귈거라는 생각은 하지도 않아서 걱정도 안했었는데 저와 이렇게까지 관계가 지속되자 언제 털어놔야할지 계속 걱정하고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나중에는 그것 때문에 스트레스까지 받아 사실을 털어놓고 헤어지게 되느니 그냥 비밀로 하고 헤어져야겠다는 생각에 일부러 저에게 못되게 굴고 그랬다더군요.
하지만 헤어지고 나서 홀가분해지기는 커녕 오히려 제 생각이 계속 나고 이미 자기도 마음이 열렸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다시 시작하게 된다면 우리 나이도 있고 결혼을 생각해야하기에 지금 그동안 숨긴 사실 전부 털어놓고 솔직하게 처음부터 시작하고 싶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제가 충격을 안받았다면 거짓말이겠죠. 하지만 그 짧은 순간에 저는 제가 이 사람을 왜 좋아하고 왜 이렇게 다시 고백하는지 생각했습니다. 저는 이 사람의 배경 이런 것을 좋아한게 전혀 아니었거든요. 같이 있으면 재미있고, 술 한잔을 마셔도 둘이 마시는게 제일 재미있고, 놀러가도 둘이 놀러가면 뭔가 더 좋고, 둘이 붙어있을 때가 가장 좋으니까. 이 사람이 전에 하던 말 중에 가장 이해가 안갔던 말이 있었습니다. 제가 왜 날 만나냐고 물으면 "니가 편하니까."라고 항상 대답했습니다. 전 기분이 솔직히 나빴습니다. 내가 편해서 만나나? 라는 생각을 했거든요. 하지만 그 기분을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누군가를 만났을 때 아무 거리낌없이 편할 수 있다는 건 정말 쉽지 않은 일이라는 것을 뒤늦게 알았기 때문입니다. 평소에 표현을 잘 못하던 이 사람에게 "니가 편하니까."라는 말은 저에게 할 수 있는 최고의 표현이었던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저는 그런거 다 상관없다고 하고 다시 시작하자고 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이렇게 다시 시작해서 2달째 너무 행복하게 사랑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결혼 얘기도 하고 있죠. 여자친구 쪽 부모님께는 인사도 드리고 절 너무나 이쁘게 봐주셔서 감사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저희 어머니입니다. 원래부터 저에게 워낙 간섭과 잔소리가 심하시고 특히 저의 여자친구에 대해서는 더욱 간섭이 심하십니다. 학벌도 좋아야하고 여자쪽 집안도 좋아야하고 등등 드라마에 나오는 전형적인 잘사는 집 어머니죠.(저희집이 그렇게 잘살지도 않지만..) 저희 어머니께서는 원래부터 여자친구가 나이가 많다고 우리 만남을 처음부터 반대하셨습니다. 제가 헤어졌을 때에는 당신께서 직접 선을 주선해주시겠다고 물색까지 하셨죠. 제가 저희의 만남이 다시 시작되었음을 말씀드리고 어차피 나중에는 해야할 말, 여자친구의 거짓말에 대해 이야기를 하자 펄펄뛰며 결혼은 절대 반대라고 하셨습니다. 안그대로 마음에 안드는데 거짓말까지 했으니 앞으로 평생 얼굴 볼 일 없을 거라고. 제가 결혼하면 들어가서 살라고 해놓으신 제 명의로 된 집 다시 다 팔거고 니 능력있으니 결혼은 니 마음대로 하되 난 절대 결혼식 안간다고.
저희 부모님께서는 제가 중학교 때 이혼하셨고 그동안 혼자 힘들게 저 키워서 명문대 보내시고 그런지라 어머니의 그런 마음은 충분히 이해하고 있습니다. 어머니 마음에 드는 며느리감 데려오지 못해 죄송스럽기도 하지만 전 제 여자친구가 저에게 부족한 사람이라고는 절대로 생각하지 않습니다. 제가 좋아하고 사랑한다는 이유 하나만으로도 저에게는 최고의 신부감이니까요.
아직 여자친구쪽 부모님에게는 이런 사실 말씀 안드렸고 여자친구에게는 그냥 대충 찬성은 안하신다는 정도로만 이야기했습니다. 앞으로 어머니 마음도 돌리고 설령 끝까지 반대하시더라도 제가 스스로 할 수 있게 이것저것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여자친구도 지금은 다시 병원에서 일을 하고 있으니 결혼을 하게 된다면 초반에는 작은 집에서 고생을 하겠지만 몇년만 고생한다면 제가 회사일 외에 주말에 부업도 하고 있으니 금방 나아질 수 있다고 자신감을 가지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전에 사귈때에는 못되게 굴었던 여자친구가 다시 사귄 이후에는 180도 사람이 변해서 너무나 착하고 사랑스러운 말만 골라서 하고 저를 정말로 사랑한다는게 느껴질 정도입니다.
만약 저희 어머니께서 반대할 경우에는 제가 집을 대출받아서 해야하기 때문에 고생할거라고 미리 이야기를 했는데도 그런거 다 상관없다고, 어머니께서 반대하시는 그 사실 자체가 가슴아프고 힘들지 돈때문에 힘들고 그런건 없다고 말합니다.
제가 여자친구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잠깐 표현을 하자면, 방금 만나고 왔는데도 집에가는 길에 너무 보고 싶어서 다시 차를 돌려서 만나러 가기도 하고 눈앞에 있는 순간에도 너무 예뻐서 주변에 있는 여자들이 오징어(?)로 보일 정도입니다. 여자친구 손을 잡고 있는 시간이 제일 행복하고 가끔 안아줄때 느껴지는 여자친구의 체취가 제일 향기롭습니다. 지금도 여자친구 생각을 잠깐 했는데 가슴이 터질것 같을 정도로 말이죠.
축복받는 결혼은 못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결혼은 둘이 하는거고, 정말로 좋아서 하는거라면 누가 반대하든 그게 중요하냐는 주변 사람들의 조언이 정말 와닿기에 저는 절대 포기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지금까지 어머니가 정말로 반대하는 것을 결국 끝까지 꺾어본 적은 없지만 이번에는 제 결혼과 인생이 달린 문제이기에 이겨내려고 합니다.
저희의 사랑, 응원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