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제가 살며 처음이자 마지막 본 귀신 이야기 하나 풀어드릴께요.

포쿠테2013.05.31
조회221
맨날 눈팅만 하다가... 
오늘 왠지 일도 하기 싫고.. 사무실에 앉아서 저도 겪었던 이야기 하나 풀어볼까 합니다.
사실 그것이 꿈인지 뭔지 모르겠어요. 우연의 일치일수도 있고...
역시 사람은 자기합리화의 천재다 보니.. 다른 사람에게 같은 일을 들었다면 무척 무서웠을거 같은데
제가 직접 겪은바로는... 이게 뭐지.. 꿈인가... 진짜 본건가.. 에이 설마.. 이렇게 되면서 감각이 무뎌지고
아무렇지 않게 되네요. ㅎ. 재미없더라도 그냥 봐주세요. ㅎ.
제가 살면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본 귀신 이야기이기 때문에 친구들과 가끔 
술안주가 떨어질라치면 꼭 해주던 이야기였죠. 
본래 이야기꾼이 아니어서 가감없이 그대로 들려주곤 했는데 이야기 하면서도
경험한 제 스스로가 마치 남의 이야기를 하는 기분이 되곤 하네요.


글쎄요.. 제가 고등학교 1학년 때던가... 
저는 5살 터울이 있는 오빠가 하나 있어요. 말이 5이지 철은 하나도 안들어서 제가 맨날 "야 일어나"
"야 밥먹어" 라고 놀려대기 일쑤였죠. 뭐 그만큼 거리감 없이 친구같은 오빠였어요.
아무튼 그날도 학교 가기 전에 식탁에 아침을 먹으려고 앉았고, 오빠도 주섬주섬 나오더군요.
오빠: ...
나: ...
오빠: 야... 나 어제...
나: ?
오빠: 나 귀신 본거 같다.

이때까지만 해도 에이 뭐야 꿈 꿨나 싶었죠.
나: ㅋㅋㅋ 뭐냐 다 커서 가위 눌렸냠
오빠: 아니 진짜 들어봐...
이때부터 오빠의 이야기가 시작됬습니다.
새벽 1시쯤인가.. 갑자기 화장실이 급해서 눈을 떴데요. 비몽사몽으로 눈을 뜨는데,
갑자기 눈 앞에 왠 거뭇거뭇한 것이 눈 바로 앞에서 넘실거리더라는거죠.
뭐지, 꿈인가 싶어서 눈을 다시 감았다가 조금 정신을 차리고 다시 눈을 떴데요.
그런데 여전히 거뭇거뭇한게 보이더라는거에요. 
어떤 느낌이냐면 마치 누군가 바로 눈앞에서 무언가를 못보게 하려고 손으로 마구 휘젔는 느낌이더래요.
순간 오빠는, 이게 물체도 아니고 사람도 아니구나라고 생각했데요.
그리고는 느낌이 이상해서 옆을 획 보니... 창가에 (오빠의 방은 매우 작은 단칸방인데, 
침대가 있고 바로 옆에 책상이, 그리고 책상위로 창문이 있는 구조에요.)
창가에 사람의 형체로 보이는 무엇인가가 앉아있었다는 거에요. 
그때 소름이 끼치면서 눈을 다시 감고 누워버려서 자세히는 못봤고, 그냥 까만색의 사람 형체였데요.
그냥 사람이 아니라는 느낌은 확실해서, 무서운 바람에 눈을 감고 다시 누워버린거죠.
정신은 완전히 차려버려서 식은땀이 다 나고 이게 뭔일인가 무슨일인가 싶고 미치겠더래요.
그 와중에도 소변 신호는 점점 강렬해져서 -_- 나중에는,
진짜 너무 무서운데 일단 볼일은 봐야겠다고 생각이 들더랍니다 ㅎ.
저희집이 기독교에요 - 저도 오빠도 모태신앙이고. 
모태신앙의 아이들이 흔히 그렇듯 - 교회는 전혀 나가지 않는 -_- 완전 날라리 신도죠. ㅎ
하지만 역시나 모태신앙의 아이들이 흔히 그렇듯 - 주기도문이니 사도신경이니.. 줄줄 꿰고 있죠.
오빠 머리 속에는 주기도문밖에 떠오르지 않더래요. 
그래서 눈을 감은채로, (뜨는것은 도무지 불가능했고 ㅎ) 벌떡 일어나서, 양팔을 십자가 모양으로 만들고
(여기서 빵터졌죠 ㅋㅋㅋ 벌써 10년전 이야기 인데도 생생히 기억나네요)
주기도문을 미친듯이 외웠데요. 그리고 "귀신아 물러가라!" 이말을 3번 크게 외치고 
화장실로 달려갔다가 달려들어와서는 죽은듯이.. 잤데요. 끝. -_-;;

나: 헐.. 좀 리얼하다?
오빠: 야 진짜 이거 꿈 아니야. 일단 눈 다시 감은 그 시점에서 엄청 생생했어.
나: ...
오빠: 어우 지금도 생각하니 털 선다...
나: ... 오빠 잠깐만.
오빠: ?
나: 그 오빠가 봤다는 그 사람 형체 말이야...

오빠의 이야기가 끝날때쯤 제 뇌리를 빠르게 스치는 기억이 있었습니다.
바로 지난 밤의 꿈이었어요. 아니, 꿈이라고 치부해버린 어떤 기억이었죠.

나: 그거 혹시 어린아이 같지 않았어...?
오빠: !!!!??!!!!!
오빠: .. 어린애인지 아닌지까진 잘 모르겠는데 엄청 작았어. 작은 사람.

와... 여기서부터 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진짜.. 저는 돋아나는 소름을 감당할 수 없는 상태였어요.
그 상쾌한 햇살이 내리쬐는 아침에 말이죠.. -_-
그 전날, 그러니까 오빠가 그 귀신을 봤다고 하는 그 시각쯤, 저는 제 방에서 오밤중에 눈을 뜹니다.
전 원래 꿈을 안꾸는 스타일이에요. 일년에 1-2번 꾸지요. 
아마도 꾸긴 꾸는데 아침에 생각해내지 못하는거겠지요.
엄청난 숙면을 취하는 스타일이기도 해서 '누가 엎어가도 모른다' 는 진심 저에대한 말입니다. ㅇㅇ.

아무튼, 정말 꿀잠을 자고 있는데 갑자기 그냥 눈이 떠졌었어요.
너무 너무 졸리고 비몽사몽이니까 실눈을 떴죠. 제 방은 구조가 ㄱ 자에요. 방 안쪽으로 
침대방이 하나 더 있고 그 방은 침대하나만 딱 들어가는 크기죠. 
그리고 침대 바로 옆으로 큰 창문이 있구요.
눈을 떴는데, 발 바로 밑으로 사람 머리 같은것이 절 향해 있고... 잘 보이지 않고 어두웠지만 
아무튼 발치에서 얼굴만 내밀고 절 쳐다보고 있는 기분이었어요.
(왜 실눈을 뜨자마자 발치를 쳐다봤는지는 저도 모르겠어요. 보통은 천장을 볼텐데...)
근데 전 오빠완 다르게, 너무너무 졸린 나머지 이것이 그냥 뭔가.. 꿈이거나 환상이라고 생각한듯 해요.
전혀 무섭지도 않고.... 오히려 따사로운.. 느낌?
속으로 음.. 이 애는 뭐지.. 누구지... 나랑 놀아달라는건가...? 이런 생각들을 했던거 같아요.
그리고 보자마자 어린아이라는 느낌이 상당히 강했거든요. 그 상태로 저도 모르게 제 옆 창가를 봤는데
그곳에도 5살 정도로밖에 안보이는 어린아이가 - 어두워서 얼굴은 잘 보이지 않았지만 - 앉아있더라구요. 
창틀에. 앉아서는 절 빤히 보고 있는거에요. 왠지 웃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지만...
저는 이것은 뭔가... 뭐지..... 라고 생각하다가 만사가 귀찮아지면서 졸립다 졸립다 졸립다....
하고는 다시 눈 감고 자버렸어요. ㅇㅇ. 

나: ... 봐봐, 오빠랑 내가 같은 날 밤에 겪은거잖아.
오빠: .... 
(오빠가 토끼눈을 하다가 나중에는 소름감과 놀라운감에 입가가 비실비실 웃더군요)
나:  그리고 우리 둘 다 작은 사람이든 뭐든 둘 다 어린애를 본거고.        거기다가 나는 두명을 봤고.. 오빠는 한명을 봤지만,         손을 휘젓던 것이 오빠 바로 앞에 있었다면 어쨋든 두 명이었던 거잖아.
오빠: ....
나: 아무래도 오빠랑 나랑.. 같은 귀신을 본 것 같은데...?


오빠랑 저랑 식탁앞에서 막 소리지르면서 주체할 수 없을 소름을 경험했네요.
다 큰 애 둘이서 밥먹다 말고 꺅꺅 거리고 있으니 어머니가 오시는거에요.
짧게 브리핑 해드렸어요..
그랬더니 어머니가 하시는 말이..

어머니: ... 내가 컴퓨터 게임 작작 하랬지. 

ㅇㅇ. 그랬다. 그랬던 것이다. 우리는 공포영화와 컴퓨터 게임에 물들어 기가 허해져서
요망한 꿈을 꾼 것이었다............ 라고 치부하기엔 정말 ㅠ 
퍼즐을 맞추듯 꿈이 아니라는 느낌이 너무 강했어요.
그러나 어쩌겠어요.... 오빠나 나나.... 귀신을 봤다고 하기엔.. 증명할수 없는 그 존재감이 무서워서.;;;
기가 허해졌나보네.. 엄마 나 보약해주면 안되.. 이런 잡소리를 하다가 아침먹고 등교했다는.

끝입니다... 재미없죠... 입담이 별로 없어서.. ㅎㅎ.
맨날 읽기만 하다가 뭔가 보답? 하고 싶은 기분이 글 써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