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 자격지심을 폭발하게 한 소개팅.

후후2013.06.10
조회190,070

예상했던 대로 부정적인 댓글이 많네요.특히나 소개남의 외모 묘사에 관한 부분을 많이들 지적해주셨는데 욕 먹을 거 알면서도 일부러 그렇게 표현했습니다.그게 제 솔직한 심경이니까요.
처음부터 그분의 외모에 대해 이렇게 부정적인 입장은 아니었습니다.단지 보자마자 '헉! 무섭다.'하는 정도의 첫인상이었지 지금 이 글에서 표현한 것처럼 경멸 수준까진 아니었어요.더군다나 애초부터 외모가 별로라는 말을 듣고 나간 것이라 기대치도 낮았었고요.
그런데 왜 이렇게 쌍욕을 해놨냐?글을 쓰다보니 그 당시의 상황들이 연상 되면서 감정이 격앙 되었고,발기발기 찢어 죽여도 시원찮을 그때의 감정들이 되살아나면서 그 남자분에 대한 원망과 분노가 뒤섞여 저리 표현되어진거라 생각하시면 될 듯합니다.
아울러 그분을 양아치 혹은 조폭이라 표현한 것은 외모에서 풍기는 이미지도 그랬거니와 겉으로 드러나는 행동에서도 느낄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경상도 남자 특유의 가오잡기와 쎈척이 결합되어 상대로 하여금 두려움을 느끼게 하는 그 모습이흡사 양아치 습성과도 같았기에 적어도 제 눈에는 그렇게 보였지요.
혹시나 제가 그 남자분에게 싫은 티를 낸 게 아니냐 하는 분들이 계시는데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원래 조용하고 내성적인 성격이라 먼저 나서서 대화를 이끌어 가는 타입이 아님에도 분위기가 뻘쭘해 지는 게 싫어서 제가 먼저 몇마디 질문을 건내 보기도 했고, 평상시 잘 웃는 편이라 생글생글 웃으면 웃었지 인상을 쓴다거나 안 좋은 기분을 겉으로 드러낸 적은 없는 것으로 기억 합니다. 
또한 술자리에서의 대화 패턴은 저 - 선배언니, 저 - 언니남편, 언니 - 언니남편, 언니남편 - 소개남 식으로 얘기를 하면 나머지 사람은 듣고 있는 분위기였고, 제가 그 남자분께 먼저 말을 걸어 이것저것 물어봐도 데면데면 간단한 답을 하는 것이 다였습니다.워낙 무서워 보이는 인상이라 좀 웃기라도 하면 좋을텐데 저랑 대화할 땐 시종일관 무표정이었고요.그러다 제게 처음 건낸 말이 "근데 살을 많이 뺀 티가 나긴 나네요."였습니다.그러니 빡칠 수 밖에요.
제가 이 글을 쓴 이유는 위로 받기 위함도, 그 남자분을 욕되게 하기 위함도 아닙니다.단지 창피해서 친구들에게 조차 말 못할 일이라 혼자 속으로 삭히다가 시간이 갈수록 화가 나고, 분노가 쌓여 제 나름대로 표출 하고자 글을 쓴 것입니다.이렇게라도 해야 쌓여있던 울분이 해소될 것만 같고, 혹시나 그 남자분과 선배언니가 보게 되면그 당시 내 기분이 얼마나 참담했는지 조금이라도 알길 바라는 마음에 두서 없이 휘갈긴 것이고요.
모쪼록 댓글로 저를 응원 해주시는 분이든, 비난 하는 분이든 제 글을 읽고, 시간내어 댓글 달아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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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삼십대 초반의 여성입니다.빠른 전개를 위해 음슴체로 갈게요.
꽤 오래전 일인데 아직도 자다가 벌떡벌떡 일어날만큼 부아가 치미는 일이라 글로써 울분을 토해 봄.
나는 태어날 때부터 비만 유전자를 가지고 태어난 돼지임.우량아로 태어나 처먹기도 엄청 처먹고, 게으르기도 엄청 게으른 뚱뚱보였음.그러던 어느날 이 악물고 다이어트를 시작했고, 40kG 이상을 감량했는데 살 보다 더 큰 문제는 말도 못하게 탄력이 없는 피부였음.
거의 굶다시피 살을 뺐고, 운동이래봐야 걷기운동이 다인지라 축축 늘어지는 몹쓸 내 가죽들.결국 얼굴엔 보톡스를 맞고, 몸 피부는 웨이트로 조금씩 관리하고 있던 찰나 고등학교 선배 언니와 우연찮게 연락이 닿았음.
학창시절 내가 참 좋아하고, 따르던 언니였기에 더욱더 반가웠고, 우린 기대에 부풀어 만남을 위한 약속을 잡게 됨.그런데 이 언니가 뜬금없이 남자를 소개시켜준다 하는 거임.외모는 별 볼일 없지만 사람이 참 진국이라며 나에게 소개 해주고 싶다 하길래 탐탁잖았지만 거절하기가 뭐해 그러자고 했음.
그러니까 10년만에 보는 고등학교 선배 언니와의 첫만남에 그언니, 그언니 남편, 나, 소개팅 남, 이렇게 쌩뚱 맞은 조합으로 약속을 잡게 되었음.
드디어 만나기로 한날.들쑥날쑥한 나의 퇴근시간과 교통체증으로 인해 약속 시간에 조금 늦게 되었고, 그날따라 컴플레인이 너무 많이 들어와 휴대폰을 손에서 떼어놓을 수가 없었음.
첫만남부터 자꾸만 일이 꼬이는 것 같아 짜증이 있는대로 났지만 그래도 오랜만에 선배 언니를 만나니 한결 기분이 좋아짐.그런데!!!! 다른 장소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던 소개팅 남을 보는 순간 하늘이 무너져 내리는 줄 알았음.
나도 한때는 돼지였던 몸이라 남성의 외모를 두고 왈가왈부할 처지는 아니지만,뭐랄까.. 조폭? 양아치? 뭐 그런 느낌의 엄청 무섭게 생긴 돼지남이 서 있었음.
강호동 정도 되는 덩치에 M자 이만데 탈모가 진행중인 듯 보였고, 머리를 빡빡 민 상태였음.인상도 험상 궂고, 걷는 것도 완전 팔자 걸음에, 옷도 좀 양아치 스럽고, 아무튼 다 마음에 안 들었는데 무엇보다 나를 바라보는 그 남자의 눈빛이 가장 마음에 안 들었음.누가봐도 내게 실망한 기색이 역력한 눈빛과 표정이랄까?
근데 뭐 나도 그 남자가 마음에 안 들긴 마찬가지라 그런 눈빛 따위에 크게 동요하지 않았음. 허나 시간이 갈수록 '대체 날 뭘로 보고 저런 양아치를 소개해주는 건가?'싶은 생각에 슬슬 기분이 상하기 시작함.
여차저차 술집에 자리를 잡게 되었고, 꼬박꼬박 존대 붙여가며 나름 매너있게 행동했다고 생각 함.학창시절의 이야기를 주고 받으며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계속됐는데 자꾸 선배 언니가 내 살 이야기를 하는 거임. 
살 진짜 많이 뺐다는 둥, 어떻게 뺀거냐는 둥, 악의 없이 물어보는 것 같긴 한데 듣기 좋은 꽃노래도 한두번이래야지 계속해서 과거 뚱뚱했던 시절을 이야기 하니 기분이 좋지만은 않았음.그것도 명색이 소개팅 자리고, 처음보는 남자 앞에서 그런 얘길 늘어 놓으니 여자로서 수치스럽지 않겠음? 
이미 마음 속 깊은 곳에서 부터 짜증이 용솟음 치고 있는데, 자꾸만 내게 술과 안주를 권하기 시작함.나는 근육량이 상당히 떨어진 상태라 조금만 먹어도 어마어마한 요요가 급습하므로 최대한 안주를 사양했고, 술 또한 못마시는 타입인데다 운전까지 해야해서 입만 적시는 수준으로 먹는 시늉만 했는데도 계속해서 권함.
물론 나도 잘못한 게 있기는 함.적당히 술도 마시고, 안주도 집어 먹으면서 어색한 분위기를 조금이나마 띄었어야 했는데 그러질 못했고,늦은 시각까지 걸려오는 일 관련 전화에 두어번 화장실에 가 통화를 한적도 있었음.   
일단 나부터가 짜증이 날대로 나 있는 상태였고, 전체적인 분위기도 그닥 좋지는 않았음.그런 여러가지 상황들에 지치고, 감정이 상해있던 내게 그 못생긴 소개팅 남이 결정타를 날리게 됨.
선배 언니가 또 다시 살 얘기를 늘어놓자 그에 맞장구 친답시고 "근데 정말 살을 많이 뺀 것 같은 티가 나네요."라고 지껄이는 게 아니겠음.도대체 살을 많이 뺀 티가 뭔데??????
그때부터 난 자격지심과 분노가 뒤섞여 감정을 컨트롤 할 수가 없게 돼버림.얼굴이 울그락 불그락 변하는 걸 겨우 억누르며 "티가 난다는 건 어떤 티가 난다는 뜻인가요?"라고 되물으니 그냥 뭐 어쩌고 저쩌고 하면서 말끝을 흐려버림.결국 분노 게이지가 꽉 차다 못해 활화산처럼 터져버려 나는 눈물을 쏟아 낼 수 밖에 없었음.
내 머릿속은 온통 '내 얼굴이 돼지상인가?' '반팔 사이로 비친 내 펄럭이는 팔뚝 살을 봤나?' '대체 저 남자가 저런 말을 하는 저의는 뭔가?' '아, 자존심 상해.'들로 뒤엉켜 빨리 그 자리를 떠나버리고만 싶었고, 결국 내가 생각해도 참 예의 없게 그 술집을 박차고 나와버렸음.
선배 언니가 뒤쫓아 나와서 왜 그러냐고 연신 물어 보길래 저 소개팅 남이 왜 그런 소릴 했는진 모르겠지만 정황상 다이어트 후의 탄력없는 내 피부를 보고 그런 말을 한 것이거나 아니면 늙어 보인단 말을 우회적으로 한 것 같아 자존심 상하고 수치스러웠다 말하곤봇물 터지듯 흘러내리는 눈물을 닦으며 집으로 가버렸음. 다음날 내가 너무 무례했다는 생각이 들어 선배 언니에게 연락을 취했고, "어제 저 때문에 분위기를 망쳐놓은 것 같아 너무 죄송해요."라고 사과를 했음.허나 돌아오는 대답은 "다른 사람들은 아무렇지도 않은데 괜히 너 혼자 자격지심 느끼는 것 같다."로 시작해서 내게 훈계질을 해대며 그날의 상황을 모두 내 탓으로 돌림.순간 화가 머리 끝까지 치밀어 나도 한소리 하고, 지금까지 인연끊고 살고 있음.

끝으로 그 언니에게 한마디 하자면,사실 처음엔 소개남의 무례한 발언 때문에 화가 났었는데, 시간이 갈수록 니가 동기부여를 한 것이란 생각이 든다. 
당신이 내 기분과는 상관 없이 계속해서 내 과거를 들먹거리며 살 얘길 꺼냈던 것처럼 나 역시 그날 당신의 과거사를 주절주절 떠들어댔다면 지금쯤 어떻게 됐을까? 아마 너는 니 남편한테 벌써 이혼 당했을 거다.
또한 자격지심 운운하는데 애초부터 니가 그런 상황을 만들었다고는 생각 안 해봤냐?니가 그따위 병신짓만 안 했어도 내 자격지심이 발동할 일도, 내가 울며 뛰쳐나갈 일도 없었을 거다.
그리고 소개남 말인데, 어디서 평생 장가도 못갈 그런 쓰레기를 나한테 갖다 붙이냐?그런 질 떨어지는 놈을 진국이라 표현하는 너나, 니 남편이나, 또 그 쓰레기나 참 끼리끼리 잘도 만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