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흡연자. 내 얘기 한번 들어볼래??

ㅇㅇ2013.06.14
조회1,371

일단 저는 흡연자입니다.

얼마전 올라온 '술집에서의 금연 요구' 글을 흥미롭게 읽어보고 글을 적습니다.

 

글을 쭈~욱 읽고 계속 짜증이 나고 답답했는데 뭐라 표현을 못하겠고...

베플을 보고 딱 속이 시원히 내려가더이다 "개.진.상"

 

이 논쟁을 단순 흡연자, 비흡연자간의 감정싸움으로 해결하고자 하는 얘기가 아닙니다.

그냥 저도 많은 댓글들을 보다가 답답한 점이 생겨 저와 같이 생각하는 이들의 이야기를 해볼까 싶어

한 글자 적습니다.

 

분명 그 글쓴이분께서 '금연구역'내에서 금연을 요구한 것은 엄연히 따지면 잘못이라 할수 없습니다.

1차적인 원인제공자는 흡연자겠지만, 업주도 영업장내 관리감독의무를 소홀히 했으니 잘못이 있다

할수 있겠지요.

하지만!!

제 말은 사람이 살아가는데 있어서 시시비비, 잘잘못을 따지고 가리는것보다 중요한것은

상대가 처한 입장과 상황, 특수성을 우선 고려해서 행동해야한다는거죠.

 

근래 당구장, PC방, 술집 등이 모두 전면금연화되지 않았습니까?

그래서 그 업주들은 대부분 매출이 떨어질것을 우려하지만 어쩔수 없이 어마어마한 과태료를 피하기 위해

금연팻말을 붙여놓은 상황이죠.

업주들이 현실적으로 와닿는 경제적 문제에 대해 갖는 그런 걱정과 불만을 배려해보고 '계도기간'이 갖는 의미를 먼저 생각해보셨다면 그렇게 행동해서는 안됐다고 생각합니다.

법 시행을 할때 '계도기간'이 갖는 의미가 무엇입니까? 단순한 면죄부 기간입니까??

그래서 지키지 않아도 괜찮은 기간입니까? 절대 그렇다는 얘기가 아닙니다.

계도기간은 법 개정이나 제정, 시행으로 인해 오래된 국민 법감정이나 지식이 바뀌어야할때 그에 대한 적응기간을 주기 위해 만들어놓은 기간입니다.

'그래. 오랜기간 합법이었는데 갑자기 불법으로 바꾸면 너희 국민들이 적응을 쉽게 못할수 있으니 일단 위반행위가 있다면 불법은 맞지만 처벌은 하지 않고 봐줄게' 하며 봐주는 유예기간이 계도기간이라는 거죠.

그걸 생각해봤다면 법이 시행된지 한달도 채되지 않은 시점에 기다렸다는듯이 그렇게 의무를 지킬 것을

과도하게 요구했어야 하냐는 겁니다.

금연자들에겐 너무나도 기다렸을 법 시행이었겠지만, 업주들에겐 먹고 살아야할 장사를 위해 손님들에게 서서히 지켜줄 것을 당부하는 기간이 필요하고, 손님들 역시 평생을 편히 술 마시며 담배를 필 수 있었던 공간에서 금연을 준비할 시간이 필요하기에 계도기간이 있는 겁니다.

 

지금 이 논쟁의 '정답'은 우리 흡연자들도 다 알고 있습니다.

아무리 계도기간이라지만 금연구역에서 흡연이란 위법행위를 한 흡연자가 가장 큰 잘못을 했고,

그에 대한 감독 관리 의무를 소홀히 하고 손님의 정당한 요구에 적극적이고 즉각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은

업주에게 책임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렇게 알바를 서너번씩 호출하며 부르고, 신고를 한다며 나가는게

온전히 업주만의 잘못일까요?

 

그에 앞서 '아...사장님도 먹고 살아야하는데 걱정이 많으시겠지, 법시행된지 며칠 되지도 않앗는데 손님한테 말해도 취한 성인들이 통제가 될리가 있겠어' 라는 생각은 왜 안해봤을까요?? '담배 피던 공간에서 못 피게 됐으니 갑작스럽게 습관이 바뀌진 않겠지...6개월만 참자' 라는 생각은 왜 안해봤을까요??

그냥 일단 금연하도록 법 시행이 됐으니 무조건 지키게 해라!! 이게 정답입니까?

그럼 국민의 법정서 법감정 법지식이 천천히 적응해가며 바뀔 시간을 준 계도기간의 의미는 무엇입니까?

바로 지키는 사람도, 바로 지키지 않을 사람도, 또 바뀐 법으로 인해 다른 변화가 생길 사람도 모두 배려해서 만들어놓은거 아닙니까? 그게 필요없이 닥치고 무조건 다 바로 지킬수 있고 지켜야할것 같으면 그냥 바로 시행하고 위법시 처벌하면 될것을 왜 그런 불필요한걸 둔걸까요??

일단 흡연한 놈이야 가장 나쁜 놈이니 논외로 하더라도 흡연자 비흡연자 여부를 떠나 상대방의 입장을 먼저 고려해보고 말하고 행동할줄 아는 사람이라면 그런식의 대처는 옳지 않았던게 맞는거 아닙니까?

 

제가 흡연자라 이리 말한다고 보일수도 있겠습니다만 이건 흡연을 옹호하는게 아니라 어쩔수 없는 상황에

놓인 업주와 흡연자들의 상황도 배려를 했다면 그런 행동을 안했을꺼라 이겁니다.

실제로 법도 그런 배려를 해서 시행이 되고 있으니까요.

 

인생이 단순히 시시비비와 잘잘못을 판단해 권리를 요구하고

도덕책에 나온 정답대로 흘러갈수 있는 것입니까?

제가 반대로 하나만 물어보겠습니다.

 

여러분들 식당에서 밥을 먹는데 요리에 머리카락 한올이나 쬐그만 날벌레 한마리가 나왔습니다.

이러면 여러분은 어떻게 하십니까??

1. 그냥 큰 문제가 아니면 이물질을 제거후 식사를 마친다.

2. 주방아주머니와 사장을 부르고 항의를 하며 요리를 다시 해오라 요구한다. 그리고 계산시 일정금액을

차감해줄것을 요구한다.

 

어떻습니까?

식당은 위생적이고 맛있는 요리를 해줄 의무가 있고 반대로 손님은 그러한것을 요구할 권리가 있습니다.

여러분들은 후자의 경우처럼 머리카락 한올에 아주머니를 부르고, 사장을 부르고 항의를 하며 요리를 다시 해오라 요구합니까? 계산을 완납하길 거부하십니까??

전 아닙니다. 조그만 날벌레 하나, 머리카락 한올은 요리하면서 빠질수도 있겠거니 싶어 그냥 별말없이

식사하고 넘어갑니다.

저는 제 권리를 찾지 못하는 사람입니까? 후자의 사람은 자신의 정당한 권리를 찾고 의무를

이행할것을 요구할줄 아는 야무진 사람입니까?

분명 정답은 후자 같은데 못나게도 제 인생은 전자처럼 살고 있습니다.

 

아마 그 글쓴이분의 경우였다면 전 그랬을 겁니다.

'저 분도 먹고 살아야되는데 손님한테 뭐라고 큰소리를 하겠냐...법이 저렇게 갑자기 바꼈으니 저 분도 오죽하겠냐' '아...담배냄새 짜증나네...저 사람들도 슬슬 바뀔테니까 6개월후면 담배피는꼴 안보겠지'이러고 그냥 참고 넘어갔을거 같습니다. 여러분 대부분은 그런 상황이었다면 알바 서너번을 부르고, 업주에게 신고를 한다 말하고 다산콜센터 직원을 붙잡고 일을 똑바로 하라며 얘기하셨을겁니까?

 

지금 금연이 너무나 당연한 지하철, 버스 등에서 흡연을 하는 이가 있다면 당장 금연을 요구하는 것이

누가봐도 할수 있는 행동이고 당연한 처사겠지요. 6개월후 계도기간이 끝나면 업주가 당연히 금연요구를 하고 손님을 내쫓을 각오도 해야한다고 봅니다만 허나 이건 당장 밥벌이에 문제가 생길까 흡연자를 내쫓지도 못하고 전전긍긍하고 있는 술집 사장님의 일이란 말이죠.

쉽게 말해서 제가 볼때 그 분은 정말 사람 사는데 유도리도 없고, 꼬장꼬장한 손님으로 밖에 안보였습니다. 딱 위에서 말한 것처럼 식사에 나온 머리카락 한올도 그냥 넘어가지 않는 그런 손님들처럼.

 

그분이 엄연히 따지고들어 잘못이 있다는게 아닌건 누구나가 알수 있는 점입니다.

그분에게 잘못이 없다해도 그렇게 행동한 것은 분명한 진상짓이라는 거지요.

단순한 도덕시험 보듯 정답을 고르지 말고 사회생활하시는 성인남녀 여러분 사회생활하시는데

어떻게 '처신' 하는것이 좀 더 옳은이 아닌 좋은 방향이라 보십니까??

 

많은 분들이 그 분의 잘못에 비공감했다기보다 그 분의 처신에 비공감했던거 같은데요.

잘못은 없지만 너무 밉상이다. 딱 그런 느낌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