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시누빼고 휴가계획 세웠다던 글쓴이입니다.

어이없네2013.06.29
조회16,899
알아보겠다고 한 뒤 며칠 지나고 어머님께 전화드렸어요.
어머님이 어떻게 생각하시던 신랑이 우물쭈물 되는것보다
제가 확실하게 말씀드리는게 나을 것 같아서요.

(정확히 기억은 안나지만 대략 이런 대화내용)

- 어머니 저예요. 여행가는거 때문에 전화드렸어요.

- 어 그래 어떻게 됐니?

- 아무래도 이번 여행은 아가씨는 못갈것 같아요.

- 3초대답없으심. 왜? 뭐때문에 그러는데?

- 여행사에 전화해보니까 가격도 올랐다고하고
저희도 1년동안 없는 돈 조금씩 쪼개서 모은거라
더이상 여유가 없어서요. 죄송하게 됐어요. 어쩌죠?

- 참.. 정말 너무하네.. 애가 가고싶어서 그렇게 부탁했는데
그거 들어주는게 그렇게 어렵니?

- 부탁이라뇨? 어머님.. 저는 얘기를 들은적두 없고
그것도 어머님을 통해서 들은거잖아요.
너무 그렇게 생각하지 마세요.
저희두 여유있음 그렇게 해드리고 싶은데
여행가서 쓸돈까지 생각하면 너무 힘들것 같아요.

그러자 어머님.. 이소리때문에 제가 욱했네요.

- 너, 그렇게 안봤는데 니가 니 동생 같아도 그랬을지
참 그런 생각이 드네? 됐다. 이번에 나도 안가고말지.
치사하네 어쩌네..

이러십니다.
참.. 제가 확 올라와서 얘기했어요.
(제가 있을 여러 상황에 대비해 연습했다는..ㅎㅎ)

- 어머님! 정말 너무하시네요.
제 동생이어도 전 그렇게 했을거구요.
어머님 그거 아세요? 똑같이 직장 생활하는 상황인데도
제 동생은 저희엄마랑 가는게 미안하고 안쓰러웠는지
저한테 100만원 주던데요? 그거때문에 그나마 지금도
덜 빠듯하게 가는거예요. 오빠가 말씀 안 드렸나요?

- 너 왜 자주 안부전화 안하니?

-_-??
-_-???
-_-????
-_-?????

할말이 없으셨는지 갑자기 이러시네요ㅋ
지금 생각해도 어이없네요ㅋㅋㅋ
제가 생각지도 못했던 상황이라 당황했지만
바로 맞받아쳐버렸어요.

- 아 안부전화요? 제가 한 일주일에 한번씩 전화드리는거
같은데 그걸로는 부족하세요? 직장다니면서 그렇게
전화하는거 쉽지않은일 이예요. 그러는 오빠는 안부전화
자주하는줄 아세요? 2달에 한번? 3달에 한번 할까말까예요.
오빠하는것보단 자주한다고 생각해요.

- 아주 따박따박 대드는것 좀 봐라?
너 니네엄마한테 그렇게 배웠니? 시애미한테 대드는거
보자보자하니까 진짜.

최대한 조용히 차분하게 얘기했어요.

- 어머님. 휴가문제는 어머님이 안 가신다고하니 어머님꺼
취소할게요. 아가씨도 안 가는걸로 알고 있을게요.
그리고 연애할때나 같이살때나(연애3년 동거1년후 결혼)
오빠가 어머니한테 전화하는거 단 한번도 못봤어요.
왜 아들한테 안부들을 생각 안하시고 저를 통해서 효도
받으려고 하세요? 오빠하는만큼 아니 오빠만큼하면
욕먹을까봐 더 잘하려고했는데 이제 그냥 오빠만큼 할게요.
오빠하고 말씀해보세요. 오빠한테 전화 드리라고 할게요.

그리고 그냥 끊어버렸어요.
대화내용은 제가 최대한 정리해서 적은거구요.
그 뒤로 오빠한테 전화해서 어머님한테 전화드리라고했고
한 한시간 뒤에 시누한테 전화오더라구요.
받았더니 하는말이

- 언니가 뭔데 우리엄마한테 뭐라 그래요?

-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 가만있어요. 그리고 여행가는거
어머님꺼 취소했고 아가씨 가고싶음 어머님이랑 같이
가시던지 하세요. 저는 두분이랑은 못가겠네요.

이러고 또 전화 끊어버렸더니 전화 계속오길래 안받았어요.
그리고 오빠한테도 상황 다 얘기했고 본인도 할말없는데다
울 엄마한테 자기가 못한게 많으니 알겠다고 신경끄라고
미안하게 됐다 하네요. 저도 여태껏 알겠다 죄송하다
이런말 달고 살았어요. 참고 참았던게 터졌던거구요.
그 사이 여러가지 웃긴 일들 많았어요. 사소하지만요.
우리 신랑이 울 엄마한테 하는거보면 정말 서운한적
많았지만 이해하고 제가 더 최대한 잘하려고 했는데
정말 이제 열 뻗쳐서 도저히 못하겠네요.
그만큼 나 힘들게 키워서 시집보내준 울 엄마랑
날 이세상에서 젤 좋은 언니라 말해주는 내 하나뿐인
동생한테 더 잘하려구요. 신랑은 우선 내 편이고
본인 식구들 편드는것도 아니라 싸울 생각은 없구요.
딱 해결된 후기는 아니지만 어쨌든 몇년간 제 맘에 쌓였던
응어리? 홧덩이? 들이 떨어져 나간거 같아 시원합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더운 여름 건강 유의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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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랑이랑 저 가족관계가 비슷합니다. 홀어머니에 여동생이있고 둘다 첫째예요. 이번에 모아둔 돈으로 어머님들 모시고 괌으로 여행을 가기로 휴가계획을
4월에 세우고 6월초에다 예약 끝내고 7월말부터
8월초까지 2박3일로 예정되어있죠.
(댓글보고오타수정해요. 2박3일이아니고 3박4일입니다)
몸만가면 되는걸로 완전히 준비를 끝내 놓은상태예요.
저랑 시누는 사이가 좋진 않았지만 제 동생도 데리고
가려고했기에 신랑을통해서 휴가 같이 갈거냐고 물었더니
자기가 거길 왜 가냐 했답니다. 저랑 가면 불편하다고
그럴바엔 걍 집에서 쉬겠다고 했다고..알겠다고 하고
그런가보다하고 넘어갔는데 어제 갑자기 뜬금없이
시어머니한테 전화가 오는겁니다.
시누 데리고가면 안되냐고 빼놓고 가는건 좀 그렇지않냐
그럼 그냥 나도안가겠다 하시며 시누를 꼭 데려가야
한다십니다. 지금와서요. 알고보니 신랑이 괌으로 간다고
얘길안했나 보더라구요 시어머니랑 통화하면서
알게됐나봐요. 해외가는거요. 국내로 갈줄 알았다가
해외로 간다니까 맘이 완전히 바꼈나 보더라구요ㅎ
그래서 제가 얘기했죠. 우선 다시 알아보겠다구요
보니 똑같은 여행사 같은패키지 상품인데 그전에
예약했을때보다 금액이 쫌 올랐더라구요.
전화해서 같은 가격에 안되냐니까 안된다더라구요.
그래서 신랑한테 얘기했죠. 같이 갈거면 돈보태라구요.
금액도 올랐고 휴가가서 쓸돈 생각하면 더이상 여유없다,
직장생활도 하겠다,우리동생도 같이간다고 엄마거랑같이
조금이나마 보태라고 100만원이나 줬으니 동생한테
얘기해라해서 카톡인지 메세지인지 얘기를 했는데
돈없다고 했다네요. 근데 가고싶은데 오빠가내주면
안되냐고.. 참 얄밉더라구요. 지금 상황에서 가겠다는것도,
돈 못내겠다는것도,해외로 나간다니 맘 바뀐것도..
맘 같아선 휴가고 뭐고 다 엎고싶지만 어렵게 몇년만에
돈 모아모아 신혼여행 이후로 첨가는 여행인데.. 이렇게
못가는건 아쉬울것같고 어떻게 해야할지 답답하네요.
무슨 좋은 방법이 없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