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첫 고양이 가슴에 묻다

롱이2013.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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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고양이란 동물의 매력을 알게 해주고 길고양이에 대한 편견을 없애준 이쁜군이 죽었다...

처음 이쁜군을 봤을때 늘씬한 몸매에 이쁜 눈동자 도도한 자태에 당연히 암컷인줄 알고 이쁜이라고 불렀다

소세지를 주면 항상 물고 도망가서 사람이랑 한참 떨어진 곳에서 먹었다

한번도 사람의 손길을 허락하지 않았던 녀석...

매일 같이 소세지를 주고 물고 도망가고 그렇게 3개월이 흘렀다

어느 날 이쁜군이 스스로 먼저 다가와 부비부비 했다 뿌듯했다 녀석이 드디어 나에게 마음에 문을 열어줬구나

고양이 관련된 책을 읽으면서 이쁜이가 암컷이 아닌 수컷인걸 알게됐다

이름 바꾸려다기 그냥 이쁜이가 넘 입에 붙어서 이쁜군이라 부르기로 했다

한번 마음에 문을 연 녀석은
내가 집에 올때쯤 집 근처에 대기하고 있다가 나를 반겨주러 뛰쳐나와
그르릉 그르릉 기분좋은 소리를 냈다

분리수거 하러 갈때 그림자 처럼 따라오던 녀석...

출근길에 나를 따라 졸졸 쫓아오다
내가 이 이상 쫓아오면 차에 치이니까 돌아가라 하니까 우두커니 서서 나를 배웅해주던 녀석...

맛있는거 손에 들고 있으면 얼른 달라고 마치 사람처럼 네~~대답하던 녀석...

저 멀리서도 우리 가족을 보면 앞만 보고 미친듯이 달려와 우리를 반겨주던 녀석...

그렇게 이쁘고 똑똑하던 이쁜군이
바닥에는 피가 홍건히 젖어 있고
싸늘한 시체가 되어 길 한켠에 치워져 있었다

이게 로드킬이구나...제길...그래서 내가 길 지나 다닐때 앞만 보지 말고 주의 살피고 건너랬잖아...

다시는 이쁜군 모습을 못 본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아프다...좀 더 잘해줄걸...
후회는 아무리 빨라도 늦는다 더니...젠장...

이쁜군 넌 착하고 이쁘고 똑똑한 고양이니까 좋은데 갈거야...

니가 있어 행복했다

고맙고 미안하고 사랑한다

나의 영원한 첫번째 고양이 이쁜군...안녕...













* 참고로 이쁜군 사진은 1년전 사진이고 최근에는 찍은 사진은 없네요 ...

길고양인데 몇년전만 해도 저희집에 들어왔어요.

근데 길에서 어미 잃은 고양이 한마리를 입양한 후 (참고로 지금 집에는 네마리키우고 있어요) 그 뒤로는 집안에는 안들어오고 집 근처만 맴돌더라구요.

어떻게든 집안에 가둬서 키웠으면 이런일이 생기지 않았을텐데...저도 그게 제일 후회스럽네요.

다른분은 저와 같은 후회 안하길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