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중반 초등 아이 하나 둔 직장맘인데요...
몇달 전 남편이 잘 다니던 회사를 때려치고 회계사 시험을 준비하겠다는거에요.
전 당근 말릴 수 밖에 없었습니다.
당장 생활비는 어쩔것이며,
남편은 그 쪽일 종사자이긴 해도 회계사 시험에 붙을지도 미지수이고,
시험에 붙더라도 남편 나이(30대 후반)가 있어 원하는 자리에 재취업하기도 쉽지 않을테고,
사람들이 하나같이 하는 말이 회계사가 예전만 못하니 일 그만두고 시험 준비하기엔 기회비용이나 나이등등 생각하면 오히려 손해라는거에요.
그리고 결정적으로 신혼때 남편이 이런식으로 회사를 그만두고 공부를 한적이 있는데 몇년 시간 낭비만 하고 돈은 돈대로 날리고, 맘고생이 엄청 심했었거든요.
정말 제가 바보가 아닌 다음에야 한번 속지 두번 속겠습니까?
그런데 시어머니가 한달에 백만원씩 보태줄테니까 남편보고 하고 싶은 공부를 하라는거에요.
절보시며 자기가 허락했으니 넌 가만있으라는 말투로...
아니 백만원이래봤자 학원비에 책값, 밥값, 차비하면 끝날 돈이고, 나머지는 다 제 몫인데 시어머니가 허락한게 뭐 대수입니까?
생활비며 아이 학원비, 보험에, 연금, 대출이자까지...
어쨋거나 제가 끝까지 반대를 했지만 남편은 고집을 꺾지 않았고 지금 공부중인데 문제는 여기서 또 생겨버렸네요.
며칠전 이민간 시누가 한국에 놀러왔는데 시어머니가 전화해서는 토요일에 온가족이 같이 점심을 먹자는거에요.
정말 어이가 없었습니다.
저 토요일에도 일해요. 제가 일하니 아이도 토요일에 학원보내구요.
제가 토요일에 일하는걸 어머니가 자꾸 까먹으시길래 몇번을 말했는데도 기억 못하시고 토요일에 남편 학원 없다는것만 기억하시고는 저렇게 약속을 잡으셨다네요.
저도 순간 기분이 나빠서 토요일 점심은 일을 하니 안되고 저녁이나 가능하다고 좀 퉁명스럽게 말했어요.
그랬더니 토요일 저녁은 시누가 자기 시댁에 가야해서 안된다는거에요.
그래서 그럼 다음주 토요일 저녁에 만나자 했더니 매주 토요일부터 월요일까진 시댁에 있어야하니 토요일 점심도 시간을 겨우 냈다는거에요.
그래서 그럼 언제 만날 수 있냐고, 저빼고 점심드시라고 했더니 넌 무슨 말을 고따위로 하냐면서 화를 내시며 내가 다 잘못했다며 니들끼리 잘 먹고 잘 살아라! 전화 끊어! 소리를 고래고래 지르시며 전화를 일방적으로 끊으시더라구요.
도대체 제가 뭘 잘못했냐구요...
회사 그만 둔 남편 덕에 토요일까지 나가 일하는게 죄라는건지...
니들끼리 잘 먹고 잘 살아라! 이 말이 참 유치한데 순간 제 느낌이 백만원 안주겠다는 소리로 들리더라구요.
그래서 저도 너무 열받아서 이날 있었던 통화내용을 토씨 하나 안빠트리고 남편에게 말했더니 자기 엄마가 아무렴 그런 뜻으로 한 말이겠내며 괜히 오바하지 말라고 하더군요.
하지만 아니나 다를까 남편 학원비 내는 날이 이틀이나 지났는데도 돈을 안보내셨어요.
시어머니가 며느리 등꼴 빠지는건 모르고 자기 자식 위한답시고 돈 줘놓고 생색은 며느리한테 내고,
자기가 허락했네 돈을 주겠네 해 놓고 이제와서 그 돈으로 협박이나 하고...
어찌보면 더 잘된 일이죠?
남편도 자기 엄마한테 적잖이 실망한 기색이고 공부도 별로 열심히 안하던데 이참에 정신 차리고 다시 취직이나 했으면 좋겠네요.
그리고 당분간 시어머니 얼굴은 좀 안보고 살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