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반한게죄야..

안녕2013.07.05
조회193

당신을 처음 본 날이 채 한달도 지나지 않았네요.

처음 봤을 때부터 설렜던 나와 달리 당신은 아무 감흥 없었겠죠.

먼저 다가간 것도 내가 먼저, 이름을 가르쳐 준것도, 이름을 알아낸 것도 전부 내가 먼저.

같이했던 그 짧은 시간 동안 당신이 나를 기억하지 못할까봐 괜히 이것저것 건네보고 말도 걸어보고..

헤어지고 나서 당신과 조금이라도 연락하기 위해 찾아낸 게 SNS.

헤어진 다음날 바로 미친듯이 검색해서 당신을 찾았습니다.

만나지 못하고 글로만 서로의 안부를 묻은 지 몇 주.

당신은 내가 생각했던 사람이 아니었어요.

웃는게 예쁘고 다정했던 당신은 야한농담을 즐겨하고 다혈질에 조금은 무서운 사람이었네요.

한참이나 어린 내게 이런저런 말을 건네고, 내가 당황하는 것을 보며 재미없다 말하고, 행여나 당신 마음에 들지 않을까 조마조마한 나는 하루에도 몇번씩 심장이 멈추는것 같습니다.

첫인상을 내 멋대로 정해놓고 이제와 알게된 당신에 대해 실망하는 건 처음부터 당신을 틀에 맞춰놓은 내가 이기적이게 될 것 같아 그러지 않으려고 노력했어요.

당신이 그 많은 사람들중에서 기억하는 사람들 중 하나가 나라고 했을 때, 괜히 특별한 사람이 된 것 같아 하루종일 행복 속에 빠져있었던 적도 있었고요.

하지만 이제 당신을 만난 것을 후회합니다.

당신이 뭐기에 하루에도 몇번씩 기쁘고, 슬프고, 좋았다가, 싫었다가. 짜증이 나도 차마 내색은 못하고 당황스러워도 태연한 척.

당신이 장난으로 내뱉은 만나자는 소리에 기뻐서 환호성을 내질렀다가 실망하는 것, 드문드문 내뱉는 칭찬과 그 뒤를 잇는 정색에도 지쳤습니다,

당신과 대화를 나누는 지금은 기쁨이 아닌 당신이 내게 실망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가득 차 있습니다.

여전히 당신을 만난 것을 후회하지만 아직 당신이 좋기에 운동을 하고 화장을 하고 짧은 옷도 입어보고 아직 당황스러운 농담도 해보고....

당신을 잊고 싶습니다.

너무나도 불리한 조건과 위치에서 시작한 짝사랑은 이렇게나 아픈 거였네요.

내가 힘들어하고 당신에게 맞춰주려 노력할 때, 당신은 내 반응을 보고 비웃기만 하는 것 같아 씁쓸하기만 합니다.

저에게 새로운 인연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아직 당신이 좋지만, 제발 당신을 잊고싶어요.

아니. 잊는다는 표현도 가슴이 아프네요.

그저 처음부터 만난 적 없었던 사람처럼..그렇게 기억도 없이 잊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