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에 대한 진지한 선택과 실천에 대한 경험담

임은천2013.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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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짬이 나서 여기 판의 글들을 읽다가 꿈이 뭔지 모르겠다는 분들이 많아서 제가 어떻게 해왔는지 도움이 되고자 제 경험을 공유하고 싶어졌습니다. 글이 엄청 길지만.. 진지한 고민을 하시는 분들께 제 글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바랍니다.
우리 개개인은 이 세상에서 살아가면서 추상적인 꿈이라는 주제에 대해서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지 않다가.. 덜컥 취업 문제를 생각하면서 이 문제를 고민하게 됩니다.
내가 잘하는 것은 무엇인지. 앞으로 무엇을 하고 싶은지..
일단 이 문제에 답을 찾아가기 위해서는 자신의 성향을 파악해야 합니다. 제가 어떻게 저를 파악했는지 알려드릴께요.
저는 3살 때 숫자를 배웠고.. 부모님께서는 제가 어린 시절에 이미 공부가 적성이 맞다는 것은 아셨지만.. 다른 재능이 뭐가 있는지 모르셨기에 피아노, 속셈, 웅변, 컴퓨터, 미술학원 등등을 보내셨습니다. 저는 그 중 컴퓨터가 제일 재미 있었죠. 9살 때 기초적인 프로그래밍을 배웠던 것이 제 인생의 꿈을 향한 여정을 시작할 때의 초석이 되었습니다. 사실 이 때의 제 꿈은 이랬습니다.
'과학자가 되자.'
제 성향은 말수가 적고, 집중력이 좋으며, 성격이 급하고, 기술에 관심이 많고, 그냥 가만히 앉아서 일하는 것이 좋습니다. 컴퓨터와는 말할 필요도 없고, 집중할 수 있고, 결과가 빨리 나오며, 최신 기술은 계속 바뀌고, 그냥 가만히 앉아서 일할 수 있습니다. 커서 알았지만, 기술 관련된 것은 과학자가 아니라 공학자 이더군요.
하지만, 제가 중학교 다니던 시절까지도 문과와 이과의 차이점을 잘 몰라서 저는 문과로 갔습니다.(왠 이런 바보가 하셔도.. 전 그 때 당시엔 컴퓨터 공부가 아닌 학교 공부에는 별 흥미가..) 고등학교 졸업하고, 수도권 대학교를 갈 수도 있었지만.. 부모님 짐을 덜어드리려고 집에서 가까운 국립대를 4년 전액 장학금을 받고 들어갔습니다. 물론, 학과는 제가 하고 싶은 컴퓨터가 있는 과로 했습니다. 1년을 무사히 마치고, 바로 군대 입대 해서 병장 만기 제대를 하고 나니 때는 IMF 여파가 매우 커져서 취업이 엄청 힘들어진 시기가 왔습니다.
군대 제대하고 나서 정신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내 꿈은 뭔가? 라는 고민을 심각하게 하기 시작했습니다.
'프로그래머로 취업을 하자.'
이것이 제 첫 꿈이었습니다. 왜냐하면, 컴퓨터가 제 성향과 흥미에 딱 맞았기 때문이죠. 문제는 9살 때 처음 배운 실력으로는 프로그래머 명함도 못 내밀 정도였다는 것이죠. 저는 어셈블리어 수업 중에 과 선배 눈에 들어서 프로그래밍 동아리에 들어갔고 그 뒤로는 하루 3시간 정도 자면서, 밥먹고 씻는 시간 빼고는 동아리 컴퓨터에 앉아 프로그래밍을 배웠습니다. 얼마나 지독하게 했냐면, 한달에 한번 정도 집에 가고, 명절에도 집에 안 갔습니다. 덤으로 학교 정보 전산원에서 봉사 장학생을 하면서 생활비 20만원 정도를 받고, 대부분의 돈은 책 사는 데 썼습니다.
3학년 때는 신임 교수님과 면담 후 연구실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마찬가지로 생활비는 20만원 정도 받았고, 동아리보다 좋은 점은 온수가 나온다는 점, 밥값을 지원해 주시는 점이었습니다. 마찬가지로 돈은 대부분 책값으로 들었습니다.
이제 졸업할 시점이 거의다 되었기에 4학년 1학기 때는 깊은 고민을 하게 되었습니다. 취업을 할까? 아니면, 공부를 더할까? 라는 고민이었죠. 아마 보통 여기 오시는 많은 분들이 하시게 되는 고민이신 것 같습니다. 저는 초기의 꿈을 수정하기로 마음 먹습니다. 제가 뭔가 더 재능을 가지고 있을 것 같은데, 취업하면 발휘하지 못할 것 같다라는 강한 느낌이 오더군요. 이 시점의 제 꿈입니다.
'공부의 수준을 넘어서 연구 수준으로 가보자.'
그래서 취업 대신 동 대학원 석사로 진학했습니다. 운좋게도 전액 장학금이 석사 때까지 연장이 되더군요.. 그 외에도 같은 연구실에서 교수님과 면담한 후 생활비 명목으로 한 달에 90만원 정도 받았구요(많이 뛰었죠? 작년 까지는 20만원 정도 받았었죠.). 석사 1학년 때 작은 목표가 하나 생겼어요.
'내 이름으로 된 책 한 번 써보자.'
이런 것은 실천을 해야 이뤄지죠. 제가 석사 1학년 때 부터 지금까지 공부한 지식들을 동원해서 책을 쓰기 시작했죠. 740페이지 정도 되더군요. 하지만, 출판을 하려고 보니 이 사람 저사람 만나야 되더군요. 출판사도 갔다가, 인쇄소도 갔다가.. 책 배포 해주는 곳도 갔다가 세무소도 가서 1인 출판사도 등록 했다가.. 최종적으로 제 이름으로 된 책을 내고 ISBN 등록까지 했습니다.
이제 책도 쓰고 공부도 본 궤도에 올랐지만.. 아직 독립적인 연구자 수준이 되기엔.. 너무 초라했죠.. 저는 좀 더 큰 세계를 보고 싶었고, 정말 연구 같은 연구가 하고 싶었습니다. 다음 목표는 이랬습니다.
'외국으로 가자.'
처음에는 미국 유학을 결심했습니다. 하지만 영어 독해는 몰라도 대화에는 자신이 없어서 필리핀으로 어학 연수를 갔습니다. 항공비 포함해서 총 700만원 정도 들었지만, 석사 때 모아둔 돈으로 커버할 수 있었습니다. 8개월 정도 가서 밥먹고 씻고 자는 시간 빼고 영어 공부만 했습니다. 그리고 첫 토플과 GRE 시험에서 고득점을 받고, 미국 대학원에 지원했는데 명문대 포함 10군데 정도 합격했어요. 하지만, 미국 대학원은 가을 학기 시작이라 시간이 남았죠..
저는 제 꿈에 대해 다시 점검하기 시작했어요. 미국 대학원에 지원할 때, SOP라는 자기 소개서 및 연구 계획서를 쓰게 되는데 이 때, 제 꿈에 대해서 좀 더 심도있게 돌아 보게 된 거죠..이게 정말 내가 하고 싶은 걸까? 다른 세계가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이제 조금 꿈을 더 키웠습니다.
'하드웨어 개발 경험을 가진 컴퓨터 공학자가 되자.'
제가 이 때부터, 여러 대학교 전기 전자과에 수소문을 해봤지만.. 미국 가기 전에 그렇게 잠깐 전기 전자 회로를 가르쳐 줄만큼 여유로운 연구실은 없더군요. 하지만, 두드리면, 열린다는 말처럼 대구에 있는 한 직업 전문 학교에서 한달에 27만원 정도 주면서 기초적인 전기전자 회로 이론을 가르쳐 준다고 하더군요. 너무나 재미 있었습니다. 사실 이 과정에서 조금 생활비가 딸릴 때가 있어서 제 프로그래밍 스킬을 써서 두 번 정도 파트타임 잡을 뛰었습니다. 제가 물론 학부 다닐 때도 교수님 소개로 실무를 해서 한달에 200만원 정도 번적이 있는데, 이 때는 하늘이 돕는 건지... 3일에 180만원 벌고, 7일에 150벌고 해서 10일에 330만원 정도 벌었네요. 아무튼 유용하게 돈을 쓰고.. 타지에서 생활이었지만.. 납땜하고, 회로 만드는 것이 너무 재미 있었습니다. 여기에서 행복한 고민을 하게 되었습니다.
'풀 펀딩 받고 미국 대학원 갈 것인가? 아니면, 좀 더 깊이 있게 하드웨어 이론적인 내용을 공부할 것인가?'
저는 서울 시립대학교로 두번째 석사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여기 교수님께서 꽤나 능력이 좋으신 분이라 프로젝트도 많고, 한달에 90만원 정도씩 생활비를 주셔서 고맙게 잘 생활할 수 있었습니다. 아날로그 RF 회로(통신 회로) 연구실이었는데 최종적으로는 위성 통신 부품 디지털+아날로그 회로 개발로 석사 논문을 쓰고 석사를 마쳤구요. 마지막 논문 쓸 때는, 이 다시 돌아오지 않을 시간을 위해서 내 몸을 불사르리 라는 마음으로 며칠을 날샜는지도 모르겠네요.
사실 학계는 자기가 졸업하기 전에 갈 곳을 빨리 결정해 두어야 합니다. 제 이 때 시점에서의 꿈은 조금 더 커졌죠. 그리고 이 꿈은.. 제가 어린 시절 처음 생각했던 꿈입니다. 이게 가장 컸던 꿈이었던 것이네요.
'과학자가 되자.'
하지만, 현실은 녹녹치가 않더군요. 석사 2가지를 가지고 있다는 것은 큰 장점이 아닌듯 했어요. 미국으로 유학을 준비했지만.. 잘되지 않았습니다. 이 때, 처음으로 엄청난 방황을 했습니다.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면서 취업 준비를 했죠. 미국 기업에 프로그래머로 70000 달러 정도의 자리가 있었고, 다른 하나는 연구직으로 초봉 3000만원도 안되는 직업이 있었죠. 미국 기업은 임원 면접만 남아 있었고, 날짜도 잡혀 있었습니다. 후자는 면접 후 언제 부터 일할 수 있으시냐고 했었구요..
하지만.. 정말 하나도 즐겁지 않았습니다. 돈 많이 받아봐야 정말로 하고 싶은 일이 아니었으니까요..
저는 꿈에대한 열정을 포기하지 못했습니다. 정말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혼신의 힘을 다해서 자기 소개서와 이력서를 다시 작성해서 독일에 있는 막스 플랑크 연구소의 Weigel 교수님께 메일을 보냈습니다.
사실 이 때 저는 정말 간절했습니다. 마지막 길이 열릴 것이냐 닫힐 것이냐..
교수님께서는 Skype 면접을 원하셨습니다. 1차는 교수님과 하고 2차는 여기 연구실에 있는 생물 정보학 그룹의 포닥 및 박사 과정생 분들과 했고, 합격 했습니다.
미국 기업 면접 1주일 남겨 놓고.. 제 생일날에 독일로 향하는 비행기를 탔습니다.
결론은 제 간절한 바램은 이뤄졌습니다. 현재는 독일 막스 플랑크 연구소에서 Weigel 교수님과 Huson 교수님 밑에서 생물 정보학 과정으로 박사 과정 중에 있습니다. 주변에는 세계 각국에서 온 생물 학자 분들이 같이 연구하고 있구요. 연구소와 연결되어 있는 컴퓨터 클러스터 규모도 크고.. 생물 정보를 생산하는 시퀀서라는 장비들도 여럿 있습니다.
현재 꿈은 단순하지만.. 좀 더 명확합니다.
'생물 정보학 분야에 최고가 되자.'
제가 드릴려고 했던 메시지를 정리하려고 합니다. 첫째, 작을 지라도 꿈을 가지세요. 꿈은 커집니다. 둘째, 꿈에 돌직구를 던지고, 노력하면 이뤄진다는 것입니다. 셋째, 이전의 경력이 다음의 행보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입니다. 
꿈과 연관된 작은 목표 부터 차근 차근 밟아 가세요.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는 말처럼 작은 목표를 세우고 하나씩 이루면 실패도 극복할 수 있고.. 방황할 시간도 줄일 수 있을 것입니다. 단, 욕심 부리지 말고, 현재 자신이 할 수 있는 수준에서 목표를 잡고 실천해야 합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