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데 글을 처음 써봤는데, 주말 지나고 보니 톡톡 되어있네요..깜놀..!
부끄럽기도 하고 댓글들 달아주신것도 너무 고맙고 재밌어요,
근데 어떤분은 뻔한 레파토리 지어낸거 아니냐고 하시는데 제가 순대를 너무 좋아해서 ( 옌날에 대학교때 엠튀 갈때도 청량리역 뒤에 있는 재래시장에서 친구들이랑 순대 몇근 꽈리처럼 꼬아서 통째 끊어간적도 있어요..ㅋㅋ) Bibimbap,bulgogi 읽는거 마냥 Sundae 를 당연히 "순대"로 받아들였네요.. ㅋ 또한 음식명은 고유명사라 있는그대로 읽어야 한다는 마음에...-- ( Jane 가 메뉴판에 있었음 "쟈~네"로 읽었을지도 모르겠네요..ㅋㅋㅋ)
이후에, 한국식당에 순대볶음이 파는걸 발견하긴 했는데 너무 비싸서 그돈주고 못사먹겠더라구요... 담에 한국 나가면 또 냉동순대 사갖구 올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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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틈날때마다 톡을 뒤적거리며 하루의 웃음을 찾는 홍콩거주 여직딩입니다. 좌충우돌 여기생활 도 이젠 2년 넘어 얼추적응 잘 하며 살고 있구요..
때는 바야흐로 약 1년반전, 홍콩에서 살게된지 어언 6개월이 지나가는 무렵이었습니다.
여긴 한국 식당이 많은 편이라, 한국음식이 그리울땐 언제나 신속하고 발빠르게 저의 식욕을 충만시키기엔 어렵지 않았죠. 김치찌개 된장찌개 불낙전골류에서부터 삼겹살,소고기까지.. 그래서 한국음식 그립다는 생각을 전혀 못한채 홍콩 생활에 적응을 잘하며 살고 있던 제게~
그러던 어느날..어느날 가구 쇼핑을 하러 이케아(아시죠? DIY 가구용품 파는곳..) 에 갔는데 거기 있는 작은 스낵바 (Bistro) 에서 너무나도 눈에 띄는 친숙한 메뉴를 발견한 것이 아니겠어요??
그이름, 친숙하고 다정하여라~ 자다가도 이 소리만 들으면 눈을 번쩍 뜨고선 달려들어 먹었던 그야말로 나는 이 음식의 마니아.. “순대!!!!!”
핫도그,샌드위치,팝콘등의 메뉴 밑에 당당히”순대”(Sundae)라는 메뉴가 떡하니 올라가 있는거 아니겠어요. “Sundae”!!!! 와,순간 저는 감동의쓰나미가 가슴팍 깊숙이 밀려들며, 우리나라의 순대가 드디어 홍콩의 스낵바에도 등장을 할만큼 국제적인 음식이 되었구나를 마음속으로 외치며 애국가를 부르고 싶을 지경이었어요..
여기 스낵바는 구조상 스탠드 테이블이 몇개 있구요 음식을 구입후 여기저기 서서 자기들이 구입한 음식들을 먹게 되어있는데요, 많은 사람들을 보니 한손에 입구넓은 종이컵에 순대를 한가득 담고선 이쑤시개 같은 꼬지로 먹고있지 않겠어요..(아시죠? 고속도로 휴게소 가면 통감자 담아주는 컵 같은거..)
이 장면은 저에게, 나이아가라 폭포입구 옆에 있던 우리나라 횟집을 본 이후 10년만에 먹는 감동이었어요.. 와우~ 우리나라의 길거리 음식문화를 즐기는 홍콩 사람들이라니…
어쨌건, 순대메뉴를 발견한 후, 저는 언젠가는 저 순대를 꼭 다시 먹으러 오리라 마음을 먹고 다음기회를 노렸습니다… 또한 이 맛있는걸 혼자만 즐길순 없기에 홍콩에 사는 제가 아는 친한 한국 지인들에게도 이케아에 순대가 판다는 정보를 찌라시마냥 흩날렸죠...
몇주가 지난후, 하루종일 아무것도 먹지 못해 배가 너무너무 고픈 상태였던 저는 마침 그 근처를 지나고 있었고, 무언가에 홀린듯 제 발걸음은 이케아의 스낵바로 자연스레 향하고 있었어요. 순대를 먹겠다는 집념 하나로 말이죠..
세번은 꼬여있었을 긴 줄안에 제 몸을 꾸겨 집어넣고는 한참을 기다려 드디어 주문대에 다다랐죠… 자 드디어 주문 시작..
( 목소리를 음음.가다듬고..최대한 예쁘고 굴러가는 발음으로...)
저 : “ Can I have Sundae please?” (캔아이 해브 순대 플리즈.??)
직원 : what? Which one do you want?
하면서 이 직원은 제가 하는말을 못알아 듣겠다는 제스춰를 보이는것 아니겠어요....??
음..제가 네이티브정도는 아니더라도 이래뵈도 영어발음은 좀 살다온 사람이냐는 질문 많이 받았는데 .. 순간 쫀심이 좀 상했지만..그래도 순대는 꼭 먹어야 겠기게 메뉴판을 손가락을 가리키며
저 : Do you see the 6th food on the menu board? Please give me that one.
직원 : OK, what topping do you want?
저: (순간 당황……순대에 토핑이 필요했던가… 소스를 말하는건가…. 내고향 부산에선 순대를 쌈장에 찍어먹긴 하는데..그럼 소이빈소스를 달라고 해야하나 아님 솔트를 달라고 해야하나....를 완전 고민하고 있다가… 외국에서 음식주문시 잘 모를땐 최대한 심플하게 주문하는게 좋다는 경험에 비추어 그냥 순대만 받기로 결정한후) No need, I’ll take Sundae only. (노니드, 아윌테이크 순대온니)
라고 잘난척 주문을 끝내곤 계산과 함께 영수증을 받았습니다..
음식은 좀 떨어진 곳에 있는 음식대에서 받으면 되는지라 저는 그 영수증을 가지고 음식을 받는 장소로갔죠..
드디어 제 영수증 번호가 불리고, 저는 제 순대를 받으러 당당히 걸어 갔습니다.
순간..!! 저는 어안이 벙벙해지면서 이음식이 정말 내가 주문한게 맞는가 하는 의심과 함께 어찌할 바를 몰라하며 그 음식을 제손에 건네받는 순간..
아..!!! 그때서야 저는 알았습니다. 제가 주문한 음식은 순대가 아닌 썬데 아이스 크림인 것을요................!!!
세상에 이럴수가, 저는 한평생 살아오면서 썬데 아이스 크림의 썬데이가 “Sunday” 인줄 알았지 “Sundae” 인줄은 상상도 못했어요...이런 컬쳐쇼크가 있다니..!! 그럼 저기 서서들 컵에 담은 음식을 먹는 사람들은 도대체 머야..?? 라고 하면서 봤더니, 쏘세지를 잘게 슬라이스로 잘라 그걸 컵에 담아 이쑤시개 같은걸로 찍어먹는 거였더라구요.. ( 이게 제눈에는 마치 순대처럼 보였던 거죠..--)
아무튼 멘붕을 약 10초간 경험한후, 너무너무 배가 고팠던 저는 그 썬데 아이스크림을 그자리에서 폭풍흡인한후 나와서는 결국 한국식당을 들려 비빔밥을 미친듯이 먹고 집에 왔답니다.
무식하다고 하면 하셔도 좋습니다...-- 전 썬데 아이스크림의 영어 스펠링이 먼지를 한번도 유심히 본적없이 일평생을 살았기 때문에 정말 몰랐어요..--;;;;
이사건 이후로 전, 한국에 갈때마다 냉동순대를 꼭 구입해서 들고 들어와요..
순대야 너를 이케아에서 찾을일은 앞으론 영원히 없을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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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를 혼란에 빠뜨렸던 그 메뉴판과 저의 순대사진을 투척합니다.
당시엔, 사진찍을 경황도 없고 홍콩사람 아무도 이해못해주는 쪽팔림의 그림자에 혼자서 파묻혀 있었던지라 사진은 다른분이 찍은걸 가져왔습니다...)
1. 문제의 메뉴판 ( 저기 아래 6번째 메뉴.SUNDAE.. 저는 한자는 잘몰라요..--)
2. 제가 산 순대...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