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고 보니.. 고무신 거꾸로 신는게 나쁜게 아니더라

하얀구름2013.07.08
조회4,752

제목을 세상 다 산 사람처럼 써놔서 미리 말씀드립니다.

 

현재 26살이고 제대 한지는 3년 넘어가네요.

 

 

26살 사회 나와보니.. 완전 어린애취급 받지만

 

여기 군화와 고무신 게시판 글 보고 있는

 

대다수의 사람들보다는 나이가 많다고 생각합니다.

 

 

군대 있으면서 보았던

 

선임, 후임, 동기들 중에

 

전역할 때까지 잘 사귄 사람은 딱 2명이었습니다.

 

예가 극단적이긴 합니다. 부대에서도 이 땅이 저주 받았다며 뭐라뭐라 했지만

 

약간의 숫자 차이가 있을뿐 대다수의 사람들이

 

이러한 통계에 공감하리라 생각합니다.

 

 

헤어지고 힘들어하던 선후임, 동기들을 보면서

 

그당시에는 이렇게 힘들게 만든 고무신들을 굉장히 원망하기도 하고

 

미워하기도 하고 이해하지도 못했습니다.

 

'우리가 지금 어떻게 지내고 있는데' '하필 휴가 짤린 날에 이별통보라니'

 

'선임한테 갈굼받고 위로 받으려 전화했더니 이별통보를 받다니'

 

'유격도 끝났겠다 여자친구한테 전화해봤더니 번호바뀜. 싸이 들어가보니 커플 다이어리의

 

장문의 이별글'

 

진짜 가지가지였죠ㅋㅋ

 

고무신이 연락 딱 끊어버리면

 

연락도 못하고 답답하고, 그렇다고 찾아가지도 못하고

 

짬이 많으면 꼬장이라도 부릴텐데

 

짬찌면 청소도구 준비하며 수많은 생각에 잠겨있다

 

실수해서 완전 갈굼먹고..

 

근무서러 갔다가 수많은 고민 끝에

 

남는건 암구호 생각안남ㅡㅡ;;ㅋㅋㅋ

(이건 후임이 그런건데.. 평소같으면 진짜 갈궜을텐데 이 사건만큼은 봐줌. 애가 너무 불쌍했음)

 

 

 

고무신이 군화를 기다리는건 너무나 당연한 것이고

 

고무신의 기다림을 일종의 '의무'라고까지 생각했네요.

 

 

 

 

시간이 지나고 지나

 

대학교 3학년 4학년이 지나면서

 

제 주위에 새내기 여자애들, 3~4학번정도 차이나는 후배들과

 

어울리다 보니 군대상담을 많이 해줬습니다.

(제가 항상 여자친구가 있어서 후배들이 더 편하게 다가오고 사심없이 지냈던것 같네요)

 

 

한창 연애할 나이에

 

몸이 떨어지다 보니 마음이 멀어지고

 

 

미안한 마음에 의무감으로 계속 사귀게 되고

 

 

주변에 남자들은 바로 옆에서 날 위로해주는데

 

또 군화는 전화해서 '선임이 어쨌는데..' '아 힘들어' '죽겠다' '너밖에 없다'

 

'미안 카드 돈이 다 떨어져서, 끊지말고 받아줘' 라 하소연만 하고

 

본인도 힘들고 고민도 있고 하소연도 하고 싶은데...

 

 

게다가 전화만 했다하면 시험기간, 아니면 바쁠때 

 

친구들이랑 어쩌다 만났을 때 술자리 가질 때

 

5~7시 제일 사회생활하며 바쁜 시간마다 연락하는 군화..

 

 

 

힘들게 군생활하는 군화 위로 해주는게 맞지만

 

여자들도 사람이라 그런지, 또 기대고 싶고 듬직함을 느끼고 싶은데

 

남친은 그저 어린애가 되어 칭얼거리기만 하고 있고.

 

 

 

이러한 군화와 고무신의 악순환

 

서로가 모르는 고충

 

서로에 대한  이해부족

 

주변의 유혹

 

모든 것들이 군화와 고무신들의 헤어짐을 만들었다 생각합니다.

 

 

 

서로 이해해준다는거.. 이건 뭐 군화&곰신뿐만 아니라 20대 30대 부부

 

모두가 어려운거겠지만

 

서로 경험할 수 없는 군대생활과 고무신의 기다림 생활은

 

더더욱 이해하기가 어렵다고 봅니다.

 

 

 

제가 글 쓴 이유는

 

현재 복무중인 군인분들이나 군대 기다리고 있는 고무신분들이

 

각자의 고충만 생각하지말고

 

서로를 조금 더 이해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여

 

길게 한번 써봤습니다.

 

 

군인분들은 '내가 이렇게 힘들게 생활하는데 기다려줘야하는거 아니야?'란 생각을

 

가지지 말아야 합니다. 고무신의 기다림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는게 아니라

 

항상 고마움을 느끼고 여자친구도 힘든일이 있단 걸 생각하며

 

개같은 선임한테 뭐같이 갈굼먹고 위로받고 싶어 전화할지라도

 

여자친구가 무슨일이 있었는지 힘든일은 없었는지 물어봐주면

 

훨씬 좋겠구요.

 

 

고무신분들은.. 다른 사람이 생겼다면 상처주더라도 확실히  맺고 끊음 하시고

 

끊으실 때 전화나 편지로 띡 관계를 끝내는게 아니라 사랑했던 사람이니만큼

 

직접 보면서 얘기해야 탈영과 같은 불미스런 사건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또한 요즘 한창 인기있는 '진짜사나이'를 보면서 '아.. 내 남친이 힘들겠구나' 싶겠지만

 

거기서 나오는 것들 중 정말로 힘든건 한번도 나온적이 없습니다.

 

군생활에서 제일 힘든건 육체적 고통이 아니라

 

인간관계에서 오는 정신적 고통입니다. 훈련도 분명 힘들지만

 

선임들의 갈굼, 눈치보기, 짬에 맞는 언행하기 등등

 

나열하기도 힘들겠네요.

 

맨날 칭얼댈꺼에요. 힘들다고. 근데 그게 어느정도 필터링해서 말하는겁니다.

 

하나하나 다 어떻게 얘기해요. 이렇듯 힘들게 군생활하고 있는 군화이니

 

조금만이라도 더 이해하는 자세를, 또 덜 귀찮아하는 자세를 가져보세요ㅋㅋ

 

 

 얘기하다보니 제목과는 정 다르게

 

서로의 입장을 이해해달라는 글로 변질되었는데ㅋㅋ

 

고무신 거꾸로 신는게 무슨 절대악이고 완전 나쁜짓이 아니라

 

군인분들의 책임도 분명 있을 수 있고, 또 있을 수 있는  일이라는 걸

 

말하고자 싶어 시작한 글입니다ㅋㅋ

 

 

무튼 이 글은 지극히 주관적인 글입니다.

 

절대적인게 아니니 견해가 다르다면 그냥 이런 새끼도 있구나 하세요ㅋㅋ

 

 

 

그리고  한가지 더 얘기하자면

 

헤어짐에 있어서는 서로 존중해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 부분에 있어서는 고무신들의 노력이 필요한데요.

 

전화로 띡 편지로 띡 헤어지자 하는건

 

카톡으로 남자가 헤어지자 하는것과 같이

 

엄청 찌질하고 예의없는 행동이라 생각합니다.

 

 

휴가나 외박을 나왔을 때 얼굴을 마주보고 얘기하거나

 

정 어렵다면 면회라도 가서 직접 얘기하는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좋은 만남만큼 중요한 것이

 

좋은 헤어짐이라 생각합니다.

 

 

 

이상 끝

 

 

 

댓글 8

나이기를오래 전

정말 멋진 글인것 같아요..ㅎㅎ 사실 저도 기다리는 상황에서 많이 힘들어요 제가 지금 외국생활중인데 한국에 있을때는 통화라도 했지만 여기선 전화도 못하고 페이스북으로 간간히 연락하는데 너무 짧은 대답에 남자친구에게 서운한 마음뿐이네요.. 한국에 잠시 돌아가면 남자친구와 진지한 대화하러 면회가려구요 ㅎㅎ 좋은글 잘 읽고 갑니다 ㅎㅎ

오래 전

비록 지금은 헤어졌지만 공감되서 로그인하게됬네요. 군대에 가니 오빠오빠하던 남자친구가 칭얼칭얼 아이가 되었던걸 받아주지 못했어요. 처음 헤어졌을때는 원래 곁에 없던 사람이니 홀가분한 마음이 커서 미안함을 애써 외면해왔는데 요즘 참 많이 생각나네요. 더힘들게할것같아서 차마 연락도 못하겟네요. 부디 저 없이도 무사히 전역하길 바랄뿐

냐흐니오래 전

헤어질거면 안보고 헤어지는게 나음 만나서헤어지는건 더 못할짓이던데...차라리헤어질거 연락통화로 간단히끈내는게 깔끔한건데 ..뭘모르시네

ㅎㅇ오래 전

저도 이글에 추천누르려고 로그인했어요 ㅎ 비록 저는 헤어졌지만 이 판에 계시는 고무신 군화님들 조금 더 서로 이해하시고 배려하면서 예쁜 사랑 하시갈 바래요.

21오래 전

너무 잘정리해 주셔서 많은 위로받고가요..군화한테 힘드냐고 물어볼때 아니라고 대답하면 그런가보다 했는데..이제와서보니 그게 필터링이고 저한테 내색하지 않은거구나...생각하니 마음이 안쓰럽네요...ㅠㅠㅠ제가 조금더 노력해야겠어요

오래 전

멋져요ㅎㅎ!!!

곰신오래 전

이사람... 추천누르려고 날 로그인하게만들엇어...멋집니다bbbb

ㅠㅠ오래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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