삽지 작업을 마친 신문을 한 부 한 부 비닐코팅을 한 뒤 포장비닐을 챙겨 서둘러 배달구역으로 향했다. 간헐적으로 쏟아지는 폭우와, 순간순간 미끄러운 골목 바닥과 계단, 점점 지체되는 배달시간에 쫓겨 마음이 조급해져왔다. 이번 주 들어 내내 계속되는 장맛비. 후덥지근하고 끈적한 우비 속을 비집고 더운 열기가 후끈 뿜어져 나왔다. 뒷골이 시큰 당겨온다. 물에 흠뻑 젖은 솜뭉치마냥 온몸이 무겁다. 마음까지도 금새 지쳐온다. 요란스런 올해 장마는 시작부터 유난히 버겁게 느껴진다.
좁은 골목길을 들어서서 바이크를 세운 후 포장비닐에 코팅된 신문을 담았다. 주택 담 넘어 어두컴컴한 1층 현관문 앞을 향해 평소처럼 재빨리 신문뭉치를 던졌다. 곧이어 ‘퍽’ 하는 소리가 들렸다. 놀라서 유심히 보니 현관문 앞에 서 있던 사람의 등짝을 맞춘 것이었다. 헉!.. 상대는 이내 ‘움찔’ 하더니 나를 향해 돌아섰다. 우비를 입은 어느 할머니의 모습이 가로등 불빛에 비춰 모습을 드러냈다. ‘아이고! 이런..’ 순간 당황한 나는 어쩔 줄 몰랐다.
“죄송합니다, 할머니! 거기 계신 줄 몰랐습니다!”
곧 날아올 벼락 같은 호통을 각오하자 어깨가 잔뜩 움츠려 들었다. 그러나 뜻밖에 할머니께서는 조용하셨다. 오히려 나를 보시고는 ‘빙그레’ 웃으시는 게 아닌가.
우물쭈물 난감해하고 있는 나에게 할머니께서는 한 손을 휘이, 저으시며 괜찮다고, 어서 가라고 하셨다.
“할머니, 정말 죄송합니다!” 나는 다시한번 고개 숙여 큰소리로 외치고는 서둘러 그 골목길을 빠져 나왔다.
(배달일지) * 그러면 안 되는데 *
나이 먹는 건 늙는 게 아니라
나이 안에 더 많은 걸 갖는다는 걸 아는 것.
- 미치 앨봄
새벽 하늘엔 비구름이 가득 덮여 있었다.
삽지 작업을 마친 신문을 한 부 한 부 비닐코팅을 한 뒤 포장비닐을 챙겨 서둘러 배달구역으로 향했다. 간헐적으로 쏟아지는 폭우와, 순간순간 미끄러운 골목 바닥과 계단, 점점 지체되는 배달시간에 쫓겨 마음이 조급해져왔다. 이번 주 들어 내내 계속되는 장맛비. 후덥지근하고 끈적한 우비 속을 비집고 더운 열기가 후끈 뿜어져 나왔다. 뒷골이 시큰 당겨온다. 물에 흠뻑 젖은 솜뭉치마냥 온몸이 무겁다. 마음까지도 금새 지쳐온다. 요란스런 올해 장마는 시작부터 유난히 버겁게 느껴진다.
좁은 골목길을 들어서서 바이크를 세운 후 포장비닐에 코팅된 신문을 담았다. 주택 담 넘어 어두컴컴한 1층 현관문 앞을 향해 평소처럼 재빨리 신문뭉치를 던졌다. 곧이어 ‘퍽’ 하는 소리가 들렸다. 놀라서 유심히 보니 현관문 앞에 서 있던 사람의 등짝을 맞춘 것이었다. 헉!.. 상대는 이내 ‘움찔’ 하더니 나를 향해 돌아섰다. 우비를 입은 어느 할머니의 모습이 가로등 불빛에 비춰 모습을 드러냈다. ‘아이고! 이런..’ 순간 당황한 나는 어쩔 줄 몰랐다.
“죄송합니다, 할머니! 거기 계신 줄 몰랐습니다!”
곧 날아올 벼락 같은 호통을 각오하자 어깨가 잔뜩 움츠려 들었다. 그러나 뜻밖에 할머니께서는 조용하셨다. 오히려 나를 보시고는 ‘빙그레’ 웃으시는 게 아닌가.
우물쭈물 난감해하고 있는 나에게 할머니께서는 한 손을 휘이, 저으시며 괜찮다고, 어서 가라고 하셨다.
“할머니, 정말 죄송합니다!” 나는 다시한번 고개 숙여 큰소리로 외치고는 서둘러 그 골목길을 빠져 나왔다.
그리곤 그러면 안 되는데,
웬일인지 나도 모르게 웃고 말았다..
‘할머니 죄송!’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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