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동갑내기 남자친구와 3년째 연애 중인 30대 초반 여자입니다. 오늘 밤에도 남자친구에게 들었던 말이 자꾸 귓가에 맴돌아요. 제목에 쓴 말 그대로가 아직까지 제 마음을 어지럽히는 말이에요. 잠도 안 와서 멍하니 앉아있다가 이렇게 글을 쓰게 됐습니다. 처음 그를 보자마자 선한 인상이 마음에 들었어요. 목마른 사람이 우물 판다고..ㅋㅋㅋㅋㅋㅋ 제가 적극적으로 대시해서 사귀게 됐고요. 우리들이 만나는 내내 좋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그는 정말 저에게 있어 최고의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더 이상 다른 사람은 생각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3년의 연애. 남자친구의 표현을 빌자면, 그동안 서로의 마음이 부딪힌 적도 많았고 그로 인해 기쁘기도 힘들기도 했습니다. 예전에 제가 남자친구와 많이 다투고 그에게 이런 질문을 한 적이 있어요. "넌 내가 왜 좋아? 이렇게 제멋대로 구는 내가 감당이 돼?" 그렇게 말했더니 남자친구가 대답하더군요. "네가 착한 사람이라서 괜찮다. 난 네가 착한 사람이라는 걸 안다. 착한 사람이니까 네 행동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을 거고 내가 이해할 수 있는 여지도 있지 않겠나?" 이건.. 그때 남자친구의 대답이 감동적이어서 괜히 한 번 써봤습니다. 그런데 저에게 특이사항이 있다면 평생을 보이시하게 살아왔다는 거예요. 자칭 상남자인 지금의 그를 만나고서도 저의 보이시함은 여전합니다. 간곡한 그의 부탁에 1년 동안 머리를 길러서 이제 남자로 오해받는 일은 없어요. (즉, 불과 1년 전만 해도 남자로 오해받고 살았단 소리입니다.ㅋㅋㅋㅋㅋ ) 20대 때까지만 해도 미소년 같은 느낌이라 크게 거부감드는 외모는 아니었어요. 20대 끝자락에 남자친구를 만났을 때도 저는 숏컷헤어를 고수하고 있었죠. 30대 접어들면서부터 스스로 어딘가 모르게 부자연스럽다는 느낌을 받기 시작했고.. 안 그래도 '혁명을 일으키자!' 다짐 중이었습니다. 안경도 벗고 화장하고 치마도 입고 나도 보통의 또래 여자들처럼 여성스러워지고 싶다, 막연히 생각하던 중이었어요. 한달 전 일요일 남자친구와의 저녁 술자리에서 충격적인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자기는 언제까지 자기 편한대로만 할 거냐고.. 나도 여자랑 만나는 기분 좀 느낄 수 있게 해달라고.. 무안하기보다 미안한 마음이 컸습니다. 그래서 당장은 아니더라도 차차 달라진 모습 보이겠노라 약속했지만, 평소에 화장하고 치마입을 생각만 해도 식은 땀이 납니다. 분명히 성정체성이 남성인 건 아닌데 왠지 여성스럽게 꾸미는 일은 너무 어려워요. 막상 화장하고 치마 입으려고 하면 어색하고 미칠 듯한 갑갑함 때문에;;; 그런 대화가 있은 후에도 별다른 변화 없는 모습으로 데이트를 했습니다. 제 마음은 그런 게 아닌데, 말로만 변하겠다고 약속하는 거짓말쟁이가 됐어요. 그날 이후로 남자친구가 전에는 볼 수 없었던 폭풍 지적질을 해댑니다. 그동안 3년 넘도록 꾹꾹 눌러담아왔던 건가 싶게 그의 불만이 폭발한 것 같습니다. 왜 또 남자같이 입고 나왔냐며 투덜대는 그의 모습이 낯설고 당황스러워요. 여성스럽게 꾸밀 자신이 없다고 사실대로 얘기할까도 고민해봤는데요. 그렇게 말하면 남자친구가 너무 실망하고, 저를 구제불능ㅠㅠ으로 여길까봐 차마.. 그런 얘기는 꺼내지도 못했습니다. 나 하고 싶은대로 하고 사는 게 아니라 하고 싶은 걸 못하고 사는 거라는 것을 남자친구는 모릅니다. 당연히 모르겠죠. 저처럼 여성스럽지 못한 여자분 혹시 계신가요? 제가 유별나게 굴고 있는 걸까요? 사실 머리를 기른 것도 저에게는 큰 결심이었고 대단한 변화인 건데.. 갑자기 여지껏 살아온 제 모습을 바꾸려니 힘이 드네요. 저 혼자 별일도 아닌데 심각한 것 같고 그게 뭐라고 이렇게 끙끙대나 한심하기도 해요. 남자친구와 만나는 것도 이제는 부담스러워요. 달라진 모습을 보이지 않을 거라면 당분간 만남을 계속 미뤄야 상황이 나을까요? 이러다 진짜 다툼으로 번질까봐 걱정됩니다. 있는 그대로의 내 모습이 이런 것을 어쩌냐면서 그에게 들이밀 생각은 추호도 없습니다. 이건 제가 남자친구에게 정말로 못해주고 있는 게 맞다고 저도 인정합니다. 여자친구가 하나도 여성스럽지 않고 무성의하게 보인다면 불만이 쌓일 수밖에 없겠죠. 항상 착하고 배려심 많은 그가 뭐든지 다 양보하고 받아줬거든요. 이런 문제로 갈등이 있을 줄은 몰랐어요. 문득 '완벽한 관계란 어느 한쪽이 희생하고 있다는 뜻이다'라는 말이 생각나요. 한 사람이 다 참고 받아주는 관계는 결국 지치고 마는가봐요. 그런데, 말이 길어질수록 점점 혼자만의 하소연으로 흐르고 있는 것 같아요. (죄송해요) 이제 슬슬 글을 마무리지어야겠습니다. 어떻게 해야 할지 뻔히 답이 보이는 일이지만 저에게는 고민되는 일이라 글로 옮겨보았는데요. 쓰면서 좀 생각이 정리됐어요. 이제는 '혁명을 일으키자'보다도 '있을 때 잘하자'는 다짐을 해봅니다. 그 사람이 얼마나 소중한 사람인데, 나도 예뻐지면 좋은 건데, 여성스럽게 꾸미는 일 어렵다고 우물쭈물 망설일 게 아니라 하루 빨리 잘해봐야겠어요. 두서없이 길고 부족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모두 좋은 모습으로 사랑하고 행복하게 지내시길 바랄게요.
남자친구가 여자랑 만나는 기분을 느낄 수 있게 해달래요ㅠㅠ
안녕하세요.
저는 동갑내기 남자친구와 3년째 연애 중인 30대 초반 여자입니다.
오늘 밤에도 남자친구에게 들었던 말이 자꾸 귓가에 맴돌아요.
제목에 쓴 말 그대로가 아직까지 제 마음을 어지럽히는 말이에요.
잠도 안 와서 멍하니 앉아있다가 이렇게 글을 쓰게 됐습니다.
처음 그를 보자마자 선한 인상이 마음에 들었어요.
목마른 사람이 우물 판다고..ㅋㅋㅋㅋㅋㅋ
제가 적극적으로 대시해서 사귀게 됐고요.
우리들이 만나는 내내 좋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그는 정말 저에게 있어 최고의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더 이상 다른 사람은 생각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3년의 연애.
남자친구의 표현을 빌자면,
그동안 서로의 마음이 부딪힌 적도 많았고 그로 인해 기쁘기도 힘들기도 했습니다.
예전에 제가 남자친구와 많이 다투고 그에게 이런 질문을 한 적이 있어요.
"넌 내가 왜 좋아? 이렇게 제멋대로 구는 내가 감당이 돼?"
그렇게 말했더니 남자친구가 대답하더군요.
"네가 착한 사람이라서 괜찮다. 난 네가 착한 사람이라는 걸 안다.
착한 사람이니까 네 행동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을 거고
내가 이해할 수 있는 여지도 있지 않겠나?"
이건..
그때 남자친구의 대답이 감동적이어서 괜히 한 번 써봤습니다.
그런데 저에게 특이사항이 있다면 평생을 보이시하게 살아왔다는 거예요.
자칭 상남자인 지금의 그를 만나고서도 저의 보이시함은 여전합니다.
간곡한 그의 부탁에 1년 동안 머리를 길러서 이제 남자로 오해받는 일은 없어요.
(즉, 불과 1년 전만 해도 남자로 오해받고 살았단 소리입니다.ㅋㅋㅋㅋㅋ
)
20대 때까지만 해도 미소년
20대 끝자락에 남자친구를 만났을 때도 저는 숏컷헤어를 고수하고 있었죠.
30대 접어들면서부터 스스로 어딘가 모르게 부자연스럽다는 느낌을 받기 시작했고..
안 그래도 '혁명을 일으키자!' 다짐 중이었습니다. 안경도 벗고 화장하고 치마도 입고
나도 보통의 또래 여자들처럼 여성스러워지고 싶다, 막연히 생각하던 중이었어요.
한달 전 일요일 남자친구와의 저녁 술자리에서 충격적인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자기는 언제까지 자기 편한대로만 할 거냐고..
나도 여자랑 만나는 기분 좀 느낄 수 있게 해달라고..
무안하기보다 미안한 마음이 컸습니다.
그래서 당장은 아니더라도 차차 달라진 모습 보이겠노라 약속했지만,
평소에 화장하고 치마입을 생각만 해도 식은 땀이 납니다.
분명히 성정체성이 남성인 건 아닌데 왠지 여성스럽게 꾸미는 일은 너무 어려워요.
막상 화장하고 치마 입으려고 하면 어색하고 미칠 듯한 갑갑함 때문에;;;
그런 대화가 있은 후에도 별다른 변화 없는 모습으로 데이트를 했습니다.
제 마음은 그런 게 아닌데, 말로만 변하겠다고 약속하는 거짓말쟁이가 됐어요.
그날 이후로 남자친구가 전에는 볼 수 없었던 폭풍 지적질을 해댑니다.
그동안 3년 넘도록 꾹꾹 눌러담아왔던 건가 싶게 그의 불만이 폭발한 것 같습니다.
왜 또 남자같이 입고 나왔냐며 투덜대는 그의 모습이 낯설고 당황스러워요.
여성스럽게 꾸밀 자신이 없다고 사실대로 얘기할까도 고민해봤는데요.
그렇게 말하면 남자친구가 너무 실망하고, 저를 구제불능ㅠㅠ으로 여길까봐 차마..
그런 얘기는 꺼내지도 못했습니다. 나 하고 싶은대로 하고 사는 게 아니라
하고 싶은 걸 못하고 사는 거라는 것을 남자친구는 모릅니다. 당연히 모르겠죠.
저처럼 여성스럽지 못한 여자분 혹시 계신가요? 제가 유별나게 굴고 있는 걸까요?
사실 머리를 기른 것도 저에게는 큰 결심이었고 대단한 변화인 건데..
갑자기 여지껏 살아온 제 모습을 바꾸려니 힘이 드네요.
저 혼자 별일도 아닌데 심각한 것 같고 그게 뭐라고 이렇게 끙끙대나 한심하기도 해요.
남자친구와 만나는 것도 이제는 부담스러워요. 달라진 모습을 보이지 않을 거라면
당분간 만남을 계속 미뤄야 상황이 나을까요? 이러다 진짜 다툼으로 번질까봐 걱정됩니다.
있는 그대로의 내 모습이 이런 것을 어쩌냐면서 그에게 들이밀 생각은 추호도 없습니다.
이건 제가 남자친구에게 정말로 못해주고 있는 게 맞다고 저도 인정합니다.
여자친구가 하나도 여성스럽지 않고 무성의하게 보인다면 불만이 쌓일 수밖에 없겠죠.
항상 착하고 배려심 많은 그가 뭐든지 다 양보하고 받아줬거든요.
이런 문제로 갈등이 있을 줄은 몰랐어요.
문득 '완벽한 관계란 어느 한쪽이 희생하고 있다는 뜻이다'라는 말이 생각나요.
한 사람이 다 참고 받아주는 관계는 결국 지치고 마는가봐요.
그런데, 말이 길어질수록 점점 혼자만의 하소연으로 흐르고 있는 것 같아요. (죄송해요)
이제 슬슬 글을 마무리지어야겠습니다. 어떻게 해야 할지 뻔히 답이 보이는 일이지만
저에게는 고민되는 일이라 글로 옮겨보았는데요. 쓰면서 좀 생각이 정리됐어요.
이제는 '혁명을 일으키자'보다도 '있을 때 잘하자'는 다짐을 해봅니다.
그 사람이 얼마나 소중한 사람인데, 나도 예뻐지면 좋은 건데, 여성스럽게 꾸미는 일
어렵다고 우물쭈물 망설일 게 아니라 하루 빨리 잘해봐야겠어요.
두서없이 길고 부족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모두 좋은 모습으로 사랑하고 행복하게 지내시길 바랄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