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와의 헤어짐을 인정하고난 후

2013.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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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은 몇잔 마시지도 않았는데,

머리가 깨질듯이 아파서 잠이 안드는거야.

그러고 있다 문득

너랑 헤어지고 하루가 멀다하고 술 마시던 때가 떠오르더니

이별에 유난 떨며 괴로워하던, 가엽고 가엽던 나도 떠올랐어 .

 

술 마시면 몸이 이렇게 힘든데,

나 그땐 어떻게 하루도 안쉬고

한달이 넘고 두달이 넘도록 취한 채 살았던걸까.

잠도 못들고, 밥도 잘 넘기지 못했던 그 때.

매일 술 바람에 그리고 눈물바람이던 그 때.

나 그 때 어쩌면 그렇게 살았을까 싶어.

그 땐 마음이 너무 아파 몸이 아픈것에까지 신경 쓸 겨를이 없었어, 나.

그래,

그 땐 몸이 아니라 마음이 아파야 했던 시기였으니까.

 

그 때 나는 모든게 다 변해버린것 같아 방황했었다,

세상이 산산조각 난것만 같아 괴로워했고,

인생이 끝난것처럼 넋놓고 살았어.

사실 모든게 변한게 아니라 니 마음만이 변했던거고,

산산조각났던건 세상이 아니라 내 마음 뿐이었고

끝난건 내 인생이 아니라 우리의 인연뿐이었는데 말이야.

 

서글픈 마음을 추스리고 

가여운 꼴에서 벗어나

너와의 헤어짐을 인정 하고 나니까 이제서야 몸이 아프다는게 느껴지는데,

오히려 이게 더 사람 사는것 같아.

몸이 아니라 마음이 아파야 했던 때의 나보단

몸이 아프다는걸 느낄 수 있는 지금의 내가 덜 가여워.

정말 다행이야,

마음 말고 몸이 아픈걸 느낄 수 있게 되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