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철이 없어도 너무 없어요..

2013.07.23
조회1,161

안녕하세요. 이제 결혼한지 1년된 아이엄마입니다.

저와 남편은 25으로 동갑입니다.

 

자랑스러운 일은 아니지만 저랑 남편은 4개월 연애중에 아이가 생겨 결혼을 했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사랑스런 아가가 있어서 너무 행복합니다.

 

그런데 남편과 제가 연애 경험이 짧아서 그런건지...

요즘 같아선 정말 결혼한걸 후회하고 있습니다.

하루에도 열두번씩 이혼하고 싶은데...우리 딸 얼굴 보면 '그래도 참아야지..'

라는 생각이 드네요.

 

연애중에 아이가 생겼을 때 처음엔 너무 혼란스러웠습니다. 콘돔으로 피임을 철저히 했는데도 임신을 해서

이게 무슨 날벼락인가 싶었습니다. 사회생활 시작한지 얼마안된 저이고, 아직 남친이랑 결혼해야한다는 확신도 들지 않았는데... 아이가 덜컥 생겨버려서 아이에겐 미안하지만 지워야 하는것인가를 놓고 고민도 많이 했습니다. 며칠 혼자 고민하다가 남친에게 말했을 때 남친은

당연히 자신이 책임을 지겠다며, 결혼하자고 제게 말해줬어요. 아직 자신이 제대로 준비가 되진 않았지만 저와 아이를 위해 지금부터라도 열심히 노력하겠다는 말에...

아이를 지워야하나 고민한 제가 부끄러워지고 이런 남자라면 잡아야 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결혼을 결심했습니다. 물론 저희집에서 부모님들이 반발이 엄청있었습니다. 호적을 파네 어쩌네 부녀인연을 끊네 어쩌네...

결국에는 어찌어찌 환대는 아니지만 결혼승낙을 받고 식은 나중에 올리기로 하고 혼인신고를 하여서 남편 부모님 그늘 아래 살고 있습니다.

 

저는 임신을 한 뒤에 다니고 있는 직장을 그만두었습니다. 저는 지방 4년제대학교를 졸업했고 중소기업에 취업했지만 그럭저럭 불만없이 잘 다니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입사한지 얼마 안되어서 임신 때문에 그만두는거라 면목이 없었네요. 하지만...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으니까요..

 

제 남편은 실업계 고졸로 저와 처음 만났을 때도 2교대 생산직이지만 열심히 일을 다니고 있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런데 저랑 혼인신고 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남편이 저랑 상의도 없이 회사를 그만두었어요.

전 처음에 알지 못했습니다. 며칠동안 회사 출근하는 시간에 나가서 퇴근하는 시간에 들어왔었거든요. 그런데 차츰 늦게 나가고 일찍 들어오고 아무튼 행동이 이상하더라구요. 그래서 추궁하니까 회사를 그만 두었다고 하네요.

 

거기서 1차로 벙쪘었어요. 어떻게 그런 큰일을 나랑 상의도 없이 정할 수 있는거지? 그리고 조금 있으면 아이도 태어날텐데 지금 회사를 그만 두면 뭐먹고 사는거지? 정말 온갖 생각이 다 들었습니다.

 

남편에게 회사를 그만둔 이유를 물으니 회사 상사가 자신을 화나게 했다고 하네요. 홧김에 그만 두었대요.

 

정말... 그말을 듣는데 어이가 없었어요. 사회생활 하다 보면 상사 때문에 스트레스 받는거 당연하다면 당연한거잖아요. 자기만 힘든거 아니잖아요. 근데 이제 결혼도 했고 내 뱃속에는 아이도 있는데 어떻게 그런일을 충동적으로 저지를 수 있나 싶었어요.

 

남편말이 아직은 제가 일하면서 모은돈도 있고 자신이 지금까지 모아온 돈이 있으니까 그걸로 버티자는거였습니다. 일하면서 저 800만원 모았고 남편은 3000만원 정도 모았습니다.  남편은 고3 2학기 때부터 취업을 나갔다고 해요.

 

어이가 없었지만 남편이 그동안 나모르게 많이 힘들었을 수도 있는거고 계속 일을 하지 않겠다는 것도 아니고 잠깐 재충전의 시간을 갖는거라고 생각했었어요.

 

그래서 알겠다고 조금만 쉬고 다시 일시작하라고 토닥여줬었습니다.

 

근데 그게 시작이었습니다.

 

알고보니 남편은 게임폐인이었어요. 하루에 10시간은 기본이고 많이할 때는 외박까지 하면서 피씨방에 있습니다. 임신한 아내가 집에 있는데도요ㅋ

 

임신하면 공주대접 받는다고 사람들이 그러잖아요? 공주대접이요? 바라지도 않아요. 만삭일 때도 제가 청소기 돌렸네요 ㅋㅋㅋㅋㅋㅋㅋ 

서러워서 매일 울었는데 내 얼굴에 침뱉기라서 친구들한테 말도 못했어요.

제가 좋아서 한 결혼이고, 제가 후회 안할 자신있다고 시작한 결혼생활인데...

어떻게 1년도 안되서 친구들한테 힘들다고 이혼하고 싶다고 말할 수가 있었겠어요. 진짜 혼자 너무 너무 서러웠습니다. 친구들한테도 말 못하는데 부모님한테는 어떻게 말할 수 있었겠어요.

지금도 생각하면 눈물이 납니다.

 

시부모님은 1층에 사시고 저희가 2층에 살고 있는데 저희 일에 간섭을 잘 안해주세요. 아예 현관문도 달라서... 그런점은 좋기도 하네요. 그런데 시부모님께도 속상한게 남편이 일도 안하고 임신한 아내가 있는데도 맨날 피씨방 가서 게임하고 밤새고 오고 집안일 하나 도와주지 않는데도...

아무말 안하시는데 그렇게 야속할 수가 없어요.

 

너무 슬펐습니다.

 

남편은 말이라도 안하고 있으면 중간이라도 갈텐데 매일 하는말이 ㅇㅇ아 사랑한다. 내가 지금은 이렇게 있지만 금방 자리 잡고 너랑 ㅁㅁ이 위해서 돈 많이 벌어올게.

 

이딴식으로 말합니다. 이런말 할시간에 집안일 도와주고 지금부터라도 준비해야 하는게 정상아닌가요? 제가 하루는 너무 열이 받쳐서 고래고래 소리지르고 울면서 니가 어떻게 이럴 수 있냐고 니가 사람이냐고 짐승이냐고 막 서러운걸 토해냈는데...

 

남편이 미안하다고 자기가 반성의 시간을 가지고 돌아온다고 하고선 짐싸서 나가더라구요ㅋ

 

그리곤 어떻게 됐는지 아세요? ㅋㅋㅋㅋㅋ 4일 뒤에 돌아왔는데ㅋㅋㅋㅋㅋㅋㅋ

4일 동안 피씨방에 있었대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 제 남편인데도 욕밖에 안나와요.

 

제 남편은 반성을 피씨방에서 하나봐요? 진짜 이혼하고 싶은맘 굴뚝 같았는데 뱃속에 있는 제 아가 때문에 참았습니다. 어쨌든 저딴 인간도 아이 아빠긴 하니까요.

 

그런데 남편이 피씨방을 가는걸 좀 줄이긴 했어요. 그래도 집에 붙어있으려고 노력은 하길래 기특하다고 생각하던 찰나에 어떤일이 벌어졌는 줄 아세요?

 

하루에 무협책을 몇권씩 빌려다보는겁니다.  그 판타지랑, 무협소설 있잖아요. 만화책도 보고.

그거 안할 때는 컴퓨터로 애니메이션 다운받아서 보고...

 

잠자는 시간 빼면 모두 게임, 무협, 판타지, 만화책, 애니감상 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

 

휴..

 

그렇게 지옥같은 시간을 보내고 우리 딸이 태어났어요.

딸이 태어난 뒤에는 힘들기는 힘들지만 그래도 너무 사랑스럽고 예뻐서 어쩔 줄을 모르겠더라구요.

저희 부모님도 막상 손녀보고 나니까 완전 예뻐해주시고 있습니다. 물론 남편이 저에게 잘해주고 있늘 줄 알아요.

 

그래도 제 남편이 제 부모님께 잘하고 있거든요. 친정집 갈 때마다 이런저런 선물에 부모님 용돈도 드리고 있고... 제 부모님도 이제는 제 남편한테 김서방 하면서 잘 대해주세요.

부모님은 제 남편이 착실히 회사 다니고 있는 줄 알고 계세요.ㅋ

 

남편 실상을 알면 정말 드러 누우실지도 몰라요. 휴

 

남편이 아이가 태어나면 정신 차릴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네요. 돈은 소모하는 것이기 때문에 점점 모아놓은 돈은 줄어들고 있고 이제 정신차리고 직장을 구했으면 좋겠는데...

나이가 어려서 철이 없는건지 노는데 맛이 들린건지...

진짜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집에 있네요. 이러다가는 제가 먼저 재취업하게 생겼습니다.

요즘에는 무슨 작곡? 을 한다고 이상한 키보드 같은거랑 비싼돈주고 큐베이슨가 뭔가 그런거 사서 집에서 하고 있네요.

 

제가 아직 나이가 어려서 그런지 어떻게 대처 해야할 지 모르겠습니다.

 

제 남편 어쩌면 좋죠?

도와주세요. 여러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