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에서 할머님께 훈계(?)했습니다

ㅇㅇ2013.07.24
조회72,368

네 제목 그대로에요. 버스에서 할머님께 훈계했습니다.

전 20대 후반 여성입니다.

아까 지하철에서 무릎친 목발여자 사연을 읽고 글써봅니다.

 

전 멀미가 좀 있어서 지하철은 타도 버스는 단거리 아닌이상 거의 타지 않습니다.

그런데 그날은 친구 버스 태워 보내자마자 마침 집가는 버스가 왔길래

장거리였지만 탔습니다.

 

처음부터 기분이 좋지 않았던게, 두명자리 통로쪽에 남자분이 쩍벌자세로 앉아있더군요.

타려고 했더니 찔끔찔끔 자리 만들며 들어가라는 식이길래

이런 자리는 안쪽부터 앉는게 예의라고 생각하지만, 일찍 내리나보다 라고 생각하고 앉았습니다.

결론은, 그 남자분은 저 내릴때까지 안내리더군요.

 

그 다음은, 2정거장 가니 반할머님(50후반~60대초반)이 타시더라구요.

엄청 더운데 비까지 오는날이었습니다.

습하고 더워 죽겠는데 긴팔 바람막이 입고 당신 몸통만한 백팩을 메고 타시더라구요.

그.런.데. 그 누구도 자리를 양보하지 않습디다..

 

그래서 제가 그 쩍벌남을 제치고 나가 양보했습니다.

그랬더니 고맙다란 말도 없이 낼름 앉으시더라구요.

고맙다는 말 들으려고 한건 아니었지만 보통 양보하면 감사의 한마디 정도는 하시던데

뭐 거기까진 크게 상관하지 않았습니다.

 

말씀드렸다싶이 제가 멀미가 좀 있는편이고, 비땜에 다들 우산까지 들고탔고,

사람도 몹시 많고, 기사님도 좀 짜증나셨는지 급정거 급출발 하시더라구요.

샌들을 신고 서있다가 발도 2번이나 밟히고, 저도 몸이 힘들었던지라 짜증이 좀 나있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자리를 양보한 그 할머니께서 내릴때가 되었습니다.

'다음정류장은 ~' 라는 소리가 들리자 일어나시더라구요.

쩍벌남을 지나, 밖으로 나오면서 저를 있는 힘껏 밀치며 나가시더군요.

 

전 '꺄악~!!'소리를 지르며 넘어질 뻔 하다가, 사람이 빽빽했던 덕분에(?)

넘어지지는 않았습니다만, 만약 사람이 많지 않았다던가, 구두류를 신었으면

100% 넘어졌을 상황이었습니다.

 

처음부터 버스에 타있던 사람들은 그 상황에 자리를 양보한 저를 보고 감명(?)을 받았었는지

우산을 들어주겠다던지, 가방을 들어주겠다는 이야기를 뒤, 옆에 앉으신 분들께서 하셨었는데

정작 그 본인께선 굳이 저를 힘껏 밀치시고, 비명소리를 들었음에도 돌아보지도 않으시더라구요.

 

전 순간 너무 당황스럽고, 화도나고, 어이도없고.. 어떻게 할까 마구 고민을 하다가

한마디 하지 않으면 후회할 것 같길래 한마디 하기로 했습니다.

 

저 : 저기.. 할머님

할 : 응?

저 : 다음부터는 누가 자리를 양보하면 고맙다, 한말씀 정돈 해주시고...

할 : (말끊고) 아이고~ 난 아까 아가씨가 내린 줄 알았어~

저 : 그리고 사람을 밀치게 되면 미안하다고 한마디 정돈 해주세요

할 : 어머 그게 아가씬지 몰랐네~ 미안해~

 

이러면서 휙 내리시더라구요.

우와 그럼 밀친 사람이 자리를 양보한 제가 아니었으면

미안하단 얘기 할 필요가 없었다는 건가요?

 

버스.. 앞으로도 자주 탈 일은 없겠지만

앞으로라도 타게되면 노약자분께 양보하고 싶은 마음이 없어지게 만드는 사건이었네요.

 

 

아, 그래서 결론은

한마디라도 하고나니 약간 속이라도 후련하더라구요.

아까 지하철 무릎 글쓴님! 혹시 이글을 읽으시거든 앞으로는 한마디 하세요!

댓글 146

오래 전

Best지난번에 퇴근길 지하철 9호선. 노약자석에 웬 아저씨가 앉아있었음. 한 할아버지가 타더니 그 아저씨 앞에 서서 큰 소리로 뭐라뭐라 떠들었음 뭐 흔히 아는 젊은 놈이 어쩌고 요새 젊은이들은 어쩌고 듣다 못해서 건너편에 앉아있던 할머니가 여기 앉으시라고 양보해줌 할아버지 그 자리에 앉아서도 계속 삿대질에 큰소리 한마디도 안하던 아저씨 열받았는지 지갑에서 장애인증 꺼내서 던져버림 나 장애인이라고 이 자리가 노약자석이지 노인석이냐고 할아버지 갑자기 말없이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내 들더니 잠수를 탐 아니 자기가 잘못했으면 미안하다고 말 한마디 정도는 해야 하는거 아님? 아저씨 너무 열받아하니까 주변사람들이 말려서 사태 수습함 왜 똥은 자기가 싸고 수습은 쌩판 처음본 주변 사람들이 함? 나이 먹는다고 다가 아님.

껒여요오래 전

Best노약자버스르 따로만들던가해야지 짜증나서타겠나 ..존니이해간다

오래 전

Best이래서 공경을 못 받는건데 그들은 그저 가는 시간 보내며 나이만 먹었단 이유로 뭐든 배려 요구하고 본인들 하는건 뭐든 이해받아야 한다고 생각하니 더더욱 "젊은이" "어르신"들 사이 갭이 벌어지는것...

오래 전

버스에서 할머니가 저를 티머니찍는 버스출구에 서있는 절 밀치시더군요. 전 자리도없고 곧내려서 서있던건데.. 정작 본인은 지금까지 앉아놓고. 노인들이 더 성격 나쁠 때가 많아요.

흔녀오래 전

하여튼<--- 밑에 개소리 조카 길게 써놈ㅋㅋ

ㅎㅅㅇㅈ오래 전

그래도모든할머니할아버지께서그러는건아닙니다 물론저도몇몇사건을경험해보긴했지만양보해드려도손사래치는경우가더많더라고요..

123456789오래 전

등산은 취미아닌가요? 꼭 사람 많은버스에 정말커다란 백팩매고 특히 지하철에서 여러명 아저씨와 아줌마들 탈때 한심하다고 생각합니다...한칸의 4분의1은 자기들칸인거처럼 마치전세낸거처럼 행동하시는분들이 계신데요...등산은 그분들의취미인데 아무상관도없는 나머지사람들이 왜피해를 봐야하는지 너무궁금해요 눈치보일것도 뻔히알면서 그런취미를할땐 자차 끌고다닙시다 50마넌 100마넌하는 패딩 등산복들 입고 돈없어서 차못끌고다닌다는 말은 좀 심각하게 오바아닌가하네요

fgvjj오래 전

저 임신 육개월때 아침에 지하철타고 출근하는데 노약자석에 앉아서 졸다가 무릎을 세게 치는 느낌에 눈을 떴는데 정말 터지기 일보직전으로 사람이 많더라구요 한 20분 더 가야했지만 눈앞에할아버지가 서있는데 도저히 불편해서 못 앉아 있을꺼같아 자리양보했더니 할아버지가 짜증에 짜증을 내며 노약자석도 순서가 있는거라며 애 뱄어도 지킬껀 지키라며 잔소리 .... 평소같았으면 싸웠겠지만 배를 발로차거나 태아한테 쌍소리 듣게하고 싶지않아 참고 눈물 훔치며 갔던게 생각나네요

가을이엄마오래 전

우리 할머니는 첫딸로 태어났다고 어릴 때부터 그렇게 나를 못살게 하면서, 어디 갈때는 가방에 뭐에 짐들게 하느라고 꼭 데리고 다녔다. 버스나 지하철타면 젊은 사람들 앞에서 주저앉아 다리야 삭신이야 다리 주물러대고...그럼 앞에 앉은 사람 창피해서 일어나면 고맙단 얘기도 없이 앉는걸 많이 봤는데 그때 나이 채 환갑도 안됐을 때다. 정말 쥐구멍에라도 숨고 싶을만큼 창피했다.

ㅇㅇ

삭제된 댓글입니다.

입풔오래 전

아줌마나 할머니들은 버스에서 지나갈 때 꼭 손잡이가 아니라 남의 몸을 잡고 지나감ㅡㅡ 몸을 가누기 힘든건지.. 누가 내몸 만지는거 완전 싫어하는데 처음에는 참다가 이제는 만지면 피함

메로나오래 전

진짜 양보를 하다가도 할아버지 할머니들 태도에 울컥할 때가 많아요.. ㅜㅜ저는 예전에 거의 만원인 지하철에 서있었는데 옆에 서계시던 할아버지께 때마침 빈 자리를 양보했었어요. 그러다 할아버지 옆자리가 비길래 앉으려고 하니까 제 등을 세게 떠밀으시더라구요; 그러면서 저 멀리 입구족에 서있던 군인분께 앉으라고 하시더라구요; 물론 군인분이 더 가까이 있었으면 전 양보를 했을텐데 군인은 그분대로 당황하고 반대편 사람들이 앉아있는 곳까지 멀리 밀려난 저는 저대로 민망하고... 사실 전 무릎에 물도 차고 허리도 나빠서 물리치료 받고다니기까지 하는데... 고맙다는 말씀 바라지도 않았지만 뭔가 어이없고 서럽고 화도 나더라구요... 나이 먹었다는 이유 하나로 배려를 당연하게 생각하시는건 물론 행패까지 부리시는건 좀 아닌거같아요

znzd오래 전

그렇지... 지하철 제일 사이드쪽 자리에 앉아있는데 가운데 다비었는데 자기가 거기 앉을건데 안비켜준다고 인상쓰고 서서가더라 -ㅁ- 이상한할배일세... 등산다닐정도면 서서가 내가 ㅋ 무릎수술이후 난 등산도 안다녀 ㅋㅋ 등산가는 어르신들이 서서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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