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빠가 무섭습니다

공포2013.07.29
조회2,564
안녕하세요.
스물 셋, 평범한 휴학생 여자입니다.
한참을 울다가 조언이라도 구해볼 겸 몇 자 적습니다.

저는 한 집안의 장녀이고, 두 명의 동생과 부모님, 할머니와 함께 삽니다.
우리 가족은 그냥 보기엔 아주 평범한 가족입니다.
무뚝뚝한 큰 딸, 애교많은 둘째, 사랑받고 자란 막내.
할머니와 어렸을적부터 같이 살았기 때문에
가정교육부터 타인을 도우려는 마음을 배우고 자랐습니다.
밖에서 보기에는 더없이 좋은 가정이지만,
사실 속으로는 완전히 곯아터졌습니다.

집이 매우 엄합니다.
보통의 엄하다는 집이랑은 상상조차 할 수 없을 정도에요.
저는 아직 어른들이 숟가락을 들기 전에는 밥을 먹지 않습니다.
또한 어른들이 하라는 일은 작은 그 무엇이든 먼저 하는 편입니다.
교육을 잘 받았구나 싶으시겠지만,
저는 앞머리 하나 자르는 것, 손톱 조금 길어진 것,
의도치않게 피부가 관리되지 않은 것, 밥을 소란스럽게 먹는 것,
악세사리, 운동화 외의 신발, 반바지, 치마, 쪼리나 슬리퍼,
어른이 집에 있을 때 아무데서나 자거나 소란스럽게 구는 행동.
명절에도 친지들이 모이면 다른 사촌들은 앉아서 떠들고 여유를 즐기는데
저희 자매는 쉼없이 움직이며 모든 수족 노릇을 합니다, 엄마도 마찬가지시구요.

이 외에도 갖가지 일로 저는 하루에 수십번도 더 혼납니다.
스물 셋 나이에 통금이 있습니다. 저도 세상이 흉흉해서 통금에는 어느정도 동의합니다. 그러나 학교의 일로 조금 늦는 것에도 학교에 전화를 해서 확언을 들어야겠다고 굉장히 화를 내십니다.
조금 나쁜 말로 하자면, 저는 언제나 개가 물어갈 년이 됩니다.

강아지 이야기가 나왔으니 덧붙일게요. 저는 강아지를 키웁니다.
세 마리나 키웁니다. 제가 좋아서 사온게 아닙니다.
세 마리 다, 아빠가 주워오거나 데려온 강아지입니다.

최근, 아빠가 오래도록 지속해오셨던 사업이 힘들어졌습니다.
쫄딱 망했다고 표현하는 게 맞는 것 같네요.
이해합니다. 스트레스 쌓이시겠죠, 힘드실거구요.
그래서 제 알바비로 집 월세나 제 이름으로 빌린 대부업체 이자등을 냅니다.
가족을 위해서라면 당연히 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한 가지, 제가 조금 힘들다는 것만 알아줬으면 한다는겁니다.
아빠도 힘드시지만 저도 힘들다는걸요.

다시 강아지 이야기로 돌아가자면, 늘 밤마다 술을 드시고 강아지들에게 시비를 겁니다.
침도 뱉고, 몽둥이로 패시기도 합니다.
얼마전엔 저 으르렁거리는 흰 강아지를 죽인다며 칼도 드시더군요.
그걸 보는 저는 어떨까요. 동생들이 매일 경기를 하며 악몽을 꿉니다.
저도 요즘들어 새벽에 너댓번은 깹니다.
불안감에 제대로 잠들지 못합니다.
아빠가 너무 무서워서 늘 웁니다.
일을 나가서 퉁퉁 부은 눈으로 끙끙거리고 있으면 같이 일하는 분들이나마 겨우 어디 아프냐는 말을 해 주실뿐이에요.
저도 아빠를 이해하지 못 하는 건 아닙니다.
스트레스가 엄청나시겠지요. 그치만,
저희도 너무 힘듭니다. 아직 미성년자인 동생들이 너무 자연스럽게,
언니 우리 이제 죽어버리면 되겠다. 그럼 집이 조용할거야.
라는 말을 너무... 자연스럽게 합니다.
은연중에 다같이 죽자는 말을 너무 많이 합니다.

저도 당장이라도 죽어버리고 싶습니다.
강아지, 동생, 엄마, 할머니, 아빠 다 같이.
그럼 스트레스는 없지 않을까요.

아빠가 더 두려운점은 술을 안 드실땐 자제한다고 늘 이야기하신다는 점이에요. 기억은 하는데 그런 행동을 한다는 걸 막지 못 한다는 게... 너무 두렵네요.


두서없이 적었어요. 그냥 조언이나마 구하고 싶어 판을 찾았습니다.
정신없게 해 드려 죄송합니다.

댓글 3

22오래 전

제가지긍 피곤해서 자세히는 못알려드리지만 그런거 전문적으로 상담가능한곳 있어요. 인터넸에 잘찾아보시면요. 아니면 진짜눈감고 아버지와 담판짓는 방법도 있지만 제 생각엔 죄송하지만 폭력이 되돌아올꺼같네요. 폭력나오면 진짜 가족을위해서라도 신고가 좋구요... 힘들겠지만... 아 그리고말인데... 대부업체자체에 빌리는것도 안좋지만 아직 독립도 안된 작성자이름으로 빌리는건... 좀 좋지않은거같네요. 아 자세히 모르니 자고일어나서 댓글 자삭하던지 해야지...그냥 자기전에 이상한말 쓰고 갑니다.

예얍뿅오래 전

저도 동생 둘에 장녀이에요 집안이 경제적으로 어려워지면 사는게 달린 문제라 민감해지죠.. 저같은 경우도 아버지와 트러블이 많았거든요 술문제도 있었고 경제적으로도 어려웠구요.. 그래서 저같은 경우는 아버지한테 문제를을 풀어보기 위해서 일년넘게 노력은 했지만 결국은 아버지가 회피하시고 집을 나가셨어요......제이야기는 여기서 접고.. 일단 더 큰일이 나기 전에 가족 전체가 모여셔 대화는 나눠보셔야 할 것 같은데요 저의 집과같이 가족 누군가가 없어지는 일이 없도록 하는 것이 베스트겠지요.. 누가 더 힘드네 누가 덜 힘드네 하는 배틀은 하다보면 끝없고 심리적으로 지쳐기만해요 글쓴이분이 생각했을떄 아버님이 어떤 문제가 있으신지 자세히 파악해보세요.. 단순히 금전적으로 힘든건지 금전적으로 힘든데 가족들때문에 심리적 부담감이 더 큰지요 제가 오래 살아보지는 못했지만 세상 참 거지같고 짜증날때도 많아요... 하지만 저는 제 밑으로 있는 어린 동생들 보면서 내가 안하면 안되겠구나하고 노력하고 있어요 글쓴이분 가족문제 금전적인문제는 사실 이 나이때에서는 개입하기 어렵고 힘들어요 문제의 핵심을 파악하고 가족 개개인의 생각을 들어보고 같이 이야기해보고 좋은 결론을 내리길 바래요 그리고 일부러라도 웃긴거 재미있는거 찾아서 보고듣고하세요 동생들도 같이요 그러다 보면 조금씩 긍정적인 기운으로 가족분위기가 점점 좋아질 수 있어요 저희집은 매우 유쾌한 집이 되었거든요 글쓴이분 무리하지말고 오늘보다 내일이 더 즐겁기를 빌어요

음음음오래 전

무슨말을 해줘야 할지 모르겠네... 일단은 너무 안타까운상황이네요 아버님 입장에서 힘든것도 이해가되고 글쓴님이 힘들어 하는것도 충분히 공감이되고 아버님이 술을 안드셨을때 글쓴님 혼자서 말고 가족들 다 같이 모이는 자리를 만들어서 그때 진지하게 한번 이야기를 해보시는건 어떨런지요 굉장히 가부장적인 집안인거같은데 그런집일수록 가장이 느끼는 중압감이 엄청나요 아버님입장에서도 가족들한테 편하게 속시원히 이야기 할 기회가 없으셨을꺼구요 사업이 어려워지면서 그 스트레스가 극도로 올라온것으로 보이구요 아버님 입장에서는 "내가 이집안에 가장 어른이다" 라는 생각이있기때문에 힘들어도 가족들한테 이야기를 못해요 이럴때는 가족들간에 대화만큼 좋은게 없어요 그러니 다같이 한번 모여서 아버님 속이야기도 들어보고 서로 벽을 허무는 시간을 한번 가져보세요 그러면 아버님도 더 신경을 쓰고 조심하시지 않으실까요 진솔한 대화만큼 서로를 이해하는건 없다고봐요 힘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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