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이 되고 그 후 1년, 내자신을 사랑하는게 먼저였어요.

글쓴이2013.07.29
조회2,344

 

 

 

안녕하세요.

 

1년전 톡이 되고, 그 이후 1년이 지났습니다.

 

이어지는 판에 링크는 걸어두었습니다.

 

혹시나 계실지 모르지만 그당시 진심으로 조언해주셨던 분들께 감사인사 드리며

 

그 후 제가 얼마나 행복한지 알려드리고 싶었습니다. 또한 혹시나 저와 같은 상황이신 분들께

 

조금이나마 조언해드리고자 다시한번 글을 씁니다.

 

 

이전 내용은 어린나이 제가 오래 만난 남자친구네 집에서 온갖 저질스런 성적 농담과

 

모욕적인 언사, 제 부모님에 대한 조롱을 듣고 그게 마음에 상처가 되었고,

 

그 당시 자기 형과 낄낄거리던 남자친구와의 관계도 무너질대로 무너진 상황이란 내용이었습니다.

 

그당시에는 심각했습니다. 

 

안경벗고 잠시 기대어 선잠자고있는 남자친구의 목을 조른 적도 있으니 말이죠.

 

제가 괴물이 된 것 같았습니다.  

 

헤어질수도 계속 만날 수도 없었죠.

 

하지만 헤어짐 자체가 무서워 싸우고 퍼붓고 화를내고 또 그기억에 괴로워하고 서로 지치고

 

그런 날들의 반복이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상담치료를 권해주셨으나 그 당시에는 여건이 안되었고

 

지금에서야 여러가지를 복합적으로 상담을 받고있는 상황입니다.  

 

 

그렇게 질질질 끌다가 결론은 헤어졌습니다.

 

 

헤어짐을 고한건 제가 아니지만 지금은 정말 잘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저는 정말 행복하고, 저를 아낌없이 사랑해주는 사람과 사랑하며

 

제 하고싶은 일을 하며 정말 당당하게 지내고 있습니다.

 

 

저는 톡을 보면서,

 

헤어질 모든 이유를 알고, 헤어져야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혹은 헤어짐을 권하는 조언을 보면서도 쉽사리 결정하지 못하는 분들을 많이 보았습니다.

 

사실 그분들 대부분은 글을 쓰면서 자신의 상황에 대해 잘 알고, 헤어져야함을 안다고 생각합니다.

 

바람, 식탐, 시어머니, 여자버릇, 다혈질, 과소비, 빚, 폭력, 욕설 등등...

 

톡에 글을 올리시는 분들의 고민은 정말 많지요.

 

그분들은 올리는 그 순간 이사람과 헤어져야 함을, 이게 잘못됨을 알고 있습니다.

 

제가 그랬으니까요.

 

그럼에도 글을 올리고 조언을 구하는 이유는, 헤어짐 자체가 너무 힘들기 때문에, 헤어져도

 

이런 남자를 혹은 남자 자체를 다시 만나지 못할까 하는 두려움이 있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에게

 

헤어짐에 대한 동의와 응원을 받고자 글을 올린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톡에 글을 올리면서 저는 제가 망가져가고 있음을 알았습니다.

 

제가 정상이 아님을, 그렇게 화를 내고 비참하고 눈물이 나고 울컥 치밀어 오르는게

 

정말 정상이 아님을 알았습니다.

 

하지만 글을 올리고 나서도 한참이나 헤어짐을 고하지는 못했습니다.

 

 

헤어지는 그 순간에도 저는 힘들었습니다.

 

내가 또 다른 사람을 만날 수 있을까, 어떤 사람이 이사람만큼 날 사랑해주고 맞춰줄까,

 

이사람과의 연락, 만남이 없이 내가 하루라도 버틸 수 있을까.

 

매일매일 하던 연락, 만남을 하지 않고, 차가워진 그의 태도를 바라보면서 저는 미치는 줄 알았습니다.

 

4년을 만나고 헤어지는 그 순간, 가장 힘들었던 것은

 

'우리'였던 것을 '나'로 돌려놓는 과정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모든게 '우리'였습니다.

 

헤어짐을 받아들이는 순간 세상에 나혼자 뚝 떨어진 느낌이었고 정말 우울하고 힘들었습니다.

 

가만히 자리에 앉아서 울다가 밥을 헤집어만 놓다가 다시 자리에 앉아 울다가.

 

하루에 한마디도 하지 않았고 표정이라곤 없었습니다.

 

괜찮아 질것을 알았지만, 알았지만 그 과정이 너무 괴로워 달리는 버스에서 까만 한강을

 

울면서 가만히 바라본 적도 여러번이었습니다.

 

 

그만큼 제겐 거의 대부분이었던 사람이었습니다.

 

눈뜨자마자 그사람과의 연락으로 하루를 시작했고, 제 일과, 힘듦, 생각, 사상, 취미

 

여타 모든 것을 공유하던 사람이었습니다.

 

제겐 연인이었고, 가장친한 친구였으며, 아버지였고, 오빠였습니다.

 

제 밑바닥까지, 모든 속내를 드러낼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렇게 정말 죽을만큼 힘들던 몇달이 지나자,

 

놀랍게도 머리가 맑아지면서 시원해졌습니다.

 

그제서야 전 제 '자신'으로 서 있을 수 있었고, 자존감을 회복했으며,

 

남자친구네 집에서 받았던 상처따윈 생각조차 나지 않았습니다.

 

제가 받았던 정신적 상처에 가장 좋은 치유는 헤어짐이었던 것입니다.

 

근본적인 원인이 남자친구이니, 그 근본적인 원인을 도려내야 치유될 일이었던 거에요.

 

 

정말 놀랍도록 행복해졌습니다. 내 자신으로 내 발로 스스로 설 수 있었고

 

모든게 자신감 있었으며 인생을 살아나가는 법을 알았습니다.

 

 

그러고 내자신을 가꾸고 여러 사람도 만나고, 다양한 활동을 해보았습니다.

 

그 과정에서 정말 완벽한, 어디하나 흠잡을 곳 없는 지금 사랑하는 남자친구를 만났고,

 

행복한 연애중입니다.

 

흔히 말하죠, 똥차 가고 벤츠 온다고.

 

스펙을 보고 사귄건 아니지만 이전 톡과 비교하기 위해 정말 속물적으로 말씀드리자면

 

지금 남친은 흔히말하는 사짜 전문직에 키크고 잘생긴데다 성격도 정말 다정다감합니다.

 

이전 남자친구를 만날때는 꿈도 꿔보지 못했던 10센티 힐도 걱정없이 신고,

 

관심사나 살아온 과정, 학교나 관심 분야도 비슷해서 정말 대화가 잘통합니다.

 

이전 남자친구는 기겁하던 미술전이나 책들도 지금은 너무도 자연스럽게 같이 공유하고 생각을 나눕니다.

 

내가 많이 배울 수 있는 남자친구, 존경할 수 있는 남자친구를 만난 느낌입니다.

 

단순이 저보다 잘났고 스펙이 좋다 가 아니라, 서로 이해하고 존경하는 관계가 되어 기쁩니다.

 

무엇보다,

 

제 자신을 '악하게'만들지 않는 사람이라 정말 행복합니다.

 

이전 그 사람은 저를 괴물로 만들었고, '악하게' 만들었습니다.

 

다른 사람에게, 그것도 사랑하는 사람에게 퍼부으며 험한 말하며 기분좋은 사람은 없습니다.

 

하지만 저는 전의 그사람에게는 때때로 내가 그때의 기억이 떠올라 치밀어 오를때면

 

퍼붓고 화를 내야 했고, 그러면서 제 자신도 망가져가는 느낌이었습니다.

 

내자신이 추해지고, 괴로워지고, 힘들어지고.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왜 그 관계를 지속했는지 모르겠습니다.

 

내가 내 스스로를 학대했던 나날들이었습니다.

 

가장 중요한건 결국 '내자신'이었는데 말이죠.

 

 

지금 상대방과의 관계에 괴로워하는 모든 분께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헤어짐을 두려워하지 마세요,

 

자신을 좀 더 사랑하세요,

 

자신을 '악하게'만들지 않는 사람을 만나세요.

 

한번 살아가는 세상, 누군가를 만나면서 괴로워하고 참고, 타협하기보다는

 

그 시간에 내 자신을 좀더 사랑하고 가꾸고 내 할일을 하는게 백번 낫다고 생각합니다.

 

내 자신을 망가뜨리고 질투에 미움에 아니면 추한 감정에 몸서리치기보다는

 

당당하고 멋지게 한 세상 살아나가는게 좋다고 생각해요.

 

 

1년전 여러분의 진심어린 조언이 제겐 큰 힘이 되었습니다.

 

제가 이상한게 아니란걸 알았고, 제가 나쁘지않음을 그리고 동시에 그 관계는 정상이 아님을

 

알았습니다. 

 

다시 그 글과 댓글을 읽어보니 정말 감정이 울컥 치솟아 이 새벽에 글을 씁니다.

 

제가 그때 도움을 받았듯이, 비슷한 상황이신 분들께 이 글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모두 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