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준비를 하면서 알게 되었죠. 시댁이 평범하지 않다는 것을요.부유한 시댁. 그러나 모두가 불행합니다. 돈이 다가 아니라는것을 이제는 뼈저리게 알것 같습니다. 아버지가 5년이나 바람을 펴도 자식들이 싫은 소리 한마디 하지 못합니다.바람핀걸 걸린 후, 자식들에게 미안하다는 말 대신. 본인 재산 리스트를 들이밀며 80억짜리 건물하나 씩 해줄테니 너네는 먹고살 걱정하지말라고 돈으로 자식을 매수합니다. 매일같이 전화하지 않으면 안되고. 아들이 사근사근하게 하지 않으면 전화해서 쌍욕을 합니다. 회사에 있는데도 동사무소에 가서 등본을 떼오라고 하면 바로 떼와야합니다. 회의중이라 전화를 못받으면 일주일동안 삐지셔서 전화를 안받으십니다. 거의 유치원생 수준입니다. 남의 이야기라고는 전혀 듣지 못하고 공감하지 못하는 자기애성 인격장애를 가지고 있습니다.
시댁 자주 모입니다. 그러나 모이면 대화를 하지 못합니다. 정상적인 대화가 아니라 겉도는 대화들 뿐이죠. 시아버지에게 대화란. 그저 자기 자랑을 맞장구 쳐주며 들어주는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
남편은 그런 아버지를 증오합니다. 제가 시아버지를 보고 상냥하게 하면 치가 떨리게 싫어하고 화를 내죠.그런데 이상하게 남편이 시아버지를 닮아있더군요.
결혼한지 한달. 남편이 폭음을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죠. 아버지로 부터 받은 스트레스가 커 유일하게 해소하는 방법이 폭음을 하고 취해버리는 것이었어요.잔뜩 취해 들어온 어느날 카톡을 보니 결혼전 만나던 첫사랑으로부터 메세지가 와있더군요.
"오늘 즐거웠어. 잘자"
이해했습니다. 첫사랑이그리워 한번쯤 만날수 있다고요.
그런데 한달 뒤, 또 폭음을 하고 들어온날 어김없이 카톡에 뜬 대화.."내가 사랑한건 너 뿐이었어""보고싶어." "나도..." 뭐 이런 대화들이었죠.
일주일간 집을 나갔습니다. 울며불며 매달리며 다시는 그러지 않겠다는 남편말을 믿고 잘 살아보기로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아주버님이 남편을 잠깐 빌려간다고 둘이 술좀 마시겠다고 해서 그러시라고 했더니. 새벽 6시까지 연락이 안되더군요.알고보니 형제 둘이 나이트를 갔던거예요. 총각때 나이트를 얼마나 다녔는지 아직도 웨이터들에게 문자가 옵니다. 저는 나이트 같은 곳은 한번도 가보지 못했어요. 정말 정서가 다릅니다.
참았죠. 나이트 한번 간거 때문에 이혼할수는 없었니까요.
그런데 몇달뒤.친구들과 텐프로를 가서 200만원을 쓰고 왔더군요. 새벽에 6시쯤 만취해서 들어와서는 바로 뻗길래 주머니를 뒤져봤더니. 아가씨들 명단이 적힌 영수증과.카톡에 뜬 텐프로 여자.
정말 혼란스러워 어찌살아야하나 눈앞이 깜깜했지만.그래도 살아보려고 했습니다. 자기는 술에 취해서 친구들이 그런곳에 간줄도 몰랐다고 하더군요.처음이자 마지막이었지만. 앞으로 또 그런곳에 가지 말란 법 없으니 불안합니다.
이후 6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별다른 일은 없지만저는 불안합니다. 남편은 이런 불안함을 감싸안아줄수 없는 사람이고요.
가장 큰 문제는. 남편이 타인의 감정을 공감 하지 못합니다. 잘 웃지도 않고 늘 어두워요. 같이 있으면 밝아지지 않고 우울합니다. 힘들다고 하면. 어디가 힘들어? 가 아니라. 그게 왜 도대체 왜 힘들어? 하며 화를 냅니다.대화가 안되죠. 남편은 예민해서 작은 일에도 화를 잘 냅니다. 화내면 욕을 하고 폭언을 합니다. 그 다음날은 미안하다고 하지만요... 욕을 심하게 합니다. "미친년, 꺼져. 닥쳐. 거지같은게 어디서 지랄이야. 등.." 그리고 성욕이 없는 편이여서 두세달에 한번 관계를 할까 말까 입니다.
현재 시어머니는 정신과치료를 받고 있는데. 남일같지가 않습니다. 10년뒤 제 모습같기도 하고요.
아이러니한건. 이렇게 나쁜 점만 써서 그렇지 남편 좋은 점도 많다는 점입니다.좋은점이 있으니 이혼하는게 더 망설여집니다.
좋은점이요?결혼할때 돈 한푼 안쓰게 해줬습니다. 비록 돈으로 표현했지만 저를 배려해준 마음을 압니다.밥해달란 소리, 살림하란 소리 안하고 본인이 합니다. 그런쪽으로 일하는 와이프 귀찮게 하지 않고 이해해줍니다.허영심, 허세가 없고 술마셨을때 빼고는 경제관념이 투철한 편입니다. 멋부릴줄 모르고 아무거나 주워입고 다니죠. 부지런하고 깔끔하고 남자답고. 비겁하거나 비굴하진 않고 당당하고 자신감이 넘치죠. 그런 점이 매력적입니다.
그렇지만 좋은 점을 보고 살려니 불안합니다. 이런 집안. 이런 불안한 남편 곁에서 도저히 아이를 낳아서 키울 엄두가 나질 않습니다.
불안해하는 제가 예민한걸까요?
다들 남편이 술담배하고. 늦게 들어오기도 하고. 결혼하고 무뚝뚝해지고 하는건데.제가 너무 유난이고. 이상적인 결혼을 꿈꾸는 걸까요?
그냥 알콩달콩 살고싶은게 너무 큰 욕심인가요? 제 친구는 그 정도면 그냥 참고 살라고. 별남자 없다고 합니다. 대놓고 바람을 핀것도 아니고. 전에 사귀던 여자랑 두번 연락한것. 무뚝뚝하고 애정표현 안하는것. 술마시면 취할때까지 마시고 화나면 욕하는거.
남자들 다들 이정도는 하나요?
돈이고 뭐고 다 필요없고 그냥 밝고 순수하고 술담배안하고 가정적이고 착하고 따뜻한 남자 만나서다시 시작하고 싶다가도. 또 그런남자...찾는게 어디 쉽나.. 망설여집니다.
아이도 없고 ...이제라도 다시 새출발하는게 옳은건지아니면 이렇게 역기능 적인 시댁 속에서 어둡게 자란 남편 불쌍히 여기고 제가 더 노력해서 사는게 맞는건지...
여러분이라면 어떻게 하시겠어요...? 좀 도와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