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회... 하지만 후회도 그녀에겐 추억이겠지

소원2013.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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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2 내 생일 하루 뒤

난 그냥 여느 때 처럼 카카오 스토리를 보았다.

심심한 나머지 100문답을 작성하는 도중

'좋아하는 사람이 있습니까?' 라는 곳에서 눈이 멈추었다.

하지만 망설일 새도 없이 있다고 답했다. 나의 짝사랑 정A(가명,여)을 떠올리며.

문답을 다쓰자마자 댓글 하나가 달렸다.

정B(가명,여)였다.

사실 정B는 정A보다 예쁘지는 않았지만 언제부터인가 그 애가 날 좋아하고 있단 사실을 알고있었다. 가끔 설레는 마음은 있었지만, 크게 신경쓸 정돈 아니었다.

댓글의 내용은 "김A(글쓴이,남) 야 개인톡 걸어봐" 였다.

혹시나 설레는 마음에 먼저 톡을 했다.

 

'왜 톡하라는 거?' - 나 (김A)

'너 좋아하는 애 있다며' - 정B

'어 있지. 근데 왜?' - 나

 

슬슬 감이오기 시작했다.

 

'누군데?' - 정B

 

나는 시크한 스타일이 아닌터라 선뜻 대답하지 못했다.

 

'됐어. 몰라도 돼.' - 나

'그럼 성씨라도 알려줘' - 정B

 

그래, 말해보자. 뭐 내 짝사랑이랑 정B는 성씨가 같으니까 어느 쪽으로 해석하나 나에겐 손해가 없는거 아냐.

 

'정씨야.'- 나

 

한동안 톡이없었다. (사실 그 당시 3분은 3시간 처럼 갈었다.)

 

'뭐 일단 난 아니겠고...' - 정B

 

그렇게 단정지어버리는 그녀에게 장난기가 발동한건지 아니면 진짜 설레었던건지, 거짓말을 해버렸다.

 

'너가 아니라는 보장은 없어. 단지 정씨라는 것만 알아둬.' - 나

'그럼 나도 알려줄게. 난 김씨야. 물론 우리반.' - 정B

 

음, 그렇구나. 근데 톡을 접은 뒤 우리반 김씨 남자애를 떠올려 보았다. 사실 나이길 기대했따. 그래, 이게 어찌된일인지, 우리반에 김씨인 남자는 나밖에 없었다.

다시 톡을 키고, 떨리는 손으로 답장했다. 그리고는 거짓말을 하고 말았다.

 

'우리, 서로를 좋아하고 있었던거네...' - 나

 

이 문자 옆 '1'이 사라졌다.

 

'그랬던거네...ㅋㅋㅋㅋㅋ'- 정B

 

여친사귀면 성적떨어진다는 사실, 자립형 사립고를 준비하는 나에게 있어서 너무나 중요했기때문에, 갑자기 후회가 밀려왔다. 내가 왜 그랬을까. 그냥 씹어도 아무 문제 없을거아니었나.

 

하지만, 날 좋아해주는 여자는 그녀 단 하나였기에, 부모님께 말씀드리지도 않고 사귀기로 결정했다.

 

브라우니 인형도 선물해주고, 서로 사진도 교환하고... (이것들은 지금 중3인 나에게 잊히지 않는 추억이다.)

 

그래도, 사람은 사람인지라 정A가 더 좋은 것은 변함없었다. 아니 예전보다 정A가 더 좋아졌다.

 

이런 망할새끼. 내 자신을 한탄했다.

 

그리고 얼마뒤, 내가 정B와 교환한 사진과 편지를 보신 어머니와, 내가 전교1등을 계속 유지하길 바라시는 담임 선생님 사이에 통화가 오고갔다.

 

어머니께서 '너 임마 니 담임이 너에 맞지않는 정B랑 사귄다는데, 아니지?'.

당혹스러웠다.

'아니에요. 잘못아신거겠죠. 쟤가 그런 애랑 왜 사귀어요. 걱정마세요.'

 

나는 나 자신에게 또 한번 거짓말을 지껄였다.

한번의 장난과 설렘으로 시작한 일이, 이렇게까지 될줄은 꿈에도 몰랐다.

 

얼마 뒤 100일을 하루 남겨두게되었다.

정B가 먼저 톡을 걸었다.

 

'저번에 50일 선물 브라우니 인형 사준거 너무 고마웠는데, 이번 100일 선물 준비 못했어. 미안... ㅠㅠㅠ'- 정B

 

그 말에, 아니 내 자신과 부모님,선생님의 간섭에 더 화가 나버린 나는, 이렇고 저런 대화 끝에

그 톡을 이렇게 마무리 지었다.

 

'조금만 기다려주면 안돼? 지금 내가 너무 힘들어서. 지금 100일 2시간 남겨두고 있는데, 다음에 우리 대학 들어가면 그때 2시간 만나서 100일 채우자.' - 나

 

이렇게 뻔뻔한 날 보며, 학원버스에서 내린 뒤 나는 마음 속으로 울어버렸다.

그녀는 날 진정으로 사랑했는데, 난 그저 그녀와 친한 정A에게 잘보이려고 가식적인 마음으로 연애를 한거야. 난 강아지야. 진짜 가슴이 아팠다. 시리다고 해야되나.

 

그러고 나서 그녀는 가끔 나에게 연락을 했다.

그때마다 나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고, 더욱 더 그 날을 후회하였다.

 

지금은 헤어진 후 부터 약 6~7개월이 지났다. 정B와 나는 추억을 상처로 매듭지었고, 지금은 평범한 친구로 지내고 있다.

 

우린 인생의 길을 걸어가면서 참 많은 후회를 하는 것 같다.

 

하지만, 학창시절에 사랑에 있어서, 후회는 엄청난 상처를 준다.

 

결론은, 후회하지 말라는 것이다. 나처럼 썸녀에게 거짓으로 고백해서 진정한 짝사랑에게 잘보이려고 연애하는것에 대한 후회, 서로 다가가지 못해서 이루어 지지 못한 사랑에 대한 후회, 내가 왜 그런 애랑 사귀었을까에 대한 후회... 그 어떤 후회든, 대학교 시절에 버금가는 중학교 학창시절에, 절대 후회는 하지 말자. 고백하기로 마음먹었으면 당당하게 고백하고, 짝사랑으로 남고 싶으면 남고.

 

p.s. 정B. 네가 이 글을 보는지 안보는지는 모르지만, 설령 보고 있지 않더라도, 너에게 많은 이들 앞에서 사과하고 싶었다. 정말 미안하다. 그리고, 대학교 가서, 성공하면... 그땐 내가 찾아갈게.

꼭, 의사가 되어서 당당하게 너의 앞에 찾아갈게. 오늘 밤 편히자고... 그럼 이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