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널 생각하지 않으려고 한다.

1632013.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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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와 나의 만남은 참 신기한 우연이였다.

별로 친하지도 않았고 연락도 한 번 안하던 우리가

어느순간 내 카톡으로 인해서 급격히 진한친구가 되었었다.

 

내가 진짜 친한 친구들에게도 말하지 않았던 가족사정도 너에게는 말하게 되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난 너를 참 편안해하고 가족처럼, 오빠처럼 느꼈었던 것 같다.

 

넌 항상 나에게 못생겼다고 했지만 그래도 나는 좋았다.

너와 놀러다닐 약속을 잡고 근처에 뭐가 있는지, 맛집이 어디있는지 찾는 것 마저도 나에게 귀찮지 않았다.

넌 항상 아무데나 돌아다니다가 들어가서 먹고 그러면 되는게 아니냐고 말했었지만,

난 너와 많은 추억을 만들고 싶었다.

항상 시간이 남으면 내가 먼저 연락을 했고, 내가 먼저 약속을 잡았다.

너야 원래 연락 먼저 안하는 애로 유명하니, 서운하면서도 내가 서운하다며 하소연하면

능청스럽게 나중에는 먼저 연락하겠다고 말하며 넘어가는게 미웠지만 좋았다.

 

너와 처음 만난 날, 우린 참 어이없었다.

내가 처음 연락을 하고, 네가 그 밤 10시에 내 얼굴이 기억이 안 난다며

갈까? 나 진짜 간다 이러면서 내가 있는 카페로 왔었지.

난 정말 네가 날 찾아올 줄 몰랐다.

 

매일 난 너와 연락했고, 우린 만나는 횟수가 많아졌다.

그러다 놀러가서 손을 잡고, 어깨도 감싸고, 무릎베게도 하고, 안기도 하고 했었지.

우린 스킨쉽하는 횟수가 잦아지고, 나도 점점 익숙해졌다.

너랑 한참 안고 집에 오면 품 안이 허전하기도 했다.

그래서 또 그 밤중에 연락을 하고, 또 나중에 놀 약속을 잡기도 했다.

 

두달동안은 그렇게 지냈던 것 같다.

우리 둘 만의 비밀처럼 무슨 소리만 나면 난 항상 놀라기도 했다.

그럼 넌 항상 나한테 아무것도 없다며, 바람소리라며 안심시키곤 했지.

 

나도 점차 그 생활에 익숙해져갔다.

그리고 난 우리가 그렇게 지낸지 한참이 지나서야 내가 널 좋아하고 있다는 걸 알게되었다.

넌 아직도 날 편안한 동성친구처럼 대했지.

 

그런데 내가 친해진 친구가 네가 좋다고 했다.

나는 엄청 고민했었다.

너에게도, 내 친구에게도 겉에서는 내색 한번 낸 적 없지만,

이게 드라마에서만 보던 친구랑 한 남자를 가지고 싸우는건가, 생각했다.

 

그런데 내 친구가 나보다 널 매우 좋아하는 것 같았다.

사실 그때의 나는 널 좋아한다는걸 인지한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이였기에 더했다.

나는 너를 친한 친구로 곁에 두며, 내 친구와 너를 이어주는게 나을 것 같다는 결정을 했다.

그래서 속으로는 얘네가 뭘 하고 있을지, 무슨 얘기를 나눌지

하나하나 내 머릿속에서 둥둥 떠다녀 집중되는게 없었지만 혼자 삭혔다.

 

그렇게 너희는 사귀게 되었고, 지금도 알콩달콩 하다.

너희를 보면 정말 짜증이 치밀어 오르고 화가난다.

내가 쟤보다 너에게 잘 해줄 수 있는데, 라는 생각이 많다.

그렇지만 네가 행복해하는 걸 보면 샘이나지만 좋은선택이였을거라는 생각을 한다.

 

그리고 난 이제 너를 잊으려 한다.

지금도 가끔, 자주 네 생각이 난다.

그렇지만 너는 내 생각을 할 리가 없겠지.

가끔은 너와의 추억이 생각날거다.

그리고 지금처럼 너와 나는 계속 친구겠지.

 

난 이제 너를 좋아했던 감정과 너희를 이어준 후회를 잊으려 한다.

그래도 너와의 추억은 종종 생각나면 웃으며 생각하고싶다.

 

내가 이 글을 쓰는 이유도 그런 이유이다.

널 잊겠다는 다짐이 섞인 글이기도 하다.

 

앞으로 네가 그 아이와 어딜가든, 무슨 짓을 하든 신경쓰지 않을거다.

그냥 난 네가 계속 내 옆에 있으며 편안한 친구이길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