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전 별거하기로 했습니다

사랑하는내딸2013.08.06
조회3,481

결혼한지 4년째..두돌된 딸아이가 하나 있습니다

 

돈좀 있는 시댁..무뚝뚝하지만 이렇다할 나쁜 버릇은 없어보이는 신랑..

 

남들이 보기엔 그냥 그런 결혼생활이겠지만 저에겐 악몽같던 지난 4년이었습니다

 

연애할땐 그냥 회사에 다니는줄 알았습니다..

 

아버지 회사에 다닌다는건 상견례가 끝난후에 알게되었네요

 

결혼 준비 과정도 별탈 없어 전 당연히 신랑이 모은돈으로 준비하는줄 알았습니다

 

집을 전세도 아니고 자가로 샀다기에 알뜰하게 살았구나...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이건 전부다 아버님의 돈으로 한거더군요..

 

신랑은 모아둔돈 한푼도 없었습니다..아니 모을수가 없었습니다

 

대학 졸업하자마자 아버님 회사에서 일하며 일배우고 나중에 물려받으란 명목으로 월급도 없이 그냥 용돈 처럼 주시고 필요한건 카드로 쓰라며 카드를 주셨더라구요

 

아무리 부모자식간이라도 참 이상한 계산법이다..라고 생각했지만 총각때 일이니까..제가 끼어들 문제도 아니고 그냥 넘어갔습니다

 

결혼했으니 이젠 월급 제대로 주시겠지...하구요

 

근데 이게 웬걸요...

 

결혼하고 첫월급이 150만원입니다..

 

그 회사 다른 직원들은 300~350 받아갑니다

 

말이 되냐고 신랑에게 말했더니 그냥 "말이 안통하는분" 이라고 하더군요...그러면서 다음달엔 올려주시겠지..하고 맙니다..

 

저도 그냥 그말 믿고 있었는데 그다음달도 똑같네요..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 아버님께 말씀 드렸습니다

 

"아버님..요즘 150으로 어떻게 살아요..아기 생기면 들어갈 돈 저축도 해야하고 적금도 넣어야하는데요...더도 말고 덜도 말고 그냥  다른 직원 주시는 만큼만 주시면 안될까요?"

 

그러자 딱 한마디 하셨습니다

 

"니들이 돈을 왜 모으냐?"

 

참..할말 없게 만드십니다

 

제가 직장을 다니겠다고 하니 저보고 500이상씩 벌어오라고 하십니다

 

남편 집에서 살림하라 할테니 500이상씩 벌어오라고...그럴 자신없으면 나가지 말라고...

 

어디 시댁 욕먹일려고 일다닌다고 하냐고...

 

물론 큰돈 들어갈곳은 아버님이 다 해주십니다

 

제 조리원비 유모차 딸 돌잔치 등등...아버님께서 다해주셨어요

 

남들이 보기엔 부럽겠죠...좋은 시댁같아 보이겠죠...

 

진짜 몰라서 하는 말입니다

 

그냥 우리가 돈모아서 우리가 하고싶은거 하며 사는게 낫지..저희 시댁은 갑중에서도 슈퍼갑입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눈치를 안볼래야 안볼수가 없습니다

 

한번씩 해주실때마다 생색도 장난아니십니다

 

아버님 주변분들에게 자랑하고싶으신거죠...

 

돈 모아서 조금씩 늘려가는 소소한 기쁨...그딴건 없습니다..

 

주말에 저희끼리 수목원이라도 다녀올라치면 돈 걱정 안하고 사니 놀러나 다닌다며 월급을 더 깍아야 한다고 그러십니다...

 

도저히 이건 아니다싶어 임신하고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물론 아무도 모르게 시작했어요

 

학원은 무리였고 인강으로 공인중개사 자격증 시험을 준비했습니다

 

이대로 살림만하며 살다간 이집 종노릇이나 하다가 늙어 죽을것 같더라구요

 

그렇다고 아이를 뒷전에두고 일을 하고싶은 마음도 없고...

 

아이 키우며 큰돈 바라지 않고 할수있는일이 뭐없을까...늙어서도 할만한일 뭐없을까 생각하다보니 공인중개사가 괜찮겠더라구요..(그냥 제생각입니다)

 

임신땐 그나마 괜찮았는데..아이 낳고나니 정말 힘들더군요...

 

할일은 산더미같은데 틈틈히 공부하려니 정말 죽겠더라구요..

 

그것도 법공부라 너무 생소한 단어들때문에 집중도 안되고...

 

도저히 한해에 1.2차 다 볼수가 없어 2년에 걸쳐 시험에 합격했습니다

 

그동안도 시댁의 횡포는 계속이었고..저도 지칠만큼 지쳤습니다(글로 다 적기엔 너무 기네요)

 

신랑과의 사이도 점점 나빠지고 처음엔 다투기라도 했는데 이젠 대화 자체가 없다보니 다툴일도 없습니다

 

싸움의 발단은 항상 시댁이었고...결론도 합의점도 없는 싸움의 연속이었습니다

 

신랑은 늘 그렇게 살아왔기때문에 불편함이 었었고..전 너무 힘들었습니다

 

회사 안물려받아도 되니 그냥 다른 직장 다니면서 남들처럼 살자고 했습니다

 

딸아이 좀 크면 저도 부동산 사무실 나가서 조금이라도 벌겠다고..그렇게 벌어서 저축하면서 살자고 했습니다

 

그러려면 부모님과 인연을 끊다시피 해야하는데 싫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제까지 회사 물려받으려고 머슴처럼 일했는데 아깝다고 했습니다

 

앞으로 길어봤자 10년이면 물려받을텐데...포기하기엔 아깝답니다

 

다른 회사가서 10년 일해봤자 회사 차릴수있냐고...

 

난 이게 뭐냐고...니네집 파출부도 아니고 이게 뭐냐고 밤 12시에 술드시고 전화해서 나오라고 하시는 시아버지께 애 잠들어서 안된다니고하니 나오라면 나와야지 말이 그렇게 많냐고 하시는 시아버지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냐고...

 

조금만 참으랍니다..

 

어이가 없습니다...더는 이렇게 살수가 없어서 이혼하자 했습니다

 

처음엔 그냥 화가나서 하는 말이려니하고 시큰둥하게 반응하더군요

 

전 계속해서 이혼을 요구했습니다..

 

그리고 법률사무소 가서 이것저것 알아봤습니다..

 

신랑에게 이혼 사유가 없기때문에 합의 이혼을 해야한다더군요..

 

가장 큰 문제는 딸아이였습니다..무조건 제가 키우고 싶었습니다

 

그치만 친권은 아빠에게 유리하더라구요..저보다 능력이 있고 더 잘키울수 있는 환경이기때문이란거죠...

 

저에게 자격증이 있지만 모아둔 돈도 없고 자격증만으론 아이를 데려오기엔 너무 취약하답니다

 

결국 법정싸움을 하면 제가 질 가능성이 많다는거죠..

 

그것때문에 이혼을 포기할까도 생각해봤습니다

 

그냥 나하나 참으면 딸아이는 잘살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내인생이 너무 불쌍했습니다

 

신랑 역시 행복한 결혼생활은 아니였겠지만...불편한건 없잖아요...최소한 부모님께 저를 통해 대리 효도는 하고 살잖아요...생신상 차려드리고...주말마다 찾아뵈서 손녀 보여드리고...정말..손녀라면 껌뻑죽습니다..

그리고 대화가 없다보니 당연히 잔소리도 없구요...

 

전 뭡니까...우리 아빠에겐 전화한통 없는 사람..바쁘다고..멀다고..명절때도 찾아가지 않는 사람..

명절때도 저 혼자 내려갔습니다

시댁에 하녀처럼 일하고 남는것도 없이 결국 남는건 자식뿐인 여자가 되고싶진 않았습니다

 

끈질긴 설득과 시부모님께 대들고 나니 신랑이 합의점을 내놓았네요

 

1년만 별거 해보고 그래도 생각에 변화가 없다면 그때 이혼하자였습니다

 

전 지금 친정에 내려와 있습니다

 

아이는 놓고왔습니다

 

한번 데리고 있어봐야 할것 같아서요...

 

아이에게 엄마 자리가 크단걸 몸소 느껴봐야 나중에 이혼할때 제가 키울수 있도록 해줄것 같아서..

 

제 선택에 후회는 없지만 아이가 너무 보고싶습니다..

 

제 행복을 위해 딸아이의 권리를 뺏어버리는것 같아 참 많이 미안합니다...

 

지금만 미안하기 위해선 열심히 살아야겠지요...남들보다 더 열심히 살아야겠지요...

 

살다보면 분명 오늘을 후회하는날이 한번쯤은 오겠지만..그대로 살다간 평생을 후회하며 살았을지도 모르니 제 선택이 옳았다고 생각하기 위해선 잘살아야겠습니다..

 

혼자서 저 키우시느라 힘드셨던 우리 아빠에게 너무 큰 불효를 하는것 같아 마음이 아프지만..

 

그렇게 먼곳에서 맘고생하며 사는것도 불효라고 생각이 들기에 그냥 아빠옆에서 아빠 챙기며 사는것도 괜찮겠지요..

 

마음이 참 복잡한 요즘입니다..

 

딸아이가 너무 보고싶어 봤던 동영상 보고 또보고..혼자 울다 웃다...

 

곧 만나겠죠...

 

과연 내가 잘하는행동인지 아직도 헷갈리지만

내 선택에 후회가 없기를...가장 현명한 선택이었기를 바래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