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ㅎㅎ
요즘 강사니님 판이 넘 재밌더라구~
그거 보느라 엽호판 자주 들어오는 1인이야.
대뜸 반말하면 욕먹으려나? ㅜㅜ
걍 친근감의 표시로 이해 좀 부탁 (__) (--) 굽신~
(사실 존댓말로 쓰려했는데 하려는 이야기가 재미 없어질 것 같아 ㅠㅠ)
어릴 때는 무서운 거 질색했는데
점점 나이 먹으면서 호러물, 공포물 여전히 무서워;; 하핫
그치만 그 뒷골이 저릿저릿한 느낌(?)을 차츰 즐기게 됐지.
근데 사람마다 각자 무서워하는게 다 다르잖아?
어둠을 무서워하는 사람고 있고.. 물을 두려워하는 사람도 있고..
보통 귀신을 많이 무서워들 하잖아
그런데 내가 귀신보다도 제일 무서워하는건 다름아닌
야 ㅜㅜ
물론 나 말고도 무서운 사람 많지...? 나만 이런거 아니지..?
난 바퀴벌레를 보는 것 자체가 너무 고통스러워.
보자마자 숨이 텁- 멈추는 것 같고 말이야ㅠㅠ
요즘 세스코 광고를 볼 때도 시선이 저절로 딴 데로 돌아가...
잘 잡지도 못하지만 죽은 바퀴벌레를 버리는 것조차 잘 못해.
그저 바퀴벌레 나오면 예전엔 소리를 깨액깨액 질렀는데
엄마가 잡지도 못하는 주제에 그렇게 소리 질러대는거 민폐라고
미간에 주름 각 잡고 매섭게 등짝 퍽퍽 때려주신 이후론
그나마 소리 지르진 않지만 그대로 굳어서 입 막고 허억- 허억- 하고 서있어 ㅠㅠ
내가 이렇게 바퀴벌레를 무서워하게 된 정확한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내가 어릴 때 바퀴벌레와 잦은 만남을 가진 건 사실이거든...
그래서 지금부터 나에겐 유년시절의 가장 스펙타클하고 호러스러웠던 순간들을 얘기해볼까 해..
난 바퀴벌레 상상만으로 뒷골이 서늘한게 제대로 여름공포특집 효과 발동인데 ㅎㅎ
여러분 중에도 그런 사람 있다면 들어줄래? 서두가 길었네..
일단 어렸을 때 내가 살던 집 구조를 먼저 이야기하고 시작해야 해.
어렸을 때 우리 집은 되게 좁고 낡았었어.
사실 집이 따로 없고 가게에 붙어 있는 작은 방 2개였지.
그래서 내 나이가 그렇게 많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뭐랄까 80년대 느낌...? ㅎㅎ
설명할 것도 별로 없는게 딸랑 방 2개랑 부엌이 끝이야.
방도 참 작았지만, 부엌은 창고를 개조한 거라서 시멘트로 발려 있고,
고무로 된 화장실 전용 슬리퍼 같은 걸 신고 들어가야 하는 퀘퀘한 곳이었지.
부엌이라고 부르긴 했지만 사실 거긴 욕실이기도 했고, 세탁실이기도 했어.
욕실이 따로 없어서 거기 설치된 물호스로 씻곤 했지.
구조를 그려보면 대충 아래와 같아. ↓
빨간색으로 표시된건 방과 부엌 사이에 연결된 문이고,
초록색으로 표시된건 집과 바깥으로 연결된 문들이야.
즉, 외부로 연결된 문이 2개 있었어.
그러니까 참, 외부와의 소통(?)이 많을 수 있는 집 구조지.
우리 가게 옆엔 음식점들이 있어서, 바퀴벌레들이 유입될 수 있는 환경이었거든.
게다가 아까 했던 부엌 얘기를 계속 하자면,
하수구가 커다란 파이프인지 배관인지 같은 것으로 되어 있었는데,
지름이 12~13cm?? 정도 쯤 되었어.
즉, 어른 주먹이 들락날락 할 수 있는 정도 크기였지.
거기에 막을 수 있는 거름망(?) 같은 것도 설치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어서
아버지가 둘레를 시멘트로 바르고 커다란 돌로 대충 입구를 덮어 두었지.
돌 틈 사이로 물을 흘려보낼 수 있게 말이야.
그런데 이게 참... 바퀴벌레들의 이동통로가 될 뿐만 아니라,
가끔은 서선생도 빼꼼 고개 내밀고 인사를 해주시니.... ![]()
아무튼 요약해서 말하자면 부엌은 나에게 너무나 공포의 공간이었다는 거야.
내가 초등학생이던 어느 여름날이었어.
저녁을 배부르게 잘 먹고, 동생이랑 같이 좁은 부엌에 들어갔지.
같이 씻으려고 말이야.
나는 맏이라서 동생한테 항상 씻는 순서를 양보해야 했는데,
어느 순간부턴 같이 씻는 요령을 터득했어.
그 땐 저녁에 머리를 감고 말리고 잤었는데,
세숫대야도 하나밖에 없어서 서로 씻는 순서를 정해서 반대로 해야했지.
내가 머리를 감으면, 동생 너는 양치를 하고. 뭐 이런 식이야.
동생이 양치를 하고 내가 머리를 감고 있을 때였어.
한창 머리에 샴푸질을 신나게 하고 있었지.
그런데 양치하던 동생이 갑자기
"우우우우우움- 우우우우우움!!!"
하고 내 등짝을 두들기는 거야.
초딩이였던 나는 샴푸물이 눈에 들어갈까봐
샴푸칠을 하면 절대 눈을 뜨지 않았거든.
그래서 눈을 꼭 감고서
"왜?! 무슨 일이야?"
하고 물었어.
그치만 동생은 칫솔을 입에서 빼지도 않고
치약을 뱉을 생각도 하지 않고 계속
"우우우우우움!!"
해대는 거야.
그만큼 뭔가 다급했던 거지.
나는 자주 있지만 적응은 전혀 되지 않는 그런 일이라 직감을 했어.
그리고 등골이 서늘해져 오기 시작했지.
고개를 숙이고 있느라 샴푸가 쉴새 없이 얼굴로 흘러내리고 있었어.
지금 같았으면 당장 눈이라도 떴겠지만,
한 번도 샴푸하면서 눈 떠 본 적이 없던 나는
함부로 눈을 뜰 엄두가 나지 않았어.
게다가 바퀴벌레가 어디에 있는지 위치 확인이 안 된 상태에서
물 호스를 끌어다가 손잡이를 틀고 샴푸를 씻어내려는 용기 따윈
역시 나에겐 전혀 존재하지 않았지.
내 동생을 가명으로 민지라고 하자.
"민지야.... 침착하고 일단 치약을 좀 뱉어봐."
그제서야 퉤- 하고 치약 뱉는 소리가 났어.
"민지야 바퀴벌레 나온거야?"
"엄청커 ㅠㅠ 엄청커!!!"
"어디 있는데?"
"부엌 문턱에..."
부엌문... 부엌문이라니....
아까 그림을 참고하면 되겠지만,
부엌문이라면 퇴로를 차단 당했다는 얘기지.ㅠㅠ
우린 오도가도 못하고 부엌에 갇히는 신세처럼 되고 말았어.
나는 침착하게 내 동생에게 일단
물 호스를 틀어서 내 손에 쥐어달라고 얘기했어.
물 호스가 부엌문이랑 가까이 있어서
내 동생은 벌벌 떨면서 겨우겨우 나에게 호스를 넘겼고,
나는 그 호스로 재빨리 샴푸를 씻어냈어.
바퀴벌레를 자주 봐 와서 익숙해질.. 만하긴 개뿔 ㅠㅠ
민지의 증언에 의하면 굉장히 크다는 것에
나는 겁을 먹고 드디어 눈을 떴어!
하하... 하하....
그래, 자주 보던 비주얼이긴 했어.
그냥 딱 검지손가락만한... 뭐 그런 정도야.
엄지손가락 아니냐구?
아냐. 과장 하나 뻥 하나 보태지 않고 검지손가락이란 말이지.
우리 집엔 보통 큰 바퀴벌레가 흔하긴 했지만,
그래도 보던 것 중엔 제일 컸던 것 같아.
쌍쌍바 ㅠㅠㅠㅠ.. 표정도 보일 것 같았어.ㅡㅡ
짙은 암갈색 껍데기... 날개는 꺼슬꺼슬해 보였고 물결 같은 무늬가 있었어..
여섯 개의 끔찍한 다리를 쭉 뻗고 가만히 서 있었는데
대조적으로 긴 두 더듬이는 채찍처럼 움직이고 있었어.
부엌 문턱에 말이야.
어디서 저딴게 기어 나왔는지 너무너무 원망스러웠어.
여러분도 알다시피 바퀴벌레는 정말 똑똑해.
우리랑 서로 대치 중인 상태가 된 거지.
우리가 자길 발견했다는 것을 알아챘는지, 그 자리에 딱 멈춰 있더라구.
난 수만 가지 생각이 들었어.
하지만 에프킬라니 파리채니... 전부다 부엌 저 건너편 방에 있었지.
실현 가능한 퇴치법이 전혀 없었어.
물론 평상시 퇴치할 수 있는 용기도 없었던 나는 진짜
눈알이 돌아가고 다리가 후들거려 미칠 지경이었어.
겨우 생각해낸 방법이란 일단 저 비주얼을 보지 않을 수 있고,
우리로부터 저 아이를 격리할 수 있게,
부엌문을 닫는 것이었어.
다행히 부엌쪽에서 방쪽으로 닫히는 문이었기 때문에,
문을 닫을 수는 있었지.
부엌문은 철문이었어. 다행히 구멍이 없는.
그 상태로 얼마나 두려운 시간이 흘렀는지 몰라.
부엌은 주저앉을 수 있는 바닥도 아니어서 쪼그려 앉은 채로
동생과 나는 두려움에 덜덜 떨고 있었어.
1분이 1시간 같았지... ㅠㅠ
다리가 저려서 일어나지 못할 정도가 되어서야
우리는 문을 한 번 열어보기로 했어.
침을 꼴깍 삼키고,
심호흡을 하고,
두근 두근..
철문을 살짝 잡아 당기면서
끼이익.. 하는 소리가 나고
조금만 더... 조금만 더..
부엌문턱에 있었기 때문에 자칫 잘못하면 ㅈ 되는 상황이었지.
그 분을 놀라게 해선 안 되니까.
흥분하시면 사태가 걷잡을 수 없어질 지 모르니까..
우리는 문 한 번씩 서로에게 미뤄가며 번갈아 당겼어.
드디어 문이 거의 열려서
아까 그분이 계시던 위치가 보였지.
아! 감쪽같이 사라진 거야!!! 할렐루야 !!!
다른 때였다면 바퀴벌레가 사라져서 어딘가로 숨었다는 사실에도
벌벌 떨었을 테지만,
거의 30분은 두려움에 떨며 갇혀 있다가 나갈 수 있게 되니까
그런 건 생각 나지도 않았어.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이제 나가자."
하고 고무 신발을 벗으려는데......................
쉐뜨
그 망할놈의 ㅁ냗ㄹㅋ.니ㅏ둘.ㅋ니ㅏ덜; ㅂ머딬나ㅡㅇㄹ;ㅣㄴ드ㅈㄷ
흐럴렁러 ㅠㅠ
그 망할 바퀴벌레가
부엌 철문에 달라붙어 기어 올라가고 있었던 거야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나는 불에 덴 것 처럼 놀라서
"으악!!!!!!!!!!!!!!"
하고 소리를 지르고 놀란 마음에 후다다다닥 방으로 뛰어들어갔어.
그런데 내가 그분을 너무 흥분시킨 모양이었어 ㅠㅠ
푸드덕-
그 소리가 이상해서 뒤돌아본 순간...
아 ㅜㅜ 내 생애 가장 공포스런 HUG..................................................
그건 날개를 갖춘 생물이었지.
우와... 몇 년 안 살았던 당시의 나였지만,
곤충 나는 건 참 많이 봤었는데,
그렇게 일직선으로 부드럽게 날아오는 곤충은 처음 보았다지.
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나는 바퀴벌레와 HUG 하자마자
손날로 번개같이 쳐내고
그 순간이 너무너무너무너무 끔찍해서
발바닥에 불이라도 난 것처럼 방방방방 뛰면서
끼약 끼약 끼약 소리를 질러댔어.
옆에서 공포에 질린 내 동생도 똑같이 그랬지.
두 여자는 미친 듯이 뛰고
그 분은 유유히
쌀통 아래로 들어가셨지..
바퀴벌레가 말을 할 수 있었다면
"거 뭐 그렇게 시끄러워...."
라고 말할 것 같이 느긋한 동작으로 말이야.....
하.........
그런데 이건 이 정도는 내가 겪었던 다른 일들에 비해서는
뭐 별 것도 아니야...ㅋㅋ
반응이 좋... 지 않아도 있긴 하다면 ㅠㅠ ㅎㅎ
다른 이야기도 들고 올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