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글쓴이, '쓰레기주워가면서말이많아'입니다.
이대로 마무리 짓기에는 어마어마한 추천수를 만들어주신 톡커님들께 예의가 아닌 것 같아
'그날 이후'와 '글쓴이는 왜 판을 쓰게 되었나'를 이야기해드리려 합니다.
+그날 이후
제 글을 읽으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처음 판에 글을 올렸던 8/2 금요일을 지나 새벽에 미친듯이 전화가 왔습니다. 이튿날 오전 10시 반 경 신고에 의해 원본글이 게재중단 되었습니다. 저는 '신분이 드러날 만한 부분은 모두 XX로 익명 처리했으며 불법 여부에 관계없이 한 신고자 개인의 의견만으로 해당 게시물을 중단처리 한 것은 게시자의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고 시민의 알권리와 네이트 판이라는 서비스에 대한 선택권을 박탈하는 행위'라는 취지로 네이트에 소명 및 재게시 신청을 했습니다. 게재 중단일로부터 31일째에 재게시된다는 답변을 받았습니다.
귀찮긴 하지만 글쓰는 게 어려운 일도 아니고 다시 써서 올렸습니다. 글을 새로 올리고 30~40분 뒤 전화가 오기 시작했습니다. 그새끼 휴대폰, 가게 직원 휴대폰, 가게 전화 등을 이용하여 끊임없이 오더군요. 8/4 일요일에는 그여자애한테도 전화가 옵디다. (그새끼가 '발신번호표시제한'으로 걸었던 이유는 제가, 그새끼가 번호를 바꿨다는 걸 알까봐서 그랬던 거 같은데, 저는 이미 바뀐 번호를 알고 있었다는 게 함정일까요. 여기저기서 알려주더라고요.)
8/5 월요일, 사무실로 저를 찾는 전화가 오기 시작했습니다. 친구라는데 어떤 친구가 사무실로 전화하나요? 인턴이 핸드폰으로 연락하라고 안내했다고 합니다. 제 핸드폰으로 자기 엄마 전화, 지전화로 계속 걸더군요. 며칠을 지치지도 않고 계속 오는 전화에 문자메시지를 하나 보내고 그새끼와 관련된 제가 아는 모든 번호를 '개별통화수신거부'라는 (돈이 들지만) 훌륭한 부가서비스로 차단했습니다.
그들이 통화를 원하는 이유는 하나뿐입니다. 게재된 글을 내려달라는 요구겠죠. 실현가능성 없는 요구를 들어주자고 쓸데없이 말섞을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글쓴이는 왜 판을 쓰게 되었나
판을 쓰는 것은, 7/31 수요일 퇴근길 그새끼의 카톡을 받은 순간 제가 세운 행동지침 4단계 중 2단계에 해당하는 일이었습니다. 1단계는 그새끼한테 찾아가서 유감을 표명하고 여자애가 저에게 사과하도록 하는 것이었죠. 여자애한테는 사과메시지가 안 온 그때 개인적으로 하고싶은 말을 다 했으므로 크게 언급 안하겠습니다. (행간을 읽을 줄 알면 굉장히 자존심 상할 메시지였을텐데, 아무 말이 없었던 거 보면 그 정도 머리는 없는 것 같아서 다행이라고 해야할지 어떨지 모르겠네요)
사과메시지가 안 오고 2단계에 들어서기 전, 그새끼한테 한번 더 경고의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그리고 하루를 기다려줬는데도 사과는커녕 번호나 바꾸는 찌질한 짓을 하길래, 네이트 판에 준비된 글을 올린 겁니다. 첫글을 올린 지 일주일 째인 오늘, 3단계를 시행하려 마음 먹었으나 판을 본 제 지인의 말에 일단 보류하게 되었습니다.
"마음 같아서는 고소하고 접근금지신청을 하라고 하고 싶지만 그 과정은 너가 더 피곤하니 신경쓸 필요 없다. 너의 손과 입을 더럽히지 않고 판에 올린 건 아주 현명한 일이었다. 그런 것들은 알려져야하는 게 맞다. 육체적으로 고통을 받는 것 보다 무서운 게 정신적 고통이다. 그 둘은 살아가면서 항상 누군가 자기를 나쁘게 볼지 모른다는 생각으로 인생을 좀먹게 될 거다. '혹시 판에 올라온 그 글을 본 사람일까?'하는 불안감과 창피함이 항상 머리속에 존재할 거다. 그 영향을 서로에게 끼치게 될 건 말할 필요도 없고. 유유상종, 인과응보, 자업자득. 그리고 고진감래. 옛말 틀린 것 없다. 더 좋은 사람을 만날테니 잘 털어내라."
다른 누군가는 제게 '최고의 복수는 용서'라고 말했습니다만, 저는 동의하지 않습니다. 용서같은 건 복수할 용기나 능력이 없어 제속 끓여가며 울다 지친 사람, 혹은 마더 테레사 같은 성녀나 할 수 있는 일입니다. 여자애가 저를 건드리는 카톡을 보내고 그새끼를 닦달해 저에게 연락하게 만든 순간, 이 문제에서 망각은 있을지언정 용서는 없다고 정했습니다. 애초에 행동지침을 4단계까지 계획한 것도 여자애가 사과하지 않을 거라고 예측했기 때문입니다.
판을 쓰고 수많은 추천과 댓글에 위로 받으며 가슴에 얹힌 납덩이가 사라졌습니다. 잠도 잘 옵니다. ^^ 댓글 보다가 저를 빵터지게 했던 게 '자기 인생의 밑바닥이 1층인 줄 알았는데 지하실을 맛보고 있을 거임' 이거랑 '걔네 절대 못 헤어지게 하세요. 걔네 헤어지면 세상에 쓰레기가 갑자기 두개가 생깁니다' ㅋㅋㅋㅋㅋ 센스들이 넘치십니다. (아, 그리고 기염의 뜻을 몰라 수많은 분들에게 무식하다는 질타를 받았던 댓글과 대댓글들도ㅎㅎㅎ)
그새끼와 여자애가 여기서 저를 더 자극하지 않는다면, 남은 두 단계를 실행할 일 없이 행복하게 살 수 있겠죠? 또다른 이어지는 판을 쓸 일이 없길 바라며 이만 마칩니다.
얼굴과 이름을 모르는 많은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