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 평전’(전인권 저, 이학사 발행)은 “박정희는 상하관계 종(縱)적인 인간관계에서는 탁월한 적응력을 보였던 반면, 횡(橫)적인 인간관계에서는 무능하거나 무관심했다”고 지적한다. 이렇게 풀이된다. “자신의 권위에 도전하거나 손상을 입히는 사람 또는 정치적으로 경쟁 관계에 있는 사람들-이것들은 모두 횡적 인간관계다-에 대해서는 예외 없이 냉혹했다. 그 상대가 조카이건, 장인이건, 자신을 이끌어주던 선배이건, 부하이건, 미국 대통령이건, 정적이건 간에 그는 과거에 맺은 우호적인 감정을 짧은 시간 안에 철회하고 냉혹하게 돌아섰다.” (324 p.)
박정희는 노동자, 농민에게 자애로운 소탈한 대통령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는 왕과 백성의 사이 즉 종적관계에서 발현되는 태도다. 그는 야당 지도자 또는 언론의 비판 및 견제를 견디지 못했다. 항상 자신이 공적지위는 물론 정신적 신망 면에서 국가 최상위에 있어야 하고, 누구도 자기와 같은 반열에 얼쩡거리는 것조차 용납하지 않았다. 종신집권으로 요약되는 ‘유신’이란 내란을 획책했고, ‘법 위에 법’ 긴급조치를 남발한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김대중 등 자신의 지위를 위협했던 야권 차세대 주자에는 살기(殺氣)를 표출했고, 심지어 측근 김종필을 비롯, 김성곤, 김진만, 길재호, 백남억 등 4인방이 ‘2인자’를 참칭하고 나서자 곧바로 축출했다. 동아일보의 기업 광고를 모두 끊어 고사시키려 했던 행태도 상징적이다. 박정희 왕조의 창조, 이것이 그가 말하는 ‘한국식의 민주주의’였던 것이다.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변인의 ‘귀태’ 발언 해프닝은 정치공방 수준에 그칠 사안이었는데, 세종로 1번지 누군가의 ‘격노’로 청와대 새누리당이 발끈하고 나서고 심지어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열람 일정을 취소하고 공공의료 국조특위는 물론 국회 상임위 일정을 전면 중단하는 등의 ‘오버’로 확대됐다. 그 누군가가 바로 박근혜 대통령이다. 그 꼴이 아버지를 쏙 빼닮았다. 그는 종적 관계에서 사회적 약자를 품을 줄 아는 대통령의 이미지를 발산했고, 실제로 먹혔다. 그러나 횡적 관계 즉 야당, 언론과의 관계에서는 공존과 대화를 모른다. 다행히 야당은 스스로 최약체가 되고, 전임 이명박 전 대통령이 임기 중 언론을 ‘감시견’에서 ‘애완견’으로 용도 변경한 터여서 당분간 수월한 통치를 낙관할지 모르나, 이른바 집권 초 지지무드인 ‘허니문 피어리드(honeymoon period)’가 지나도 그 ‘종(縱) 편향 리더십’이 얼마나 먹힐까.
'귀태' 파문서 드러난 박정희 실루엣
‘박정희 평전’(전인권 저, 이학사 발행)은 “박정희는 상하관계 종(縱)적인 인간관계에서는 탁월한 적응력을 보였던 반면, 횡(橫)적인 인간관계에서는 무능하거나 무관심했다”고 지적한다. 이렇게 풀이된다. “자신의 권위에 도전하거나 손상을 입히는 사람 또는 정치적으로 경쟁 관계에 있는 사람들-이것들은 모두 횡적 인간관계다-에 대해서는 예외 없이 냉혹했다. 그 상대가 조카이건, 장인이건, 자신을 이끌어주던 선배이건, 부하이건, 미국 대통령이건, 정적이건 간에 그는 과거에 맺은 우호적인 감정을 짧은 시간 안에 철회하고 냉혹하게 돌아섰다.” (324 p.)
박정희는 노동자, 농민에게 자애로운 소탈한 대통령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는 왕과 백성의 사이 즉 종적관계에서 발현되는 태도다. 그는 야당 지도자 또는 언론의 비판 및 견제를 견디지 못했다. 항상 자신이 공적지위는 물론 정신적 신망 면에서 국가 최상위에 있어야 하고, 누구도 자기와 같은 반열에 얼쩡거리는 것조차 용납하지 않았다. 종신집권으로 요약되는 ‘유신’이란 내란을 획책했고, ‘법 위에 법’ 긴급조치를 남발한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김대중 등 자신의 지위를 위협했던 야권 차세대 주자에는 살기(殺氣)를 표출했고, 심지어 측근 김종필을 비롯, 김성곤, 김진만, 길재호, 백남억 등 4인방이 ‘2인자’를 참칭하고 나서자 곧바로 축출했다. 동아일보의 기업 광고를 모두 끊어 고사시키려 했던 행태도 상징적이다. 박정희 왕조의 창조, 이것이 그가 말하는 ‘한국식의 민주주의’였던 것이다.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변인의 ‘귀태’ 발언 해프닝은 정치공방 수준에 그칠 사안이었는데, 세종로 1번지 누군가의 ‘격노’로 청와대 새누리당이 발끈하고 나서고 심지어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열람 일정을 취소하고 공공의료 국조특위는 물론 국회 상임위 일정을 전면 중단하는 등의 ‘오버’로 확대됐다. 그 누군가가 바로 박근혜 대통령이다. 그 꼴이 아버지를 쏙 빼닮았다. 그는 종적 관계에서 사회적 약자를 품을 줄 아는 대통령의 이미지를 발산했고, 실제로 먹혔다. 그러나 횡적 관계 즉 야당, 언론과의 관계에서는 공존과 대화를 모른다. 다행히 야당은 스스로 최약체가 되고, 전임 이명박 전 대통령이 임기 중 언론을 ‘감시견’에서 ‘애완견’으로 용도 변경한 터여서 당분간 수월한 통치를 낙관할지 모르나, 이른바 집권 초 지지무드인 ‘허니문 피어리드(honeymoon period)’가 지나도 그 ‘종(縱) 편향 리더십’이 얼마나 먹힐까.
▷ 김용민 미디어협동조합 국민TV 방송편성단장 칼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