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존감을 가지는 데 가장 방해가 되는 요인은 아마 우리 교육이 아닐까 싶습니다. 우리나라 교육은 아이들 각자가 가지고 있는 것에 기준을 두고 그것을 끄집어 내기보다 기준점을 바깥에 찍죠. 명문 중학교, 특목고, 좋은 대학, 좋은 직장, 엄친아, 엄친딸을 따라가는 게 우리 교육입니다. 다시 말해 판단의 기준점이 ‘나’가 아니라 엄마 친구의 아들과 딸이란 말입니다. 이건 마치 고소영에게 너는 왜 김태희처럼 생기지 않았느냐고 하는 것과 같아요. 고소영은 김태희가 아니죠. 고소영의 매력은 고소영일 때 있는 겁니다. 박웅현의 매력도 박웅현일 때 있는 것이지, 제 어머니 친구분의 아들을 따라 한다고 나오지 않습니다. 그런데 무턱대고 친구의 아들, 딸처럼 되라고 하니 우리 각자 개인의 ‘아모르 파티’는 어쩌라는 겁니까?
이렇게 교육받은 우리는 ‘다름’을 두려워해요. 기준점이 되는 누군가와 다른 내 모습을 상상하지 못합니다. 다 같이 몰려가는 대열에 합류하지 못하면 불안해 압니다. 저마다 생김새도 다르고 위치도 다르고 삶의 지향점도 다른데 똑같이 살아야 마음이 편해요. 다른 사람은 어떻게 사는지, 나도 저 사람과 발맞추고 있는지 끊임없이 눈치를 보고 뒤돌아 봅니다. 말 그대로 ‘각자’의 인생인데, 뚜벅뚜벅 내 길을 걸어가야 하는데 그게 용납되지 않아요. 그렇게 교육을 받아온 겁니다. 생각해보세요. 우리는 나의’자존’을 찾는 것보다는 바깥의 ‘눈치’를 보는 것이 습관이 되어 있지는 않은지.” (자존 / 20p~21p)
“그런데 우리 교육은 과연 어떤가요? 내 안에 있는 걸 존중하게 해주는 교육이었을까요? 그렇지 않죠. 우리는 늘 우리에게 없는 것에 대해 지적 받고 그것을 가져야 한다고 교육 받아왔어요. 칭찬은 자존감을 키워주는데, 가진 것에 대한 칭찬이 아닌 갖지 못한 것에 대한 질타는 눈치를 자라게 합니다. 중심점을 바깥에 놓고 눈치 보며 바깥을 살핍니다. 자존은 중심점을 안에 찍고 그것을 향해 나아가는 겁니다.” (자존 / 27p)
“교육의 본질은 교양과 삶의 태도를 가르치는 전인교육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죠. (-) 기본적인 것들을 먼저 갖춰야죠. 지식은 본질을 익힌 후에 있어야 합니다. (-) 본질을 발견하려는 노력과 본질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은 포기할 줄 아는 용기, 그리고 자기를 믿는 고집이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야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 하나뿐인 ‘나’라는 자아가 곧게 설 수 있으니까요. (-) 그 복잡한 사물의 핵심이 무엇인지 보려는 노력, 어떤 것을 보고 달려가느냐가 세상과의 싸움에서 이길 수 있는 커다란 무기입니다. (-) 돈을 따라가지 말고 내가 뭘 하고 싶은지 내 실력이 무엇인지 어떤 것을 할 수 있는지를 고민해보고 그것을 따라가세요.” (본질 / 63p~68p)
“그러니까 준비할 수 있어야 해요. 클래식, 고전을 만나기 위해서는 함부로 씹다 버린 껌처럼 여기지 않으려면 준비해야 합니다. 우리가 안다고 생각하는 것이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을 가리고 있다는 말을 자주합니다. 우리는 첨성대를 알고, 비발디를 알고, 도스토예프스키를 압니다. 하지만 진짜 알까요? 잘 생각해보세요. 진짜 알려면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그러면 궁금해질 겁니다. 그 대상의 본질에 대해서. 그리고 그걸 알기 전에는 안다고 생각하는 것이 위험합니다. 모르면 모른다고 해야 합니다. 단순히 ‘비발디 좋지. 바로크 알아.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그거 영화 [엘비라 마디간]에 나오는 건데’ 이러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정보는 인터넷으로 조금만 찾아보면 다 나옵니다. 알려고 하기 전에 우선 느끼세요. 우리는 모두 유기체잖아요? 고전을 몸으로 받아들이고 느껴야 해요. 그러다 보면 문이 열려요. 그 다음에는 막힘 없이 몸과 영혼을 타고 흐를 겁니다.” (고전 / 86p)
“여러분, 사과를 몇 번이나 봤어요? 백 번? 천 번? 백만 번? 여러분들은 사과를 한 번도 본 적 없어요. 사과라는 것을 정말 알고 싶어서, 관심을 갖고 이해하고 싶어서, 대화하고 싶어서 보는 것이 진짜로 보는 거예요. 오래오래 바라보면서, 사과의 그림자도 관찰하고, 이리저리 만져도 보고 뒤집어도 보고, 한 입 베어 물어도 보고, 사과의 스민 햇볕도 상상해보고, 그렇게 보는 게 진짜로 보는 거예요.” (견 / 116p)
“여행을 생활처럼 하고 생활을 여행처럼 해봐. (-) 여행지에서 랜드마크만 찾아가서 보지 말고 내키면 동네 카페에서 동네 사람들과 사는 이야기도 하고 벼룩시장에 가서 구경도 하면서 거기 사는 사람처럼 여행하는 거야. 그게 더 멋져. 그리고 생활은 여행처럼 해. 이 도시를 네가 3일만 있다가 떠날 곳이라고 생각해. 그리고 갔다가 다신 안 돌아온다고 생각해봐. 파리가 아름다운 이유는 거기에서 3일밖에 못 머물기 때문이야. 마음의 문제야. 그러니까 생활할 때 여행처럼 해. (-) ‘참된 지혜는 모든 것들을 다 해보는 데서 오는 게 아니라 개별적인 것들의 본질을 이해하려고 끝까지 탐구하면서 생겨나는 것이다.’ “ (견 / 125p~126p)
“완벽한 선택이란 없습니다. 옳은 선택은 없는 겁니다. 선택을 하고 옳게 만드는 과정이 있을 뿐입니다.” (-) 지금 이 순간, 현재에 의미를 부여하지 않으면 행복은 삶이 끝나갈 때쯤에나 찾게 될 겁니다. 순간에 의미를 부여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의 삶은 의미 없는 순간들의 합이 될 테니까요. 만약 삶은 순간의 합이라는 말에 동의 하신다면, 찬란한 순간을 잡으세요. 나의 선택을 옳게 만드세요. 여러분의 현재를 믿으세요. 순간순간 의미를 부여하면 내 삶은 의미 있는 삶이 되는 겁니다. 순간에 이름을 붙여주고, 의미를 불어넣으면 모든 순간이 나에게 다가와 내 인생의 꽃이 되어줄 겁니다. 당신의 현재에 답이 있고, 그 답을 옳게 만들면서 산다면 김화영의 말대로 ‘티 없는 희열’을 매 순간 느낄 겁니다.” (현재 / 141p~149p)
“어떤 일을 하느냐가 아니라 그 일을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하니까요. (-) 저는 위인전을 싫어합니다. 위인전은 우리들을 좌절하게 만들죠. 그 이야기를 읽다보면 위인들은 어려서도 위인이었을까 싶어요. 싸움 한 번 안 하고, 부모님 속 한 번 안 썩이고 자랐다는 데 그게 가능할까요? 물론 압니다. 그들의 인생을 왜 그렇게 구성하는지 알겠어요. 짧은 시간에 사람들을 집중시켜야 하기 때문이죠. 하지만 그 때문에 한 사람의 인생을 왜곡시킨다는 게 함정입니다. 진실의 한쪽 부분만을 아주 강하게 비추는데, 그것은 매우 위험한 방법입니다. 위인들도 아빠고 엄마고, 기저귀도 갈아줘야 하고 생강도 까야 합니다. 어떻게 별을 가진 사람이 생강을 까? 라고 하면 안 된다는 거죠. 그런데 대부분 그렇게 생각해요. 어떻게 회장님이 생강을 까? 이게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권위의식 같아요. 문제는 이 권위의식을 윗사람들은 잘 고치려 하지 않는다는 거예요. (-) 권위에 굴복하지 않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나이 먹어 윗것이 되었을 때 권위를 부리지 않는 태도도 중요합니다. 권위는 우러나와야 하는 거예요. 내가 이야기한다고 되는 게 아니라 상대가 인격적으로 감화가 돼서 알아줘야 하는 거예요. 그게 권위입니다.” (권위 / 159p~166p)
“사실 우리는 자신의 생각을 정리해서 말하는 훈련이 잘 안 되어 있습니다. 우리 문화가 논쟁의 문화가 아니기 때문인데요. 우리는 사색의 문화인 반면 서양은 논쟁의 문화죠. 서양에서는 초등학교 때부터 토론하고 논쟁합니다. 네 생각을 이야기해봐, 너의 생각은 어때? 끊임없이 묻고 답하죠. 우리는 그런 게 없어요. 하지만 사색의 문화가 몸에 배어있다 보니 좋은 시나 깊은 사유의 글들은 많죠. 이철수의 ‘사과가 떨어졌다. 만유인력 때문이란다. 때가 되었기 때문이지’ 같은 문장은 사색의 힘이에요. 이런 우리의 장점은 가져가되, 소통을 위해서는 논쟁하는 법을 배울 필요가 있어요. 그런데 어려서부터 그 훈련이 너무 안 되어 있으니까 말이 막히면 감정적으로 멱살부터 잡는 국회의원들이 나타나는 겁니다.” (소통 / 199p~200p)
“소통을 하기 위해서는 상대의 입장에서 어떻게 생각할지 먼저 헤아릴 줄 아는 마음이 있어야 하고, 자신의 생각을 잘 정리해 말함과 동시에 어떤 문맥으로 해야 하는지를 잘 파악해야 한다는 거예요. 여기에 힘을 싣기 위해서 지혜롭게, 생각을 디자인을 해서 말하는 것이 필요하고요. 세상에 공짜는 없습니다. 소통을 잘하고 싶으면 몇 가지 노력이 필요합니다. 역지사지, 문맥파악, 생각을 정리해서 말하는 습관. 스케치를 할 때 형태를 잡는 데생이 필요하듯 자기 생각을 데생해야 해요. 연습하고 말을 만들어보는 거죠.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정리해보고, 어떻게 하면 내 말이 설득력이 있을까 다시 한번 생각해봐야 합니다. (-) 행복한 가정생활을 하고 싶다면 소통을 잘 하면 돼요. 아무것도 아닌 일로 오해가 생겨서 싸움이 되고 일이 꼬여 걷잡을 수 없게 되면 그냥 포기해버리는 집들은 대부분 소통이 안 되는 집이에요. (소통 / 206p~207p)
“인생은 마라톤입니다. 이 이야기는 딸아이가 중학생 때 해줬던 건데, 성적은 상위권이었지만 1등은 아니었던 딸아이가 어느 날 좌절하는 겁니다. 늘 1등을 하는 친구가 있는데, 자기는 아무리 열심히 해도 그 친구만큼 잘하지 못한다는 거예요. 그래서 딸아이에게 이야기해줬죠. “너는 42.195킬로미터를 달려야 하는 게임을 하고 있지 100미터 달리기를 하는 게 아니야. 네가 지금 열다섯인데 그럼 몇 킬로미터 지점을 달린다고 생각해? 이제 5킬로미터 정도일 텐데 거기서 그 친구가 너를 앞서간다고 해서 승부가 끝난 건 아니지. 그러니 평상심을 잃지 말고 기죽지 말고 네가 할 수 있는 걸 해. 더 달리다 보면 네가 앞서가는 레이스가 올지도 모르고, 다시 뒤처질 수도 있고 그러다 앞서 달릴 수도 있어. 그게 마라톤이야. 한 번 이겼다고 자만하지 말고 한 번 졌다고 기죽지 마, 마라톤은 완주만으로도 충분히 아름다울 수 있어.”” (인생 / 231p)
“많은 후배들이, 학생들이, 젊은이들이 정답을 찾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인생에 정답은 없습니다. 답을 찾지 마세요. 모든 선택에는 정답과 오답이 공존합니다. 지혜로운 사람들은 선택한 다음에 그걸 정답으로 만들어내는 것이고, 어리석은 사람들은 그걸 선택하고 후회하면서 오답으로 만들죠. 후회는 또 다른 잘못의 시작일 뿐이라는 걸 잊고 말입니다. (-) 인생이라는 마라톤을 달릴 때는 일희일비하며 흔들리지 말고 묵묵히 내가 생각하는 본질이 무엇인지, 내 안에는 실력이 있다는 자존을 가지고 ‘Be Yourself’ 하는 게 제일 잘 사는 방법인 것 같아요.” (인생 / 234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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