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결혼이 답인건가..

주절주절2013.08.19
조회1,173

톡에 처음으로 글 쓴다.

그만큼 얘기할 곳이 없다.

카테고리를 선택하라는데..

어쩌다보니 '여자들끼리만' 이 되어버렸다.

 

아이러닉하다.

내 주변에도 여자들끼리만 남고 있는데.. ㅎ

 

가끔 농땡이 부려가며 남들 공부하는 만큼 하다 보니 중상위권 대학 입학..

그야말로 신나게 놀고먹다가 시험 때마다 반짝 학점관리, 어학연수 후 토익/HSK 점수 관리..

정신차려 열심히 알바하고, 진지하게 취업준비 해서 미국계 대기업에 입사..

 

직장생활 8년차.

나는 이제 렌즈 부작용 때문에 집에서는 필히 안경을 쓰고 있는 노처녀다.

거울을 보니 웬 여자가 올빽 포니테일을 하고 뿔테안경을 쓴 채 모공을 들여다 보고 있었다. 

어.. 티비에서 자주 봤던 전형적인 노처녀 모습인데..? ㅋㅋ 웃으면 안되는데 웃겨..

 

연애, 열정적인 때가 있었다.

결혼, 청혼 받은 적도 있었다.

지금, 감사하게도 아직도 들어오는 소개팅, 선을 꾸준히 보며 인연을 찾고 있다.

하지만, 이 나이가 되니 남자든 여자든 인위적인 만남으로 인연이 되기는 참 쉽지 않다..

 

결혼.

솔직히 나는 이미 내 나이대의 배우자를 찾는 남자들의 이상적인 신부감이 아니다.

자립심 강조하신 아버지 덕분에 대학생 때부터 용돈, 생활비, 어학연수비까지 충당하느라

엄청난(헤헤 과장 좀..) 생활력과 함께 다소 악착같은 성향이 생겨버렸고,

남자들 틈에서 직장 피라미드를 기어오르느라 눌러버린 여성성은

내숭 게이지를 한껏 올려야 간신히 발휘되고,

요리, 가사일 등은 원체 관심분야가 아니어서 그냥 혼자 그럭저럭 지낼 정도만 할 줄 알고..

 

그냥 이렇게 혼자 살아도 될 것 같다.

웬만한 연봉 받지, 웬만한 차 있지, 집이야 더 모아 장만하면 되지.. 

 

그런데,

너무 외롭다.

그리고 심심하다.

웬만한 동호회 활동 다 하고 있고, 취미로 악기 학원도 다니는데, 여전히 공허하다.

결혼한 친구들은 통화는 자주해도 만나기는 힘들고,

싱글인 친구들은 다들 생활 패턴이 비슷해서 너무 자주 만나면 서로 무료하달까.. ㅎㅎ

 

그리고,

그렇게 무뚝뚝한 아버지가 통화버튼 잘못 누른 내 친구 딸내미랑 대화 시도를 다 하신다.

애는 절대 안키워준다던 엄마가 용돈 안줘도 되니 손주 좀 맡겨달라신다.

여동생이 이번에 만난 남친이랑은 사뭇 진지한 사이가 되어가는 것 같다.

뭔가 액션을 취하지 않으면 조만간 불효녀 타이틀에 똥차 인증까지 할 지경.. ㅎㅎ

 

삶에 뭔가 이벤트가 있어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나의 심장을 자극한다면

혼자여도 다이나믹하게 즐길 수 있을텐데, 내 지금 삶은 너무도 잔잔하고 평온하다.

그래서 너무 감사하지만, 그래서 무료하다는 점 역시 부인할 수 없다..

 

그러니 남자를 만나라!?

삼십대에 결혼생각 하지 않고 이성을 만나는 이는 드물다.

결혼을 전제로 사람을 만나면 또 아이러닉하게 마음이 쉽게 열리지 않는다.

나이에 비해 어려 보이시네요.. 가 유효할 나이도 이제 정말 얼마 남지 았았는데.. ㅋ

외모, 학벌, 집안, 직업, 연봉, 키, 어쩌구 저쩌구.. 이젠 더이상 뭐가 중요한지도 모르겠다.

어차피 이젠 주변 인맥들의 조건도 다 비슷비슷하게 안정적이고,

소개를 받아도 서로 아무나 소개시켜 주지 않기 때문에 '조건'의 의미는 퇴색되었다.

결국은 몇 안되는 만남동안 서로 말이 얼마나 잘 통하느냐 인데.. 정말 쉽지 않다.

예의상 하하 호호 맞춰 줄 수는 있다. 하지만 평생 그러고 살 수는 없잖아.. 

이 나이대의 싱글인 남자나 여자나 다 비슷한 상황이자 심경이겠지.

 

가족들에게, 친구들에게, 늘 강하고 씩씩한 모습만 보여왔기에,

나침반을 상실한 채 허공을 휘젓는 모습을 들키기 싫어 늘 활기찬 모습으로 포장한다.

답답하면 저 혼자 일기를 쓰면 될텐데, 굳이 나 좀 봐달라며 인터넷에 심경 토로 하고 있다.

아무리 강한 척 해도 결국은 누군가에게 기대고 위로받고 싶은건가?

결국 '그냥 이렇게 혼자 살아도 될 것 같다.' 역시 대외적인 포장일 뿐인가?

 

 

 

써 놓은 글을 주욱 한 번 읽어 보았다.

이 글 역시 나침반을 상실한 채 허공을 휘젓고 있구랴.. ㅎ

응? 새벽 세시네.

자야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