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 존재

핫뇽2013.08.22
조회7,423

출처 : 웃대

 

 

 

 

 

언제부터 였는지 모르겠지만 눈이 저절로 떠졌다.

 

아니 앞이 보이기 시작한 순간부터 나는 태어났는지도 모른다.


매끈한 벽이 나의 몸을 축소시키는 것인지 아니면

 

나의 몸이 매끈한 벽을 축소 시키는지 정말로 고통스러웠다.


태어나는 순간부터 난 몸도 제대로 움직이지 못한채

 

사방이 온통 녹색빛으로 물든 정체모를 매끈한 벽에 갇혀 있었다.

이 벽을 나가보려 발버둥쳐봐도 오랫동안 벽안에 갇혀있던 탓인지

 

몸을 움직일 때마다 나의 온몸이 요동치듯 흔들려서 나가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했다.


이 답답하고 지옥같은 벽안에서 탈출을 시도하라는 듯한 메세지를 보내오듯

 

벽 입구에선 야속하게도 햇빛이 들어왔다.

 

입구로 나가보려고 시도를 안해본 것은 아니다.


있는 힘껏 몸을 입구쪽으로 힘차게 내던지면 내 몸은 심하게 벽안에서 요동쳐댔다.

이 거대한 벽은 며칠에 한번씩 지진이라도 일으키듯 벽이 내 몸과 함께 크게 요동쳤다.

 

그때 어렴풋이 보이는 것은 나와 같은 모습으로 탈출을 원하고 있는 친구들을 볼 수 있었다.


그들의 눈망울은 너무나도 애처롭고 불쌍해 보였고 나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게 분명했다.

 

반드시 벽안을 탈출해 바깥으로 나가리라..

 

그들과 나의 생각은 다를바 없었음이 분명했다.

 

 


나는 누구인가?

 

내가 태어난 목적은 뭔가?..

 

벽안에 갇혀있을 때면 맨날 머릿속에서 지겹도록 생각하곤 한다.

 

하지만 미제의 수학문제를 풀듯 수수께끼는 풀리지 않았다.


아니 어쩌면 정답은 이미 나왔는지도 모른다.

 

 이 벽을 나가는 것이 나의 목적은 아닐까?

 

내 자신이 누군지 생각하기도 전에 나는 이 벽을 나가려고 발버둥부터 쳤으니

 

어쩌면 나의 목적은 이 벽을 나가는 것이였다.

 

하지만 거대한 벽 앞에 목적은 처참히 짓밣혀졌다.

 

 


그리고 평소와 같이 벽은 심하게 요동쳐댔다.


아니 오늘은 평소때와는 흔들리는 강도가 달랐다.

 

벽이 금방이라도 부서질 것 같았고 난 사정없이 아래 위로 심하게 요동치고 있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는 것일까?..


흔들리는 벽안에서 평소와 같이 친구들을 만날수 있었다.

 

 


어라..?

 

오늘은 친구들의 표정이 달랐다.

 

평소 같으면 벽을 바라보며 애처롭고 불쌍한 눈으로 나를 쳐다봤을 친구들이

 

이상하게 오늘은 표정이 너무나도 밝고 환했다.

 

 

 

 

 

 


" 아이고 박부장님 한잔 받으시지요?.."

 

 

 

 


여기는 어디지?..

 

벽이 심하게 흔들리고 난뒤 처음보는 환경으로 가득했다.



그리고 눈앞에서 믿지못할 광경이 펼쳐졌다.

 

아무리 나가려도 발버둥 쳐봐도 높고 단단했던 벽 입구를

 

너무나도 쉽게 따 버리고선 나의 친구를 바깥으로 꺼내었다.

 


그리고 여러 유리잔에 친구를 아무렇지도 않게 따랐고 목구멍으로 넘겼다.

 

그렇다.

 

친구는 죽었다.

 

원하고 원했던 바깥 세상으로 나간지 몇초 만에 친구는 죽어버린 것이다.



 


그리고 난 곧 내가 바깥으로 나가

 

그들에게 몸이 분리되는 고통을 느끼며 죽을 것이라는 것을..

 

 

 

 

 

그리고 난 다짐했다.

 

 

 

 

반드시 죽더라도 쉽게 죽어주지는 않을거라고..

 

그들에게 고통을 선사할것이라고..

 

 

 

 


비록 보잘것 없는 소주 한병일지라도..

 

 

 

 

 

댓글 3

끄악오래 전

ㅋㅋㅋㅋㅋㅋ댓글 처음달아요! 유독 끌리는 몇 편만 읽어보다가 가장 최근껄 읽어보자하고 들어와서 읽었더니.... 소주한잔하실래예?ㅋㅋㅋㅋㅋㅋㅋㅋ

요단강사색향기오래 전

앜... 소주라는 아주 소소한 제목으로 스크롤내려가도록 만드는 뇽님글.ㅋㅋ 앤딩부분부터 빵터졌음.ㅋㅋ

헐랭오래 전

세상에 맙소사... 관련글이 왜 병맛쩌는괴담인지 알겠음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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