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에 회의를 느끼시는 분 계신가요..?

직장인2013.08.27
조회160

안녕하세요 女 25살 직장인입니다.

혹시 지금 다니고 있는 직장에 회의를 느끼시는 분이 저말고 또 있으실까요?

 

지금 하고있는 업무는 이동통신 관련 업무에요.

판매나 영업은 아니고 개통위주의 업무를 하고 있습니다.

몇 년 잘 다니던 회사가 폐업하면서 몇달은 개통관련 알바를 하고,

몇 달 다른 사무실에서 일하다가 개진상 직장상사를 만나 그만두고

(함께 일했던 사람들 중 5명 정도는 그만둔 것 같아요)

최근 몇 달 다니고 있는 회사가 있네요.

 

업무특성상 오후 8시 반까지는 당직을 돌리더라도 꼭 남아있어야 해요.

한가할 땐 당직인 날은 늦게 출근하는거죠.

일이 너무 한가하더라도 절대 일찍 퇴근하지는 못하고..

예전엔 전혀 상관이 없었는데요, 남편이 생기니 이게 참 싫어지네요.

 

남편은 퇴근해서 집에 오면 늦어도 7시 전에는 도착해요.

도착해서 청소도 하고 빨래도 돌려놓고요.

전 늦게 퇴근하는 날은 집에 오면 10시가 되어가고 있어요.

남편이 저녁은 혼자 먹기 싫다며 안먹고 기다리고 있는데

저녁거리를 사들고 집에 와서 둘이 밥을 차려 먹어요.

다 먹고 나면 10시 반쯤 되고.. 설거지까지 하면 11시가 되고요.

너무 늦어지다보니 잘 차려먹고 싶은데도

간단하게 때우게 되고.. 참치캔이나 3분요리 사다 먹은적도 많고..

정신없이 밥먹고 밥상 치우고 나면 소화도 못시키고 자야할 시간이네요.

 

일주일에 적게는 두세번, 많게는 서너번 늦게 끝납니다.

저는 남편이 많은 부분을 도와주어서 정말 고마워요.

쓰레기는 한달에 한번 제가 버릴까 말까 할 정도로 다 버려주고..

그런데 그러면 그럴수록 남편에게 더 미안해지네요.

남편이 영업쪽이라 하루종일 햇빛 아래서 돌아다녀야 하는 일인데

집에 오면 얼마나 힘들겠어요..

 

게다가 하는 일에 그닥 욕심이 있지도 않구요,

일하는게 재미도 없고 감동도 없습니다.

오늘도 계란이나 부쳐서 저녁 때우고

하릴없이 워크넷이나 뒤지다가

지금 내가 뭐하는건가.. 싶은 회의감에 톡 들어왔다가

하소연 하는 마음으로 쓰고 있네요. 잠도 안오고.

 

원래 하고싶어서 시작한 일이 아니다보니

더 소중한 것이 생기니 맘이 훌쩍 떠나버리네요.

그렇다고 제가 대학을 나온것도 아니고

이렇다 할 만한 자격증이 있는것도 아니고

생각만 점점 많아집니다.

 

지금 하는 일이 죽도록 한가해도 퇴근할 수 없다는 것 자체가 너무 싫어요.

정말 할 일 없을때도 그 자리를 지키고 있어야 한다는게

하는것도 없이 오후6시지나서 앉아있으면

이 시간에 집에가면 빨래라도 한 번 더하고 청소라도 도와줄수 있는데

하는 생각부터 들고..

매일 일정하게 끝나는 일을 한다면

일 끝나고 뭐라도 배우러 다닐 수도 있을텐데 하는 생각도 들고..

 

이건 취미생활도 없고 식사시간도 일정치 못하고

7시쯤 되면 퇴근도 못하는데 배고파서 토할거 같아요.

저녁시간이 있는것도 아니라 그냥저냥 간식거리로 요기만 하고..

 

그냥 이런 생활패턴 자체에 너무나도 질렸버렸네요.

이젠 출근해도 퇴근은 언제할수있을까.. 하는 걱정이 너무 스트레스고

내가 진짜 가족때문에 이런 생각을 하는건가

아니면 일하는게 너무 싫어서 이런 생각을 하는건가

어떻게 보면 굉장히 사소한 것인데 스트레스를 받으니

정신과 상담이라도 받아봐야 하나 싶기도 하고..

 

일할 때는 별 감정 없이 일합니다.

직원들과는 친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왕따는 아니지만

맘이 이렇다보니 제가 먼저 친해지려 하지 않아요.

그냥 있는 듯 없는 듯 다니고 있습니다. 맘도 없이.

 

한 해 한 해 지날수록 용기만 점점 없어지는지

선뜻 그만두겠다는 말도 못하겠고 이력서 넣는것도 주저하게 되요.

하루라도 쉬게 되면 생활비가 모자라면 어떡하나 하는 걱정부터 되고

직장 옮길때마다 많이 쉬어봤자 며칠이었거든요.

제가 한달 쉰다 해도 남편은 기꺼이 그러라고 하지만

그만큼 부담이 될테니 그러고 싶지 않아서 ㅠㅠ

 

요새들어 내가 이상한건가 싶은 생각이 너무 많이 듭니다.

여섯시에만 끝나는 일이라면 청소를 해도 상관없을것 같아요.

회사 출근시간만 되면 좀비가 된 것 같고

퇴근시간이 조금씩 연장될때마다 그 스트레스가 감당하기 힘드네요.

가만히 있다간 밤새 울 것 같아 적어봤습니다.

조금 후련해지길 기대하면서.

 

정신이 하나도 없네요. 읽어주신분들 정말 감사드립니다.